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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46화 (46/151)

46화

월말 회의까지 유진의 일상은 수련의 연속이었다.

아무도 없는 연무장 3층, 유진은 홀로 비 오듯 땀을 흘리고 있었다.

우웅! 우웅!

아톰이 맹렬히 회전하며 유진의 왼손에 오러가 터질 듯이 몰렸다.

날카롭고 거친 오러가 신체 어느 한 부위에 몰리니 미칠듯한 통증이 일었다.

하지만 이내.

우우웅…….

또다시 오러는 힘을 잃고 맥이 빠져버렸다.

“후…… 쉽지가 않네.”

오러 봉인을 당한 이후 제이드가 남긴 시험을 깨기 위해 유진은 아톰을 일깨워 사지에 몰아 그 봉인을 깨려 하는 것이었다.

유진의 오러 회로를 막고 있는 몸속 댐들.

그중에서도 제인스의 탁기를 빨아들였던 왼손에 균열이 갔던 것을 기억하고 오러를 몰아넣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왼손의 댐에는 유진의 시도가 무수히 담겨 있었다.

아주 작은 균열들이 티 나지 않게 새겨진다.

부딪히고, 들이박으며 흐트러진 오러가 몸속에서 끝도 없이 회전했다.

‘그래도 조금씩 성과가 보여.’

댐을 깨부수는 노하우도 찾아냈다.

한 번에 막대한 기운을 쏟아내봤자 진만 빠질 뿐이었지만, 유진은 시야를 넓게 가지고 방법을 바꾸었다.

‘라울러에게 가르쳐놓고도 놓치고 있던 거였어.’

지금까지 배우고 활용해 온, 그리고 가르쳐 온 것들을 되짚던 유진은 라울러가 펼친 팔천무극창에서 단서를 얻었다.

온 힘을 모아 일점에 집중한 찌르기.

찌르기는 검이 아닌 창에서 극대화되는 기술이었다.

‘똑같은 곳을 계속 두드린다. 바늘과 같은 양의 오러라도, 똑같은 곳을 두드리는 게 중요해.’

유진의 몸 안에서 한없이 압축된 오러가 댐의 한 부분을 두들긴다.

“후우, 후우.”

몸에서 열이 솟구치며 왼손에서는 극심한 통증이 다시 일어난다.

균열이 가 있는 부분에 계속해서 오러를 뾰족이 만들어 찌른다.

그러나 이내 오러는 다시 흩어져 사라졌다.

“어휴, 진짜 죽겠네.”

유진이 한숨을 깊게 내쉬는 사이, 금검이 다가왔다.

“공자, 전할 것이…… 아니, 뭔, 열기가……!”

금검은 계단을 걸어 올라오다가 3층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기겁했다.

“사우나인 줄 알았소! 괜찮소이까?”

유진의 아톰이 열을 발하고, 몸에서 나오는 열기가 거듭하여 축적된 결과였다.

얼마나 수련에 집중했으면 그 넓은 연무장이 달아오를 정도란 말인가.

유진이 가볍게 손사래를 쳤다.

“어, 괜찮은데, 물 좀 줘.”

“여기 있소이다. 어이구…….”

금검은 유진이 한숨 돌리고 나서야 본래 온 목적을 꺼내놓았다.

“궁귀 자식…… 아니, 궁귀는 백호 기사단 단원들이 약제당을 찾을 때마다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며 채혈을 했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기운이 있는 것을 알아냈소.”

“역시나 그렇군. 그리고?”

“투귀는 백호기사단원들에게 의도적으로 은식기를 배급하여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놈들을 죄다 체크했고 말이오.”

궁귀와 투귀가 백호 기사단이 흑룡의 피를 먹었다는 증거를 하나둘씩 모으자, 예상대로 모든 정황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었다.

“남은 게 있을 텐데?”

“마지막으로, 뮬 경이 미스릴을 보냈다고 하오. 숙소에 가져다 놓았소이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미스릴과 폭군의 반지, 그리고 줄리아에게 배운 결계 마법이라면…….’

“숙소로 돌아가자.”

* * *

유진의 숙소에는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듯 환한 빛을 내는 미스릴이 있었다.

푸른 듯하면서도 오묘한 묵색 빛깔을 뽐내는 미스릴을 보기만 해도 희귀한 물건임을 스스로 자랑하고 있었다.

“저게 바로 미스릴이란 말이오? 오오……!”

금검 또한 미스릴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지 놀란 기색이었다.

