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 출신 중국 대군벌-106화 (106/108)

< 평화의 대가(代價) >

케인스는 앞에 앉은 자를 찬찬히 주시했다.

흔히 보아온 중국인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차를 드시겠습니까?"

"커피면 됩니다."

런던에서도 심심찮게 중국인 노동자를 볼 수 있었지만.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탓에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의 특사라는 이 자, 한신.

젊은 나이에 훤칠한 키, 차분한 기품, 완벽한 영국식 영어 발음은 도무지 중국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혹시 런던 태생입니까? 발음이 좋으시군요."

"홍콩 태생입니다."

"아아, 그렇습니까."

케인스는 커피를 들이마시는 한신을 슬쩍 보며 운을 뗐다.

"하실 말씀이 있다고요."

"예."

"하십시오. 저는 준비됐습니다."

정면으로 마주쳐오는 한신의 침착한 눈동자를 보며.

케인스는 파리에 온 이후 처음으로 말이 통하는 상대를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디서부터 말할까요. 신성로마제국이 종말을 고한 1648년 이후 세계는 커다란 변혁을 맞이했습니다. 유럽 제후들이 한데 모여 체결한 베스트팔렌 조약은 강대국들 중심의 국제 정세를 재편하며, 역사상 최초로 세계 질서라는 개념을 탄생시켰지요."

갑자기 몇백 년 전의 얘기를?

케인스는 잠자코 들었다.

"작년의 대전쟁 직전까지, 세계는 베스트팔렌 체제에 의해 유지되어왔습니다. 유럽의 패자가 곧 세계의 패자이며, 유럽에서 모든 국제 금융과 식민주권의 원칙들을 결정해왔지요. 하지만 이제 그 체제는 깨졌습니다."

케인스는 한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어렴풋이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베스트팔렌 체제의 유효성이 다한 지금, 세계는 새로운 질서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 질서는 유럽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결정될 겁니다. 뒤늦게 참전한 미합중국은 그 넓은 땅덩어리의 저력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고, 아시아에서도 신흥 세력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본제국 말입니까?"

"그렇죠. 뭐, 중국도 있고요."

한신의 발상은 단순한 것이었으나.

케인스의 두뇌는 맹렬히 회전하고 있었다.

지금껏 너무 유럽 중심으로 생각해왔다. 유럽 안에서 끝장을 보려니, 골치를 썩이고 답이 없었던 것이다.

"저는 엘리제궁의 회담에 참여하지 못해, 돌아가는 방향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만, 주워듣기로는 카르타고식 평화안이 채택되었다더군요. 맞습니까?"

"···정확하오."

제2차 포에니전쟁 당시 한니발에게 유린당했다가 간신히 승전한 로마는.

철저히 분쇄하여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지독하게 카르타고에 탄압을 가했다.

하지만 지중해 해양 무역으로 풍요로운 부를 쌓아 올린 카르타고의 저력은 탄압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으니.

제3차 포에니전쟁은 예고된 것이었다.

그와 똑같은 일이 파리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

"조약의 초안을 볼 수 있겠습니까?"

케인스는 말없이 사직서 안에 같이 들어있던 초안을 건넸다.

문서를 읽는 한신의 눈이 무섭게 움직였다.

"이건···, 아주 정교하며 체계적인 파괴로군요. 특히 1600톤급 이상의 상선을 협상국에 전부 할양하도록 명시한 조항은 아주 잔인합니다. 이대로면 독일의 해양 무역은 멸망하겠지요."

"맞습니다."

"게다가 독일의 석탄과 철을 징발하는 조항도 위험합니다. 독일은 알자스-로렌을 비롯하여 영토의 상당 부분을 상실하여 석탄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징발량은 영토 상실 전 수준으로 잡았군요. 독일은 이 수치를 맞추지 못할 겁니다."

케인스는 놀란 눈으로 중국의 젊은 특사를 바라보았다.

잠정적으로 베르사유 조약으로 명명된 이 초안은, 런던에 상주한 정재계 인사들에게 이미 여러 차례 확인을 받았다.

그러나 초안을 확인한 인사들은 백이면 백, 독일의 군사력 해체와 전범 처벌에 주목하여 말을 얹을 뿐.

한신처럼 경제적 효과를 고찰하는 이는 없었다.

"허면···, 앞으로 어찌 전망하시는지?"

케인스는 조심스레 물었다.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전쟁이 터질 겁니다."

