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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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토피아02 대륙 중앙 숲 깊숙한 곳에는 각종 전자기기와 통신 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곳이 존재한다.
그곳은 강력한 에너지로 보호받고 있어서 행성 밖이나 하늘에서는 관측할 수 없고, 직접 밀림의 미로 속을 걸어서 통과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
그곳의 이름은 ‘잊힌 대지의 사원’.
오로지 세인토피아02의 볼프들이 섬기는 대지의 아버지만이 잊힌 대지의 사원에 가는 길을 알고 있다.
본래라면 그랬어야 했지만.
지금 잊힌 대지의 사원에 서 있는 자들은 볼프가 아니었다.
사원 내외부에는 부서진 석상 조각들과 인간, 컬트의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사원 내부에는 일련의 무리가 돌아다니며 시체들을 수습하고 있었다.
그들은 머리에 뿔이 달린 컬트, 젊은 인간들이었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하나같이 매우 잘생겼다는 점과 성별이 남성이라는 점.
사원에 침입한 이들은 강대한 해적 집단, 휴머니티 카르텔의 일원들이었다.
해적들 모두 전투의 뒷수습을 하느라 얼굴에 긴장과 피로함이 가득했지만, 단 한 명만은 예외였다.
관자놀이에 사슴뿔이 달린 컬트 소녀는 얼굴에 한가득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황금 재질의 단창이 들려 있었다.
“흐흥, 역시 중요템을 남보다 먼저 먹는 것만큼 꿀인 게 없다니까.”
외모만큼이나 미려한 목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녀의 이름은 뮤리엘.
휴머니티 카르텔의 두목이다.
흡족해하며 창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그녀에게 남자 한 명이 다가왔다.
“두목님.”
“왜? 오빠?”
“그, 부상자가 몇 명 생겼습니다.”
그녀의 시선이 부하 뒤편에 쓰러져 있는 해적들을 향했다. 사원을 지키는 석상들과의 전투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자들이었다.
“오빠들, 많이 아파?”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좀 긁힌 것인 뿐입니다!”
부상당한 해적들이 기겁하며 자신들이 멀쩡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뮤리엘은 그들에게 다가가 한 차례 쓱 훑어 봤다. 그리고 눈썹을 찌푸렸다.
“오빠는 못 생겨져서 안 되겠다.”
“사, 살려주세요! 끄엑!”
“오빠도.”
“제발…악!”
뮤리엘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해적 중 부상이 심각하거나 얼굴에 상처가 난 자들을 한 명씩 창으로 찔러 죽였다.
기이하게도 황금 단창은 해적들을 죽일 때마다 그 빛이 선명해졌다. 마치 피를 머금은 뒤 기뻐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빠들 덕분에 실험도 대성공이야.”
그녀는 사원 내부를 훤히 밝힐 정도로 찬란하게 빛나는 단창을 보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부상자들을 전부 죽인 뮤리엘은 부하들을 이끌고 사원을 떠났다.
사원에서 떨어진 곳에 휴머니티 카르텔이 설치한 임시 캠프가 있다.
그녀가 도착하자 캠프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하들이 마중을 나왔다.
“오셨습니까?”
“하늘의 어머니는?”
“말씀하신 대로 교육 중입니다.”
뮤리엘은 부하와 함께 캠프 안쪽으로 들어갔다. 캠프 중앙에는 3m 크기의 짐승이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독수리 머리에 암사자의 몸을 지닌 짐승의 몰골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몸 전체가 딱딱하게 굳은 피딱지로 뒤덮였고, 상처는 썩어서 구더기가 자라날 정도였다.
4개의 다리에는 모두 두꺼운 쇠말뚝이 박혀 있었고, 목에는 안쪽에 가시가 박힌 쇠목걸이를 차고 있었다.
게다가 바퀴와 연결된 굵은 철사로 옆구리에 난 상처에서 삐져나온 내장을 묶어놓았다.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태인 짐승에게 뮤리엘이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여, 최서, 아. 아니지. 하늘의 어머니. 잘 지냈어?”
「…….」
하늘의 어머니라 불린 짐승이 대답하지 않자 뮤리엘이 해적 한 명에게 눈짓했다. 해적이 바퀴를 돌리자 철사가 당겨지며 짐승의 내장을 밖으로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이 개 씨발년!」
“사람이 물으면 대답해야지.”
