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11
메가콥에서는 PH-101, 컬트 제국에서는 사이길08이라 불리는 그곳.
컬트에 의해 성지로 지정된 그 행성은 신비하면서도 위험한 자연, 다양한 생태계가 갖추고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희귀한 생물이 행성 전역에 돌아다니고, 외부와 적대한 채로 독자적인 문명을 유지하는 볼프 원주민 부락이 있다.
그곳을 간단히 정의한다면 ‘위험한 낙원’이었다.
외부 문명의 발자취가 거의 닿지 않은 이 행성은 컬트 제국의 엄중한 보호를 받았다. 간혹 낙원에 눈독을 들인 해적이나 밀수꾼들, 메가콥의 광적인 연구자들이 침입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성공한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대부분은 행성 대기권에 진입하기도 전에 제국의 방위 함대에 걸려 박살 났다.
다만 자연이 잘 보존된 행성이라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었다.
하늘 끝에서 내려온 검은 화염, 그리고 지상에서 악마가 쏘아 올린 황금의 번개. 초월적인 존재들 간의 전쟁으로 인한 여파가 행성 전체에 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행성 하늘은 자기장 폭풍, 대폭발한 모함전단의 잔해로 인해 완전히 엉망이었다. 지표를 푸르게 물들이던 나무들은 불에 활활 타올랐고, 그 안에 있던 수많은 생물들이 타죽었다.
운 좋게 목숨을 건진 생물들도 있지만, 그들이라고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번져갔고, 그들의 터전은 역으로 줄어들고 있었으니까.
평소에는 먹고 먹히는 관계였던 생물들이 이 순간만큼은 함께 불을 피하고 있었다.
검은 표범을 닮은 몸에 거미의 다리가 달린 포식자, 나이트스토커. 놈은 같이 도망치는 우드데블을 보고 몰래 입맛을 다셨다.
화염 때문에 몸이 약간 그을린 녀석의 몸에서는 독특한 냄새가 났다. 그 맛 좋은 냄새가 나이트스토커를 미치게 만들었다.
지금은 서로를 공격하는 것보다는 불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놈도 안다. 하지만 저 냄새는 이성을 잃게 만들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크르르르.”
압도적인 식욕에 지배당한 나이트스토커는 달리면서 침을 질질 흘렸다. 우드데블은 자기 뒤에 있는 존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크르…륵?!”
나이트스토커가 먹이를 향해 달려들려는 순간.
몸이 허공에 고정된 것처럼 멈췄다. 당황한 놈은 무형의 힘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보이지 않는 그 힘은 나이트스토커가 저항할 새도 없이 놈의 뼈를 으스러트렸다. 앞에 있던 우드데블도 같은 최후를 맞이했다.
삽시간에 전신의 뼈가 박살 난 두 생물은 공중에 둥둥 뜬 채로 어디론가 날아갔다.
불에 타는 나무 사이를 통과해 날아간 그것들은 분홍색 생물 앞에 떨어졌다.
분홍색 생물은 해파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그 크기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나이트스토커, 우드데블의 시체를 합쳐도 녀석의 반도 넘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둥그스름한 몸통 아래에는 수많은 지느러미와 촉수들이 뻗어 나왔다. 지느러미와 촉수 안쪽에는 톱날을 연상시키는 작은 발톱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본래라면 이런 숲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생물이었다. 괴물의 서식지는 땅 위가 아니라 저 푸른 바다 깊숙한 곳이었다.
심해의 악마라는 별명을 지닌 괴수 중의 괴수, 씨 데몬.
녀석은 촉수들을 뻗어서 시체들을 휘감았다.
「빨리 큰애기한테 갖다 줘야지.」
씨 데몬 26호는 시체들을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숲 전체를 집어삼킨 화마가 녀석의 말랑말랑한 피부를 태우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녀는 불길이 가까워질 때마다 사이킥 파워를 방출했다. 그럴 때마다 화염뿐만 아니라 나무들까지 박살이 났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숲을 초토화시키며 이동하던 26호 앞에 널찍한 공터가 나왔다. 사실 공터라기보다는 작은 평야나 가까운 그곳에 그녀가 가장 아끼는 존재가 누워 있었다.
하늘을 불태운 거대한 괴수는 모든 힘을 쏟아 낸 뒤 깊은 잠에 빠졌다.
