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진화하는 우주괴물이 되었다-341화 (342/400)

     

   ‘뭐 그건 됐고. 몸에는 이상 없어.’

   

   짧은 점검을 마친 나는 고개를 들었다.

     

   이제 눈앞에 있는 악마를 사냥할 시간이다.

     

   나는 활짝 펼쳐진 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날개가 발산하는 에너지가 나의 몸을 무중력의 공간인 우주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

     

   내 몸이 전력을 다해 이동하는 전함처럼 빠르게 움직인다. 그런 나의 뒤에서 아드하이와 26호가 바짝 따라붙는다.

   

   내가 진화하는 동안에도 고뇌의 고리와 제국모함은 싸움이 한창이었다. 상대적으로 무장이 빈약한 구축함들은 진작에 전멸했고, 제국모함들만이 남아 힘겹게 싸우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에 우리가 나타나자 제국모함 한 척이 함선의 부무장, ‘블랙캐논’의 포구(砲口) 중 일부를 내 쪽으로 돌렸다. 뒤이어 다른 제국모함도 따라서 나를 공격할 준비를 했다.

     

   제국모함 한 척당 8개의 포대만 설치되는 블랙캐논은 코스믹 볼트보다는 떨어져도 매우 막강한 무기다.

     

   블랙캐논에는 총 두 가지 모드가 있는데, 적은 수의 적을 상대할 때는 검은색 열선을, 함대와 싸울 때는 인공 블랙홀을 형성하는 구체를 발사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둘 다 코스믹 볼트와 동일한 에너지원인 암흑물질을 사용하기에 위력 자체는 일반 전함과 비교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전에 컬트 함대와 스타유니언의 함대가 싸울 때도 제국모함은 블랙캐논으로 블랙홀탄을 발사해서 막대한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이윽고 대(對) 함대용 함포, 블랙캐논 4개가 불을 뿜었다. 블랙홀을 연상시킬 정도로 새카만 열선들이 나를 태워버리기 위해 날아온다.

     

   ‘물론 안 맞는다면 소용없지만.’

     

   나는 비행 도중 타이밍에 맞춰 날개를 접었다. 나를 포위하듯 날아든 네 줄기의 검은 열선이 간발의 차로 몸 위를 스쳤다.

     

   뒤를 따라오던 아드하이도 궤도를 자유롭게 바꾸며 능숙하게 열선을 피했다.

     

   그러는 사이, 다른 블랙캐논들은 고뇌의 고리에게 포화를 쏟아붓고 있었다.

     

   「-」

     

   열선에 의해 불타는 팔들이 소리 없는 박수를 친다.

     

   놈의 화력은 일반 고리 형태보다 8자로 꼬인 형태일 때 배 이상 강해진다. 이는 본래의 몸 중 반만 소환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중력을 조작하는 힘이 발휘되자 우주 공간이 바람에 흔들리는 종이처럼 출렁거린다. 현실의 물리 법칙을 왜곡시키는 힘이 퍼져나가며 베르잔02의 방어자에 닿았다.

     

   그러자 제국모함이 끄트머리부터 꽈배기처럼 꼬이기 시작했다. 두꺼운 장갑과 모함이 만들어 낸 실드를 완전히 무시한 채 말이다.

     

   그걸 본 다른 제국모함이 나에 대한 사격을 중단하고, 볼텍스원에게 모든 블랙캐논을 집중했다. 커팅된 다이아몬드처럼 매끄러운 함선 외벽에 균열이 생기며 모서리 부분이 열렸다. 그 안에서 나온 포대가 검은 구체, 블랙홀탄을 쐈다.

     

   「-」

     

   고뇌의 고리가 다시금 박수를 친다.

     

   그러자 검은 구체는 보이지 않은 벽에 가로막히기라도 한 것처럼 우주 한복판에 멈췄다. 구체 주변의 공간이 왜곡되고 빛이 모조리 빨려 들어갔다.

     

   하필 중력을 조작할 수 있는 볼텍스원한테 블랙홀탄을 쏘다니.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었다.

     

   소형 블랙홀을 만드는 블랙홀탄은 피아식별이 불가능하다. 동료를 구하기 위해 나선 이름 모를 제국모함은 자신이 쏜 무기에 그대로 말려들었다. 거대한 함체가 급격히 수축되고 곧 우주의 심연 속으로 사라졌다.

     

   그사이 고뇌의 고리에게 접근한 나는 전투용 팔과 뼈 낫 팔로 놈의 몸을 내리찍었다.

