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문연 >
장쭤린(張作霖, 장작림). 43세.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저 찢어질 듯한 가난뿐이다.
놀기 좋아하는 한량 아버지가 물려준 거라고는 도박빚밖에 없었다.
장쭤린은 살기 위하여 일어섰다.
어려서부터 몸이 날래고 대범했기에 하나둘 그를 따르는 이들이 생겨났다.
시작은 마적이었지만, 곧 마적을 잡는 마적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장쭤린.
펑톈 근방의 녹림을 평정한 공을 인정받아 그가 이끄는 마적 떼는 공식적으로 관군에 편입되었다.
군대 내에서도 장쭤린은 과감하고 호방한 결단으로 승승장구하며 단번에 펑톈의 실력자로 부상하였다.
펑톈도독에 오른 후에는 낙후된 동북3성(펑톈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의 근대화를 이끌며 힘을 키웠다.
중원에서 허구한 날 군벌들이 서로 치고 받으며 싸우는 동안.
동북에서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던 펑톈군은 오늘날 총병력이 20만에 달했으니.
그 누가 펑톈을 무시할 수 있을 것인가.
대군벌로 성장한 장쭤린이었다.
동북3성의 지배를 확고이 한 장쭤린은 슬슬 시야를 넓혔다.
펑톈에서 멀지 않은 곳의 베이징.
장쭤린은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사내대장부라면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죽어야 되는 거다."
그는 관동(關東, 산해관의 동쪽)의 지배자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중원을 정복하고 천하의 제왕으로 행세하고 싶었다.
그렇게 중원의 일에 간섭할 기회만 노리던 장쭤린.
드디어 기회가 왔다.
안후이파의 쉬수정이 은밀한 제안을 해 왔다.
일본에서 들여온 최고급 무기를 넘길 테니, 펑톈군이 여단전쟁에 개입하여 안후이파와 공화파의 화평을 주선해달라는 얘기였다.
이게 웬 떡.
울고 싶어 죽겠는데 뺨을 때려주는 데다 무기까지 준단다.
장쭤린은 당장 펑톈군 2개 혼성여단을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산하이관을 나왔다.
징펑철도(톈진과 펑톈을 잇는 철도)를 타고 순식간에 돤치루이가 머무는 마창에 도착했다.
"들어가자!"
장쭤린이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데.
참모장 양위팅(楊宇霆)이 제지했다.
"장군. 정말 괜찮겠습니까?"
"왜?"
"이번 거래는 지나칠 정도로 우리에게 유리합니다. 어떤 일이든 공짜가 가장 값이 비싼 법이니,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두목을 따라 죄다 일자무식의 산적들밖에 없는 펑톈 지휘부.
그중에서도 양위팅은 특별한 위치에 있었다.
일본육사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수재 중의 수재로 별명이 작은 제갈량이었다.
바로 그 유명한 한신과 수석 자리를 놓고 다투었었다니, 일단 그가 말을 하면 장쭤린은 듣고 보는 편이었다.
"그런가? 그런데 뭘 신중히 생각하란 거냐?"
"돤치루이는 한껏 사지에 몰려있습니다. 내몰린 호랑이는 사람을 잡아먹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그게 뭔 말이냐고."
"장군의 신변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장쭤린은 인상을 팍 썼다.
"양위팅 선생. 이번 회담은 쉬수정이 직접 주선한 자리야. 그는 나와 술잔을 함께 부딪치며 의형제를 칭한 사이인데. 그를 의심하는 건가?"
"제가 지켜본 쉬수정은 음흉하고 야심이 많은 자입니다."
"떽! 더 얘기하지 마. 나, 장쭤린. 사내대장부로서 한번 믿기로 결심한 사람은 끝까지 믿는다."
양위팅의 옆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장쭝창(張宗昌)이 동조했다.
"장군! 그 말이 맞습니다! 쉬수정은 우직하고 신의가 깊은 놈이니까 우리를 위해 연회도 열고 무기도 주는 거잖습니까?"
장쭝창은 본래 마적이었으나, 신해혁명 때 혁명파의 천치메이에게 투항하며 군문에 들었다.
천치메이가 의문의 죽임을 당한 다음에는 새롭게 떠오른 즈리파의 펑궈장에게 몸을 의탁했다.
하지만 그런 펑궈장마저 실각한 이후에는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었으니.
같은 마적 출신으로 그를 거둬준 이가 장쭤린이었다.
