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 출신 중국 대군벌-100화 (100/108)

< 파리 강화회의2 >

시온주의에 따라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영국 로이드조지 총리의 발언.

량치차오의 경악과는 다르게 열강들은 그럴듯하다 여기는 분위기였다.

"구체적인 방안은 있습니까?"

"현재 예루살렘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지방은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만, 일정 기간 영국이 지배한다면 안정화가 가능합니다. 영국의 통치 아래 내실을 다지는 거지요. 시온의 건설은 이후 적당한 시기를 따지면 될 겁니다."

량치차오의 머릿속에서는 이번 회담에 참석하기 전에 한신이 건넸던 한 통의 서간이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무서우리 만큼 한신이 예고했던 대로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

"말씀하신 부분이 조금 걸리는군요."

"어떤 것이?"

미국 대통령 윌슨의 지적에 로이드조지가 떨떠름하게 반문했다.

량치차오는 윌슨에게 기대를 걸었다.

민족과 종교의 아름다운 화합을 주장하는 그가 시온주의의 이면을 지적해주기를.

"말씀하신 '지배'라는 부분 말입니다. 제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한다 해도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지배하는 일은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벙쪄있던 로이드조지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허헛. 용어를 잘못 썼군요. 엄밀히 말하면 '지배'가 아니라 '위임통치'입니다. 지역민들이 본인들의 정부를 세울 역량을 갖출 때까지, 한시적으로 통치하는 거지요."

식민지배나 위임통치나 그게 그거 아닌가.

말장난일 뿐이라 량치차오가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윌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임통치라면 인정합니다."

자신감을 얻은 로이드조지가 말을 이었다.

"기존에 중동을 지배하던 오스만제국은 기독교 백성을 학대하던 악의 제국이었습니다. 다행히 최종적으로 선이 승리하여 예루살렘에 진정한 해방을 가져올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해방의 물결은 자연스레 중동 전체로 번져갈 것이니, 예루살렘이야말로 중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입니다."

"정하는 김에 국경을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소. 팔레스타인을 영국의 위임통치로 둔다면, 그 위편의 시리아는 프랑스의 위임통치로 두어야 하잖소."

프랑스 총리 클레망소도 한마디 했다.

듣고 있던 량치차오는 이미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아랍의 분할을 두고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짐작했다.

"적어도 단에서 브엘세바까지의 팔레스타인은 영국이 통치해야만 합니다."

"흥, 성경에서 따온 구절(단에서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온 이스라엘이 사무엘을 야훼께서 세우신 예언자로 받들게 되었다)이군. 십자군 행세라도 하겠다는 거요?"

"행세라 할 것이 있습니까. 기독교의 총본산인 예루살렘을 국가로 세우려면 당연한 건데요."

"나는 무교라 당최 모르겠군. 대관절 그 성경에 나오는 '단'이라는 지역이 어디요?"

클레망소의 물음에 로이드조지가 괘씸한 얼굴로 말했다.

"단의 위치를 모른단 말입니까?"

"나는 무교라니까 그러네."

"알려드리지요. 지도 가져와!"

그리고 30분이 지날 동안 로이드조지는 단이 어딘지 지목해내지 못했다.

량치차오는 로이드조지를 둘러싼 영국의 참모진들이 성서학자를 부른다며 호들갑을 떠는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수십 개국의 대표단이 모인 국제 회담에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게 정확히 뭔지도 모르는 꼴이라니.

이게 대영제국의 외교란 말이냐.

"험, 험. 세부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일단 표결부터 들어갈까요?"

로이드조지가 뻘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의장인 윌슨이 표결을 선언하려는 찰나.

량치차오는 손을 들었다.

"뭡니까?"

량치차오는 부릅뜬 로이드조지의 시선을 피하며 입을 열었다.

"이상한 일입니다. 어째서 본국에는 중동 문제의 의견을 구하지 않는 것입니까?"

"중국에 의견을? 왜 그래야 합니까?"

"유럽보다 늦게 개전한 중동 전선이 어떻게 조기에 종료될 수 있었습니까? 메소포타미아와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폭풍 같은 전과를 올린 중국군 덕입니다."

장내가 조용해졌다.

량치차오는 회담장에서 이전까지는 몰랐던 어떤 희미한 적의를 느꼈다.

