소설리스트

진화하는 우주괴물이 되었다-91화 (92/400)

Ep.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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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먼트 지하의 요인 대피소.

각 팀장들과 안드로이드들이 상황 파악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모뉴먼트가 공격받다니 방위함대는 도대체 뭘 하는 건가! 적은 어디서 온 거고?!”

“알 수 없습니다.”

“이런 머저리 같은 안드로이드 같으니라고!”

여기저기서 고함 소리가 들렸고, 사람들 모두 핏발이 선 눈을 한 채 돌아다녔다.

그 모습을 라일라는 멍하니 바라봤다.

‘꿈인가.’

이사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모뉴먼트 내부는 예상치 못한 공습 때문에 엉망이 됐다.

건물 50층에서 폭발음이 발생하자마자 각 가문의 경호원들이 회의장에 난입해 가주와 가신들을 데리고 나가 버렸다.

도망치려는 그들에게 라일라는 해명하려고 했지만,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었다.

이사회는 완전히 실패했다.

어찌 잘 수습한다고 해도 그녀의 몰락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어떻게든 해결해야….’

지나치게 충격을 받아서일까. 아니면 요 며칠간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일까.

평소에는 영민하게 굴러가던 머리가 오늘따라 이상할 정도로 느리게 움직였다.

머리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감각도 현실에서 유리되고 있었다.

시끄럽다고 느꼈던 소음이 어느 순간부터 아득히 멀리서 들리기 시작했다.

“총괄관리자님. 어떻게 대처할지 지시를.”

“…….”

“총괄관리자님?”

팀장인지, 경호원인지, 비서인지 모를 상대가 그녀의 어깨를 건드렸다.

그 미세한 충격이 그녀의 속을 뒤집었다.

“우왜애액!”

“맙소사! 총괄관리자님!”

라일라는 이 상황이 꿈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가에서 나는 짙은 혈향, 몸 안이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은 이것이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자기가 피를 토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이미 바닥에 쓰러진 후였다.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바라보며 뭐라고 외치는데 흡사 성난 벌떼가 내는 소리처럼 들려 이해할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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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관리자님 상태는 어떻지?”

“검사 결과 폐를 비롯해 각종 장기에 출혈이 발생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처치 불가입니다.”

“장기에 출혈? 도대체 왜?”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갑자기 라일라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자 대피소의 분위기는 급격히 어두워졌다.

라일라는 단순히 이 도시를 운영하는 관리자가 아니다.

메가콥의 일곱 머리 중 하나인 티앤씨 가문의 여인, 라일라 쳄벌린이다.

그녀가 죽기라도 한다면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운명을 맞이할 것이 자명했다.

“이, 이러고 있을 게 아닙니다! 위층만 올라가면 중앙병원입니다!”

“그, 그렇지! 당장 이송해야 하오!”

“말도 안 되는 소리! 언제 다시 적의 공습이 시작될지 몰라.”

“공습이고 나발이고! 총괄관리자님이 죽으면 우린 끝장입니다!”

라일라의 목숨이 경중에 달렸음에도 팀장들이 머뭇거리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만약 병원에 옮기려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는가? 라일라가 잘못되면 병원에 옮기자고 한 사람이 전부 책임져야 했다.

메가콥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 노블캐피탈의 잔혹한 보복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모뉴먼트의 수뇌부들은 이 사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그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어영부영 시간을 날리고 있을 때, 방위함대 본부와 통신을 끝마친 위기관리팀장이 다가왔다.

“일단 방위함대 본부에 의료선을 준비시켰으니 거기로 옮기겠습니다.”

“옮기려면 차라리 행정 지구의 병원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소?”

“…방위함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행정 지구도 지금 정체불명의 적이 침공해서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말입니다.”

“맙소사!”

도시의 상황이 그들이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좋지 않자 팀장들이 숨을 삼켰다.

“초계함이 출동하긴 했지만 현재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 방위함대 본부는 이곳보다 안전하니 그곳에서 치료받는 것이 낫습니다.”

