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진화하는 우주괴물이 되었다-179화 (180/400)

Ep.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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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헉, 헉, 허억, 헉….”

신전수호단의 전사 셀레네는 얼음 통로 위를 달렸다.

‘젠장! 젠장! 젠장!’

그녀의 동료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통로 전체에 내리깔린 정적이 잘 말해주고 있다. 다른 단원들은 기억 저장술을 배운 그녀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

상대가 영혼을 집어삼키는 악마라는 것을 알고도.

‘그런 괴물들이 이 세상에 존재할 줄이야!’

그녀는 달리면서 방금 전 봤던 광경을 떠올렸다.

컬트의 키에 몇 배나 되는 높이까지 일어서는 하얀 뼈대들. 그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거대 생물이 뼈 상태로 되살아난 줄 알았다.

그것이 거대 생물의 뼈와 갑각을 뒤집어쓴 무언가라는 사실을 깨달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뼈와 함께 일어나는 ‘그것’의 머리에 그녀의 동료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인 컬트는 일행의 리더, 크리시안. 그는 괴물의 머리에서부터 솟아난 뿔에 꿰뚫린 상태였다.

그 아래 수각류(獸脚類)를 닮은 뾰족한 주둥이 부분에는 단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가 삐져나와 버둥거렸다.

워낙 초현실적인 광경이어서 그녀를 포함해 모든 동료들이 멍하니 그걸 바라만 보고 있었다.

곧이어 섬뜩한 소리와 함께 빠져나가기 위해 버둥대던 다리가 축 늘어졌다. 동료의 죽음을 알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녀와 단원들은 정신을 차렸다.

거친 고함 소리와 무기들을 꺼내면서 발생한 날카로운 금속음. 괴물을 사냥할 때마다 들려오는 소리였다.

이곳에 온 신전수호단은 세 머리의 악마를 잡기 위해 최고의 장비를 준비했다.

물질을 조작해서 파괴하는 데몰리셔, 사이킥 파워와 에테르를 결합해 비약적으로 방어력을 높인 챔피온 실드, 괴물의 비늘로 빚은 용린(龍鱗) 강화복, 화이트 갤러곤의 발톱으로 벼린 도검 등등.

제국의 최고 정예 부대 중 하나인 신전수호단이었기에 장비 또한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장비를 사용하는 자들은? 최고 중의 최고였다.

만약 상대가 뼈를 뒤집어쓴 괴물만이었다면 그들이 그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았을 거다.

전황이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 이유는 하나였다.

적은 그들의 예상과 달리, 하나가 아니었다.

거대한 괴물이 몸을 일으키자 그 아래에 숨어 있던 또 다른 괴물들이 나타난 것이다.

인간의 머리에 거미의 몸을 가진 괴물, 분홍색 풍선의 몸에 길쭉한 촉수를 지닌 괴물.

이 중 거미 괴물은 복합 에너지로 구성된 챔피온 실드를 흡수했다. 놈의 갈고리 발톱이 실드를 긁을 때마다 실드의 에너지가 뭉텅이로 떨어져 나갔다.

뼈를 뒤집어쓴 괴물은 실드가 약해진 수호단원들만 골라서 노렸다. 놈은 그 거대한 덩치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날렵했다. 놈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동료들은 뿔에 찔리거나 커다란 발에 깔려 죽었다.

그리고 마지막, 분홍색 풍선 괴물. 놈은 다른 괴물처럼 민첩하게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매우 무서운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놈은 그녀가 본 수많은 괴물 중 가장 강력한 사이킥 파워 사용자였다. 비록 젊은 제사장 제이슨보다는 못했지만,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을 압도하기에는 충분했다.

분홍색 풍선 괴물 때문에 외부와 연락이 거의 불가능했다. 놈의 몸에서 흐르는 막대한 사이킥 파워가 텔레파시나 소울링크 같은 초능력 기술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컬트에게 사이킥 파워란 수족과도 같은 것. 아무리 신전수호단이라 해도 초능력 사용에 제한이 걸린 상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란 무리였다.

그녀의 동료들은 어떻게든 피하면서 두 괴물을 향해 반격하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그런 반격이 무색하게도 서 있는 단원들의 수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놈들은 신전수호단이 장착한 장비의 특징과 약점을 전부 꿰뚫고 있는 듯이 움직였다.