     

   몸 크기는 뼈 야수로 거대화됐을 때보다 작지만 힘은 더 강해졌다. 우주에 떠 있는 별빛처럼 차가운 뼈 낫이 고리를 덮은 팔들을 찢어발겼다. 그리고 이중 턱이 생긴 세 개의 머리로 놈을 사정 없이 물어뜯었다.

     

   유기물과 에너지가 융합되어 만들어진 살점이 내 몸 속에 스며든다. 뛰어난 에이모프의 소화기관이 볼텍스원의 육신을 흡수해 양분으로 전환했다.

     

   놈도 내가 아까보다 강해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바로 대응에 나섰다. 표면의 팔들이 X자로 교차하자 수많은 에너지탄이 내 몸을 후려쳤다.

     

   ‘에너지탄이라.’

     

   차라리 반탄력을 만들어 나를 밀어냈으면 피해가 덜 했을 텐데. 놈은 잘못된 선택지를 골랐다.

     

   지근거리에서 죽음의 비를 맞은 내 몸이 금세 너덜너덜해졌지만 내 힘은 오히려 강해졌다.

     

   추가로 몸 크기도.

     

   놈의 몸에 박아 넣은 내 머리들과 팔들이 타이런트로이드 효과로 급격히 커졌다. 놈 입장에서는 상처에 지혈 스펀지를 수십 개씩 욱여넣은 것이나 다름없으리라.

     

   확실히 이건 차원이 다른 통증이었는지 놈의 움직임을 잠시 정지했다. 나는 고리의 몸에 박은 머리들을 흔들며 적의 체내를 들쑤셨다.

     

   놈이 못 움직이는 동안 해야 할 일이 있다.

     

   ‘코어는 어디 있지?’

     

   일반적인 생물을 초월한 존재인 볼텍스원은 팔다리는 물론이고 내장 같은 소화기관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육신을 유지하고 운용하는데 필요한 심장이나 뇌와 같은 개념의 기관은 존재한다. ‘어비셜 코어’란 기관인데 이걸 파괴하면 소환된 볼텍스원은 죽는다.

     

   에이모프가 볼텍스원의 유전자 정수를 빼앗으려면 이 어비셜 코어를 포식해야 한다.

     

   「--」

     

   놈도 내가 자기 고기를 먹어치우며 코어를 찾는 중이라는 것을 인식했는지, 즉각 반응했다. 팔들이 합장하고 압도적인 반탄력이 발생하며 내 몸을 덮쳤다. 내 몸이 뒤로 확 젖혀졌지만 전처럼 무기력하게 밀려나지는 않았다.

     

   지금 내 팔과 머리들이 놈의 몸에 박혀서 닻 역할을 하고 있다. 몸 표면이면 모를까 내부까지는 반탄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고통 경감 발동!」

   「고통 경감 발동!」

     

   물론 버틸 수만 있는 거지, 반탄력에 의한 충격까지 상쇄시키는 건 아니다. 에너지탄에 맞아 입은 상처들이 마구 벌어지고, 두꺼운 갑각도 죄다 깨져나갔다.

     

   갑각이 부서진 다음은 근육과 뼈 차례였다. 볼텍스원이 만든 반탄력으로 인해 노출된 근육은 찢어지고 뼈는 부러졌다.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온 피 분수가 무중력의 공간을 가득 채웠다.

     

   ‘…강해!’

     

   단순히 자기 보호 능력을 사용한 것인데도 엄청난 위력이다. 여기서 중력 조작 능력까지 걸리면 나라고 해도 무사할 수 없을 거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놈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박수를 치기 위해 손을 모은다.

     

   그 순간, 놈의 몸이 살짝 흔들렸다. 완전히 격침되지 않은 베르잔02의 방어자가 놈을 공격했다.

     

   「----」

     

   놈의 팔들이 박수를 치려다 말고 X자로 교차했다. 상대적으로 덜 번거로운 적인 제국모함부터 정리하고 나를 죽이려는 의도이리라.

     

   팔들이 자세를 바꾸고 난 뒤, 강렬하지만 짧은 파장이 느껴졌다. 그걸 끝으로 제국모함의 움직임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

     

   에너지탄으로 제국모함을 격침시킨 놈이 자세를 바꾸려 한다. 수많은 저 손바닥들이 서로 맞닿는 순간, 내 몸은 완전히 으깨질 터.

     

   하지만 이 자리에는 나와 제국모함만 있는 게 아니다.

     

   놈의 체내가 갑자기 파르르 떨린다. 26호를 등에 태운 아드하이가 날아와 놈을 꿰뚫었기 때문이다.