“일리 있는 주장이긴 하나 어떻게 이송하려고 하는 거요?”

“모뉴먼트 앞 광장에 수송기가 준비되었습니다. 초계함 한 척도 호위를 위해 모뉴먼트 상공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수송기로 이동하면 됩니다.”

결국 위기관리팀장의 주장대로 라일라를 의료선으로 보내기로 했다.

전투용 안드로이드들이 라일라를 들고 대피소를 나와 수송기가 기다리고 있는 광장으로 달렸다.

안드로이드들이 1층 로비를 빠져지나간 직후, 스킨헤드의 흑인 남자가 비상계단 쪽에서 걸어 나왔다.

“전하, 제이콥입니다. 이곳에는 놈의 시체가 없습니다. 예. 예. 이 사태의 원흉은 아마도….”

누군가와 통화하는 그 자의 이름은 제이콥.

덴버가 새로 임명한 은사자기사단의 부단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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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애기야, 괜찮아?」

「나」「끄떡없음」「완벽」

추락해서 불타오르고 있는 초계함 잔해 곁에서 나와 애들은 잠시 해후의 시간을 가졌다.

26호는 피범벅 된 아드하이가 걱정됐는지 연신 촉수로 여기저기를 만지며 확인했다.

간지럽다는 듯 몸을 터는 아드하이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초가속이 그런 부작용이 있었을 줄이야.’

현재 아드하이의 비늘 사이에는 사람의 피, 유리 조각, 건물을 지탱하기 위한 철근의 파편 등의 잔해물들이 박혀 있었다.

비늘뿐만 아니라 날개도 약간씩 찢어져 있었고 멋들어지게 자란 뿔 한쪽도 금이 가 있었다.

전부 초가속 상태로 적을 들이받으며 생긴 부상이었다.

‘원래 그린 갤러곤은 초가속 상태로 다른 물체를 들이받아도 괜찮지만….’

아드하이의 몸이 작고 연약하다 보니 이런 불상사가 생긴 듯싶었다.

‘덩치가 커진다면 나아지겠지만 그걸 기대하기는 어려울 거야.’

이미 다른 그린 갤러곤보다 한참 작은 녀석이다. 이후 성장하더라도 부작용을 상쇄시킬 정도로 튼튼해질 가능성은 낮았다.

‘해결책이 생기기 전까지는 초가속은 봉인시켜야겠어.’

쓰더라도 회피를 위해서만 써야지, 이번처럼 돌격용으로 쓰면 안 될 것 같다.

「나」「어른」「선물」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드하이가 나를 불렀다.

녀석이 사뿐거리며 내게 다가와 입의 촉수 속에 있던 물체를 뱉었다.

그것은 누군가의 손이었다.

「전리품」「어른」「선물」

‘과연.’

아마 이 손의 주인은 코드 레드겠지.

그린 갤러곤이 초가속 상태가 되면 움직일 때마다 소닉붐이 발생할 정도로 빠르다.

코드 레드가 블랙 정도로 강력한 방어 기술을 보유하지 않았다면 아드하이의 돌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할 터.

아마 적의 몸은 손이라도 남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곤죽이 되었을 거다.

나는 아드하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넘겨줬다.

[즈 즈즈즈 즈즈즈(네가 얻은 전리품이야)]

「선물」

아드하이는 내가 먹지 않는다면 그대로 버릴 기세였다.

[즈즈즈 즈즈즈(그럼 같이 먹자)]

어차피 손 한 짝으로는 포식 효과를 띄울 수 없다. 그럴 바에는 부상당한 아드하이와 26호가 먹는 게 낫다.

나는 손가락 하나만 뜯어먹고 나머지는 애들에게 넘겼다.

아드하이는 내 눈치를 보다가 곧 손안에 남아 있는 피를 몽땅 빨아먹었고, 남은 잔해는 26호가 처리했다.

나는 애들을 바라보며 이 뒤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초계함 세 척이 연락이 끊겼어. 저쪽도 더 이상 방심하지 않을 거야.’

