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을 추방한 용사가 되었다-20화 (21/158)

Chapter 20 - 20. 한 걸음 (2)

다프네의 말에, 방에 있는 모든 사람의 표정이 당혹감에 물들었다. 평소에 조금 찡그리는 것 정도를 빼면 무표정인 게오르그부터, 이미 잔뜩 찡그리고 있는 넬라에서, 심지어는 나까지. 내 뒤로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다프네가 다가오는 소리였다.

“너….”

“그 말 당장 사과하세요.”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나는 다프네에게서 조금씩 난폭한 기세의 마나가 새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무실의 나무 바닥이 삐그덕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검은 평소와 같은 평이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되려, 조금 재밌어하는 듯한 기색도 있었다.

“[네 동료가 참 살벌하구나. 원래 얌전한 사람이 화를 내면 정말 무섭다고 했었나.]”

나도 쟤가 저렇게 살벌한 아이인지 방금 알았는데. 다프네의 눈에 항상 비치던 빛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의 눈이 저렇게 짙은 보랏빛인지 또한 처음 알았다.

“너도 웃기는 년이구나. 이미 용사한테 몸은 갖다 바쳤으니, 마음도 갖다 바친 척을 하는 거야? 네가 그렇게 세게 나오면 내가 겁이라도 먹을 줄 알았어?”

넬라는 한 마디도 지지 않겠다는 듯 함께 역정을 내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5서클 끝자락의 마법사가 뿜어내는 마나는 방 전체를 뒤흔들어버리려 하고 있었다. 다프네와 넬라에게서 새어 나오는 두 힘이 보이지 않는 힘 싸움을 벌였다.

“그러는 당신은 몸을 바친대도 일로이가 받아줄 거 같지도 않은데요.”

다프네가 넬라의 몸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훑어보며 말하자, 넬라의 얼굴이 예술적일 정도로 일그러졌다. 그녀는 주춤, 반 발짝 물러서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해보자는 거지. 말로만 하지 말고 지금 당장 공격이라도 하지 그래?”

이러다가 내 사무실이 무너져버리겠다. 나는 두 사람의 거대한 존재감 속에 개입하기 위해 최대한 마나를 끌어올리며 목소리를 내었다.

“넬라, 입 조심해. 그리고, 둘 다 왕도 중앙 거리를 날려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그쯤 해둬.”

“일로이!! 정녕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다프네를 건드린 말을 해서 심기가 불편한데, 여기서 더 나를 화나게 했다가는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 내가 간신히 화를 다잡았을 때, 게오르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떤가.”

세 사람의 시선이 한꺼번에 게오르그에게로 쏠렸다. 게오르그는 자신에게 모든 집중이 쏠릴 거라 예상하지는 못했던지, 헛기침하며 당혹감을 잠재웠다.

“어차피 오늘 다프네의 기량을 점검하고 합을 맞추어보려 했는데, 두 사람이 서로 싸우면서 인력을 낭비할 바에야 함께 외곽으로 나서서 마물을 사냥하면서 확인하면 될 일이잖나.”

그 말에, 넬라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그래, 게오르그. 네가 웬일로 옳은 말을 했네. 어차피 중요한 건 실전에서 누가 더 쓸모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거잖아?”

나는 게오르그를 보았다. 게오르그는 미안하다는 듯 슬쩍 손을 들어 보였지만, 이번은 참작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왜냐하면, 다프네 또한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다프네를 믿었다. 그녀가 하겠다면, 내가 나서서 말리지는 않을 거다.

“다프네.”

나는 다프네를 불렀고, 다프네는 나를 내려다보지 않고 넬라를 계속 노려보며 대답했다.

“상관없어요. 얼마든지 해보라고 하죠.”

다프네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구태여 그녀의 의지에 개입하려 하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다프네 에피폰의 싸움이었다. 그녀를 믿어주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다프네의 대답에 넬라가 가소롭다는 듯,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네가? 겨우 4서클 언저리라고 하는 네가 진심으로 나를 상대해 보겠다고?”

