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진화하는 우주괴물이 되었다-148화 (149/400)

Ep.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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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영감님? 지구에 없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등장한 아키라 유진을 보고 클로에는 당황했다.

그녀가 알기로 아키라는 태양계로부터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다른 성계에 있었다. 내전을 중재하기 위해서 CEO 자격으로 회담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의문에 아키라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혹시 몰라 비석을 챙겨 왔다네. 지난번에도 제이슨이 소집 신호를 보냈는데 내가 놓쳤지 않나? 또 그런다면 실례겠지.」

“…그래.”

그러나 클로에는 아키라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나한테 스파이를 심어 놨구나!’

정확한 타이밍에 난입한 그를 보고 클로에는 바로 이해했다.

이번 소집은 그녀가 청한 것. 이를 위해 미리 휴가 신청을 했는데 거기서 정보가 새어 나간 것이리라.

‘빌어먹을 노친네.’

아키라는 모든 노블캐피탈의 가주들을 언제든지 CEO 자리를 뺏을 수 있는 도전자로 간주했다. 자기 말고 타인을 전부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노블캐피탈만의 특징이지만, 아키라는 유독 심했다.

그가 유진 가문을 장악하기 위해 벌인 학살과 범죄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안 좋은 의미로 유명했으니까.

‘…칫, 나가면 측근부터 정리해야겠네.’

쓸데없는 일에 힘을 써야 한다는 사실에 그녀는 짜증이 솟구쳤지만, 이를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말이 없는 사이, 주바카는 아키라에게 어떤 상황인지 짧게 설명했다.

잠자코 설명을 들은 아키라의 첫 반응은 의문이었다.

「어떻게 그가 여기에…아니, 그건 중요하지 않겠지. 과연. 그때 티앤씨가 어떻게 그런 연구 성과를 보여줬는지 이제 알겠어. 하, 거참. 이래서 질리지 않는다니까.」

그는 모두가 알 수 없는 말을 계속 중얼거렸다.

「아키라, 그게 무슨 말이지?」

「아무것도 아닐세. 그나저나 성체라. 신시아. 영상부터 공유해 주시게.」

「알겠습니다.」

알 수 없는 반응에 주바카가 되물었지만, 아키라는 말을 돌렸다.

잠시 후, 신시아의 비석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 공중의 어느 지점을 향해 쏘아졌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던 빛은 한 군데로 모여 홀로그램처럼 변했다.

그렇게 해서 나타난 영상이 바로 PH-101, 컬트어로 사이길08이라 부르는 행성에서 나타난 에이모프 랭커의 모습이었다.

「사이길08, 메가콥과 스타유니언 여러분께서는 PH-101을 감시하는 성지 관리 위성에서 마지막으로 쏜 영상입니다.」

영상에 등장한 존재는 세 개의 머리, 등의 파이프 기관을 단 거대한 괴물이었다. 덩치가 생각보다 거대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에이모프 성체의 모습과 닮았다.

놈은 세 개의 머리를 하늘로 쳐들더니 입으로 강렬한 빛을 발산하는 중이었다.

번개를 연상시키는 그 빛의 열선, 그리고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어둠. 강대한 에너지들이 힘겨루기를 했다. 놈은 ‘다모스08의 심판자’가 쏜 코스믹 볼트에 맞서는 중이었다.

그런데 놈이 도중에 새로운 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세 머리에서 보라색 에너지가 모이더니 하늘을 향해 쏘아졌다.

그 이후 영상은 종료되었다.

「이후에는 행성 내에 자기장 폭풍이 발생한 터라 성지 관리 위성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함선에서 촬영한 영상은 없는가?」

「유일하게 귀환한 1척도 손상이 심한 상태입니다. 영상을 복원 중입니다만, 좋은 결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허허, 이거 참 곤란하군.」

모두가 긴장한 상황인데도 아키라는 태평하게 웃었다.

「의외로군. 놈이 성체라면 아키라, 너도 타깃이 될 텐데?」

「그렇긴 하지. 놈이 정말로 성체라면 말일세.」

“무슨 뜻이야?”

클로에와 주바카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키라는 오히려 그들의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반응했다.