모뉴먼트와 행정 지구에서의 전투. 게다가 초계함 3척 파괴까지.

이제 우주도시에서는 우리를 그저 낯선 침입자로만 보지 않을 거다.

침공.

적들의 시선에 우리는 이사회를 노리고 달려든 침략자다. 이제부터는 군함이 직접 나를 수색할 것이 분명했다.

초계함 3척은 우리가 힘을 합쳐 이길 수 있었지만, 초계함 수십 척이 우리를 노리거나 전함이 출동하면 나도 어쩔 수 없다.

‘도시에 숨는 것도 이제는 마땅치 않아.’

적들은 도시를 엉망으로 만든 나를 발견하기 전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발견되면 끝이지.’

방위함대가 나를 발견하면 군인을 투입하는 대신 내가 숨은 장소를 통째로 날려 버릴 거다.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육상병력만으로는 나를 잡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학습했을 테니까.

‘이곳을 떠나야 해.’

준성체로의 진화 조건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어쩔 수 없다. 진화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상황이 바뀌었어.’

내게 유리한 쪽으로 말이다.

‘적들은 현재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지. 내게 제대로 신경쓰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야.’

도시의 머리가 공격받는데 겨우 소형 초계함 몇 척만 보낸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방위함대에서 인력을 동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부 사정이 안 좋다는 것.

전부 내가 퍼뜨린 우주 박테리아 덕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사회 때문에 지휘부가 질병에 신경을 못 쓴 것이지, 이사회가 이미 엉망이 된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백신을 개발하고 방역 체계를 확립한다면 우주 박테리아가 준 기회도 금방 사라지리라.

‘마침 좋은 탈출 수단도 생겼으니까 이를 이용해야 해.’

귀빈이 방문한 상황에서 도시에서 전쟁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그 귀빈들은 다 어디로 갈까?

‘도시 밖으로 나가려고 하겠지.’

나는 고개를 들어 도시 상공을 올려다 봤다.

수많은 수송기들이 항만 지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저들이 항만 지구에서 자기 배를 타고 나가려 할 때, 몰래 올라타면 된다.

원래라면 이사회 때문에 나갈 때도 검문을 받았을 테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것도 메가콥 내 귀빈들의 배를 상대로 말이다.

‘우리는 그저 잘 숨어있기만 하면 돼.’

어떻게 할 지 결정을 내린 나는 애들을 불렀다.

[즈즈즈 즈즈(얘들아 가자)]

「어디로?」

[즈즈즈 즈즈즈(우리가 왔던 곳)]

「나」「이해 불가」

26호는 바로 알아들었지만 아드하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긴 녀석은 다른 경로로 들어왔으니 잘 모르겠지.

「작은애기랑 처음 만난 곳.」

「나」「이해」

심플한 26호의 설명에 아드하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나는 주변 폐허에서 시체들을 주웠다.

‘손상이 심하니까 유전자 정수를 얻는 것은 무리겠네.’

하반신이 없어져 있거나 팔, 다리만 남아 있거나 한 시체가 많아서 포식 효과를 기대하긴 무리로 보였다.

‘그래도 쓸모는 있지만.’

블랙과 싸울 때 잘린 팔, 꼬리 등의 상처는 아직 재생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빨리 회복하려면 먹이를 먹어서 영양분을 보충해야 한다.

‘나 말고 애들도 많이 다쳤으니까.’

항만 지구에서 또 누구를 만날지 모르니 가는 길에 틈틈이 영양을 보충해야지.

나는 팔만 남았거나 다리만 남았거나 한 작은 부위는 그대로 삼켜 버리고 손상이 상대적으로 덜한 시체들만 주웠다.

나는 애들에게 돌아와서 들고 있던 시체 중 2구를 넘겼다.

[즈즈즈 즈즈(가면서 먹어)]

「응!」

어느새 아드하이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있던 26호가 촉수를 뻗어 내가 준 시체를 넙죽 받았다.

