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샬로트 잉그마르.
마족으로부터 세계를 구한 영웅이자, 전설이라 불리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네크로맨서.
리베라 왕국의 수호자 ‘가디언’ 중 하나.
‘그런데 왕국이 어째서?’
카단은 이해할 수 없었다.
리베라 왕국군이 샬로트의 저택을 습격한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무너진 벽면 너머로 보였던 건 분명 리베라 왕국의 깃발이었다.
“아버지는 리베라 왕국의 영웅이잖아?”
국왕의 명에 따라 묵묵히 전쟁터로 향하는 충신. 왕국을 수호하는 가디언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책임지고 해내는 사람.
악명보다 명성이 높았던 네크로맨서. 환호와 박수가 어울렸던 사람.
‘그런 아버지를 왜?’
충신이었던 샬로트의 저택에 왕국군이 왜 쳐들어온 것일까?
‘아버지가 범죄라도 저질렀나? 반란이라도 저지른 게 아니고서야 왕국군이 올 리 없잖아?’
모르겠다.
몇 번이고 질문을 던져봤지만, 그 어떤 질문에도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스륵.
카단이 손에 쥐어진 반지를 바라봤다.
‘아버지….’
여느 때와 같은 하루였다.
반복되던 일상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아침이었고, 샬로트에게서 전쟁의 어떤 징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버지는 알고 계셨다.’
샬로트는 분명 왕국군이 공격해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전쟁이 아닌 죽음을 준비한 사람 같은 태도를 보였을까?
‘나와 도망쳐도 됐잖아?’
마법사들이 추적 마법을 사용하며 쫓아 오기야 하겠지만, 샬로트라면 충분히 따돌릴 수 있었을 텐데.
‘혹시 나를 살리시려고 그런 걸까?’
수많은 물음표를 던졌지만, 맞춤표로 끝나는 대답은 없었다.
“살아 계실 거야.”
살아있길 바랐지만, 가능성은 희박했다.
죽음을 받아들이듯 담담한 태도를 보이던 그의 모습 덕분에 자꾸만 비극이 그려진다.
게다가.
‘오랜 친구들을 만난다고 하셨어. 오랜 친구들이라면….’
왕국군을 이끌고 온 자들은 평범한 이들이 아니었다.
‘가디언. 아버지와 같은 7인의 영웅들.’
샬로트와 함께 활동했던 리베라 왕국의 영웅들이자 ‘가디언’으로 불리는 수호자들.
그들이 샬로트를 죽이기 위해 저택을 찾아와 공격해댔다.
아무리 살아있는 전설이라고는 하나, 그들 전부를 상대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만에 하나 살아남았더라도 붙잡힌 채 처형을 기다릴 것이고.
으득!
카단이 이를 악물었다.
‘내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구하러 갈 힘도, 복수할 힘도 없었다.
강해지기 위해 10년간 노력해왔지만, 아버지의 죽음 앞에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허무함에 고개가 떨궈졌다.
점차 이 비극이 꿈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졌고, 지독한 현실감은 분노를 자아냈다.
믿기지 않은 현실과 갑작스러운 이별에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그저 지긋지긋한 무력함에 괴로워할 뿐이었다.
***
며칠이 지났다.
카단은 텔레포트 된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듯했다.
눈은 퉁퉁 부어 있고, 볼은 홀쭉해진 상태.
아버지의 죽음이 현실로 느껴진 동시에 그에게 찾아온 무력함이 족쇄가 되고 말았다.
움직일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게 없기에 움직일 이유도 없었다.
카단은 그렇게 분노와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왔다.
이곳이 어딘지 알 수 없었기에 무작정 저택을 찾아갈 수도 없었다.
샬로트의 소식을 찾아 돌아다닐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의 비극을 누군가의 입으로 전해 듣고 싶지 않았다.
소식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그려졌던 비극이 현실이 될 것만 같았다.
“아버지….”
17년간 쌓아온 모든 게 무너졌다. 전생에도 느껴본 적 없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분노에 치를 떨었다.
