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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우주괴물이 되었다-359화 (360/400)

     

   머리 위로 쏟아지는 황산비, 용암으로 뒤덮인 대지, 그리고 검은 구름 속에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거대한 번개들까지. 지옥이 실존한다면 이런 분위기겠지.

     

   ‘신기한 것은 이런 곳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괴물들이 있다는 거지만.’

     

   저 멀리 황소를 닮은 괴물이 굳은 용암 위를 뒹구는 모습이 보인다. 아스카44에 처음 도착하고 만난 괴물, 불카록스였다.

     

   놈들은 용암과 황산비를 몸에 묻히고 식히는 일을 반복해 자신의 금속 갑각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이 지옥 같은 행성에 서식하는 무시무시한 괴수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저러는 거다.

     

   벌겋게 달아오른 금속의 황소가 나를 보더니 후다닥 달아났다. 나도 다른 목표를 노리고 있기에 굳이 쫒지 않았다.

     

   “곧 드래드송의 영역입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턱 아래의 보조기관에 감각을 집중했다. 좌우의 머리들도 목을 아래로 숙여 용암 위에 보조기관을 가까이 했다.

     

   그리폰 형태로 변신한 하늘의 어머니도 부리에 창을 문 채 전방을 매섭게 주시했다.

     

   드래드송은 영역 의식이 매우 강하다.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자기 영역에 발을 들인 자는 절대 봐주지 않는다.

     

   ‘지금쯤이면 우리를 이미 인지했을 거야.’

     

   천둥소리가 은은히 울리는 가운데, 나는 독가스가 자욱하게 낀 공간으로 진입했다. 사방에 죽음의 안개가 깔려 있어서 내 눈으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방금 2시 방향 150m 밖. 뭔가 움직이는 걸 봤어.」

   [즈즈즈(알았어)]

     

   나보다 시력이 훨씬 뛰어난 하늘의 어머니가 내게 경고했다. 나는 그녀가 말한 방향으로 보조기관의 감각을 집중시켰다.

     

   길고 얇은 보조기관이 꿈틀거리며 주변의 정보를 모조리 빨아들인다. 확실히 그녀 말대로 저쪽에서 움직임이 느껴진다.

     

   얼핏 느끼기에는 굳은 용암 사이로 가스가 새어 나오는 현상과 흡사했다. 당장 내 발아래에서도 비슷한 자연현상이 계속 일어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드래드송이 먹이를 노리고 기습을 준비할 때도 저런 식으로 위장하기 때문이다.

     

   ‘이쪽에서 먼저….’

     

   공격할 준비를 하는데, 놈이 한 발 더 빨랐다. 용암에서 길쭉한 장대 같은 것이 튀어나와 이쪽을 향해 날아왔다.

     

   「!」

     

   초고속으로 날아온 그것이 내 등에 올라탄 그리폰을 꿰뚫으려 했다. 하늘의 어머니도 뒤늦게 피하려고 몸을 움직였다.

     

   하나 드래드송의 공격이 약간 더 빠르다. 이대로 두면 그녀가 부상을 입을 게 분명했다.

     

   나는 급한 대로 날개팔을 들어서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 장대가 내 날개팔을 꿰뚫었지만, 그 덕분에 적의 공격을 늦출 수 있었다. 내가 막는 사이, 하늘의 어머니는 재빨리 딱딱한 검은 땅 위로 뛰어내렸다.

   

   「에이모프!」 

   [즈즈 즈즈즈(모두 조심해)]

     

   나의 오른쪽 머리가 팔에 구멍을 낸 장대를 물어뜯기 위해 목을 굽혔다. 그러자 길쭉한 장대가 옆으로 휘면서 오른쪽 머리의 입질을 피했다. 내 팔에 구멍을 뚫을 때만 해도 단단한 창과 같던 ‘그것’이 유연하게 굽혀진 채 날아온 장소로 되돌아갔다.

     

   검은 땅이 갈라지고 내게 공격을 가한 존재가 머리를 천천히 밖으로 내밀었다.

     

   두꺼비를 연상시키는 넓게 납작한 머리는 마그마 때문에 붉게 빛났다. 놈은 입을 벌려 좀 전에 쏜 긴 장대, 그러니까 긴 혓바닥을 수거했다.