거미 괴물이 신전수호단의 방패를 무효화시키면 거대 괴물이 공격했다. 거대 괴물을 피해 위해 움직이려 하면 분홍색 괴물이 단원들의 움직임을 제한했다.

데몰리셔를 든 단원들이 사격을 가하려 해도 소용없었다. 괴물들은 다른 공격은 맞아도 데몰리셔만큼은 반드시 피했다.

적은 수십 년 이상 호흡을 맞춰왔던 신전수호단원 이상으로 뛰어난 연계를 보였다.

그 결과, 벌어진 것은 학살이었다.

언제나 괴물을 사냥했던 그들이 지금은 사냥감이 되어 도살당했다.

거미 괴물이 갈고리 발톱으로 컬트의 내장을 파내고, 분홍색 풍선 괴물이 사이킥 파워로 단원들을 공중에 띄운 뒤 사지를 뽑아버리는 것.

그리고 거대 괴물이 죽지 않은 컬트들을 집어삼키는 그 광경.

아마 셀레네는 죽을 때까지 그 광경을 잊을 수 없으리라.

12명의 인원이 줄어들어서 5명만 남았을 때, 셀레네의 동료들이 외쳤다. 기억 저장술을 익힌 셀레네보고 도망치라고 말이다.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려면 셀레네만큼은 살아남아야 했다. 그녀도 그 사실을 알기에 동료들을 뒤로하고 도망쳤다.

‘기억은 모두 저장했어. 이걸 제이슨 님께 전달만 한다면…!’

그녀는 달리면서 계속 텔레파시를 시도했다. 놈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놈의 힘이 약해졌다. 아마 조금만 더 간다면 이 기억들을 동료들에게 전달할 수 있으리라.

“!”

그때, 전력을 다해 달리던 그녀의 귀로 어떤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급히 팔목에 찬 챔피언 실드를 활성화했다.

‘어디야?’

금색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챔피언 실드를 들고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다.

잘못 들었나 생각하는데 또 소리가 들렸다. 통로에서 부는 바람 소리 사이에 뭔가가 섞여 있었다.

‘젠장! 도대체 어디에….’

그녀의 눈동자가 정신없이 헤맸다. 그녀에게 보이는 것이라고는 얼음에 비치는 그녀의 일그러진 모습 뿐. 일그러진 컬트의 얼굴들은 마치 동료들이 그녀를 비웃는 것처럼 보였다.

너도 곧 우리와 함께할 거라고.

신전수호단원들은 괴물과 싸우는 집단이라 심각한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오늘은 상황이 이래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뭔가 알 수 없는 요인 때문인 것일까. 그녀는 첫 전투에 나선 신참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빌어먹을! 어디 있는 거야!”

평정을 잃은 그녀는 상처 입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에 대답이라도 하듯 들려오는 소리.

그 소리는 깃발이 바람에 흔들릴 때 나는 소리와 비슷했다.

그제야 그녀는 자기가 들은 소리가 어떤 것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것은 커다란 날개를 지닌 생물이 날갯짓하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소리는 좀 전까지 들려오던 것과 달리 매우 가까웠다. 마치 그녀의 머리 위에서 들리기라도 한 것처럼.

“…….”

그녀의 시선이 천천히 위로 향했다.

얼음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야 할 그곳에.

녹색의 날개를 가진 생물이 거꾸로 매달린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놈의 보라색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한 그녀는 칼을 뽑으려 했다.

그녀의 손이 칼 손잡이에 닿기 전, 놈의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 그녀는 몸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보는 세상이 뒤집어지고 익숙한 발목이 눈에 들어왔다.

셀레네의 정신은 암흑 속에 잠겼다.

-

「먹이」「도주」「차단」「성공」

[즈즈즈(잘했어)]

밖에 숨어서 도주한 애를 정리하기로 한 아드하이가 돌아왔다. 녀석의 등에는 상반신만 남은 컬트가 걸려 있었다.

녀석의 몸이 피범벅인 것을 보니 초가속으로 들이받은 것이 분명했다.

‘상처는 없는 것 같네.’

몸에 사이킥 파워를 두르고 돌진하는 전투 방법을 완전히 습득한 모습이었다.

‘기특한 녀석.’