슬픔도 분노도 지워진 감정 없는 얼굴.
스륵.
카단은 샬로트가 쥐여줬던 반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곤 아무 생각 없이 반지를 자신의 손에 끼웠다.
우웅.
헐렁할 것 같던 반지는 검지에 끼워지는 순간 굵기에 맞춰 크기가 줄어들었다.
놀랄 법한 상황이었지만, 카단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저 끼워진 반지로 천천히 마나를 흘려 넣을 뿐이었다.
우웅!
카단의 마나에 반응한 반지가 작게 진동하더니, 곧이어 그의 앞으로 보랏빛 포탈 하나가 생겨났다.
아공간 마법.
과연 샬로트는 이 안에 어떤 것들을 넣어 두었을까?
카단은 눈을 감고 포탈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머릿속으로 아공간 안에 담긴 물건들의 정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돈부터 시작해 옷, 신발, 책, 각종 실험 도구와 마도구. 수많은 양피지.
생활에 필요한 것들부터 시작해 네크로맨서에게 필요한 것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응?’
그리고.
[카단 잉그마르]
카단의 이름이 적힌 양피지가 들어있었다.
‘이건?’
다시 눈을 뜬 카단은 빠르게 포탈에서 손을 빼냈다. 그의 손에는 돌돌 말린 양피지가 들려 있었다.
촤락.
양피지를 펼치는 순간, 번쩍하는 빛과 함께 익숙한 누군가가 나타났다.
“어리석은 놈. 이러고 있을 줄 알았어.”
빛과 함께 등장한 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샬로트의 사역마이자, 카단의 과외 선생인 뱀파이어 ‘루시아’였다.
“이, 이게 대체?”
갑작스러운 등장에 카단은 당황한 듯 눈도 끔벅이지 못했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샬로트의 말부터 빠르게 전할게. 편지로 남기면 위험하다고 직접 나에게 부탁하더라고.”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카단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카단. 사람은 언젠가 죽게 되어있다. 감정에 휩쓸려 시간을 버리지 말아라.”
그녀가 전하고자 했던 건, 샬로트의 메시지였다.
요약하자면 슬픔에 잠겨 있지 말고, 재빨리 털고 일어나 새 인생을 살라는 것이었다.
“도시 테누스에 있는 주점 ‘고양이들의 저녁’에서 ‘잭 카터’를 찾아가라. 그곳에서 너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 거다.”
미래를 선택하라니? 카단이 고개를 갸웃하며 루시아를 바라봤지만, 루시아도 잘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직 다 안 끝났어. 집중해서 들어.”
루시아는 차분하게 다시 샬로트의 말을 전했다.
“카단. 넌 내가 인정한 유일한 네크로맨서다. 그러니 생존을 위해 살지 말아라. 넌 어떤 역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것이다.”
루시아를 통해 들은 샬로트의 메시지에 마음속 응어리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전생에는 느껴본 적 없던 감정.
“이제 좀 정신이 드냐?”
카단의 표정이 한결 좋아지자, 루시아가 말을 걸어왔다.
“네….”
여전히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모습이었지만, 조금은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선생님. 도대체 어떤 일 때문에 아버지가….”
“나도 자세히는 몰라. 너한테 이런 말을 전해달라는 것 말고는.”
루시아의 말에 카단이 실망한 듯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
“나도 오래 있을 수 없어. 양피지에 담긴 마력으로 잠깐이나마 이곳에 소환된 거니까.”
“그, 그럼?”
“내가 사는 곳으로 돌아가겠지. 오랜만에 반가웠어. 카단.”
그 말과 동시에 루시아의 몸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서, 선생님! 아버지는….”
카단은 질문을 이어갈 수 없었다. 아마도 뱀파이어인 그녀가 자유롭게 인간계에 드나들 수 없다는 뜻은 계약자인 샬로트가 죽었다는 뜻일 테니.