개의치않고 말을 이었다.

"또한 예루살렘을 함락하여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사령관이 누구입니까? 영국의 타운센드 사령이었습니까? 아닙니다! 본국의 한신 사령관입니다! 예루살렘에는 아직도 한신 사령이 출범시킨 임정이 유지를 받들고 있는데, 도시의 미래를 두고 어찌 중국의 의견을 묻지 않는 겁니까!"

침묵.

윌슨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더 진행했다가는 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오늘 회담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저녁 맛있게 드십시오."

***

"뭐 하는 거야. 량치차오. 본분을 진정 망각했단 말이냐?"

외무부 건물을 나오자마자 왕징웨이가 따져 물었다.

"할 얘기를 했을 뿐이다."

"할 얘기는 씨발. 사막의 낙타 새끼들이 기독교 국가를 건설하든,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든, 유대교 국가를 건설하든. 우리나라랑 뭔 상관이냐? 로이드조지가 약속했잖아. 중국의 이권을 챙겨주기로. 눈앞에 결실이 보였는데 어째서 잡지 않은 거지?"

량치차오는 입을 다물었다.

외무부 바깥은 시장통처럼 소란스러웠다.

온갖 정치단체들이 외무부를 에워싸고 갖가지 주장을 해대고 있었다.

정식으로 회담에 참석할 자격이 없어, 비공식으로라도 언론에 자신들을 알리러 나온 것이었다.

그중 단정하게 차려입은 시온주의자들이 량치차오의 눈에 들어왔다.

왕징웨이도 발견한 모양이었다.

"봐라. 저 유대인들이 나와서 시위하는 것을. 오늘 회담에서 중동 문제를 안건에 올리는 일은 사전에 협의되어 있었던 게 분명해. 유대인들이 실망하겠군. 누구 때문에 안건이 미뤄졌으니."

"이유가 있다."

"그게 뭐냐고."

량치차오는 대답 없이 시선을 힐끗 돌렸다.

터번을 두른 일단의 무리가 보였다.

그쪽도 량치차오를 발견했는지 성큼성큼 다가왔다.

"량치차오 부총통님?"

"접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라고 합니다. 지금은 영국의 중동 정책고문으로 있습니다. 이쪽은 아랍의 파이살 왕자입니다."

한신이 말했던 아랍의 친구들이다.

량치차오는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한신의 서간을 건넸다.

"이게 뭡니까?"

"펼쳐보면 압니다."

서간을 읽는 로렌스와 파이살의 얼굴이 실시간으로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파이살 왕자가 탄식했다.

"나는 사실 시온주의자들의 요구를 수락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소. 아랍은 넓기에, 유대인들에 땅을 조금 나누어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지···. 하지만 한신의 편지를 읽고 나니 내가 얼마나 안일했는지 뼈저리게 통감하는구려."

로렌스도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안건이 상정된 것이 바로 오늘이었다고 들었는데, 그 사이에 이와 같은 대안을 제시하다니, 과연 한신 사령관이로군요. 아랍에서 보았던 명민한 기지가 조금도 닳지 않았으니, 대단합니다."

"이 편지는 한신 사령관의 자필입니다. 본국에서 출발할 때, 직접 받아온 거요."

"예? 전보를 받아적은 게 아닙니까?"

량치차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신이 몇 달 전에 휘갈겨 쓰듯 적은 짧은 영문 서간.

량치차오가 임의로 <예루살렘 해법>이라 명명한 그 문서는, 파리 강화회의에서 예루살렘 문제가 흘러갈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서술하고 있었다.

「안녕, 로렌스. 간단히 적는다. 시온주의자들의 로비는 협상국 수뇌부를 움직일 거다. 하지만 예루살렘에 시온을 건설하는 일은 단순한 거룩함의 회복, 그 이상의 의미가 숨겨져 있다. 전후 세계를 움직일 가장 중요한 전략 자원이 뭔지 아나? 석유다. 그리고 내가 측량했던 바로는, 아랍의 매장량은 세계 경제의 패권을 좌지우지할 정도다.