덕분에 장쭝창은 장쭤린의 호위대장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흥. 놈이랑 붙어서 유곽에 갔다 오고 부쩍 친해졌나 보군. 구멍동서라도 되나 보지?"
양위팅이 장쭝창을 비웃었다.
책사인 그가, 태생이 거칠고 방탕한 장쭝창과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으럼! 유곽에 갔을 때는, 나보다 그 친구를 먼저 시켰지. 날 거친 다음에도 손님을 받을 수 있는 여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든! 크하하!"
양위팅의 책망에도 얼굴 하나 붉히지 않고 상스러운 말을 늘어놓는 장쭝창.
물과 불처럼 맞지 않는 그들을 함께 품을 수 있는 그릇이 장쭤린이었다.
"자, 됐다. 쉬수정, 우리 아우님이 무슨 목적으로 우릴 초대했을까? 얼굴이나 한번 보면 돼, 그럼 알 수 있을 거야. 내친김에 이빨 빠진 호랑이도 구경하고 말이야."
장쭤린은 발걸음을 옮겨 마창의 사령부로 들어갔다.
커다란 방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자, 구수한 음식 냄새와 함께 안후이파의 인물들이 장쭤린을 반겼다.
"어서 오십시오, 장군님!"
"옷차림에서 벌써 만주의 거친 기상이 느껴집니다. 오는 길은 순탄하셨습니까?"
"펑톈의 독군으로 어려운 방문을 해주신 것에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흐흐흐. 이 새끼들.
오랑캐들이 사는 지역이라고 펑톈을 무시할 때는 언제고. 자기들이 아쉬워지니 굽실거리는군.
장쭤린은 자신에게 굽혀오는 자들을 담대하게 포용하리라 마음먹었다.
"형님, 잘 오셨습니다. 별래무양(別來無恙)하셨지요?"
곰 같은 모습의 쉬수정이 작은 눈을 깜박거리며 다가왔다.
"자식아! 어려운 말 쓰지 말랬지! 벌써 까먹은 거냐?"
"엇, 죄송합니다."
"너는 다 좋은데 평소에 너무 뻣뻣해. 몇 잔 마셔야 네 본모습이 나온다. 자, 올 사람이 왔으니 기다릴 게 뭐냐. 먹자! 마시자!"
"잠시···, 이쪽은 안후이군의 사령관입니다."
쉬수정이 가리키는 쪽에 뻣뻣한 자세의 돤치루이가 고개를 까딱거리고 있었다.
"오···, 말로만 듣던 북양의 호랑이가 여기 계셨군. 반갑소. 동북의 장쭤린이오."
"돤치루이요."
돤치루이는 간단한 소개를 마치고는 어색한 걸음걸이로 자기 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장쭤린은 고개를 갸웃하였다.
분명 돤치루이는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는 호탕한 자라고 했는데.
계속되는 패배로 의기소침한 것이 틀림없다.
"자! 듭세! 오늘의 만남을 기억하며!"
장쭤린의 건배사에 따라 연회가 시작되었다.
만찬은 호화로웠다.
향긋한 산돼지 통구이에 고급스러운 도미 조림이 한 상에 올려져 있었다.
"으흐흐. 안후이군이 처지가 어려운 줄 알았는데, 오늘 만찬을 보니 아직 먹고 살만 한가 보군. 어떻소, 돤치루이. 살만하오?"
돤치루이는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장쭤린은 쩝쩝거리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렇지 않아도 여인 하나 없는 시커먼 남정네들 판인데.
돤치루이의 반응까지 시원찮자 술맛이 확 떨어졌다.
대신 얘기가 통하는 쉬수정을 붙잡고 말했다.
"전쟁은 할 만하냐?"
"실은···. 어렵습니다."
"에이, 걱정 마라. 이 형님이 있잖느냐."
"감사합니다."
점점 술상이 비워져 갔다.
그런데도 분위기가 묘하여 좀처럼 흥이 살지 않았다.
평소 대주가인 쉬수정조차도 첫 한 잔을 입에 댔을 뿐, 더 건드리지 않았으니.
"쉬수정 아우. 마셔라 마셔. 이 자리에서는 고민 같은 건 잊어버리고 얼콰하게 취해보는 거야."
"그럴 수 없습니다. 이 순간에도 시시각각 공화군이 북상 중인데, 어떻게 그러겠습니까?"