“자신 없으면 포기해도 상관없는데요.”

다프네는 넬라의 웃음을 무시하며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넬라는 한 번 더 코웃음을 치며 팔짱을 끼었다.

“좋아, 그러면, 객관적으로 더 파티에 도움이 되는 쪽이 남고, 아닌 년은 그냥 걸어 나가기로 하자. 함께한다는 선택지 따위는 없어. 오늘 네년의 첫인상은 최악이니까.”

다프네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 빛이 죽어버린, 분노한 눈으로 넬라를 계속 노려볼 뿐이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서로 노려보았고,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성검을 허리춤에 메어놓을 때까지 대치는 계속되었다.

“…일단 장소를 옮기자.”

나는 그리 말하며 파티 멤버들을 먼저 건물에서 내보냈다. 걸어 나가는 다프네의 살랑거리는 연분홍빛 머리칼을 바라보며,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다프네는 아직 모르고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녀가 벽을 부술 때까지 단 한 걸음이 남았을 뿐이라 보았다.

“[이번에 저 마법사와 대결하는 게, 그녀의 벽을 부술 기회라 생각하는 거냐?]”

어쩌면 그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 부족한 한 걸음을 내디딜 용기를 낼 기회와 계기. 그녀가 설령 넬라 타르를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나는 위협을 무릅쓰고 다프네를 파티에 남겨둘 각오가 되어있었다.

“[네가 어떻게 저 재능을 꿰뚫어 보았는지는 둘째치고. 다프네를 계속 감싸는 건, 그녀의 재능이, 언젠가는 지고의 경지에 닿을 것이기 때문이라 믿기 때문이냐?]”

그럴지도 모르지.

나는 성검을 매만지며 미간을 좁혔다. 어쩌면 성검의 말대로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단순히 그녀를 재능 있는 마법사 이상으로, 소설 속의 등장인물 이상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숨 쉬고, 웃고, 울기도 하는. 피와 살이 있는 사람, 나의 동료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비가 내리고 난 후의 서늘한 바람이 지나쳤다. 나는 굳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다프네를 바라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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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나서지 마.”

넬라는 자신을 시험한다는 곳이 고작 왕도 외곽의 숲이라는 점에서 적잖게 실망감을 느낀 듯했다. 그리고는 목을 우두둑 꺾으며 한껏 쌓아두었던 마나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일로이와 게오르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혹시 놓치는 마물이 있다면 처리할 준비를 했다.

“애초에 내가 이런 비교를 당하는 거 자체가 수모지만.”

넬라는 그리 말하며 다프네를 흘긋 바라보았다. 4서클의 마법사라고 했나? 넬라로서는 특별한 무언가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눈에 띄는 건 그녀의 외모뿐, 그렇기에 넬라는 더욱 속에서 울화가 치밀었다. 저 용사도, 옆에 서있는 기사도.

‘후회하게 해주지.’

넬라는 그리 다짐하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압도적으로 저 분홍머리 년을 이겨버리고, 흥미가 식었다면서 파티를 나가겠다고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당황한 게오르그나 일로이가 자신을 붙잡으려 하는 꼴을 충분히 즐긴 후에, 자신이 파티의 주도권을 쥐고 다시 돌아가는 거다.

‘나보다 뛰어난 마법사를 영입할 수는 없다.’

그걸 확실히 깨닫게 해주면 용사 파티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도 꿈은 아니다. 차라리 용사가 이번에 저 마법사를 영입한 것이 그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두 마법사는 일행의 선두에 나란히 서서 숲을 헤쳐 나가기 시작했다. 마침 날씨도 좋아 시계(視界)는 나쁘지 않았다.

키이이이익-!!

귀를 긁는 듯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곤충 마물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넬라는 지체없이 마력을 마법으로 바꿔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마물들이 선 땅에서 하늘색 빛이 요동치더니, 얼음 기둥이 솟아오르며 마물을 꿰뚫어버렸다.

“잘 보고 있어.”

