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진화하는 우주괴물이 되었다-388화 (389/400)

     

   [즈■즈즈(고■했어)]

   「■■■야?」

     

   나는 세 개의 머리를 녀석의 지느러미 부근에 가까이 댔다. 지느러미로부터 보호받고 있던 일행들이 무사히 내 쪽으로 건너왔다. 마지막으로 남은 26호도 몸을 빠르게 줄여서 내 입 안으로 뛰어들었다.

     

   「작은어른」「괜찮아?」

   「아파….」

   “스타유니언의 PMB가 왜 여기 있는 거지?”

   「에이모프! 너라고 해도 알파보이는 위험해!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26호, 아드하이, 하늘의 어머니, PS-111, 이사벨. 모두 안전하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초광속 항해를 준비했다.

     

   체내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발산되며 파란색 빛무리로 변한다. 여느 때처럼 전신이 푸른빛으로 물들려는 찰나, 갑자기 빛이 점멸하듯 꺼졌다.

     

   ‘응?’

     

   나는 중단된 초광속 항해를 다시 한 번 시도했다. 하지만 방금 그랬던 것처럼 빛이 몸을 감싸다가 도중에 끊겼다. 마치 무언가에 방해받는 것처럼 말이다.

     

   ‘왜 이러지?’

     

   그때 오른쪽 머리 안에 들어간 PS-111이 내게 말했다.

     

   “‘에이모프’. 현재 행성 밖에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특수한 에너지장이 감지됩니다. 해당 에너지장이 초광속 항해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즈(뭐?)]

     

   녀석의 말을 듣고 보조기관에 집중했다. PMB이 발산하는 에너지의 영향권에 있어서 그런지, 녀석이 말한 에너지장은 느껴지지 않았다.

     

   ‘초광속 항해를 방해하는 에너지장이라니….’

     

   내가 알기로 초광속 항해를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존재는 단 하나, 대규모 워프 능력에 특화된 볼텍스원뿐이다. 놈은 다른 존재의 초광속 이동을 인위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놈이 여기 있다고?’

     

   이곳은 놈의 서식지가 아니다. 콜드블러드가 놈을 소환하지 않는 이상,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니. 일단 그건 제쳐두자.’

     

   지금은 LV-06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초광속 항해가 불가능하니 직접 날아서 빠져나가야 한다.

     

   나는 날개 팔을 강하게 휘둘러 공기를 때렸다. 공기가 밀려나고 내 몸이 앞으로 뻗어 나간다.

     

   ‘파괴수 갑피’ 효과로 검은색과 붉은색이 혼합된 내 외피가 붉게 달아오른다. 이건 단순히 대기권의 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다. PMB가 작동하면서 발생한 에너지가 내 몸을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 경감 발동!」

   ‘윽!’

     

   텍스트박스가 당장 이곳에서 빠져나라고 경고한다.

     

   날개의 피막이 찢어지고, 몸 표면을 보호하는 갑각들이 서서히 먼지로 화한다. 마치 전신을 파쇄기에 집어넣은 것 같은 통증이다.

     

   몸이 녹아내리는 고통 때문인지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나와 가족의 삶을 전부 바꿨던 그날의 사고 말이다.

     

   ‘아니야.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어.’

     

   과거와 달리 지금의 내게는 강인한 육신과 특성이 있다.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위로 나아갔다.

     

   에이모프의 몸도 내 의지를 이해한 걸까. 당장에라도 갈기갈기 찢어질 것만 같았던 피막이 느리게 재생하기 시작했다. 외피와 갑각도 천천히 본래의 형태를 되찾아갔다.

     

   강력한 치유 능력 ‘우월적 항상성’, 그리고 통증을 경감시켜 주는 ‘고통 경감’이 나의 생존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

     

   ‘조금만 더…!’

     

   그렇게 정신없이 날아가니 어느새 주변이 어두워졌다. 대기권에서 이탈한 거다.

     

   행성에서 거의 빠져나왔지만, 여기서 안심하면 안 된다. 행성을 전부 먹어 치운 PMB는 마지막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거기 휘말리면 지금의 나는 무조건 죽는다.

     

   ‘빨리 거리를 벌려야 해.’