「다들 알겠지만 에이모프가 성장할수록 강해지는 것은 진화 때문이 아니야. ‘진화 조건을 채우기 위해 특성을 얻는 것’. 그것이 에이모프의 진정한 힘이지.」

「그건 우리도 안다. 아키라. 본론부터 말해라.」

「내가 경험한 5위라면 훨씬 효율적으로 제국모함을 제압했을걸세.」

아키라 유진은 이 자리에 있는 인원 중 5위 에이모프와 가장 많이 싸워 본 자였다. 그가 진 적이 더 많긴 하지만, 이긴 사례도 적지 않았다.

「놈은 적과 직접 마주해서 쳐부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 그건 놈이 마무리할 때, 아니면 스스로 방어가 불가능할 때 취하는 최후의 수단에 불과하지.」

에이모프 랭커와의 전투 경험이 풍부했기에 아키라는 놈이 어떤 스타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통신을 역이용한 기만 전략, 비행 능력을 활용한 공중전, 바이러스와 기생충을 이용한 생화학 테러, 적의 공포심을 이용해 자멸하게 하는 전술 등등.

아키라의 판단에 따르면 에이모프 랭커는 전사가 아니다.

놈은 사냥꾼, 혹은 테러리스트다.

“일부러 그런 거 아닐까? 우리의 판단을 역이용하려고.”

「글쎄, 나는 다르게 생각하네. 지금 영상에 나오는 두 종류의 열선. 모두 게임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능력이지. 다른 수단으로도 제국모함을 막을 수 있는데 왜 이 능력을 썼겠나. 하물며 정보가 유출될 것을 뻔히 알면서 말이야.」

「일리 있는 지적이군.」

클로에는 아키라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제국모함을 꺾기 위해 비장의 수단까지 동원했다는 거야?”

「최후의 수단이라. 놈이 아직 약하다는 뜻이군.」

「그래. 놈이 진정 성체라면 제국모함이 코스믹 볼트를 쏘기 전에 끝장을 냈을걸세. 저런 식이 아니라.」

「그 말씀은 아키라 님께서는 에이모프가 완전하게 성체가 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신지요?」

신시아를 말을 듣자마자 클로에와 주바카 뇌리에 하나의 약물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어떻게 놈이 저 행성에서 그 약물을 구했는지도.

‘뮤리엘!’

「다들 알지 않나? 진화 조건을 채우지 않아도 잠깐 그 맛을 볼 수 있는 수단이 뭔지.」

「…사이오니움.」

클로에는 자기가 개발한 사이오니움이 적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악물었다.

「추측컨대 놈은 진화 조건을 채우기 위해 이미 행성을 떠났을 터. PH-101에서는 성체로 진화하는 게 불가능하니 말일세.」

「…쯧. 골치 아파졌군. 바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겠어.」

「이 사실을 예언자회에 보고해야겠군요. 제 말을 들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러시게. 마침 나도 놈이 갈만한 곳을 알고 있는데 가는 길에 한번 들러봐야겠어.」

클로에가 속으로 죽은 자에게 분통을 터뜨리는 사이.

플레이어들은 에이모프를 어떻게 상대할지 논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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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켁!”

‘이걸로 마지막.’

컬트 생존자들을 정리하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본래 모함전단(母艦戰團) 소속 함선에서 근무하는 컬트들은 전부 정예군.

정예군인만큼 무장도 매우 뛰어나야 정상이겠지만, 그들은 함선 추락으로 인해 무기 대부분을 잃어 버렸다.

선원들 대부분도 추락의 충격으로 사망해서 생존자는 극히 적었다. 우리가 찾아온 배 근처에는 10명의 생존자가 있었는데, 그중 4명이 부상자였다.

결국 식후 운동도 안 될 정도로 금방 끝났다.

「…의태기관 특성은 언제 봐도 혐오스럽군.」

“그래?”

여성 컬트의 목소리로 말하는 나를 보며 하늘의 어머니가 진저리를 쳤다.

초월 2단계가 되면서 의태기관에 대한 금제가 완전히 해제되었다.