     

   나는 등에 숨겨진 침식 촉수를 빼서 놈의 머리를 공격했다. 6개의 부속지가 용암을 헤집으며 괴물의 흉측한 머리를 쥐어뜯으려 했지만, 놈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수십m 떨어진 곳에서 놈이 다시금 머리를 살짝 밖으로 뺐다.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4개의 눈동자가 나를 주시한다.

     

   놈을 공격하려고 내가 움직이자 놈은 금세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역시 빠르네.’

     

   마그마와 황산 가스가 가득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육식성 두꺼비, 드래드송.

     

   얼음 행성에 ‘글래셔 핀드’가 있다면 화산형 행성에는 드래드송이 있다고 할 정도로, 놈은 악명이 높다. 먹이를 천천히 농락해서 죽이는 교활한 성격, 영역 의식이 매우 강하다는 점 등에서 보면 상당히 비슷하다.

     

   ‘하지만….’

     

   나 역시 뛰어난 사냥꾼으로 불리는 몸.

     

   게임에서 저 교활한 포식자를 수십 번 이상 사냥했다.

     

   이 세계라고 다를 것 없다. 사냥 시간, 과정에 차이가 있을 뿐.

   

   놈이 나의 먹이가 될 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쁜애 말랑말랑 속에 숨었어.」

   「검은 땅」「위험」

   “지속적인 가스 분출로 인해 진동을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언니 조심해. 드래드송은 속임수에 능하니까.”

     

   언제 다시 드래드송이 기습할지 모르기에 모두 내 위에서 내려왔다.

     

   26호는 전투 모드에 들어가 몸을 크게 키운 뒤 공중에 몸을 띄웠다. 그 위로 아드하이와 이사벨이 독한 황산 안개의 범위 밖으로 날아올랐다.

     

   PS-111은 각각 갈고리 손톱, 칼날 손톱이 달린 팔들을 들고 놈이 나타나면 바로 벨 준비를 했다. 녀석의 꼬리에 달린 데몰리셔도 언제든 즉시 사격할 수 있게 준비되었다.

     

   모두가 전투태세를 갖추는 사이, 하늘의 어머니가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사람 머리만한 구멍이 생긴 내 날개팔을 보고 내게 사과했다.

     

   「미안해.」

   [즈즈즈(괜찮아)]

     

   방금 드래드송이 내게 날린 혀는 아주 기본적인 공격이다. 침이 묻은 혀로 상대를 찌르는 거니까.

     

   문제는 놈의 혀의 근력이 매우 높은데다가 혀 자체가 굉장히 단단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혀로 찌르는 공격이라도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낸다. ‘시체메기’ 수준의 강산성 타액이 묻어 있는 것은 덤이고.

     

   오죽하면 초광속 항해도 버티는 내 갑각에 구멍이 났을까.

     

   ‘그래도 이 정도면 큰 부상은 아니야.’

     

   내 덩치를 생각하면 사람 머리만한 구멍이 뚫리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압정에 찔려 피가 흐르는 느낌에 가깝기 때문이다. 솔직히 고통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나는 상처에 신경을 끄고 주변을 훑었다.

     

   ‘우리를 견제하고 있어.’

     

   드래드송은 선사시대에 서식했던 거대 개구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눈이 여러 개라든가, 몸이 암석 껍데기로 보호받는다거나 하는 점을 보면 괴수의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말이다.

     

   요점은 놈의 체형이 육탄전에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거다. 저 초대형 두꺼비는 근접 전투력은 화이트 갤러곤보다 확연히 떨어진다. 드래드송의 교활함은 이러한 신체적 약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놈한테는 혀보다 무서운 무기가 있지.’

   [즈즈즈즈 즈즈 즈즈(위에서는 뭔가 보여?)]

   「안 보여」

   “짙은 가스 때문에 확인이 힘들어.”

     

   위에서 한 차례 정찰을 한 아드하이와 이사벨이 다시 내려왔다. 나는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뿌옇게 낀 독가스를 바라봤다.

     

   ‘놈이 하늘의 어머니를 노린 건 우연이 아니야.’

     

   자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적이 누군지 알고 우선적으로 공격한 거다.

     

   기습이 실패했으니 다음은 둘 중 하나다. 다시 하늘의 어머니를 공격하거나, 아니면….

     

   ‘제일 약해 보이는 대상을 노리거나.’

     

   그 순간, 용암 속에서 놈의 혓바닥이 튀어나왔다. 막 총구를 떠난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오는 괴물의 혀. 그 끝에는 황금빛 털을 가진 그리폰이 있었다.