“슬퍼할 시간에 힘을 키워. 내가 해줄 말은 여기까지야.”
차갑게 말을 이어가던 루시아가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강해진다면 다시 볼 날이 있을 거야. 그럼 기대할게.”
양피지에 담겨 있던 마력이 부족했는지, 루시아가 마법처럼 사라졌다.
반가움도 잠시, 다시 혼자가 된 카단에게 허무함이 찾아왔다.
그러나 전과 다르게 카단의 눈은 생기가 돌고 있었다.
짧은 재회였지만, 루시아 덕분에 카단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은 것 같았다.
“아버지.”
카단은 무표정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전생에 제가 모시던 분에게 은혜와 복수는 곧 죽어도 갚아줘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 속삭임이 샬로트에게 들릴 리는 없겠지만, 카단은 묵묵히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반드시 갚겠습니다.”
은혜도 복수도.
결심이 섰는지, 카단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텔레포트….’
어릴 적 무인도로 보내졌을 때도 샬로트의 텔레포트 마법에 당한 적이 있었다.
이번엔 어디로 보내진 걸까?
“여긴……. 숲인가?”
보이는 건 온통 나무뿐.
‘아버지라면 아마 날 테누스라는 도시 근처로 보내셨을 거야.’
루시아를 통해 전한 메시지에 ‘테누스’라는 말이 있었으니, 분명 그 근처로 텔레포트 시켰을 것이다.
자식에게만큼은 끝없이 친절했던 사람이니까.
‘그래. 선생님 말씀대로 슬퍼할 시간에 힘을 키우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며칠을 멍하니 보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지낼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은혜와 복수를 갚기 위해서라면 뭐라도 해야만 했다.
‘분명 테누스에 있는 주점이라고 했지?’
무인도 이후로는 혼자서 저택 밖을 돌아다닌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걱정할 건 없다.
‘내가 뭐 어린애도 아니고.’
이곳이 테누스 근처라면 길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카단은 그렇게 생각하며 무작정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숲을 빠져나온 카단은 지나가는 상인의 마차를 얻어탔고, 빠르게 도시 ‘테누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혹시 고양이들의 저녁이라는 주점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잘 모르겠네요.”
테누스로 오는 것까진 어렵지 않았지만, 주점을 찾는 게 문제였다.
벌써 10명 가까이 붙잡고 물어봤지만, 사람들은 주점의 위치는커녕 주점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 같았다.
‘잘못된 정보를 가르쳐주셨을 리 없는데.’
막막하긴 했지만, 카단은 포기하지 않았다. 분명 이곳에 아버지가 말한 주점이 있을 테니.
“음?”
냐앙-
골목 구석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던 카단에게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와 몸을 비벼댔다.
냐아-
카단은 저도 모르게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고양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발라당 몸을 까뒤집었다.
냐아?
한참 카단의 손길을 즐기던 고양이가 느닷없이 몸을 일으키더니, 어딘가를 향해 걸어갔다.
“어라?”
고양이를 따라 시선을 옮기던 카단의 눈에 허름한 건물 하나가 들어왔다.
아무런 글자 없이 고양이 문양만 새겨진 간판.
‘어?’
카단은 무언가에 홀린 듯 고양이 간판이 걸린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철컥.
문을 열고 들어가자 평범한 주점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다만, 저녁 시간의 주점이라기엔 너무나 조용했고, 음식 냄새는커녕 술 냄새도 나지 않았다.
시원한 나무 향만이 코를 즐겁게 해줄 뿐이었다.
“어서 오세요.”
주점 안에 들어가는 순간, 바 테이블 쪽에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눈웃음을 지으며 카단을 반기고 있었다.
냐아-
그리고 조금 전까지 카단에게 애교를 부리던 고양이가 주점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의 팔에 몸을 비비고 있었다.
“이 주점을 찾고 계신 분이 근처에 돌아다닌다고 하던데, 그분이 당신인가요?”
고양이의 턱을 쓰다듬던 남자가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으며 질문을 던졌다.