괴물의 길쭉한 주둥이 앞에는 온갖 생물의 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전부 괴물에게 먹이기 위해 준비한 것들이다.
26호는 먹이를 먹기 좋은 모양으로 올려 두기 위해 시체 더미에 다가갔다. 먹이를 올려놓으려는데 하늘에서 작은 무언가가 떨어졌다.
숲에 서식하는 소형 짐승 또는 곤충들이었다.
「먹이」「구해옴」
이윽고 작은 먹이들을 떨어뜨린 존재가 26호 앞에 착지했다.
길고 매끄러운 몸매, 입 대신 달린 작은 촉수 다발, 몸길이만큼이나 큼지막한 날개를 지닌 존재. 이 행성으로부터 아득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희귀한 생물, 갤러곤이었다.
비늘색이 녹색인 것을 보면 꽤 성장한 개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크기는 같은 그린 갤러곤에 비해 매우 작았다.
돌연변이 암컷 갤러곤, 아드하이는 자기가 잡아 온 먹이를 보며 만족스러워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많이」「가져옴」
아드하이는 어서 빨리 자기를 칭찬하라는 뉘앙스였지만 26호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방금 녀석의 행동이 그녀의 심기를 거슬렸기 때문이다.
「?」
「먹기 좋으라고 쌓아놨는데 작은애기가 망쳤어.」
「먹이」「배」「소화」「똑같음」「모양」「상관」「없음」
입에 들어가면 다 똑같다는 논리를 펼치는 아드하이. 하지만 26호는 동의할 수 없었다.
잠들어 있는 큰애기는 식사에 관해서는 까다로운 편이다. 모든 먹이를 다 잘 먹는 그녀와 달리 큰애기는 어느 먹이가 맛있을지, 또 먹이의 어떤 부분을 먼저 먹을지 꼼꼼히 따진다.
그래서 일부러 큰애기가 좋아하라고 먹이를 놓아둔 것이었는데, 아드하이가 엉망으로 만들었다.
「다시 올려놔.」
「이해」「불가」
「큰애기가 좋아하는 먹이부터 줄 거야.」
아드하이는 불만스러워 보였지만, 군말없이 26호의 말을 따랐다. 자기가 사랑하는 존재에게 좋은 먹이부터 주고 싶다는 마음은 둘 다 똑같았으니까.
아드하이는 머리에 가시가 수십 개 나 있는 멧돼지 시체를 들어서 맨 위에 올려놨다. 녀석이 자기가 잡아 온 먹이를 끝에 올려 두자 26호가 짜증을 냈다.
「뭐야!」
「큰어른」「이거」「더」「좋아함」
「아니야! 이걸 더 좋아해!」
「부정」
26호가 촉수로 먹이를 옮기려는데 아드하이가 중간에 막아섰다. 그녀는 날벌레를 치우듯 사이킥 파워를 흘려서 녀석을 옆으로 치워 버렸다.
「치사함!」
저쪽에서 먼저 사이킥 파워를 사용했다. 아드하이도 똑같이 행동하기로 했다. 26호가 멧돼지를 치우고 다른 걸 올려놓자, 아드하이는 초가속 능력으로 빠르게 움직여 다시 원상 복구를 시켰다.
「왜 치워!」
「이거」「더」「좋음」
둘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그때, 불타는 숲에서 그리폰 한 마리가 먹이를 잔뜩 등에 실고 나타났다.
흰머리수리를 닮은 머리, 황금색 갈기, 암사자를 닮은 몸을 지닌 환수(幻獸)의 목에는 사파이어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이 자리에 있는 괴물들의 동료, 하늘의 어머니였다. 26호, 아드하이와 마찬가지로 숲에서 먹이를 구해 온 그녀는 분위기가 이상하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둘 다 와 있었…분위기가 왜 이래?」
「작은어른」「나」「괴롭힘」
「작은애기가 먼저 잘못했어!」
「이해」「불가」「작은어른」「먹이」「마음대로」「치움」
「큰애기는 그거 안 좋아해.」
「아님」「작은어른」「모름」「전혀」「모름」
「잠깐만. 지금 모프박…크흠, 크, 큰애기한테 뭐 먼저 줄 것인지 때문에 그러는 거야?」
「응.」
「동의」
둘의 말에 하늘의 어머니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 그들 앞에 누워 있는 거대 괴수, 모프박이는 모든 생물을 유전자 정수로 보는 존재다.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먹는 그런 녀석이다.