나는 전투용 팔로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녀석의 등에 걸린 컬트 시체를 침식 촉수로 집어 들었다.

‘여기 들어온 무리 12명은 다 정리했고.’

내 몸에서 나온 이빨요정들이 전투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내가 직접 싸운 것은 지금이 처음이다.

놈들의 실력은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 다만 몇 가지 의외인 점이 있었다.

‘생각보다 장비가 너무 좋아.’

내 시선이 컬트들이 챙겨 온 장비들에 향했다. 용린복, 챔피언 실드, 갤러곤을 재료로 삼아 벼린 검, 그리고 데몰리셔까지. 전부 고가(高價)의 무구들이다.

나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무기들 중 작살총을 닮은 무기를 주워들었다.

외형은 볼품없지만, 스페이스 서바이벌 세계의 육상 병력용 제식무기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파괴력이 강한 무기다.

‘데몰리셔를 들고 오다니. 갤러곤 사냥이라도 하려 온 건가?’

데몰리셔는 암흑물질과 기타 여러 희귀 물질을 합성해서 탄환으로 쏘는 무기다. 데몰리셔의 열선은 물질 조작 효과가 있어서 아무리 단단한 물질이라도 맞으면 분해되어 모래처럼 변한다.

나와 26호가 전력을 다해서 부쉈던 아이스 호러의 갑각이 데몰리셔에 의해 구멍이 날 정도니까.

데몰리셔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방어 수단을 갖춰야 한다. 아직 내게는 그런 방어 수단이 없다.

‘그리고 이 칼도 상당히 비싼 무기인데.’

컬트들의 허리춤에 매인 이 백색의 도검은 무려 화이트 갤러곤의 발톱을 깎아서 만든 무기다. 효과는 먼 거리에서도 적을 벨 수 있도록 초능력 검기를 만들어 내는 것. 예전에 싸웠던 시현 유진이 손등에서 뽑아낸 갤러곤의 발톱과 똑같은 효과를 지니고 있다.

이만큼 좋은 장비를 지닌 이들이 아무 이유 없이 이곳에 올 리 없다. 나는 머리 갑각에 붙어 있는 인면수들을 깨웠다.

“너희가 이곳에 온 이유가 뭐지?”

“그, 그건….”

다섯 개의 인면수들은 말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없다.

내 몸에 생긴 인면수들은 전부 에이모프의 몸에서 재구성된 존재. 나의 팔, 다리가 내 명령을 듣듯 그들도 나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결국 그들은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그들의 설명은 결코 길지 않았지만 매우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었다.

무엇을 잡으러 왔는지, 누가 그들을 이끄는지.

만약 내가 지금 확인하지 않았으면 모두가 크게 위험해질 수 있는 고급 정보였다.

‘젊은 제사장이 나를 노린다라.’

그는 PH-101, 컬트들이 사이길08이라 부르는 행성에 등장한 세 머리의 악마를 토벌하기 위해 제국모함과 모함전단을 보내자고 주장한 이였다.

계획이 실패하고 제국의회에서 영향력을 상실하자 그는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직접 신전수호단을 이끌고 이곳에 왔다고 한다.

그 말이 뭘 의미하는가?

‘뮤리엘을 후원하던 플레이어.’

블랙 갤러곤급 강자라고 판단했던 이는 플레이어였다. 그것도 뮤리엘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가진 플레이어.

상대가 플레이어라면 지금까지 세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테니까.’

저쪽도 랭커라면 에이모프와 싸울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할지 정도는 알고 있을 게 뻔했다.

‘적들이 합류한 뒤라면 기생충이나 인면수로 기만하는 것은 불가능해.’

원래 계획은 적들을 아이스 호러가 있는 공동으로 유인하는 것이었다. 해당 공동은 벽과 천장이 많이 손상되어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정도로 약화된 상태였다.

그곳에서 나는 벽과 천장을 무너트려 머리 위 빙하를 전부 매몰시킬 계획이었다. 아무리 적이 강하다고 해도 수백m 두께의 얼음덩어리에 깔려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블랙 갤러곤급 강자는 보유한 사이킥 파워 기술이 무엇이냐에 따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가 살아남는다면 나는 애들과 함께 총공세를 펼쳐서 제압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를 적으로 상정한 상태라면….’