시온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로비가 제국에 먹혀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다르게 보면 석유를 확보하고자 하는 제국의 의도를 시온주의자들이 감춰주고 있다. 예루살렘은 구실에 불과하다. 목적은 중동의 영향력 확보야. 성스러운 의도로 포장된 예루살렘으로 가는 계단의 끝에 검은 황금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아랍은 어찌해야 하는가? 윌슨은 파리 강화회의를 준비하는 연설에서, 소수 민족과 지방들이 체스의 졸처럼 제국의 손바닥 안에서 제멋대로 굴려지는 일은 결코 없을 거라고 말했지. 하지만 윌슨의 연설은 차라리 예언이었다. 중동은 정확히 체스판이 되어가고 있으니.

로렌스, 그리고 파이살 왕자에게. 나, 한신은 감히 제안한다. 아랍에는 칼리파가 필요하다. 아랍인들은 벌써 수백 년 동안 범아랍 통일 국가를 열망해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룩한 적이 없는 환상에 불과했지. 지금까지는 말이야.

파이살, 당신이 할 수 있다. 로렌스, 네가 곁에서 도와라. 중국에서는 최근 연성자치론이 화두로 떠올랐다. 골자는 미국식 연방제지만 역사가 깊은 중국의 실상에 맞게 수정을 거쳤으니, 오랫동안 수천 개 부족으로 갈라져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아랍에도 들어맞는 부분이 있을 거다. 중국의 부통령이신 량치차오 각하께서 연성자치론의 대가이니 도움을 구하면 좋을 것이다.

시온주의자들을 아랍의 적으로 여기지 마라. 진정한 적은 제국주의 그 자체이니, 영국과, 미국, 프랑스를 잘 설득해야 한다. 아랍 연방의 출현은 중동의 안보와 치안을 안정시킬 것이며. 시온의 건설 따위보다 훨씬 안정적인 석유의 보급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만약 모든 시도가 좌절되어 아랍의 겨울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장담은 할 수 없지만 나, 한신을 찾아라. 중국이 돕겠다.」

"칼리파라···."

파이살이 중얼거렸다.

량치차오가 물었다.

"칼리파가 뭐요?"

로렌스가 대답했다.

"무함마드의 계승자입니다. 모든 이슬람 세계를 아우르는 지도자이지요."

"지금은 없습니까?"

"오스만제국이 아랍을 정복한 이후 최고 군주에게 칼리파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래전에 의미를 상실하였습니다. 대전쟁 당시 오스만의 칼리파가 영국에 맞서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에게 지하드를 선포하였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지요."

량치차오는 파이살의 눈치를 보며 작게 말했다.

"그럼 파이살 왕자께서는 칼리파가 될 수 있는 거요?"

"왕자의 하심 가문은 무함마드의 직계이니, 정통성은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다만···. 결국은 모든 부족을 아우를 수 있는 힘이 있어야겠지요."

"그래서 한신 사령관이 영국을 설득하여 지원받으라 했군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칼리파가 마지막으로 아랍에 영향력을 끼친 지 천년은 족히 지났습니다. 가능할는지···."

량치차오는 연성자치론을 비롯한 몇 가지 주제들로 더 대화를 나누었다.

한참 시간이 지난 끝에 파이살과 로렌스는 나중을 기약하며 사라졌다.

멀어지는 터번을 지켜보면서 지금껏 입을 다물고 있던 왕징웨이가 킬킬거렸다.

"석유라니, 상상도 못 했어. 크흐흐. 한신, 그 친구 탐욕이 대단하구먼. 내가 잘못 생각했네. 맞아. 중국은 아랍을 도와야지. 아랍은 중국의 영원한 우방이 될 거야."

"한신은 단지 반제국주의의 기조 아래 아랍 편을 드는 거야."

"웃기지 마. 그럼 검은 황금이라는 전략자원 석유를 영국이나 프랑스에 홀라당 바칠 거냐? 그 편지의 마지막에 똑똑히 적혀 있었다. 열강이 듣지 않을 시에는 중국을 찾으라고. 오늘 회담의 분위기를 보았지. 아랍 놈들의 읍소는 코빼기도 먹히지 않을 거야. 그러니 놈들은 당연히 중국에 쪼르르 달려올 테고, 한신은 거기까지 내다본 거야. 고상한 척, 뭔가 있는 척 염병을 떨지만 결국에는 놈도 석유에 관심이 있는 거라고."