넬라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다프네는 마법을 쓰려고 하긴 한 듯, 오른손을 앞으로 쭉 뻗어 보이고 있었다. 그 손끝에서 마법은 발현되지 않았다.

“너는 그냥 가만히 있고,”

넬라의 말이 다프네에게 가 닿았지만, 다프네는 이를 그저 흘려버렸다. 남의 말은 이제 다프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프네는 일로이를 슬쩍 돌아보고는, 눈을 감았다. 마음속에서 고동치는 그것을 잡으려 계속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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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심장 속에서 째깍거리는, 시계의 태엽과 같은 무언가가 있다고 느낀 건.

그것이 마나의 서클이라는 것을 깨달은 건 다프네가 고작 열 살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숨을 쉴 때마다 대기 중의 마나는 기뻐하며 다프네의 몸속에 정착했고, 다프네의 심장 속에서 팽팽 돌아가는 서클은 시간이 지날수록 견고해지고 선명해졌다.

마법을 알아가는 건 즐거웠다. 책이 없어도 다프네는 마나를 몸속에 순환시킬 수 있었고, 현상으로서 세상에 현현하게 할 수 있었다.

.

콰아아앙-!!

넬라 타르의 마법이 작렬했다. 손가락을 한번 튕기자, 달려오던 호른호그들이 불기둥을 맞아 새까맣게 타올랐다. 넬라는 시시하다는 듯 눈을 깔며 죽어버린 호른호그를 내려다보았다.

“네까짓 년이 나설 것도 없이 끝내줄게.”

넬라는 그리 말하며 거침없이 앞으로, 더 깊은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물이 나타날 때마다 다프네의 손에서 스파크가 튀겼으나, 그녀의 노력이 어떤 실질적인 결과로 드러나기도 전에 넬라의 마법은 완성되었다. 이번에는 단순한 마력의 응집, 방출. 벽력같은 마력의 포화에 마물의 몸에 바람구멍이 숭숭 뚫렸다.

“4서클씩이나 되는 년이 내 앞에서 마법도 못 쓰고 빌빌거리는 꼴은.”

넬라가 비웃음을 날렸다. 마물은 계속 달려들었고, 그럴 때마다 넬라가 쏘아내는 마력 포화에 머리를 꿰뚫리며 절명했다.

“그래, 언젠가 모험가 길드에서 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지.”

쾅-!

또 다른 마물이 넬라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다. 넬라는 이제 마법을 쏘아내는 방향을 보고 있지도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마법의 발동에 또 실패해 고개를 푹 숙인 다프네를 향했다.

“마법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면서 모험가 파티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이상한 마법사라고 했었던가? 받아주었던 곳에서도 번번이 쫓겨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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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겪었던 추방은 마을이었다.

마물이 마을로 쳐들어왔다. 아마 거대한 잿빛곰이었다고 기억한다. 도시권이 아닌 지역의 외딴 마을은, 마물이 많이 서식하는 장소가 아닌 만큼 마물에 대한 방비가 부족하다. 잿빛곰씩이나 되는 위험한 마물이 넘어오는 건 결코 흔한 사건이 아니었다.

마을의 장정들은 잿빛곰을 막으러 나섰다. 마을을 떠난다면 그들이 발붙일 곳은 없었다. 그렇게 장정들이 죽었다. 다프네 속에 있는 시계태엽이 속삭였다. 너라면 저걸 무찌를 수 있다고.

그래서, 마법을 썼다.

잿빛곰은 이 세상에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졌다.

추방이든, 자신을 향하던 두려움이든, 거부감이든. 이후에 일어난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필요 없었다. 단지 그 순간의 감각을, 손을 떠나던 마력의 느낌을 다시 붙잡기 위해, 다프네는 눈을 감았다.

.

파지직!

다프네의 손에서 다시 마법이 발현되려다 말았다. 넬라는 이제 다프네를 신경 쓰지도 않고 화풀이를 하려는 듯 마법을 난사하며 마물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마물이 또 나타났다. 넬라는 지치지도 않았는지, 다시 마법을 구축하려 했다.