이제 나는 전처럼 마지막으로 잡아먹은 자의 모습을 페로몬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의태기관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다.

‘문제는 덩치가 너무 커졌다는 점이랄까.’

의태기관의 효과는 내 몸을 인간처럼 바꾸는 것이 아니다. 생물의 감각을 속이는 페로몬을 발산해 다른 생물들이 나를 ‘인간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 보니 내 덩치가 커질수록 다른 생물이 느끼는 괴리감이 커져서 페로몬만으로 속이기가 어려워진다.

‘게임에서는 준성체가 이 정도로 거대하지는 않았으니까.’

‘완전한 유기체’, ‘악몽의 지평선’, ‘유기적 진화’, 이 세 가지 특성이 함께 적용되어 내 몸은 일반적인 준성체보다 훨씬 크다.

유기적 진화를 이용해 ‘영리한 약자’ 상태로 변신하지 않는 이상, 의태기관 단독으로 적을 속이기는 전처럼 쉽지는 않을 거다.

‘그래도 목소리는 정상적으로 돌아왔으니까.’

전에는 금제 때문에 목소리가 망가진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처럼 이상하게 들렸는데 지금은 멀쩡하게 잘 나온다.

특성 기능이 복구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하늘의 어머니 생각은 다른 것 같다.

「그 모습으로 소녀 목소리라니 악취미….」

게임에서 경험한 바로는 의태기관으로 여성인척 위장했을 때 더 잘 먹혔다.

하늘의 어머니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이 목소리는 한동안 써먹을 생각이다.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이후에 컬트들이 또 올지도 모르니까.’

또다시 컬트들이 정화를 위해 제국모함을 이 행성에 파견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이곳이 다른 행성이었다면 알짤 없겠지만 ‘성지’로 지정된 행성이기 때문에 그렇다.

‘컬트 사회에서 섭리가 차지하는 영향은 복잡하니까.’

컬트들에게 ‘섭리’는 현실의 이슬람교의 코란처럼 경전이자 삶의 규범과 같은 위상을 지녔다.

컬트 사회의 구성원 대부분은 이 섭리에 위배되는 행위를 터부시한다. 물론 현실에서 종교인들 중 종종 신앙과 거리가 있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 일반 컬트들은 섭리를 철저히 지키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의회 같은 정부 기관에서는 다르지.’

섭리에는 컬트의 미래와 관련한 중요한 예언들이 담겨 있다. 어떤 것은 컬트 제국의 부흥을 이끄는 것도 있고, 또한 어떤 것은 컬트 제국의 쇠락과도 관련된다.

문제는 어느 길을 택해야 좋은 미래가 오는지 명확히 쓰여 있지 않다는 것.

설정상 컬트는 섭리를 잘못 해석하거나 섭리의 예언을 피하려다가 파국을 맞이한 경험이 많았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그리스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라 보면 된다. 불행한 미래를 피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잘못된 길을 가는 영웅의 이야기.

이를 막기 위해 컬트들은 아예 섭리의 미래가 발생하는 공간을 성지로 규정하고 되도록 터치하지 않는다는 규범을 세웠다.

‘섭리를 지켜야 할지 어기도록 설득해야 할지가 컬트 플레이어에게 중요하지.’

컬트 종족 고유 시스템은 퀘스트지만, 컬트 사회를 통합하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컬트 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섭리고.

물론 앞서 말했듯 섭리를 위배할 수밖에 없는 예외 사항도 존재한다.

가령 아웃스페이서의 습격이나 볼텍스원 사교단의 발생 등이 있으면 성지를 내버려 둘지, 아니면 정화할지 의견이 갈린다.

좀 전에 나는 인면수 특성을 활용해서 컬트들의 기억을 조사했다. 그들은 오염원을 정화한다는 명분으로 이 행성에 왔다.

‘다만 명확히 어떤 오염원이 발생했는지는 모르고 있어.’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두 가지다.

하나는 상대 플레이어의 권력이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는 점.

‘사슴뿔 컬트 중에도 상당한 고위직일 거야.’