「끄으으…그, 그만!」
“보물을 얻어서 고맙다고 인사하려니까 왜 씹니. 아직도 내가 우스워?”
「아아아아아아!」
내장이 찢어지는 극심한 고통에 하늘의 어머니는 소변까지 지리고 말았다.
“후후후,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변신이 안 풀리다니 참 대단해.”
「으으으으…네년….」
“근데 어디까지 버틸까나.”
그 비참한 모습을 보며 뮤리엘이 비웃고 있는데 부하가 단말기 패드를 들고 다가왔다.
“두목님, 순양함으로부터의 긴급 통신입니다.”
“나 지금 바쁜데.”
“매우 급한 일이랍니다.”
“…칫.”
뮤리엘은 하는 수없이 패드를 받았다.
패드 화면에 표시된 것들은 강화복에 장착된 카메라로부터 송신된 영상기록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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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사냥의 표상 후유증이 끝나 정신을 차린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혹여나 동굴 밖으로 나갈까 봐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좀 지저분하게 먹긴 했지만.’
동굴 벽과 내 몸은 피투성이었다. 손가락에는 먹다 남은 내장이 주렁주렁 걸려 있고, 바닥에는 부서진 뼛조각과 살점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럼 준비하자.’
준비해놨던 먹이들을 모조리 뱃속에 넣어 처리한 나는 동굴을 나왔다.
진화 조건이 전부 완수되었다고 바로 진화를 할 수는 없다.
에이모프가 가장 무력화될 때는 바로 진화하느라 고치에 들어가 있을 때니까.
그때 공격을 받는다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죽는다.
‘지금까지 진화하는데 걸린 시간은 여섯 시간.’
아마 준성체로 진화할 때도 비슷하거나 더 걸릴 터.
이 밀림에서 최소 6시간 이상 안전히 있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동굴 입구부터 막자.’
나는 밖으로 나가 가까운 곳에 있는 해적 야영지에 갔다. 해적들은 이미 다 잡아먹었기에 야영지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드데블 같은 녀석들이 와서 칼로리바가 들어 있는 상자를 들고간 것 빼고 야영지에 있는 물품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야영지에서 소형 폭탄 하나를 챙긴 나는 동굴로 돌아와 입구에 설치했다. 폭탄을 터뜨리자 동굴 입구가 무너지고 동굴 내부가 어둠에 잠겼다.
‘그럼 가 볼까.’
동굴 안쪽에 내가 진화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넓은 공동이 있다.
벽을 따라 안쪽 공동 깊숙이 들어간 나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아성체’->‘준성체’ 진화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진화하시겠습니까?」
참 오래 기다렸다.
나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텍스트박스에게 나는 말했다.
진화하겠다고.
그러자 내 몸에서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점액질이 분비되었다. 전신에서 느껴지는 끈적거림 속에 나는 서늘한 동굴 바닥에 몸을 뉘었다.
점액은 내 몸 전체를 감쌀 뿐 아니라 공동 전체로 퍼져나갔다. 서서히 굳어가며 알 모양의 형태를 구축하는 점액질 속에서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음?’
나는 낯익은 공간에서 눈을 떴다.
‘여긴?’
내가 서 있는 곳은 누군가의 방이었다.
구석에 놓인 컴퓨터와 VR헤드기어, 벽에 붙어 있는 고전 SF영화의 포스터, 바닥에 정리된 이불.
나는 이 공간의 정체를 알고 있다.
‘내 방?’
순간 현실로 돌아온 것인가 싶어서 나는 내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거기에 있는 것은 익숙한 에이모프의 손이었다. 크기만 사람 사이즈로 줄어들었을 뿐.
‘어떻게 된 거지?’
꿈이라기 보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다. 자취방 특유의 퀴퀴한 냄새, 밖에서 흘러들어오는 김치찌개 냄새는 도저히 가짜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나는 컴퓨터 옆에 다가가 전선이 연결된 VR헤드기어를 켜봤다.
기기 안쪽의 반투명 바이저 부분에 비치는 화면은 분명 스페이스 서바이벌의 로그인 창이었다.
‘아성체로 진화할 때랑 다른 걸.’