     

   ‘아니, 저건 속임수야.’

     

   드래드송은 같은 공격을 반복하지 않는다. 적을 속이고 싶을 때를 빼고.

     

   나는 날개팔을 들어 쾌속으로 날아드는 놈의 혓바닥을 후려치려 했다. 그러자 혓바닥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대신 노린 목표가 바로 분홍색의 초거대 해파리, 26호였다.

     

   26호은 나 다음으로 크기가 크지만, 나만큼 외피가 단단하지 않다. 그 사실을 꿰뚫고 목표를 수정한 것이리라.

     

   ‘멍청하긴.’

     

   씨 데몬과 드래드송은 서식지가 완전히 달라 서로 만날 일이 없다. 하지만 그 어느 플레이어도 둘을 같은 단계로 두지 않는다. 씨 데몬이 월등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26호는 일반 씨 데몬이 아니지.’

     

   드래드송의 뭉툭한 혀가 녀석의 외피에 닿으려던 찰나, 분홍색 표면에서 보라색 줄기가 자라났다. 미지의 힘으로 구성된 줄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기하학적 문양으로 완성됐다.

     

   짧은 시간에 만든 거라 그런지 크기는 별 볼일 없었지만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에는 충분했다. 26호가 만든 보호막과 충돌한 혀는 바위에 던진 계란마냥 파열되었다.

     

   피가 허공에 튀고 혀가 고통 속에서 경련한다. 드래드송이 통증 때문에 멈칫하자 PS-111이 달려들었다.

     

   “메인컨트롤러를 위해 방어합니다.”

     

   녀석의 갈고리 손톱이 번뜩였다. 허공에 퍼진 가스가 갈라지고, 드래드송의 혀가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케에엑!”

     

   멀리서 괴물의 고통스러운 신음이 들린다. 놈의 혀가 재빨리 황산의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PS-111은 소리가 난 방향으로 꼬리에 달린 데몰리셔를 조준해 바로 발사했다. 전갈의 꼬리를 닮았지만 그 끝에서 발사되는 것은 독액 대신 남색의 에너지탄이었다.

     

   에너지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놈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 보니 빗나간 듯했다.

     

   「나쁜애 혼내줄 거야!」

     

   분노한 26호가 보호막을 해제하고 사이킥 파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심해의 악마가 뿌린 사이킥의 사슬이 가스를 토해내는 검은 대지에 파고들었다. 지표가 갈라지고 그 아래에서 들끓던 붉은 용암이 피 분수처럼 뿜어졌다. 사이킥 파워로 이 주변을 통째로 뒤집어 엎을 속셈이다.

     

   적도 이건 예상 못했는지, 땅 속에서 큼지막한 무언가가 바삐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공중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아드하이가 땅이 들썩거리는 것을 캐치하고 바로 사이킥 브레스를 날렸다.

     

   일반 갤러곤과 달리 작은 구체 형태를 띠는 특유의 사이킥 브레스가 드래드송이 숨어 있는 곳에 적중했다. 땅이 움푹 파이고 안에서 용암과 다른 색깔의 액체가 흘러나왔으나 놈은 멈추지 않았다.

     

   놈의 기척은 금방 사라졌다. 이 자리를 벗어나 다시 기습할 기회를 노리려는 거다. 게임에서도 그랬지만 역시 귀찮은 놈이다.

     

   ‘게임에서는 먹이로 유인하거나 용암 속에 직접 들어가서 잡았는데.’

     

   내 경우는 이 중 후자, 용암 속에 들어가 놈을 계속 뒤쫓는 방법으로 잡았다. 얼추 현실 시간으로 하루 정도 쉬지 않고 뒤쫓아 다니면 놈의 체력이 방전되어 도망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정신 나간 짓이었지.’

     

   여기서도 그런 식으로 잡을 생각은 없다. 나를 도와줄 애들이 있는데 뭐하러 그런 짓을 하겠는가.

     

   나는 저승과 같은 분위기로 변한 드래드송의 영역을 바라봤다. 26호가 뒤집어 놓은 지표에서는 황산 가스와 용암이 쉬지 않고 계속 분출되었다. 이 기회에 열심히 토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잠깐.’

     

   그걸 보고 있으니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먼저 하늘의 어머니를 불렀다.

     

   [즈즈즈 즈즈즈즈 즈즈 즈즈 즈즈즈즈(압력을 조종하는 입자, 지금 쓸 수 있지?)]