원로회 소속 제사장이거나 의회 파벌의 수장급은 될 거다. 또한 예언자회 소속의 예언자와 커넥션이 있거나, 아니면 제사장과 예언자를 겸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화 명령을 이행하려면 컬트의 3개 권력 기구인 의회, 원로회, 예언자회를 설득해야 하니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

‘다만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 것 같아.’

조작할 거면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하면 될 텐데 상대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못 한 것으로 추측된다.

‘나를 최대한 빨리 잡으려면 졸속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겠지.’

그래서 그는 오염원이 정확히 뭔지 설명하지 않고 제국모함을 파견하도록 만들었다.

이 점을 봤을 때 이 일을 주도한 자, 즉 고위 컬트 플레이어는 자기 인맥과 권력을 동원해 무리하게 컬트들을 설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솔직히 그의 판단은 나쁘지 않다.

‘정화 작업이 성공했다면 말이지.’

정화 작업이 성공했다면 모를까 나에 의해서 컬트 제국에 중대한 손상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무리하게 섭리를 어겼는데, 거기서 추가로 새 리스크가 발생한 상황.

플레이어의 의견에 반대하던 자들은 당연히 반발할 것이고, 플레이어의 의견을 따랐던 자들도 섭리의 예언을 다시 해석하려고 할 것이다.

이를 주도한 플레이어가 대단한 권력자라고 해도 그들의 정치 공세를 견디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 지금쯤이면 상당한 곤경에 처했으리라.

‘컬트들은 보수적이니까 어떻게 대응할지 정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거야.’

물론 제국모함이 파괴된 것은 사실이니 저쪽 플레이어는 성지에 대한 감시 수준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심하면 위성 다수를 보내 행성 내부를 샅샅이 뒤지라고 하겠지.

‘다행인 점은 하늘이 나를 돕는다는 거지.’

나와 제국모함 간의 대결로 인해 현재 행성에는 자기장 폭풍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상태다. 코스믹 볼트와 신의 회초리 간의 대결로 행성 대기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원래 주기보다 일찍 폭풍이 발생한 것이다.

대기가 복구되면 저 자기장 폭풍이 끝날 테니, 그 전까지 빠져나가야 한다.

‘악몽의 지평선을 쓸 수 있을 때까지 남은 시간은 5일.’

눈앞에 내 목숨을 직접 위협하는 요소는 없지만 안심할 수 없다. 마치 모래 위에 세워진 집처럼 위태로운 형국이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

내 앞에 있는 이것, 반쯤 땅에 묻혀 있는 이 군함을 침식할 수 있는지부터 봐야겠다.

“저, 저를 풀어 주신다면 배의 작동부터 수리까지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제가 더 잘 압니다!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젠장! 넌 기술관이 아니라 의무관이잖아!”

“닥쳐!”

“이 함선 모델은 자스빌02의 기술관들이 제작한 신형 호위함입니다. 재질은 문실버가 함유된 합금으로 제작되었고 리플렉션 기능이 탑재됐습니다. 저를 살려만 주신다면 자세한 설명을….

내 등의 상단 부근에 박혀 있는 다섯 개의 얼굴들이 서로 시끄럽게 떠든다. 전부 인면수 특성으로 만들어 낸 컬트 얼굴들이다.

‘시끄럽네.’

나는 그들을 강제로 침묵시킨 뒤, 등의 구멍에서 침식 촉수를 뽑아냈다. 6개의 촉수가 얼굴 위를 지나가자 인면수들이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확인해 볼까.’

촉수들이 나의 의지를 따라 파묻힌 함선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배가 침식할 수 있는지, 침식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내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촉수들이 부지런히 일한다.

잠시 후, 언제나 그렇듯 침식 촉수들은 나의 바람을 배신하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보고를 들은 나는 인면수들에 대한 통제를 해제했다.

“너. 이 배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던데.”

“예, 옙! 뭐든 물어보십시오!”

“저, 저도 잘 압니다! 제가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이 배는 게임에서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모델. 지금까지 내가 장악해왔던 배들과 다르게 크기나 무장, 규격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러니 인면수가 된 컬트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해야겠다.

「…끔찍하네.」

옆에서 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하늘의 어머니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지만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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