"걱정 말래도! 내가 내일 바로 베이징으로 들어가 대총통에게 말해주마. 전쟁을 중지하라고."
"리위안훙은 완고한 자라서 쉽게 듣지 않을 겁니다."
"별거 있나? 듣기로는 살만 뒤룩뒤룩 찐 돼지라던데. 할 줄 아는 건 꿀꿀 소리내는 것밖에 없다고. 크흐흐."
쉬수정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잔을 내려놓았을 때는 진지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맞습니다. 리위안훙은 그저 살찐 돼지새끼지요. 돼지를 겁주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도축업자가 되는 겁니다. 발골하는데 쓰는 커다란 칼을 가지고 가면 잔뜩 겁먹어 바로 납작 엎드릴 겁니다."
우둔한 장쭤린이라 해도 쉬수정의 말에 의미하는 바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베이징에 군대를 이끌고 가란 얘기냐?"
"일본의 무기가 며칠 내로 친황다오(秦皇島)항에 들어올 겁니다. 그 무기들만 있으면 단번에 중화민국 최고의 무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니, 어떤 군대가 펑톈군의 앞마당에서 적수가 되겠습니까?"
장쭤린은 저도 모르게 양위팅을 쳐다보았다.
누가 뭐래도 펑톈파의 꾀주머니는 양위팅이었고, 어려운 문제를 처리해야 할 때마다 장쭤린은 양위팅을 찾았다.
하지만 양위팅은 장쭤린을 보고 있지 않았다.
쉬수정을 보는 것도 아니었다.
그의 시선은 돤치루이에게 가 있었다.
"양위팅! 방금 쉬수정 아우가 한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양위팅은 묵묵히 있다가 멍한 표정으로 겨우 한마디 했다.
"괜찮군요."
누가 보아도 성의를 가지고 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쉬수정과의 대담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 정신을 빼앗긴 모습이었다.
"두목! 저도 찬성입니다! 듣기로는 리위안훙이란 놈이 전신에 황금칠을 해서 황금똥을 싼다던데. 이번 기회에 배때기를 갈라 확인해보시죠."
"장쭝창, 자식아. 우리는 화평을 주선하려는 거야. 누가 대총통을 암살하쟀냐?"
"그까이꺼, 못할 게 뭐 있습니까? 리위안훙은 술자리를 좋아한다니까 오늘 같은 잔칫상을 차려놓고 부르면, 얼씨구나 좋다 하고 오겠지요."
장쭝창은 흥이 올랐는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목소리까지 변조하며 성대모사를 시작했다.
"리위안훙이 요리는 어디 있소? 하고 물어오면 커다란 칼을 들고 검무를 추면서 이렇게 말해주는 겁니다. 네가 오늘의 요리다, 이 돼지새끼야! 뱃살이 아주 토실토실하게 익었구나!"
장쭝창의 실감 나는 연기에 장쭤린도 껄껄 웃었다.
그러나 안후이파 인물들은 도리어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오직 쉬수정만이 은은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역시 장 형이 계시니 든든하기 이를 데 없군요. 아우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나만 먹냐? 너도 마셔야지! 지금껏 아우님이 마시는 횟수를 셌다는 건 몰랐지? 이제 겨우 두 잔째 아니냐."
"안목이 비상하십니다. 그럼 이 아우도 한잔 마시겠습니다."
그렇게 쉬수정이 세 번째 잔을 따르려는 순간.
"잠깐!"
갑자기 양위팅이 외쳤다.
얼굴색이 파리해져 있었다.
"뭐냐, 양위팅."
"장군. 이처럼 좋은 날에 보통의 술로 되겠습니까? 만주식으로 담근 연태고량주가 있으니, 그걸로 마시지요."
"고량주? 그런 걸 가져왔었나?"
"예. 안후이파와 펑톈군의 화합을 기념하기 위해 주조장에 부탁하여 특별히 담근 술입니다."
"오! 역시 참모장이야. 그런 좋은 물건을 준비하다니."
양위팅이 돤치루이에게 말했다.
"고량주를 준비해놓고 깜빡하여 연회장에 들고 오지 않았는데, 바로 가지고 오겠습니다. 5분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
돤치루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양위팅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장쭤린에게 말했다.
"장군, 장군께서 특별히 술을 잘 보시니,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여러 술이 있는데 그중에 최고급으로 고르려 합니다."