유진은 전생에서 태양신교의 대장장이들이 아주 가끔씩 미스릴을 재료로 한 방패나 투구들을 보긴 했지만, 이 미스릴은 뭔가 달랐다.

‘순도가 아주 높아 보여. 이 정도로 최고급인 것은 구하기 힘들었겠는데.’

돈만 있어서는 구하기 힘들다는 미스릴, 펜첼이기에 가능했을 것이었다.

‘삼촌, 감사합니다. 매번 도움이 되는 것 같군요.’

뮬에 대한 고마움이 더욱 커지던 와중, 금검이 편지지 하나를 내밀었다.

“뮬 경이 전해달라고 한 편지올시다.”

유진은 편지를 받아들고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내 조카, 유진아.

네가 도와준 덕분에 연구가 점점 박차를 가하고 있단다. 고맙고……(중략)

그 미스릴은 구하는 데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모른다. 내가 비록 이런 몸이긴 하지만, 쌓아온 게 있지 않겠느냐?

하지만 그런 나로서도 그 정도 순도를 가진 미스릴은 정말…… 잘 아는 광석상을 만났는데, 무슨 일이 있었냐면……(중략)

뒤에 이어진 모든 내용은 미스릴을 구하는 데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생색이 잔뜩 적혀 있었다.

‘왠지 있던 감사함도 없어지는 기분인데.’

원래 뮬 삼촌이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었던가.

유진은 여전히 아이 같은 면모를 지닌 뮬의 성격에 피식 웃으며 편지를 내려놓았다.

“그런데 공자, 본가에 말하면 바로 구할 수 있지 않았습니까?”

금검의 말대로 로베르가라면 억만금을 들여서라도 미스릴을 구했겠지만.

“구할 수야 있었겠지. 하지만 이 정도로 좋은 미스릴은 어려웠을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진이 덧붙였다.

“펜첼에 온 이상, 펜첼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싶었어. 굳이 외부로까지 힘을 빌리고 싶지 않아. 내가 구축해 놓은 펜첼에서의 인맥, 그 이상은 바라지 않으려고.”

유진이 펜첼에 오면서 다짐한 것이 있었다.

로베르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 해내겠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금검은 그 말에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와 궁귀, 투귀 놈들이 그래도 도움이 좀 되고 있다는 말이시오?”

“그럼, 당연하지.”

유진은 금검의 기대감 가득한 표정에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금검은 유진을 다 큰 아들을 보듯이 뿌듯하게 바라보았다.

“……그런 눈은 하지 말고, 빨리 시작하자.”

“좋소이다. 도대체 뭘 하길래 이 몸이 그렇게 필사적으로 필요한지 한번 봅시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필요하진 않지만…… 어쨌든.”

진은이라 불리는 미스릴은 일정한 과정을 거친 뒤에는 단단한 명검이 되거나 높은 마나 전도율을 가지게 된다.

그랬기에 기사나 마법사 할 것 없이 모두가 탐내는 귀한 재료였다.

하지만 제련이 되기 전에는 쉽게 조형할 수 있는 탄력 있는 상태였다. 쉽게 주무르고 형태를 변형할 수 있다는 말.

마치 도자기를 만들 듯 모양을 잡을 수 있단 뜻이었다.

스윽.

유진이 손에 끼고 있던 폭군의 반지를 빼냈다.

금검이 옆에서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잔뜩 발했다. 유진은 그 눈빛이 부담스러웠지만, 신경 쓰지 않고 미스릴을 주물렀다.

이 폭군의 반지와 미스릴을 어떻게 이용하려는 것일까?

‘이미 폭군의 영혼을 잡아먹었기에 반지를 뺀다고 해도 탐욕을 쓰지 못하는 건 아냐. 효율의 문제겠지.’

유진에게 폭군의 반지는 마법사의 스태프와 같았다. 능력을 사용함에 보조해주는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흐읍……!”

유진이 폭군의 반지를 네모난 미스릴 가운데에 밀어 넣은 다음 마치 공처럼 둥글게 만들기 시작했다.

대단한 근력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유진은 오러를 봉인 당한 상태였기에 지금의 근력으로는 미스릴을 맘대로 주무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서 금검이 필요했다.

“금검, 이거.”

“설마.”

“둥글게 만들어줘.”

금검이 비장한 표정으로 미스릴을 건네받았다.

“공자에게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커다란 도움을 주는 이 몸, 금검. 기꺼이 힘을…….”

“그만하고 빨리.”