"2차 세계대전이라니···. 그런 일이 정말로···."

"현대의 과학력은 무섭게 발달하고 있으니. 새롭게 터질 전쟁은 작년의 대전쟁, 그 이상이 되겠지요. 세계는 과학의 힘을 빌어 어떻게 하면 적을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죽일 수 있을지 전력을 다하여 연구하게 될 겁니다."

막아야 한다!

결단코 그런 일은 막아야 한다!

"제게 하실 말씀이란 단순히 전쟁을 예고하는 정도는 아닐 것 같습니다. 대처 방안을 생각해 놓은 게 있으시겠지요? 좀 전에 세계 질서를 말씀하셨는데,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입니까?"

한신은 뜸을 들이며 커피를 홀짝였다.

조급해진 케인스가 재촉하려는데, 마침 커피를 다 마신 한신이 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갑자기 다른 얘기를 꺼냈다.

"중국은 꽤나 오랫동안 고통받았지요. 귀국으로부터는 아편을 강제로 투여받았고, 의화단 때는 세계 8대 열강들에게 동시에 얻어맞기도 했습니다."

아편전쟁은 부끄러운 역사.

케인스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 여파가 중국을 오랫동안 괴롭혔고, 아직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만. 거대한 영토와 수많은 인구의 힘으로 중국은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슬슬 먹고 살 만하니, 먼 나라 사정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게 무슨 말인지···?"

"영국과 프랑스가 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독일의 재건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한 역량이 충분히 되지요. 새로운 세계 질서를 편성하는 겁니다."

케인스가 아연해 하는 사이.

한신은 차분하게, 자동차를 비롯한 기계류에 치중된 독일의 수출품과.

면화와 가죽, 밀과 보리 등, 독일의 수입 품목을 비교하며, 비상하는 중국 경제와의 협력을 설파했다.

중국의 어마어마한 식품 생산과 원료 공급이 무너지는 독일 경제를 지탱하고, 동시에 독일의 우수한 공업제품을 중국이 들여오는 상부상조의 방안.

파국을 막을 열쇠 한 조각을 얼핏 본 것 같아 케인스는 숨을 죽였다.

그러나 조심히 물었다.

"하지만···, 빅3. 그 마귀들이 두고 보겠습니까? 오직 자국의 이익만을 탐하여 상황이 비극으로 치닫든 말든 방치하는 장본인들 아닙니까."

"이제부터 그걸 해결할 생각입니다."

"어떻게···?"

"저를 엘리제궁에 초대해주십시오. 중국이 세계평화를 위해 제안할 것이 있다고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

프랑스 대통령 관저.

나는 케인스와 함께 엘리제궁에 들어섰다.

멀리서 영국 총리, 로이드조지가 보였다.

"어이, 존.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거라더니. 생각을 바꿨나? 잘 결정했어."

케인스가 무뚝뚝하게 인사하는데, 로이드조지의 시선이 내게 다가와 꽂혔다.

"이자는 누구지?"

"중국의 특사인 한신 씨입니다."

"한신?"

로이드조지의 얼굴에 얼핏 의미심장한 낌새가 스쳐 지나갔다.

"아시는 분입니까?"

"아느냐고? 알지, 물론 알지···."

로이드조지가 악수를 청해왔다.

"대영제국 총리, 데이비드 로이드조지요."

"한신입니다."

"바이츠만 씨에게서 얘기 많이 들었소. 오늘 이 자리에는 예루살렘 문제를 거론하러 오신 거요?"

나는 과거 예루살렘에서 시온주의의 대표인 바이츠만과 설전을 벌였던 적이 있었다.

확실히 로이드조지와 바이츠만의 관계는 친밀한 모양이었다.

"아닙니다. 자세한 건 회담장에서 말씀드리지요."

로이드조지는 미심쩍은 얼굴로 눈썹을 찡긋했다.

케인스가 로이드조지에게 무어라 속닥였다.

나는 그들을 지나쳐 궁전의 가장 깊숙한 방으로 들어갔다.

이미 여럿이 자리하고 있어 후끈한 열기가 전해져 왔다.

큼지막한 벽난로에, 비단 의자가 놓인 방.

프랑스식 미적 감각을 한껏 발산하는 호화로운 방이었다.

미국의 윌슨 대통령이 참모진들과 함께 들어와 자리를 잡고.

뒤이어 프랑스의 클레망소 총리가 심술궂은 얼굴로 나타나자, 빅3가 모두 모였다.