     

   팔들이 자신한테 달라붙은 성가신 적을 해치우기 위해 움직인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무엇이든 차단하는 보호막을 만드는 26호, 그리고 레드아머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아드하이. 제아무리 볼텍스원이라 해도 둘을 쉽게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내 보조기관도 마침내 이질적인 무언가를 감지해냈다. 10m 크기에 달하는 커다란 유기물 덩어리가 가까운 곳에 있다.

     

   ‘어비셜 코어!’

     

   코어의 위치를 확인한 나는 등에서 침식 촉수들을 뽑아냈다. 그리고 코어가 있는 고리 부분의 표면을 촉수로 잡아 뜯었다.

     

   「-----」

     

   코어가 들켰다는 것을 깨달은 놈이 새로운 자세를 취했다. 모든 팔들이 주먹을 꽉 쥔 채 정면으로 쭉 뻗었다.

     

   그러자 반토막 난 8자 형태의 몸이 잘게 쪼개졌다. 도마뱀이 위급할 때 꼬리를 자르는 것처럼 내 머리와 팔들이 박힌 부분을 떼어놓은 거다.

     

   ‘그럴 줄 알았어.’

     

   코어가 숨어 있는 부위가 멀어졌지만 이것 또한 계획했던 바다.

     

   쪼개진 고리 부분들이 다시 합쳐지며 반만 남은 8자 형태로 돌아온 고뇌의 고리. 나 때문에 신체의 일부를 떼어 놓은 터라 좀 전보다 크기가 줄어들었다.

     

   나는 주인을 잃은 몸통에 머리를 처박은 채 바로 다음 카드를 준비했다.

     

   나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몸을 합친 놈이 나를 끝장내기 위해 움직인다.

     

   놈이 막 박수를 치기 직전, 어디선가 날아온 파장이 내 괴물의 촉수 끝에 닿았다.

     

   「와! 새집이 온다!」

   「아직」「안 왔어」

   ‘드디어 왔구나!’

     

   26호가 말하는 새집.

     

   녀석에게 새집이라 할 만한 것은 딱 하나뿐이다.

     

   텅 빈 우주 한복판에 푸른 빛무리가 집중된다. 빛을 찢으며 어마어마한 질량을 가진 구조물이 나타났다.

     

   메가콥의 직경 2km짜리 슈퍼무기, 기가크래커다.

     

   베르잔02에서 하늘의 어머니를 떠나보내면서 부탁했다.

     

   아우르 성계의 위험 요소가 얼추 정리되면 기가크래커를 끌고 들어오라고.

     

   제국모함들이 전멸한 지금, 하늘의 어머니와 PS-111, 이사벨을 태운 슈퍼무기가 이곳에 나타났다.

   ‘고뇌의 고리’를 향해 포격하는 제국모함은 총 2척이었다.

     

   하나는 아마도 알샤스의 모함, ‘베르잔02의 방어자’일 거고, 다른 하나는 아우르 성계의 다른 행성을 보호하는 제국모함으로 추정된다.

     

   본래 제국모함이 움직일 때는 모함전단(母艦戰團)이 반드시 동원되지만, 지금은 아주 적은 수의 구축함만 있었다. 베르잔02에서 싸울 때, 알샤스가 감시청 정예함대에 모함전단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나를 공략하는데 힘을 보태려는 의도에서 그런 거겠지만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검은 탐식자 대포에 의해 정예함대는 물론이고, 모함전단도 끝장났으니 말이다 추가로 함께 투입된 제국모함 몇 척도 같이 사라졌고.

     

   놈이 세운 전략이 실패했으니 제국모함 2척이 최후의 보루다. 저 배들까지 박살나면 아우르 성계는 그야말로 무주공산이 된다.

   

   ‘아직까지는 계획대로야.’

     

   제국모함이 볼텍스원을 상대로 시간을 버는 동안, 나는 진화한 육신을 체크했다.

   

   성체가 된 이후 사냥의 표상을 쓴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 아드하이의 동족들이 이주한 용의 둥지에 방문했을 때 여러 번 썼었다. 당시 PS-111이 만든 미니 스크리머들에게 특성을 이식하기 위해 사냥의 표상을 적극 활용했다.

   

   ‘다만 강적과 싸울 때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

   

   게다가 전투에 직접 활용하려고 변신한 것도 참 오랜만이다. 매번 특성을 고정 획득하려고 사냥의 표상을 썼으니 말이다.

   

   ‘그러니 몸 상태를 한 차례 점검해 봐야겠어.’

     

   먼저 머리부터 보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눈이 사라지고 턱 아래 보조기관의 능력이 올라갔다. 중앙의 머리도 오른쪽, 왼쪽 머리처럼 눈이 있는 자리에 갑각이 덮였고, 그 위에 날카로운 뿔이 자라났다.