"이야, 대장을 부려 먹으려 드는 거냐? 알았어, 내가 도와주지."
장쭤린이 몸을 일으키자 불현듯 쉬수정이 입을 열었다.
평소의 느릿하고 두꺼운 목소리와는 다른, 빠르고 날카로운 음성이었다.
"형님도 가시는 겁니까?"
"아니? 누가 간대? 아우님이야말로 어디 도망갈 생각 아니지? 그 세 번째 잔 따르지 말고 기다려. 내가 진정한 동북의 기상을 보여줄 테니까."
"하지만, 굳이 형님까지 가실 이유가."
"금방 올 거야! 어차피 가는 김에 물 한 번 뺄 때 됐어."
장쭤린과 양위팅이 문고리를 잡자 장쭝창도 합류했다.
"억, 저도 물 빼야 돼서."
펑톈 지휘부의 삼인방은 연회장을 나왔다.
아직 건물 안에 등불을 켜지 않아 어둑했다.
"그래서 양위팅, 고량주는 어딨냐?"
장쭝창이 천연덕스럽게 물었으나.
장쭤린은 담담하게 말했다.
"고량주는 없다. 그렇지, 양위팅?"
어둠 속에서 양위팅이 눈을 빛냈다.
"그렇습니다, 장군. 오늘 연회에는 커다란 흉계가 숨어있습니다. 그래서 핑계를 대고 연회장을 빠져나온 것입니다."
"자세히 말해봐라."
"처음 들어섰을 때 돤치루이의 표정부터 수상했습니다.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그러다 장쭝창이 대총통을 두고 농담할 때, 다른 안후이군벌들의 기색을 보고 알아차렸습니다. 홍문연(鴻門宴)의 고사를 아십니까? 저들은 장군을 암살할 계획입니다."
홍문연이란 항우가 유방을 살해할 목적으로 홍문(鴻門)에서 열었던 연회를 말한다.
오늘날에는 음모와 살기가 가득한 연회라는 의미의 관용구로 쓰이고 있다.
문자는 모르지만, 인간관계에 있어 눈치 하나는 빠른 장쭤린이었다.
양위팅이 말하는 바를 모를 리 없었다.
"확신하나?"
"확신은 없지만, 적어도 팔할 이상으로 흉계가 있다 여깁니다."
"나는 구할로 본다."
장쭤린의 말에 양위팅이 비장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육감이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참전하고, 만주녹림의 칼바람 속에서 살아남은 장쭤린만이 느낄 수 있는 위험신호였다.
장쭤린은 단정적으로 내뱉었다.
"여기서 탈출한다."
"하지만, 어떻게? 안후이군이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군이 있는 곳까지는 수 킬로미터를 가야 합니다."
희번덕거리며 건물 내부를 살피던 장쭤린에게 쇠창살로 막힌 칠흑색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구정물을 버리는 하수도였다.
동북 3개 성을 총괄하는 통치자가 온몸에 오물을 묻히며 하수도를 기어가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운 광경이었으나.
장쭤린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대신 콧구멍 속으로 하수구의 악취가 풍겨올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쉬수정, 진정 나를 배신했다면 의형제를 결의했던 그 혀를 내 손으로 뽑아주마!
"으어, 씨벌!"
장쭝창의 외마디 외침과 함께 하수도를 빠져나온 그들은 펑톈군의 진지로 향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멀리서부터 총성과 고함이 들려왔다.
재빨리 달려 진지에 도착한 장쭤린은 쿠데타 시도가 있었음을 알았다.
장쭤린은 카리스마를 발휘하여 짧은 시간에 쿠데타를 제압했다.
색출한 반란분자들에게 목숨은 살려주겠노라 꼬드겨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물었다.
사색이 되어 떨며 나오는 한 마디.
"서, 서북장군!"
서북장군, 쉬수정.
그놈이 원흉이다.
장쭤린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실토한 놈들을 직접 총살했다.
양위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장군. 날이 어둡고 적의 진영이 확실치 않으니, 일단 톈진으로 후퇴하고 상황을 보지요."
그러나 장쭤린은 양위팅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머릿속엔 오직 한 생각.
한 생각뿐이었다.
쉬수정, 이 좆만한 씨발놈이.
쇠망치로 대가리를 뽀개뿔라.
"마창을 친다. 날이 밝기 전에 쉬수정의 사지를 잘라 내 앞에 대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