회담이 시작되기 전, 로이드조지가 입을 열었다.

"조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긴 하지만, 새로운 시각을 한번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하여, 오늘 특별히 초청한 분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오신 한신 사령관입니다. 일찍이 중동전쟁에서 성과를 거두었으며, 중국에서는 마치 국체와 같은 명성을 지닌 분입니다."

방안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쏠렸다.

나는 정중히 인사했다.

그 모습을 보고 클레망소가 콧방귀를 뀌었다.

"새로운 시각은 개뿔. 여기가 아무나 멋대로 데려와도 되는 자리였소? 내게도 베트남인 친구가 있는데 여기 앉혀놓을 걸 그랬군."

"아무나가 아닙니다. 한신 씨는 중국 대표단의 특사로 이번 회담에서 전권을 담당하고 있으며···."

"아아, 그러시겠지. 뭘 말하러 오셨소? 보나 마나 땅을 반환해 달라는 거겠지. 어떻소, 내 말이 틀렸소?"

클레망소는 중국이 영국의 시다바리라 생각하는 건가.

그래서 견제하는 거겠지. 하지만 헛다리 짚었다.

"맞습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것은 반환을 요구하기 위함입니다."

"보시오, 딱 맞췄지? 어디 보자, 원하는 것이 홍콩이오? 아니면 광저우만인가?"

"둘 다 아닙니다."

"그럼 뭘 원하오?"

"독일입니다."

클레망소는 가장 천박하고 불결한 말을 들었다는 듯이 기겁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뭐라 했소?"

"독일을 원한다 했습니다."

클레망소가 해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로이드조지를 쏘아봤다.

그러나 로이드조지가 뭘 알겠나. 그 또한 당황한 기색으로 도리질할 뿐.

영국 따까리 아니라니까 그러네.

"말을 상세히 하시오. 듣기 여하에 따라 프랑스는 중국을 적대할 수도 있소."

넓지 않은 방에 10여명의 인물이 배석한 가운데.

모두가 흥미진진하게 나를 주목하고 있다.

이 정도 분위기는 만들어줘야 얘기할 맛이 나지.

"프랑스는 오랫동안 유럽의 패자로 군림했지만, 인구가 정체된 지 오래이며, 해양력에서는 영국에, 공업력에서는 독일에 뒤처지는 데다, 새로 등장한 미국은 감히 넘볼 수 없는 거대국가입니다. 프랑스는 확연히 지는 태양인 겁니다."

"가, 감히 무슨 언사를···!"

클레망소가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으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프랑스는 두려운 겁니다. 총리님의 머릿속을 파고 들어가 볼까요. 유럽의 역사는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는 권투 시합 같은 것이며, 이번 라운드는 어찌저찌 이겼으나, 다음 라운드에서는 틀림없이 다운당할 거라 예견하고 계시지요? 그래서 휴식 시간에 어떻게든 상대의 회복을 저지하려 안간힘을 쓰는 것 아닙니까?"

"엘랑 비탈! 프랑스는 굴복하지 않는다! 더는 모욕하지 마라!"

하지만 클레망소의 목소리는 어쩐지 허무했다.

그도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프랑스의 노쇠는 팩트라는 걸.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고작 지도자 몇 명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기에는 불가능한, 몇천만개 요소들의 인과관계로 인해 파생된 결과니까요. 이미 프랑스는 독일의 상대가 되지 못한지 오래되었습니다."

클레망소가 튀어나올 듯한 눈알을 하고 날 쏘아보는데.

미국의 윌슨이 입을 열었다.

꿈결처럼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동양에서는 예의를 중시한다 들었는데, 제가 잘못 알았을까요. 면박은 그만두고 본 목적을 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프랑스에 필요한 것은 확실한 보증입니다."

"무슨 보증을?"

"독일이 다시는 프랑스를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보증 말입니다."

정곡을 찔렸는지 클레망소의 눈이 가늘어졌다.

윌슨이 말했다.

"좋은 말씀입니다. 허면 그 보증을 무슨 수로 세울 수 있습니까?"

"두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한쪽은 쉽고 확실하며 다른 쪽은 어렵고 모호하지요. 어느 쪽부터 들으실 겁니까?"

"어려운 쪽부터 듣지요."

윌슨이 특별한 인간이긴 하다.

여기서 두 번째를 골라?