     

   턱 아래의 보조기관은 가느다란 촉수 형태가 아니라 입 양쪽에 난 엄니처럼 예리한 칼날 모양의 뼈로 보호받는 구조가 됐다.

     

   그 외 뒷머리 갑각과 뿔의 크기도 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 보조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감각으로는 갑각과 뿔이 뒤섞여 날카롭게 솟아난 형태였다. 고전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검으로 만든 옥좌를 머리에 쓰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중앙의 머리에 비해 단순한 형태였던 양측의 머리도 더 화려하고 흉악스러워졌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큰 차이라면 세 머리 모두의 두상과 구강구조가 변화했다는 점이다. 뱀이나 악어와 같은 형태의 턱이 준성체 시절의 입과 비슷하게 변했다.

     

   물론 완전히 동일한 건 아니었다. 아래턱 안쪽에 또 하나의 턱이 더 생겼기 때문이다.

     

   「그르르」

     

   입을 벌리자 턱과 목 사이에 위치한 두 번째 턱, 인두 턱(咽頭顎)이 튀어나왔다. ‘수확자의 턱’ 특성을 얻으면서 새로 생긴 촉수 형태의 혀가 턱으로 대체된 거다.

     

   모티브만 따온 것이 아니라 외형도 진정한 에X리X에 가까워졌다고 할까.

     

   ‘X일X언보다는 곰치에 가깝지만 말이야.’

     

   그 다음 몸을 살펴보면 머리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더 거대해졌다. 아무 강화 효과도 받지 않은 상태의 내 몸길이는 60m에 불과하지만, 지금은 100m를 가볍게 넘긴다. 아마 120m 정도 되지 않을까 짐작된다.

     

   몸이 커지는 것, 눈이 사라지는 것 말고 아직 사냥의 표상 트레이드마크가 하나 더 남아 있다.

     

   바로 등에 생기는 뼈 낫 팔.

     

   이전까지는 사람으로 치면 날개뼈 부근에서 뼈 낫 팔이 나왔다. 덕분에 적을 입으로 물었을 때나, 힘겨루기를 할 때 공격하기 용이했다.

     

   하지만 성체가 되면서 몸 구조가 바뀌어서 그런 걸까. 뼈 낫 팔이 나오는 부위가 달라졌다.

     

   등이 아니라 전투용 팔 아래의 허리 부근에서 뼈 낫 팔이 튀어나왔다. 길이도 매우 길어져서 ‘평상시의 날개 팔’과 거의 비슷할 정도였다.

     

   굳이 평상시의 날개 팔이라 말한 이유는 사냥의 표상 상태가 되면서 날개가 더 거대해졌기 때문이다.

     

   나의 신체 부위가 맞나 싶을 정도로 거대한 날개가 검은 바다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날개 안쪽 피막 위에는 선명한 붉은 물결무늬가 도드라져서 마치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자리를 연상시켰다.

     

   머리, 팔, 그 외 나머지 부위까지 전반적으로 다 거대해진 만큼 근육 또한 엄청나게 증가했다.

     

   길이가 평상시의 2배 가량 증가했음에도 근육 덕분에 몸 자체가 워낙 두꺼워지는 바람에 비율상 별 차이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살이 찐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근육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테니 무게도 만만치 않게 늘어났다. 만약 감시청 건물 안에 있었다면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바닥이 무너졌을 거다.

     

   ‘넘치는 힘, 마음에 들어.’

     

   베르잔02에서부터 쉬지 않고 연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체력이 많이 소모됐다. 거기에 추가로 타일런트로이드의 활성화를 노리기 위해 입은 부상, 검은 탐식자 대포에 소모된 에너지도 아직 다 회복되지 않았다.

     

   하나 사냥의 표상을 통해 몸이 일시적으로 업그레이드되다 보니 잃어 버린 힘의 일부가 되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큰어른」「뿔」「많아」「매우」「커」「역시」「멋져」

   「큰애기는 귀여워.」

   

   둘은 성체에서 사냥의 표상으로 변신한 것을 이번에 처음 봤다. 용의 둥지에서 아드하이는 우두머리 역할을 수행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26호는 갤러곤 해츨링을 돌보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부정」「멋진 것」「귀여운 것」「달라」

   「멋지고 귀여워!」

   「그건」「인정」

   

   아드하이는 늘 그렇듯 갤러곤의 본능에 입각한 평가를 내렸다. 반면, 26호는 의외의 평가를 내렸다.

   

   ‘귀엽다라. 이 입 모양 때문에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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