   「당연하지. 그건 왜?」

   [즈즈 즈즈즈즈 즈즈 즈즈즈(그거 땅 아래에 보낼 수 있어?)]

     

   내 말에 그녀가 미묘한 눈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압력을 조종하는 입자로 놈을 잡으려면 무리야. 금방 알아채고 피하려 할 걸.」

     

   미안하다는 듯이 말하는 그녀였지만, 상관없다. 땅 내부의 압력을 조종할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려고 물은 거니까.

     

   ‘이쪽은 됐고.’

     

   다음 물어볼 대상은 26호다.

     

   내가 질문하자 녀석 몸이 분홍색 빛을 내며 깜빡거렸다.

     

   「큰애기가 부탁했으니까 해볼게!」

   [즈(좋아)]

     

   나는 촉수를 두 개 들어서 파이팅 자세를 취하는 녀석을 가볍게 쓰다듬어줬다. 그리고 하늘의 어머니와 26호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설명했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방법이야. 스케일만 봤을 때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말랑말랑 꾹꾹 누르면 돼?」

   [즈(응)]

     

   내 설명을 들은 녀석들은 바로 행동에 나섰다.

     

   먼저 하늘의 어머니가 찬란한 마노(瑪瑙)색 날개를 활짝 펼쳤다. 역한 냄새를 풍기는 안개 속에 보석을 연상시키는 입자들이 섞여든다. 그 입자들 중 일부는 부서진 지반 아래까지 침투했다.

     

   그녀가 밑 작업을 하는 동안, 나는 PS-111을 전투용 팔로 움켜쥐었다.

     

   [즈즈즈 즈즈 즈즈 즈즈(바닥에 발을 대면 안 돼)]

   “그렇습니까?”

     

   하늘의 어머니는 계속해서 입자를 검은색 땅에 뿌렸다.

     

   한 번 호되게 당해서 그런 걸까. 근처에 있을 것이 분명한 드래드송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그렇게 생각한 순간, 어디선가 갑자기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내 보조기관과 괴물의 촉수도 파르르 흔들렸다. 뭔가를 감지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우리 주변에 아주 강한 공기의 흐름이 발생했기 때문에 흔들리는 거다.

     

   “에이모프!”

     

   황산 안개가 바람에 쓸려서 한 곳에 모여 들었다. 그걸 본 이사벨이 다급히 경고했다.

     

   공기와 가스가 집중된 곳에 놈이 있었다. 드래드송은 크고 납작한 머리와 상대적으로 짧고 투박한 앞발을 땅 위에 내놓은 채, 가스를 강하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4개의 눈 뒤편에 달린 아가미 비슷하게 생긴 부위가 떨리며 휘파람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마침내 드래드송도 비장의 수를 꺼내 들었다. 공포의 노래라는 놈의 이름에 걸맞는 무서운 기술을 말이다.

     

   [즈으으으 즈즈즈 즈즈 즈즈(아드하이, 이사벨. 위로 피해)]

     

   위에 있는 애들에게 경고하고, 서둘러 날개를 펼쳐 지상에 있는 멤버를 보호했다.

     

   거의 동시에 놈이 들이마신 것들을 내뿜었다. 몸속에서 압축된 황산 가스와 화산재, 용암과 마그마 등이 일시에 해방되면서 궤도 병기만큼 무서운 힘으로 화했다. 그 파괴력은 여러 대의 뇌신이 동시에 공격한 것 이상. 성체의 에이모프라 해도 맞으면 큰 피해를 입는다.

     

   드래드송이 부른 염화의 노래가 나를 덮쳤다. 화산재 속을 뚫고 내려올 때도 멀쩡하던 내 갑각이 금이 가고 쪼개졌다. 날개팔에 달린 피막들은 군데군데 구멍이 나거나 찢어졌다.

     

   「고통 경감 발동!」

     

   전신이 불타는 고통은 전에도 겪어 봤지만, 익숙지 않은 것은 여전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괴물 두꺼비의 노래는 그리 길지 않다는 거다.

     

   내게 막강한 화염 공격을 가한 드래드송은 다시 땅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즈즈즈즈(지금이야)]

     

   놈이 숨은 것을 확인한 나는 바로 26호에게 파장을 흘렸다. 날개 안쪽에서 보호받던 녀석이 바로 사이킥 파워를 퍼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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