파지직!

다프네의 손에서 마법이 다시 발현되다가 말았다. 이번에는, 넬라보다도 빠르게 반응했다. 넬라는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다프네를 노려보았다.

“이년이….”

점점 반응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그때마다 실패하긴 했지만, 피어나는 마법의 존재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대로 가면 무슨 변수가 일어날지 몰랐다.

넬라는 다급하게 일로이를 향해 외쳤다.

"이제 이쯤 하면 된 거 아니야?! 더 볼 필요가 있어?"

그러나, 일로이는 고개를 저으며 한쪽 입꼬리만을 슬쩍 올릴 뿐이었다.

"아직 안 끝났어."

.

처음에 두려웠던 건, 거부였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예감. 받아들여 준다고 해도 결코 다프네라는 사람을 바라보지 않던 눈들.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도 다프네는 거부당하는 것이 두려웠다. 다프네는 뿌리를 잃은 유목(流木)이었다. 가장 애착을 가지던 장소에서 버림받은, 갈 곳 없이 헤매는 유랑민이자 후유증을 앓는 환자였다.

그리고, 일로이를 만났다.

‘다프네, 나가자.’

자신의 손목을 잡던 그 손.

‘내가 믿을게. 그리고, 네가 결국 너 자신을 믿을 때까지 기다릴 거다.’

자신을 믿는다며 말해주는 말과 그의 눈에 들어차 있던 확신과 믿음. 바위에서, 정체되어 있던 자신을 일으켜준 그 손. 붕대에 낙서할 때 당황한 듯 깜박이던 눈과 이내 지어 보이던 쓴웃음.

‘다프네.’

친근한 울림을 담아, 아무렇지 않게 부르는 목소리. 엷은 미소.

빼앗기기 싫었다. 내가 있을 장소를 빼앗기지 않을 거다. 다프네의 다리를 옭아매고 있던 사슬이 하나둘씩 풀려나기 시작했다.

추방이 뭐 어떻다고. 내가 나고 자랐다고는 해도 그 마을의 사람들은 나를 버린 사람이야. 내가 매달릴 이유는 없어.

마탑이 뭐 어쨌다고. 그 교수는 뭐 하나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않고, 나를 연구실에 가둬두기만 했잖아.

날 믿어주지 않은 모험가들에게도 미련을 가질 이유는 없어. 일부러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는 이들에게 섞이려 노력할 필요도 없어.

이 과거의 기억들이 나를 더 잡아 끌어내린다면, 일로이의 곁에 있을 수 없다. 내게 믿음을 가르쳐준 사람을. 다프네 에피폰을 처음으로 인간으로서 마주해준 사람에게 최소한의 보답을 해줘야만 했다. 더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겁쟁이로 남아있으면 안 되었다.

쨍그랑.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유리잔이 깨지는 불길한 소리가 아닌, 쇠사슬을 끊어버리는 듯이 기분 좋은 해방감이 느껴지는 소리였다. 째깍째깍. 한동안 멈춰 있던 다프네의 마음 속 시계태엽이 맹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네 개에서 멈춰 있던 마나의 고리는 깨부숴버린 벽의 잔해를 양분 삼아 새로운 고리를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째깍.

다섯 번째 고리가 다프네의 마음속에서 맞춰진 순간, 마구 새어 나오던 다프네의 마나가 일순 증발하듯 모두 사라져버렸다. 대신, 다프네의 손에 여태껏 맺어지지 않았던 빛무리가 파괴적인 기세를 담고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파괴계열 마법의 전조였다.

한 걸음.

다프네가 앞으로 나아갔다. 넬라는 갑자기 등 뒤에서 일어나는 마법의 기세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라이트닝 볼트.

다프네의 입술이 달싹였고,

콰과과광-!!!

그 손끝에서 뻗어져 나오는 벼락 한 줄기가 전방의 모든 존재를 태워 없애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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