「어차피 쟤 아무거나 다 좋아할 텐데 그냥 같이 쌓아두면 안 돼?」
「안 돼. 이거 식으면 맛없어.」
「작은어른」「다른 것」「잘못」「하지만」「말」「맞음」
「작은애기 못됐어! 못된 애는 혼내줘야 해!」
「싸움」「안 피함」
「잠깐잠깐잠깐!」
씨 데몬과 갤러곤 사이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하늘의 어머니가 급히 말렸다.
둘이 싸우게 되면 아드하이는 그대로 끝장이다. 저 분홍색 슬라임은 말투만 귀엽다 뿐이지 집채만 한 바위를 수백m 밖까지 던질 수 있는 괴물이다. 그 힘을 아드하이한테 사용했다간 뼈도 못 추릴 것이 분명했다.
「그러지 말고 둘이 따로 쌓아두면 되잖아.」
「따로?」
「응. 그러면 크, 큰애기가 깨어나서 먹고 싶은 것부터 먹을 거 아냐.」
「번거로움」「쓸모없음」
「둘 다 자기가 가져온 것을 먼저 주고 싶은 거잖아. 이쪽이 더 확실할 텐데. 안 그래?」
그녀가 필사적으로 설득하자 26호와 아드하이의 감정도 빠르게 가라앉았다. 서로를 향한 분노는 사그라졌지만 대신 경쟁심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더 많이 챙겨올 거야!」
「작은어른」「느림」「나」「빠름」
아드하이가 날개를 활짝 피더니 전력을 다해 날아올랐다. 녀석은 바다에서 페일 마스크와 싸울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숲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나도 안 져!」
26호도 지느러미를 부지런히 놀려 화염이 가득한 숲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다.
두 작은 괴수가 사라지자 하늘의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호박색 눈동자가 잠든 거대짐승을 원망스럽게 바라봤다.
‘모프박이 이 새끼, 너 나중에 큰일 나겠다.’
지난번에는 알을 어떻게 낳느냐고 물어보지를 않나, 누가 더 밥을 잘 차려주나 경쟁하지를 않나. 둘 다 평범한 생물이라면 모르겠으나 각각 생태계의 정점을 차지하는 존재다.
만약 둘이 나중에 싸움이라도 한다면 피의 수라장이 펼쳐지고 말리라.
‘먹이를 더 챙겨 오려고 했는데….’
하늘의 어머니는 등에 지고 온 먹이를 한 구석에 쌓아 놨다. 그리고 바싹 마른 땅 위에 털썩 엎드렸다. 입에는 방금 챙겨 온 작은 먹이 하나를 물고 말이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네.’
오징어를 뜯듣 먹이를 씹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아드하이가 먼저 나타났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온 녀석은 땅에 착지도 안 하고 먹이들을 하늘에서 떨어뜨렸다.
폭격기처럼 먹이를 융단 폭격한 녀석은 다시 방향을 돌려 날아가 버렸다.
‘정리 안 하면 싸울 수도 있으니.’
하늘의 어머니는 아드하이가 두고 간 먹이를 모프박이 앞에 쌓아 놨다.
그렇게 아드하이가 10번 정도 오갔을 때, 26호가 나타났다. 숲에서 나타난 녀석의 모습을 보고 하늘의 어머니는 입에 물고 있던 먹이를 툭 떨어뜨렸다.
‘미친?! 저게 뭐야?’
다 자란 플랜트리자드 5마리와 그만큼 커다란 덩치를 가진 괴물 서너 마리의 시체가 공중에 둥둥 떠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 아래에서 26호는 사이킥 파워로 괴물의 시체들을 옮기는 중이었다.
「어디다 놔?」
「…저기.」
녀석은 하늘의 어머니가 가리킨 장소에 시체들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녀석은 지느러미로 땅을 통통 튕기면서 숲 너머로 사라졌다.
녀석이 사라지자마자 아드하이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 번도 착륙하지 않은 녀석이 이번에는 땅에 내려앉았다.
자수정을 닮은 아름다운 눈동자는 정확히 26호가 쌓아둔 먹이더미에 고정되어 있었다.
「저거」「작은어른」「먹이?」
「그래.」
아드하이는 짜증스럽다는 듯 고개를 크게 털고 다시 날아갔다.