그때 나는 내가 있는 공간이 심상 세계라고 추측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서 있는 공간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 경계가 몹시도 모호하다.
손에서 느껴지는 기기의 무게를 보면 이게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나는 VR헤드기어를 내려놓고 방문을 열었다.
‘응?’
문을 여는 순간, 나는 또 다른 공간에 서 있었다.
그곳은 어떤 가정집이었다.
‘여기는….’
현관에 걸린 액자.
액자 안에 들어 있는 그림은 내가 유치원생 때 그렸던 그림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루에서 중년의 남녀 둘이 다투고 있는 것이 보인다.
둘 모두 얼굴 부분에 검은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고, 목소리도 기계로 변조한 것처럼 잡음이 껴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들은 내가 같은 공간에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자기들끼리 말다툼을 계속했다.
‘…….’
나는 그들을 지나쳐서 가장 안쪽에 있는 방 안에 들어갔다.
침대와 책상, 그리고 벽장이 전부인 방. 좀 전에 봤던 내 자취방보다 황량한 느낌의 공간이다.
나는 침대와 책상에는 시선도 두지 않고 벽장에 다가갔다. 그리고 두 손으로 문을 열었다.
“…….”
벽장 안에 있는 것은 귀를 틀어막고 있는 어린아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얼굴 반쪽에 화상자국이 있는 아이지만.
아이가 나를 보더니 눈물이 맺힌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나는 무심코 아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아이 또한 나와 똑같은 자세로 손을 내밀었다.
손이 맞닿자 아이의 표정이 변한다.
그것이 미소라는 사실을 인식한 순간.
나를 둘러싼 환경이 짙은 암흑으로 바뀌었다.
‘돌아왔구나.’
나는 ‘여섯 번째 팔’을 뻗어 몸을 덮고 있는 피막을 찢었다.
피막 안에 가득 차 있던 점액이 밖으로 쏟아지고, 동굴 특유의 차가우면서도 텁텁한 공기가 내 몸을 휘감는다.
그것은 마치 따뜻한 물로 몸을 씻고 나왔을 때의 기분 좋은 서늘함과 같았다.
나는 ‘꼬리’에 힘을 줘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동굴에는 빛 한 점 들어오지 않았기에 눈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2개에서 4개로 늘어난 턱 아래의 보조기관이 내 몸에서 일어난 변화를 생생히 전달해줬기에.
‘이게 준성체인가.’
거미 혹은 전갈을 닮은 해츨링.
인간 혹은 유인원과 비슷하게 이족보행을 하는 유체와 아성체.
그렇다면 준성체는 무슨 동물과 비슷할까.
나는 거대한 뱀이라고 말하고 싶다. 팔이 8개 달린 뱀.
새로 변한 나에게는 더 이상 다리라고 할 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래 다리 역할을 했던 팔이 새로운 전투용 팔로 개조되었기에 이제 내 전투용 팔의 개수는 총 6개가 된다.
‘위쪽 팔, 가운데 팔, 아래쪽 팔이 되나.’
각각 어깨 부근과 옆구리, 골반 아랫부분에 전투용 팔들이 위치하고 있다. 다리가 팔로 변하면서 상반신도 전에 비해 길어졌다.
그리고 다리가 사라진 나의 하반신은 몸통 급으로 굵은 꼬리로 대체되었다.
즉, 지금의 내 몸을 간단히 표현하면 인도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사(半人半蛇)의 괴물 나가(Naga)와 비슷하다고 봐도 좋으리라.
다리가 없어졌으니 느려지지 않았나 싶지만 그렇지 않다.
이제부터 이동은 꼬리에 촘촘하게 나 있는 뭉툭한 발톱들이 대신한다. 꼬리 발톱들의 힘은 어마무시하기에 육상에서 달릴 때도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달릴 수 있다.
‘그리고 땅속에서 돌아다닐 때나 수영할 때도 유용하지.’
이러한 변화 덕분에 준성체는 이전에 비해 훨씬 다양한 환경에서 수월하게 활동할 수 있다. 땅을 파고들어가서 매복하거나 아니면 물속으로 도망친 적을 추격하거나 등등.