“흡!”

금검이 새하얀 오러를 내뿜으며 미스릴을 둥글게 다졌다.

모난 부분은 매끄럽게, 날카로운 부분은 무디게.

과연 7성급의 무인이라는 걸까, 미스릴은 이내 둥글둥글한 구의 형태를 띠었다.

“후우, 이 정도면 되겠소?”

“훌륭해.”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였다.

유진이 줄리아에게 배운 결계에 대한 이론을 더듬었다.

일정 구역에 일정한 조건을 건다는 것이 결계 마법의 핵심이었다.

그렇다면 ‘일정 구역’을 땅이 아니라 수정구슬에 건다면 어떨까?

그리고 ‘일정한 조건’은 이 구슬을 보는 이의 시선이 고정되었을 때로 설정하고, 그때 유진이 생각하는 마법이 발현된다면?

이 미스릴 구슬을 본 백호기사단원은 흑룡의 피가 자동으로 반응하게 될 것이었다.

“도대체 이걸 뭐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것이오? 감이 안 오는데.”

“이 미스릴 구슬에 눈만 마주쳐도 흑룡의 피를 머금은 녀석을 색출해낼 수 있게 만들 거야.”

“어떻게 말이오? 공자가 마법이라도 쓰지 않는 이상…….”

마법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유진의 손에서 푸른색의 마력이 흘러나왔다.

줄리아에게 배웠던 마법 지식들이 유진의 손에서 펼쳐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법의 수식들은 유진의 머릿속에서 그려졌고, 그에 따라 유진의 손에서 결계 마법이 발현되는 것이었다.

그러자 육각형의 조그만 단면들이 미스릴 구슬에 이어 붙으며, 그 사이의 경계면들이 푸른빛을 내었다.

유진은 매우 집중했는지 이마에 땀까지 맺히고 있었다.

“아, 아니……! 뭐요? 지금 이게 뭐…… 유진 공자!”

금검은 유진이 마법을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적잖이 당황한 얼굴로 유진과 미스릴 구슬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유진은 현재 오러가 봉인된 상태인데, 저건 무엇이란 말인가?

분명 그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게 마법이란 걸 감각으로 인지하고 있었으나, 머리로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마검사.

오러홀을 가지면 서클을 가질 수 없고, 서클을 가지면 오러홀을 가질 수 없다는 불변의 법칙을 거스르고 있다는 말이었으니까.

유진은 금검의 질문에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마법을 펼칠 때마다 느끼지만 오러를 다룰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야.’

정확한 계산으로 이어진 수식들. 하나라도 어긋나면 마법이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다.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여 만들어낸 것은, 황금빛을 띠는 작은 구체의 결계막이었다.

줄리아가 결계로 풍선을 감싸 보였다면, 유진은 그와 비슷한 모양인 미스릴 구슬을 감싼 것.

줄리아가 예시를 풍선으로 들었기에 조금 더 수월하게 따라 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이 자리에 줄리아가 있었다면 더욱 놀랐을 것이다.

줄리아가 유진에게 알려준 것은 1성에서 3성 수준의 초급생이나 알 법한 내용이었는데.

유진이 이를 활용해 4~5성은 되어야 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결계의 성급이 4~5성에 다다라있다는 건 결계의 두께나 황금빛의 밝기, 그리고 투명도에서 드러났다.

유진이 땀을 훔쳤다.

금검은 유진에게 할 말이 많은 듯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도대체 언제부터 마법을 다뤘소? 줄리아가 알려준 것이오?”

“그건 맞긴 한데, 나중에…….”

“아니, 마법이란 게 알려 준다고 할 수 있는 것 같으면 나도 진즉에 배웠지! 체내에 서클을 가지고 있다는 뜻인데, 그렇게 되면 분명히 오러를 운용하는 데에 차질이 있을 터인데……?”

“알았으니까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가, 간단하게라도 알려주시오. 이 몸, 그래도 공자의 시종이자 최측근 아니오…….”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금검에 유진이 별수 없이 둘러댔다.

“로베르 가문 내 창고에 마법과 관련된 서적이 있었고, 서클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몸 안에 있는 것 같아. 그뿐이야.”

“아…… 음…… 그렇군.”

물론 다 헛소리였지만 금검은 조금 이해가 된다는 눈빛이었다.

딱히 할 말도 없을 것이다. 유진이 그렇다는데 뭐라고 할 것인가?

하지만 여기서 금검은 약간의 배신감을 느꼈다.