     

   행성을 빠져나올 때 이상으로 전력을 다해 날아가고 있는데, 멀리서 작은 점이 보였다. 우주에 떠다니는 운석 파편인가 싶었으나 아니었다.

     

   ‘적!’

     

   수백 개가 넘는 어뢰가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정확히 몇 등급의 어뢰인지는 작아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상당한 위력을 지녔을 터.

     

   ‘여기서 대응하느라 시간을 끌 수 없어.’

     

   PMB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에 집중해야 하기에 내가 일일이 격추시키는 어렵다.

     

   물론 내 몸에 탑승한 녀석들이라면 다르지만.

     

   [즈으으으(아드하이)]

     

   왼쪽 머리로 입을 벌리자 아드하이가 그 안에서 준비한 공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신에 적색 광채를 두른 녀석이 어뢰가 날아오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우주의 용 중 가장 위대한 존재, 레드 갤러곤만이 다룰 수 있다는 신화적인 힘. 별빛을 응축시켜 만든 ‘스타플레임’이 녀석의 촉수 끝에서 뿜어져 나갔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자줏빛 구체가 어뢰와 충돌한다. 태양이 그 자리에 현신한 것처럼 폭발이 일어났다. 날아오던 어뢰들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즈즈즈(잘했어)]

   「별의 힘」「사용」「배고파」

   [즈즈즈 즈즈즈즈 즈즈(나중에 맛있는 거 줄게)]

     

   녀석은 대량의 힘을 소모해서 그런지 내 이빨에 몸을 기댔다.

     

   아드하이 덕분에 어뢰를 막아 낸 나는 LV-06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비행을 계속했다.

     

   그리고 잠시 후, 내 보조기관이 크게 떨렸다. 행성에서 빠져나갈 때 느꼈던 고통 이상의 충격이 나의 몸을 덮쳤다.

     

   「큰■■야!」

   「■■■■! 정■■려!」

     

   아드하이가 쏜 스타플레임 이상으로 거대한 에너지의 폭풍이 나를 후려쳤다. 내 몸이 통제에서 벗어나 우주에 떠다니는 작은 운석과 충돌했다.

     

   “■이■■의 부■이 ■각합■다. 뭔가 ■치를 ■해■ 합니■.”

   “언■! 지■ 나■면 안 ■!”

     

   입 안에 있는 애들이 뭐라 말하는 것이 느껴진다. 폭발에 휘말려서 그런 것인지, 통증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좋다.

   

   나는 운석에 몸을 파뭍은 채 중앙의 머리를 들었다.

   

   저 멀리, 암흑으로 채워진 공간 위에 엄청난 양의 빛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게 보였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메가콥의 식민지였던 것이 이제는 우주의 먼지가 됐다.

   

   ‘어떻게든 살았어.’

     

   정말 아슬아슬하게 PMB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조금이라도 더 늦었다간 나 역시 산산조각이 난 행성과 똑같은 신세가 됐을 거다.

     

   물론 지금도 꽤 부상을 입은 상태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 우월적 항상성이 있으니 시간만 지나면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운석에 박힌 몸을 빼내려는데, 보조기관이 지이잉 하고 울렸다.

     

   「벗어날 수 없는 존재들과 조우했다.」

     

   안개 같은 것이 잔뜩 낀 광경들이 연달아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내 목숨이 위험할 때마다 경고해주는 특성, ‘포식자 감각’이 오랜만에 발동한 거다.

     

   그리고 포식자 감각을 강제로 발동시킨 존재들이 우주 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스타유니언, 메가콥, 그리고 아웃스페이서.

     

   게임에서든, 이 세계에서든 절대 섞일 수 없는 세 종족의 함대가 나를 포위하고 있다.

   녹색 섬광이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나는 회복 중인 날개 팔을 억지로 펼치고 날아올랐다. 수백 척이 넘은 전함이 발사한 플라즈마 열선이 내 아래에 있는 운석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었다.

     

   전함들이 다시 일제사격을 준비하는 동안, 감히 수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초계함과 함재기들이 내 뒤를 따라붙었다. 무수히 많은 플라즈마탄이 내 외피를 강타했다.

     

   초계함급의 함선이 쏜 공격은 내게 큰 피해를 줄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장기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피해가 계속 누적되는 것이 좋을 리 없으니까.

