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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욕망의 끝 (42/101)


제42화 욕망의 끝
2022.11.24.


갑자기 나타난 도하에 차 회장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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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왔다. 앞으로 독립이니 그딴 말 하지 말고 본가에서 출퇴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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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럴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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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말!”

자기 말에 한 번이라도 ‘예’라고 대답하지 않는 도하 때문에 차 회장은 속에서 열불이 났다.

자식 농사 맘대로 안 된다는 옛말이 하나 틀린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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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저 소명 씨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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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사랑 타령은……. 넌 우리 SS 물산을 이어받을 몸이야. 결혼도 함부로 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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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저 소명 씨랑 결혼해도 우리 그룹 잘 키울 자신 있습니다.”

차 회장은 화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쓰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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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야, 그냥 한순간의 감정일 뿐이야. 곧 잊힐 게다. 서빈이는 너 때문에 병이 다 났는데. 너는 서빈이가 불쌍하지도 않으냐? 내가 볼 때는 서빈이가 너 생각하는 마음 진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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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도하는 아무리 말해도 통하지 않는 차 회장과의 대화에 점점 가슴이 답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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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정신 좀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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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빈이랑 저 한때 서로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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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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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의 폭탄 발언에 깜짝 놀란 차 회장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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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서빈인 그런 말 안 하던데.”

그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차 회장은 도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통 알 수가 없어 도하가 빨리 다음 말을 하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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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만났던 사이라고!’

차 회장은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너무 놀라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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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빈이는 그런 말, 자기 입으로 못 할 겁니다. 절대. 창피해서.”

도하는 생각하기 싫은 과거를 다시 들추는 게 소름 끼치게 싫었지만, 이 얘기는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더 이상 차 회장이 서빈과 자신을 엮지 않을 거란 판단이 굳게 섰다.

서빈과의 일은 도하에게 크나큰 상처였고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 괴로운 기억일 뿐이었다.

그의 순수한 마음을 짓밟고 뻔뻔하게 자기 앞에 다시 나타난 그녀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서빈의 얘기를 하는 도하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서 차 회장의 마음도 안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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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야, 무슨 일이 있었던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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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빈이가 저를 두고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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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충격 그 자체였다. 그 말을 하는 도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예전 생각이 다시 나서 그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차 회장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도하의 표정이 너무 괴로워 보여서 마음이 아파졌다.

자신이 좋아했던 여자가 배신했다는 사실이 아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였을지 그도 모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계속 도하를 서빈과 엮을 때마다 아들의 표정이 왜 심하게 어두워졌는지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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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얘기를 왜 지금에서야 하는 거야? 나는 그것도 모르고…….”

아들이 서빈 때문에 아팠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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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말을 하지 그랬어. 이 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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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랑 엄마가 아시는 게 싫었어요. 저 때문에 속상하신 게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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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서빈이랑은 엮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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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저 너무 힘들었어요. 오랜 시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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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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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소명 씨 만나고 나서 저 지금 너무 행복해요.”

소명의 이름이 도하의 입에서 나오자 차 회장은 갑자기 얼굴색이 차갑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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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빈이 아니어도 네 혼처는 많아. 난 내 아들이 이혼녀랑 결혼했다는 소리 들으며 힘들게 사는 거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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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그건 아무런 상관없습니다. 아버지, 저 본가로 들어오지 않을 거고 아버지 뜻대로 안 살 겁니다. 그리고 소명 씨 어떻게 하신다거나 만나실 생각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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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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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하려고 왔어요. 저. 그럼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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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야!”

도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재를 빠져나갔다.

차 회장은 도하가 나가고 나서 한참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아까 도하와 서빈의 얘기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쩜 그리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해댔는지, 서빈은 정말 무서운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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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한 짓을 도하가 얘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남자친구를 도하가 오해한 거라고 말하던 서빈이 생각났다.

차 회장은 도하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지 상상이 되었다.

갑자기 도하가 안쓰럽게 생각되었다. 그에게 도하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이었다.

차 회장은 한참을 그렇게 서재에 앉아 있었다.

도하는 차로 가면서 생각에 빠졌다. 서빈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해서 조금 후련했다.

아버지의 성격으로 봐서 한 번 아닌 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서빈과의 결혼이 기업에 이득을 준다 해도 이제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때 문득 소명이 잘 도착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얼른 슈트 안에서 핸드폰을 꺼내 소명의 문자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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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씨, 저 집에 도착했어요.]

다행히 소명의 문자가 와 있었다. 도하는 소명의 문자를 보고 입가에 미소가 스르르 번졌다.

아버지를 설득하기까지 솔직히 오래 걸릴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하는 확신했다. 아버지도 엄마도 소명 씨에 대해 알게 된다면 분명히 그녀를 좋아할 것임이 틀림없었다.