날개로 몸을 감싼 상태로 26호 위에 엎드려 있는 아드하이의 모습을 보니까 자연스러워 보였다.

‘내가 없을 때 이러고 다녔나 보네.’

먹을거리를 챙긴 우리는 초계함의 잔해를 떠나 처음 26호가 튀어나왔던 구덩이로 향했다.

지상으로 가는 것이 좀 더 빠르긴 하지만 군함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럴 바에는 좀 돌아가더라도 안전하게 지하로 가는 것이 낫다.

구덩이에 도착한 나는 보조기관으로 혹시 안쪽에 위험 요소가 없는지 확인했다.

‘문제없네.’

지하에서 감지되는 것은 시체메기의 움직임뿐이었다.

내가 먼저 내려가고 그 뒤로 아드하이를 태운 26호가 따라 내려왔다.

26호는 촉수와 지느러미를 몸 안으로 집어넣어 예전 처음 만났을 때의 풍선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렇게 하자 몸 크기가 하수도 내부에서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 덩치로 어떻게 돌아다녔나 했더니 저런 방법이 있었네.’

지금 둘의 모습은 아드하이가 마치 분홍색 고무튜브 위에 올라탄 것처럼 보였다.

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효율적이었기에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그렇게 우리는 하수도에 들어와 항만 지구가 있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예상대로 하수도에는 적이 없었다.

가는 길에 26호랑 아드하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물어 봤는데 녀석은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즈즈즈 즈즈즈즈 즈즈즈즈(시체랑 새로 들어온 사람들을 노렸다고?)]

「응. 쇠 냄새가 안 나는 사람? 먹이는 약해. 그래서 걔네만 잡아먹었어.」

녀석들은 하수도 내에서 죽은 고용인들 시체만 먹은 것이 아니었다.

새로 유입된 사람, 이를테면 부랑자들도 습격해서 잡아먹었다.

‘군인과 부랑자를 구별할 줄이야.’

원래 이 우주도시에 도시 운영에 필요 없는 자들, 소위 노숙자는 존재할 수 없지만 이번만큼은 예외였다.

상업 지구가 붕괴하면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자들은 집세를 못 내 하수도나 상업 지구 폐허에서 숨어 살 수밖에 없었을 터.

26호와 아드하이는 그런 자들을 주로 노린 것으로 보였다.

‘대단한걸.’

사냥하기 쉬우면서도 뒤탈 없는 먹이를 노리는 방식은 내가 주로 쓰던 사냥법이다.

아드하이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수제자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은 26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녀석과 얘기하며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항만 지구에 가까워졌다.

가는 길에 시체도 다 먹어 치운 덕분에 내 몸도 거의 회복된 상태였다.

‘도착했네.’

나는 애들보고 잠깐 기다리라고 한 뒤, 항만 지구 선착장과 가까운 맨홀 아래에 섰다.

뚜껑을 열기 전 밖에 적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보조기관에 감각을 집중해서 이 주변의 움직임들을 관찰했다.

땅 위에서 바쁘게 울려 퍼지는 발소리, 배들이 움직이면서 만들어 내는 엔진음이 멀리서 들려왔고, 근처에서는 익숙한 금속의 냄새가 내 보조기관의 끄트머리로 흘러들어왔다.

‘익숙한 금속 냄새?’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순간, 내 보조기관이 새로운 무언가가 이쪽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고했다.

접근하는 그것은 냄새나 소리가 아니었다.

‘위험!’

내가 급히 물러나자마자 녹색 에너지 덩어리가 맨홀을 박살냈다.

합금으로 된 맨홀 뚜껑이 그대로 증발하고, 근처의 하수도 천장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렸다.

“역시 이곳으로 올 줄 알았다! 이 괴물 놈아!”

땅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

목소리에 뒤이어 플라즈마 볼터로부터 발사된 에너지탄이 내가 있던 하수도로 쏟아졌다.

‘에저튼 기사단!’

항만 지구의 외딴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화성의 프라임캐피탈, 에저튼 가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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