     

   나는 강화된 ‘그렘린 이끼’를 살포했다. 몸에 달린 생체 파이프로부터 첨단장비를 망가트리는 구름이 뿜어져 나와 주변의 함선들을 덮쳤다.

     

   바짝 추격해 오던 적들 중 일부가 그렘린 이끼 때문에 작동을 멈췄다. 공격을 피한 함재기와 초계함들은 재빨리 흩어져 산개 진형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틈이 벌어진 비행체들 사이로 커다란 몸을 지닌 비행 괴수들이 끼어들었다. 등에 자신의 몸만큼이나 커다란 생체 대포를 장착한 아웃스페이서들이 나를 향해 뭔가를 쏴 재꼈다.

     

   포자 같은 것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못처럼 생긴 투사체들이 내 꼬리와 뒷다리에 박혔다. 이윽고 포자들이 거품처럼 크게 부풀더니 그대로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이런!’

     

   놈들이 쏜 공격은 내게 치명상을 입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거다.

     

   뒤이어 공격을 담당하는 아웃스페이서 괴물들이 나를 노리기 시작했다. 40m 크기의 대형 괴수가 매우 빠른 속도로 내게 접근했다.

     

   ‘저건?’

     

   4개의 팔과 2개의 다리, 길쭉한 형태의 머리와 긴 꼬리를 가진 적은 처음 보는 유형의 아웃스페이서였다. 나는 ‘메두사 기관’이 활성화된 침식 촉수를 빼내 놈을 견제하려 했다.

     

   놀랍게도 놈은 촉수의 부속지가 닿기 직전, 몸을 틀어서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피하는 것과 동시에 놈의 팔 끝에 달린 칼날이 내 촉수의 부속지를 벴다. 갑각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내구도를 자랑하는 부속지가 맥없이 잘려 나갔다.

     

   ‘헬사이드 호넷의 유전자를 썼어!’

     

   게다가 어떻게 개조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저 팔에 달린 칼날의 예리함은 원본 이상이다. 나는 놈이 더 이상 공격하지 못하도록 다른 침식 촉수로 놈의 몸을 후려쳤다.

     

   그 충격으로 인해 적의 몸이 휘청거리고 움직임이 살짝 둔해진다. 나는 마무리를 위해 집게가 달린 오른쪽 꼬리로 놈을 붙잡으려 했다.

     

   집게가 놈을 옥죄려던 찰나, 꼬리가 속박에라도 걸린 것처럼 멈췄다. 단순히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매우 강력한 사이킥 파워의 그물이 내 꼬리를 얽어매고 있었다. 그 사이 아웃스페이서는 내 집게의 공격을 피해 유유히 빠져나갔다.

     

   ‘사이킥 파워가 왜?’

     

   설마 컬트들도 숨어 있었나 싶어 고개를 돌리니 저 멀리서 기이하게 생긴 비행체가 보였다. 대함선용 드론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스크리머?’

     

   사이킥 파워로 나를 방해한 존재는 스타유니언의 스크리머들이었다.

     

   ‘스크리머가 사이킥 파워를 사용한다고?’

     

   PS-111과 이사벨 때문에 착각하기 쉽지만, 본래 스크리머는 사이킥 파워를 사용할 수 없다. 사이킥 파워에 잠재력을 지닌 컬트를 사이보그, 스크리머의 재료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전에 만난 뮤턴트 스크리머조차도 통제를 위한 감독관 모델만이 제한적으로만 사이킥 파워 사용이 가능했다.

     

   ‘그런데 어떻게?’

     

   능력부터 일반 스크리머와 많이 다른 것처럼 외형도 상당히 이질적이었다.

     

   머리는 기형적일 정도로 발달했고, 이동할 때 사용하는 금속 다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비대한 머리에는 각종 기계 장치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여기저기 꿰맨 자국이 가득한 얼굴은 매우 흉측했지만, 왠지 낯이 익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아, 설마?’

     

   스크리머라기보다는 인면충과 비슷한 외형을 가진 존재가 사이킥 파워를 내뿜었다. 희미한 보랏빛 그물이 나를 붙잡기 위해 날아들었다.