"배상위원회를 완전히 새로 꾸려 독일의 지급 능력 범위 안에서 새로 책정하며, 석탄과 철광석의 교환을 통하여 산업이 살아날 수 있도록 돕고, 무역의 간섭을 줄여 독일에 활로를 열어줍니다. 그리하면 독일인들은 협상국의 관대한 처사에 감복하여 유럽의 제조업을 책임지는 우방으로 돌아올 겁니다."

클레망소의 세찬 콧방귀 소리와 함께 윌슨이 말했다.

"확실히 어렵고 모호한 방안이군요. 그럼 쉬운 쪽은 어떤 방안입니까?"

나는 클레망소를 힐끗 보았다.

그의 눈에 적개심이 이글거렸다.

"독일의 시계를 되돌려 1870년 이전으로 만드는 방안입니다. 35개 군소국가로 갈기갈기 찢어, 무장은 오로지 치안유지를 위한 경찰대 수준으로만 허락합니다. 소국들의 안보는 국제연맹이 규정한 특별군이 맡도록 합니다. 배상금은 몇 개의 소국들을 한데 묶어 연좌로 부과합니다. 이 방법은 소국들의 증오심을 서로에게 돌리는 책략으로 식민 지배에 아주 효과적이지요. 이렇게 하면 독일은 다시는 프랑스를 넘볼 수 없게 될 겁니다."

방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바로 내 옆에서 듣고 있던 케인스가 황당한 표정이 되었다.

뒤통수를 쳤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베르사유 조약을 가장 적확하게 설명한 문장은 이거다.

'화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징벌적이었으며, 독일의 회복을 막기에는 너무나 관대했다.'

할 거면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은 그만큼 참혹한 것이었으니.

어느 길이든 걸어갈 가치가 있었다.

"우리 대사께서 아주 극단적이시군요."

윌슨의 말은 방안 모든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일 터.

클레망소도 한마디 했다.

독일을 쪼개자는 방안이 마음에 들었는지, 한결 누그러진 음성이었다.

"처음엔 윌슨보다 더한 성자께서 납신 줄 알았는데···. 당신 정체가 뭐요? 루시퍼라도 되는 거요? 우리나라 극우주의자들이나 할 법한 소리를 잘도 해대는군."

"저는 공리주의에 의해 말씀드리는 겁니다. 독일은 전범 국가. 독일 시민들만 희생하면 전 세계 인류가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윌슨이 보기 드물게 책상을 쳤다.

반면 클레망소는 희희낙락하여 통조림 같은 몸을 들썩였다.

"고려할 가치가 없는 방안입니다. 대사는 끔찍한 상상을 그만두십시오."

"뭐가 끔찍하다는 거요? 괜찮기만 한데? 당신은 프랑스인들이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알기나 하오?"

회담장이 삽시간에 어수선해졌다.

클레망소가 호랑이처럼 호통을 치며 삿대질하자 윌슨이 울먹울먹 고개를 수그렸다.

그 광경을 보던 케인스가 진득하니 한숨을 내쉬며 속삭였다.

"휴우···, 우리는 평화를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닙니까?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세계 질서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절 믿으십시오. 이게 평화의 길입니다."

클레망소에게 쳐맞는 윌슨을 보니, 결국 카르타고식 평화안은 제지하기 어렵다.

이제부터 내가 집중해야할 부분은 비어버린 독일 시장을 중국이 먹는 것.

나는 공리주의에 대해 다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

공리주의에는 '행복한 마을' 일화가 있다.

언제나 마을 사람 모두가 행복한 마을.

그러나 마을에는 비밀이 있다. 마을의 행복이 지하 감옥에 갇힌 한 아이에 의해 유지된다는 것이다.

비좁은 감옥에 불행한 아이 하나를 집어넣고 온 마을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리할 것인가?

공리주의에 의하면 답은 '그렇다'이다.

왜냐고?

총 행복이 증가하잖아.

하지만 배신자는 있는 법.

나는 그 아이에게 몰래 다가가 사탕과 장난감을 줄 거다.

히틀러가 주창한 아리아 민족의 우수성은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확실히 독일인들은 쉬이 고꾸라질 놈들이 아니거든.

독일을 몇 개 나라로 소분한다 해도, 통일국가의 꿈은 사라지지 않을 거다.

아이는 성장할 거고 근육이 붙으면 지하감옥을 기어올라 탈출할지 모른다.

그리곤 마을에 나타나 내게 말해주겠지.

형은 나가 있어. 마을 밖으로 나가서 절대 돌아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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