내가 함정을 쳤다는 것을 알 테니까 내 의도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 놈을 속이기 위해서는 머리를 더 굴려야 한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야.’

나는 설명을 듣자마자 원래 세웠던 계획을 약간 수정한 뒤 PS-111을 불렀다.

“변수가 생겼어. 애들 데리고 내가 말했던 장소로 먼저 가.”

“알겠습니다.”

녀석은 26호를 등에 태우고 아드하이와 함께 떠날 준비를 했다.

「큰애기야, 이따가 보자.」

[즈(그래)]

애들과 작별 인사를 한 나는 서둘러 둥지로 이동했다. 가는 도중에 보조기관을 바닥에 대서 적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거리가 약간 아슬아슬한데.’

남은 두 무리가 한 군데에 모이기 전까지 몇 분 남지 않았다. PS-111과 하늘의 어머니에게 습격당한 무리는 주변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움직이고 있어서 아직 합류하지 못했다.

‘둥지에 들렸다가 가면 늦겠어.’

적들이 합류하기 전에 뒤를 쳐야 한다.

나는 통로 한복판에서 이동을 멈췄다. 그리고 머리를 빙판에 바짝 갖다 대서 턱 아래의 보조기관으로 둥지와의 링크를 시도했다.

둥지가 스스로 확장되면서 내가 있는 이 주변까지 검은색으로 물든 상태다. 아직 포자 같은 것은 생겨나지 않았지만 둥지의 점액이 이곳까지 퍼져 굳은 상태니 신호를 주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그녀라면 바로 알아차릴 거야.’

나는 보조기관으로 바닥을 더듬으며 링크할 만한 곳을 찾았다. 그러던 중 이제 막 퍼지기 시작한 둥지의 줄기에 보조기관이 닿았다.

내 감각 중 일부가 바닥에 확 쏟아지는 느낌이 들고, 넓은 통로가 내 몸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둥지와의 링크에 성공한 것이었다.

‘좋아.’

나는 둥지 내부에 있는 포자들 몇 개를 터뜨렸다. 그러자 늪지에 누워 있던 물체 두 개가 반응했다. 이윽고 물체 하나가 다른 물체와 함께 이쪽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로를 잡은 하늘의 어머니가 내가 보낸 신호를 읽어낸 것이리라.

나는 링크를 유지한 상태로 이 지하 공간의 통로들을 재확인했다. 적 플레이어, 그가 이끄는 무리는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들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데, 하늘의 어머니가 나타났다. 그녀는 부리로 여성 컬트를 물고 있었다.

포로로 잡을 때 목뼈를 부러트린 것인지 컬트의 목 아랫부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용린복에 착용자의 생명 유지 기능이 있다는 것을 하늘의 어머니도 알고 있기에 저렇게 조치한 것이리라.

나는 컬트가 나를 쳐다보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건네받았다. 26호가 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소울링크를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거야? 이런 건 계획에 없었잖아?」

[즈즈즈 즈즈즈즈(계획이 바뀌었어)]

나는 그녀에게 인면수에게 들었던 얘기들을 설명했다. 내 파장을 이해한 그녀의 호박색 눈동자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놈이 여기 왔다고?」

[즈(그래)]

「…절대로 놓칠 수 없어.」

[즈즈즈즈(당연하지)]

플레이어, 그것도 나에 대해 아는 플레이어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놈을 붙잡아야 한다.

「어떻게 할 거야?」

[즈즈 즈즈즈즈즈 즈즈즈즈(먼저 부하들부터 정리한다)]

플레이어가 데려온 부하들은 데몰리셔와 갤러곤의 발톱으로 만든 칼을 들고 있다. 둘 다 내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무기인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적이라 할 수 있다.

거기서 플레이어에게 직접 지휘를 받는다면 상대하기가 몹시 까다로워진다.

‘그러니 모이기 전에 쳐야 해.’

나는 포로로 붙잡은 컬트를 내려다 봤다.

원래는 적 앞에서 가죽을 벗겨 공포심을 주입하는데 써먹으려 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으니 용도를 살짝 바꿔야할 것 같다.

‘플레이어라면 당연히 안 속겠지만.’

아직 합류하지 못한 이들은 과연 어떨까.

나는 몸이 마비된 컬트에게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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