     

   나는 단번에 가속해서 사이킥 파워의 범위 밖으로 벗어났다.

     

   ‘저 얼굴, 제이슨을 닮았어.’

     

   지배파에 속하는 컬트 플레이어 제이슨. 놈은 전에 나와 싸우던 중 특전을 이용해 도주하려다가 목이 잘려 죽었다. 당시 머리를 제외한 몸은 초광속 항해로 날아가 버려서 내가 확보하지 못했다.

     

   ‘그 몸을 재료로 썼구나.’

     

   어떻게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리 없는 제이슨의 시체를 놈의 동료들이 발견한 것 같다. 그리고 PS-111을 만들었던 것처럼 똑같이 뮤턴트 스크리머로 만든 거고. 스크리머면서 사이킥 파워를 능숙히 쓸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제이슨으로 만든 스크리머들의 공격을 피하는 중인데, 내 앞으로 녹색 빛이 번뜩였다. 메가콥과 스타유니언의 전함들이 내가 이동하는 경로에 따라 플라즈마 열선을 퍼부었다.

     

   수많은 전함 중에는 스타유니언의 최고위원이 탑승하는 작스 알파급 전함들도 6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멀리서도 확연히 눈에 뛰는 초대형 전함들 근처에는 크고 작은 아웃스페이서들이 대형을 갖춘 채 전함을 호위 중이었다.

     

   그야말로 종족을 초월한 총공세. 게임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지배파에도 아웃스페이서 랭커가 있었나?’

     

   20위 안쪽에서 아웃스페이서 랭커는 4위가 유일하다. 그 아래, 40위까지 내려가면 몇몇이 더 있지만 그들이 4위의 뜻을 거스를 것이라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아웃스페이서는 같은 종족끼리 연합할수록 시너지가 있어.’

     

   알샤스가 그랬다. 귀환파에 속한 아웃스페이서 랭커는 총 둘이라고. 랭커 중 둘이 같은 편이니 자기들과 생각이 다른 동족 랭커들을 압박하는 것도 쉬울 거다.

   

   따라서 아웃스페이서 전체가 귀환파를 따른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그 말은 즉 나를 잡기 위해 지배파와 귀환파가 힘을 합쳤다는 건데.’

     

   아니면 아웃스페이서 랭커들이 독자적으로 지배파와 임시 동맹을 맺었거나.

   

   추측이지만 적들의 구성을 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귀환파의 수장은 4위가 아니라 7위, 범호라고 했는데 이곳에 컬트 함선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메가콥 전함에 탑승한 컬트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닐 거다. 그랬다면 컬트 제사장 출신인 제이슨으로 만든 스크리머를 저렇게 대놓고 활용하지 못했겠지. 

    

   ‘…아무래도 좋아.’

   

   컬트가 빠졌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아웃스페이서와 지배파의 연합만으로도 이미 큰 위협이니. 놈들은 나를 잡기 위해 제대로 준비했고,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반면, 이쪽은 준비가 미미한 상태다. PMB에 휘말린 탓에 내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고, 몇몇 특성은 쿨타임이 걸린 상태다.

     

   ‘거기에 메탈릭 그렘린하고 기가크래커도 없어.’

     

   현재 이 주변의 영역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초광속 항해가 봉인되었다. 26호가 부른다고 해도 메탈릭 그렘린 무리가 여기까지 오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

   

   설령 무사히 도착한다고 해도 초광속 항해가 봉인된 상황에서는 녀석들의 기동성이 크게 상실된다. 이동수단을 상실한 메탈릭 그렘린은 그저 느리게 움직이는 표적에 불과할 뿐,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초광속 항해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

     

   그래야만 이쪽도 후퇴해서 재정비할 기회를 얻거나 지원군을 부르거나 할 수 있다.

     

   ‘적 중에 볼텍스원이 없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야.’

     

   아까는 설마 볼텍스원을 지배해서 데려왔나 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모르는 방법으로 초광속 항해를 차단한 것일 터.

     

   불리한 전황을 바꾸려면 먼저 그놈부터 제거해야 한다.

     

   열선을 피해 움직이던 나는 ‘가변형 생체병기’를 사용하는 것과 동시에, 몸을 급격히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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