‘…씹, 내가 괜한 짓을 했나?’
둘의 경쟁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드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이 맞았다.
둘의 경쟁은 아드하이가 더 이상 날지 못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때마침 26호도 너무 과하게 에너지를 소모한 탓에 몸이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에이모프 앞에는 수많은 생물들이 시체의 산을 이루고 있었다. 불에 타 죽은 생물도 있지만, 대부분이 두 작은 괴물의 경쟁에 희생된 불쌍한 생물들이었다.
‘…무서운 놈들.’
거기서 끝나면 좋았으련만 이번에는 또 다른 게 문제가 됐다.
「내가 가져온 먹이가 더 커!」
「나」「더」「많이」「가져옴」「나」「이김」
「아니야! 큰 먹이가 더 좋은 거야!」
「부정」「작은어른」「모름」「모름」「모름」「전혀」「모름!」
날개 하나 까딱 못할 정도로 지친 아드하이는 입만을 살아서 26호의 신경을 박박 긁고 있었다. 26호도 촉수로 때리고 싶은 것 같았지만 힘이 빠져서 그런지 씩씩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불똥은 제3자에게 튀었다.
「중간애기야, 누가 더 잘했어?」
「어?」
「착한 친구」「정답」「부탁」
두 괴물이 자기를 쳐다보자 하늘의 어머니는 당황했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당장 어느 한쪽 편을 들어도 문제는 없겠지만 후환이 두려웠다. 한쪽은 준레이드 보스급 생물이고, 다른 한쪽은 무시무시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생물이다.
둘 중 하나에게 원한을 사는 것은 이제 막 모프박이 그룹에 들어온 그녀에게 몹시도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어, 그, 그냥 둘 다 이긴 걸로 치면 되지 않을까? 이 녀석도 그걸 원….」
「아니야. 큰애기도 큰 먹이를 좋아할 거야. 작고 맛없는 먹이 많이 줘도 안 좋아해.」
「작은어른」「전부」「틀림」「큰어른」「먹이」「수」「중요함」「양」「안 중요함」
분위기를 봤을 때 대충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그녀가 난처해하는 그때.
「그르르르」
구세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잠들어 있던 괴수가 눈을 뜨고 있었다.
이틀동안 거의 내리 잔 괴물은 몸을 일으키며 여러 개의 팔들을 쭉 폈다.
[즈즈 즈즈즈 즈즈즈 즈즈즈(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26호랑 아드하이가 먹이를 가져왔어! 빨리 먹어봐.」
[즈 즈즈(응? 그래?)]
하늘의 어머니는 잽싸게 그에게 결정권을 떠넘겼다. 이제 막 잠에서 깬 그는 팔로 턱 아래를 긁적이며 쌓여 있는 먹이를 내려다 봤다.
그리고 마음을 정했는지 팔을 뻗었다.
「어?」
에이모프는 전투용 팔 아래에 달린 피막을 이용해서 먹이더미들을 쓸어 담더니 입 안에 쏟아 넣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누구의 먹이를 먼저 먹었는지 확인이 불가능했다.
「큰어른」「다먹음」
「그럼 누가 이긴 거야?」
약간의 시체만을 남기고 전부 먹어 치운 에이모프는 팔을 뻗어서 26호와 아드하이를 끌어안았다.
[즈즈 즈즈 즈즈즈즈 즈즈즈(모두 나를 돌봐줘서 고마워)]
「큰애기 이제 안 아파?」
「큰어른」「괜찮음?」
[즈즈 즈즈즈 즈즈즈즈즈 즈즈즈 즈즈 즈즈즈 즈즈즈즈(응. 너희가 아니었으면 큰일 났을 거야. 너희들 덕분이야)]
지쳐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사랑하는 이의 갑각에 감싸져서 그런 것일까.
26호와 아드하이는 누구 것이 더 맛이 좋았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수마가 그들을 덮쳤다. 둘은 물어보기도 전에 잠에 빠졌다.
[즈즈 즈즈즈즈즈즈(많이 피곤했나보네?)]
「…너는 죄가 참 많은 것 같아.」
[즈즈(응?)]
「아무것도 아니야.」
하늘의 어머니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늘과 대지, 모두가 불타는 가운데 에이모프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잠든 26호와 아드하이를 토닥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