추가로 꼬리가 중요한 이동 수단이자 몸을 지탱하는 수단이 되었으니, 여기에도 머리와 동일한 수준의 갑각들이 비늘처럼 쪼개져서 박혀 있다.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므로 갑각이 잘게 나눠져 있지만 그렇다고 방어력이 경시해도 될 만큼 낮지 않다. 아마 꼬리로 적을 후려치면 내가 전력을 다한 돌진만큼의 위력이 나오겠지.
‘예전에는 이 꼬리로 적을 휘감아서 많이 죽였는데.’
진화하기 전 잡아먹었던 스웜프킹도 이 꼬리로 배갑을 조이면 몇 분도 버티지 못하고 찌그러질 거다. 물론 녀석도 바보는 아니니까 내가 쉽게 조일 수 있도록 놔두지는 않겠지만.
몸 형태가 전반적으로 크게 변함에 따라 악몽의 지평선 효과로 비대해진 배갑의 형태도 약간 바뀌었다. 투박하고 무거운 형태의 배갑은 뱀과 비슷한 몸의 형태에 맞춰 길쭉하고 덜 두꺼운 형태로 바뀌었다.
‘어디 보자.’
이제부터 나는 두 다리로 걷지 않고 꼬리로 몸을 지탱하면서 이동한다. 나는 시험 삼아 꼬리를 움직여 봤다.
스스스스
‘오?’
솔직히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꼬리를 움직이는 감각은 허리에 힘을 줘서 이리저리 튕기는 감각과 유사했다.
‘그나저나 많이도 커졌네.’
이전 내 몸의 길이는 꼬리까지 합쳐서 12m, 사냥의 표상을 썼을 시 20m였다.
그런데 지금은 꼬리의 역할이 중요해져서 그런지 사냥의 표상을 쓰지 않았음에도 길이가 25m를 훌쩍 넘었다.
준성체가 되면서 이루어진 변이는 크기가 커졌다는 것, 하반신이 꼬리로 대체되었다는 것 말고도 또 있다.
「그르르」
나는 입을 크게 벌려봤다. 턱 아랫부분이 양 갈래로 쪼개지면서 입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벌어졌다.
양 갈래로 벌어진 턱 안쪽에는 날카로운 이빨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꼬리도 강력하지만….’
준성체의 진정한 힘은 새로 얻는 한 가지 특성에 있다.
그것이 바로 이 턱이다.
「정수수확자의 턱: 유전자 정수를 보유한 대상의 머리만 섭취해도 포식 효과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바로 시체를 전부 먹지 않고 머리만 먹어도 포식 효과를 띄울 수 있다는 것.
정수수확자의 턱만 있다면 전투 중에도 매우 빠르게 적의 유전자 정수를 수급할 수 있다.
그 말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
‘이것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도 준성체부터는 어떻게든 죽이려 그랬지.’
모든 변화를 확인했으니 더이상 좁은 동굴에 있을 이유는 없다.
나는 몸을 낮추고 기어서 동굴 입구로 향했다.
입구로 갈수록 동굴이 좁아졌지만 내가 불편함을 느낄 일은 없었다. 여섯 개의 전투용 팔로 주변 벽을 파헤치면서 움직였으니까.
무너진 입구도 가볍게 뚫고 나온 나는 주변에 있는 레드우드 위로 올라갔다.
꼬리를 휘감으며 몸을 밀어 올리고 전투용 팔도 같이 쓰니 올라가는 속도가 무척이나 빨랐다.
스스스
가장 좋은 점은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
뱀이 움직일 때 소리가 나지 않는 것처럼 지금 나의 움직임도 마찬가지였다.
그 증거로 나뭇가지 위에 엎드려 있던 나이트스토커는 내가 바로 뒤에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녀석은 먹이를 기다리는 것이 지루한지 하품을 해대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갈라진 턱으로 놈의 머리를 바로 물어뜯었다.
“컹?!”
한순간에 머리를 잃은 나이트스토커의 시체가 아래로 떨어진다.
‘이 대륙에 나를 견제할 수 있는 존재는 없어.’
준성체가 된 이상 혼드 기간트나 스웜프킹 같은 포식자들도 내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나마 해적 플레이어가 유일한 위험 요소다.
그녀만 없어진다면 나의 진화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먼저 대화는 해 보겠지만….’
협상이 결렬됐을 때 벌어질 일은 그녀가 책임을 져야 할 거다.
그녀가 가진 유전자 정수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