한신의 저의?

사실 량치차오도 모른다.

그가 자선사업가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한신이 행동할 때는 항상 이득을 볼 근거가 있었다.

이번 일도 그런가?

아랍을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제국주의의 논리 하에 석유를 욕심내는 것인가?

쳇. 욕심 좀 내면 어떤가.

서구의 열강들이 수백 년간 세계를 멋대로 요리해 먹었는데.

중국이라고 못 먹을게 뭔가.

잠잠히 생각에 잠겨있던 량치차오는 흠칫 놀랐다.

중국이 최소한의 기아 상태에서 빠져나오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조그만 힘을 얻었다고 어느새 제국주의 국가들과 똑같은 논리를 펴고 있다.

량치차오는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떨쳐버렸다.

한신의 생각?

알게 뭔가. 알아서 하겠지.

녀석은 국사무쌍의 한신이니까. 한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

***

다음날 이어지는 회담에서 중동 문제는 의도적으로 무시되었다.

중국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로이드조지는 량치차오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속칭 빅4 정상들은 강화회의의 핵심인 독일의 평화조약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슬슬 자기들끼리만 뭉쳐 파리의 대통령 관저에서 따로 회동을 여는 빅4였다.

분명 윌슨의 평화원칙에서 국가 간 모든 협상은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었는데···.

원칙이 무너지는데 채, 두 달이 걸리지 않았다.

4인 위원회에서 무슨 얘기가 오가는지는 소수의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었다.

소득 없이 1919년의 4월이 지나가는데.

들러리들만 남은 회담장에서 지금껏 조용히 있던 일본이 움직였다.

일본은 대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시베리아에서 러시아의 적색 군대와 싸우고 있는 일본군의 헌신을 강조했다.

시베리아 전선은 강추위로 인해 제대로 전투를 펼만한 곳이 아니었고, 성과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일본을 따라 시베리아에 참전군을 파병했던 중국 역시 피해만 보다 공화정부 2기가 출범한 이후, 군자금 핑계를 대며 바로 철수해버린 곳이 시베리아 전선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처음 듣는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으니.

"전 세계가 등을 돌려도 일본은 시베리아의 대의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전선 지원을 위해 중국은 만주 일대의 철도를 일본에 양도하고, 전비 확보를 위해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산림과 금광채굴권을 넘겨야 합니다."

그게 뭔 개풀 뜯어먹는 소리냐고 외치려던 량치차오는 이어지는 일본 외무상의 말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 문서는 일찍이 중국의 실력자인 돤치루이가 확인하고 서명한 것입니다. 중국군과 관동군의 긴밀한 군사적 합의를 통하여, 앞서 밝힌 만주의 이권과 관련한 상당 부분을 명시하였습니다. 또한 그에 대한 대가로 이미 막대한 금액의 차관을 지불한 바입니다."

니시하라는 또 뭐 하는 놈이야?

듣도 보도 못한 일본인 사업가에게 중국이 1억엔을 훌쩍 상회하는 차관을 지급받았다는 폭로.

터무니없는 내용이었으나, 빅4가 빠진 회담장에는 먹혀들어 가고 있었다.

그간 얼마나 뒷공작을 펼쳐 놓았는지, 브라질과 그리스, 세르비아 등이 호응하고 나섰다.

중국이 시베리아에서 철수한 것을 비난하며, 만주의 이권을 넘기는 것으로 갚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량치차오는 가능한 한 여론을 반전시키려 애썼으나.

먼저 개항한 일본이 수십 년간 쌓아온 국제 관계를 일시에 뛰어넘기는 쉽지 않았다.

인지하지 못했던 비밀문서가 공개되었으니, 할 수 있는 일은 재빨리 파리 강화회의의 진행 상황을 본국에 송부하는 것이었다.

본국의 답변도 빨랐다.

새로이 평화특사를 추가 파견하겠다는 전보.

평화특사라 하니 떠오르는 이름은 왕스전이다.

아니, 그 할배가 여기 와서 뭐 할 게 있다고?

그러나 문서의 마지막에 적힌 이름을 본 순간.

량치차오는 알 수 없는 따스한 온기가 속에서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평화특사는 본인의 강력한 요청으로 양호 독군 한신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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