“마법의 수준을 보니 1, 2년 수련한 게 아닌 모양인데…… 지금껏 나에게 그 사실을 숨겨왔다는 거군…….”

꽤 많이 서운한 눈치였다.

눈빛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배신감마저 서려 있었다.

유진은 그런 금검을 조금 달래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입을 열었다.

“딱 금검밖에 없어.”

“……뭐가 말이오?”

“내가 마법을 쓸 줄 안다는 사실, 금검밖에 모른다고. 최초라고.”

금검은 그 말에 묘하게 기분이 풀어졌는지 새침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다고 다 풀릴 거 아니오.”

“풀어줄 생각은 없는데…….”

“하여튼 이 몸이 최초이자 공자에게 가장 중요한 인물이란 말이군.”

제멋대로 유진의 말을 해석한 금검은 이제 뿌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참, 다루기 쉽기도 하면서도 고맙네.’

유진은 그만큼 금검이 유진, 자신을 아끼고 있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으며 피식 웃었다.

소란도 잠시, 유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 가시오? 지쳤을 텐데 좀 쉬지.”

“아직, 방금 결계를 만들면서 생각난 게 있어서 조금 더 다듬어야 할 것 같아. 안 따라와도 돼.”

어쩌면, 진짜 마법은 저 13살짜리 아이가 한 번도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금검이 헛웃음을 흘렸다.

* * *

월말 회의가 있는 아침.

월말 회의는 대대로 기사단장을 필두로 각 기사단이 모두 모이는 자리였다.

청룡, 백호, 현무, 주작.

커다란 원탁에 기사단장들과 수십이 넘는 기사단원들과 각 기사단의 부단장들도 자리해 있었다.

다만 현무 기사단은 전원 근신 명령을 받아 참석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분위기가 묘했다. 모두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뮬 기사단장님, 오늘은 어쩐 일로 참석하신 겁니까?”

“기사단장이 기사단장의 자리에 있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 나도 알 건 알아야 할 테니 참석했다.”

“아…… 예.”

청룡 기사단의 부단장은 뮬이 참석한 것이 굉장히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뮬의 양옆에 앉은 시리우스와, 릴리안을 대신하는 주작기사단장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게 수십 번이 넘는 월말 회의에 뮬이 참석한 횟수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니.

모두가 뮬의 등장이 어색하기도, 신기하기도 한지 자꾸만 청룡 기사단 쪽으로 시선이 가는 모습이었다.

시리우스 또한 뮬을 잠시 쳐다봤다.

뮬이란 존재는 시리우스에게 그렇게 달갑지도, 밉지도 않은 존재였다.

뮬은 장남이면서도 오러를 가지지 못해 힘을 뽐낸 적이 없고, 그렇다고 누구의 편을 들어 정치싸움에 가담한 적도 딱히 없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조용히 살아온 것이다.

다만 시리우스도 의아한 표정이었다.

‘형님이 최근부터 펜첼에 자주 찾아온다. 설마 가주 자리를 노리는 것은 아니겠지.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긴 해.’

솔직히 말하자면 시리우스는 뮬이 만만했다. 그러니 딱히 신경 쓸 필요도 없단 생각.

그가 어깨를 으쓱이고는 말을 꺼냈다.

“월말 회의를 시작하겠소. 오늘 준비한 안건은…….”

그때 뮬이 시리우스의 말을 끊었다.

“오늘 제일 중요한 안건은 따로 있소.”

“……무슨 말입니까, 형님.”

아무리 형이라지만 자신의 말을 끊은 것에 시리우스는 순간 노기가 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뮬은 단단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펜첼에서 누군가 흑룡의 피를 다시금 유포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소.”

“……예?”

“흑룡의 피……?”

“…….”

흑룡의 피에 대한 이야기는 펜첼에서 엄중히 단속하던 일이기에 아는 이들은 알고 모르는 이들은 모르는 이야기였다.

반 정도는 어리둥절한 표정이고 반 정도는 미세하게 얼굴을 움찔거렸다.

그리고 백호단원 몇은 안색이 급격히 변화했다.

“갑자기 월말 회의에 참석하더니, 그게 무슨 말입…….”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 증인과 증거를 가져왔소.”

“……!”

시리우스는 당황하지 않고 능청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증인과 증거라는 말에 목이 턱 막혔다.

그와 동시에.

벌컥!

회의실의 문이 열리고, 유진이 미스릴 구슬을 한 손에 든 채로 걸어들어왔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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