“혹시 이곳이 고양이들의 저녁입니까?”
“네. 맞습니다. 이 녀석이 손님을 이곳까지 모셔온 것 같네요.”
고양이가 길을 안내한다고? 카단은 고개를 갸웃하며 고양이를 바라봤다.
하지만 이내 의문 따위는 지우기로 했다.
평생 해골이 해주는 밥을 먹고 자랐는데, 고양이가 길 안내 좀 해줬다고 이상할 건 없었다.
“편한 곳에 앉으시겠습니까? 메뉴판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죄송하지만, 뭘 먹으러 온 건 아닙니다.”
직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바테이블로 다가오는 카단을 바라봤다.
“잭 카터라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면 만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잘 찾아오셨어요. 제가 잭 카터입니다.”
직원. 아니, 잭 카터는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어쩐지 그 웃음이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떤 일로 절 찾아오셨죠? 젊은 나이에 이곳을 찾을 정도면 꽤 사연이 깊을 것 같은데, 돈은 충분하시려나?”
잭 카터는 메뉴판을 들고 다가와 카단에게 건넸다.
‘사연? 돈?’
카단은 이상함을 느끼며 주점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빈 테이블과 의자. 곳곳에 보이는 빈 술병들로 보아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주점이었다.
“여긴 뭐 하는 곳이죠?”
“네? 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찾아오신 겁니까?”
잭 카터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버지가 이곳에서 당신을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라는 말에 잭 카터는 무언가 떠오른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혹시 샬로트 님의 자제분?”
“맞습니다.”
“하나도 안 닮으셔서 몰라봤습니다. 아! 우선 식사부터 하시죠. 제가 보기보다 요리 실력이 좋아서.”
잭 카터는 반갑다는 듯 다시 손에 들린 메뉴판을 건넸다.
“아뇨. 생각 없습니다.”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실 생각이군요?”
카단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잭 카터가 피식 웃으며 메뉴판을 내려놨다.
“다시 인사드리죠. 전 도둑 길드 테누스 지점의 지점장 잭 카터라고 합니다.”
과외 선생 루시아에게 이 세계의 지식들을 배워 ‘도둑 길드’가 어떤 곳인지는 알고 있었다.
다만, 샬로트가 왜 도둑 길드로 찾아가라고 했는지가 의문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께서 제게 의뢰 하나를 하셨죠. 뭐, 협박이나 다름없었지만.”
“어떤 의뢰죠?”
“그 전에 당신이 샬로트 님의 자제분이라는 걸 증명하셔야 하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잭 카터가 상냥하게 웃으며 자신의 턱을 긁적였고, 카단은 말없이 옆으로 손을 뻗었다.
달그락!
그러자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뼈 무더기가 생겨나더니, 그곳에서 해골 하나가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시체도 없이 해골을?’
그제야 잭 카터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작은 실눈이었지만, 분명 그 눈엔 놀라움이 담겨 있었다.
“그 나이에 이 정도 실력이라. 샬로트 님의 자제분이 확실하시군요.”
사실 카단의 정체를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샬로트를 통해 카단의 초상화를 본 적도 있었고, 다양한 특징들을 들은 적이 있었다.
무엇보다 샬로트가 반역자로 확정된 지금 그의 자식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미친놈은 친자식 말고 없을 터.
‘그저 유흥 삼아 던진 말이었는데, 이런 걸 볼 줄이야. 대단한 양반이야. 이런 자식을 평생 숨겨뒀다니.’
잭 카터가 다시 눈웃음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님께서 의뢰하신 건 당신의 미래 설계입니다.”
“미래 설계?”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샬로트 님의 자식으로 사시는 건 어려워졌습니다.”
잉그마르의 성을 내려놓으라는 말. 카단은 잠시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샬로트 님께서 당신에게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선택할 기회라면?”
카단이 눈빛이 진중하게 변하자, 잭 카터가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제가 준비해본 게 있는데, 한 번 골라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