소명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다 그녀를 좋아할 만한 반짝거림이 있었다.

도하는 험난한 여정이지만 헤쳐나갈 자신이 있었다.

소명만 자신의 옆에 있어 준다면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다. 도하는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 운전하면서도 소명을 생각했다.

그의 차 안에는 아까 소명이 준 휴케라가 놓여 있었다.

집 앞에 도착한 도하는 소명이 준 화분을 조심스레 꺼내서 소중히 자신의 품에 감싸 안았다.

그녀가 사준 이 화분이 너무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아 그녀를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으며 도하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

서빈은 퇴원하고 집에 와서도 온통 도하 생각이 가득했다.

자신만 보면 입에서 냉정한 말을 쏟아내는 그였지만, 그래도 그를 포기하기 어려웠다.

혼자 하는 외사랑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는 자신이 그를 사랑하는 걸 알면서도 차갑게 외면했다.

그 자체가 그녀를 아프게 했다. 이제는 포기할 만도 한데 자꾸만 그녀의 맘은 그에 대한 미련으로 가득 차올랐다.

서빈은 자신이 쿨한 여자라 생각했지만, 자신도 알지 못하던 이런 모습을 발견해 정말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자꾸만 그를 원했다.

그녀는 자신이 좋다고 하면 어떤 남자든 지금이라도 당장 만날 자신이 있었다.

자신만 선택하면 그의 앞길이 확 열릴 텐데. 왜 굳이 그런 가시밭길을 가려고 하는지 도무지 도하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랑에 목숨을 거는 그런 그의 매력이 어쩌면 서빈을 끌어당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때 자신도 도하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행복인지 모르고 한눈을 판 자신이 한심스럽게 생각되었다. 그녀는 욕심이 많은 여자였다.

자신이 다 가졌음에도 가지지 못한 한 가지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괴로워하는 미련한 행동을 멈출 수가 없었다.

도하가 예전에 자신을 바라봐주던 따뜻한 표정으로 한 번만 다시 자신을 바라봐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만 났다.

며칠 집에 있었더니 일이 어떻게 돌아가나 너무 궁금해졌다.

서빈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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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나 했는데도 반응이 없으면 안 되죠. 차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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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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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됐어요? 내가 전화하기 전에 미리미리 보고하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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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보고 사항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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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차도하대표 본가로 들어갔다거나 아니면 그 여자, 회장님이 처리하셨다거나, 그런 내용을 보고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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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오늘도 차 대표님 그 여자분이랑 화원에서 만나시고 저녁에는 회장님 뵈러 본가에 다녀오셨습니다. 두 분은 더 다정해 보이셔서. 사진은 찍어두었는데 전송해 드릴까요?]

서빈은 아직 아무 변화가 없는 상황에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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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구 놀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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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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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할 거 없어도 앞으로 매일매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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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가씨 속상하실까 봐 그런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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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말 말고 돈 받아 처먹었으면 내 말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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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빈은 다시 못된 본성이 툭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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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답이 없어. 내가 말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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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알겠습니다.]

서빈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한참을 씩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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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감히. 네까짓 게. 나한테!”

서빈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너무 답답했다. 차 회장의 성격으로 봐선 분명히 뭔가 조처를 하고도 남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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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다시 말해볼까?’

서빈은 자신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아빠 찬스를 써야 하나, 아니면 다시 차 회장을 만나러 가야 하나 이런저런 고민에 빠졌다.

******

라희는 회사 일이 통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

점심도 먹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앉아서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기다리며 버티다가 퇴근 시간이 돼서야 자리에서 겨우 일어났다.

아무도 라희를 쳐다봐 주지도 관심 가져 주지도 않는 이 공간이 숨 막히게 느껴졌다.

라희는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하도 많이 울어서 기운이 없었다. 사무실을 나가는데도 몸이 휘청거렸다.

자신의 인생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무너지다니…….

라희는 자신 앞에 닥친 이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세상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초라한 기분을 느꼈다. 라희는 택시를 타고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텅 빈,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공간만이 그녀를 반기고 있었다.

라희는 본능적으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자신을 사랑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자신의 매력을 살려줄 수 있는 화려한 화장을 했다.

안지성보다 더 나은 남자를 만나 다시 새 인생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윤은 잠시 기댈 수는 있어도 평생 자신의 인생을 맡길 수는 없었다.

그녀는 평범하게 살기 싫었다.

그녀는 현관 앞에 서서 친구 민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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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나 소개해준다는 그 사람 오늘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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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갑자기? 너 새 애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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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지. 끝난 지가 언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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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너 사진 보고 계속 조르긴 해서 아마 만나자고 하면 바로 나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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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바로 약속…….”

그때 라희의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고 재윤이 화난 얼굴로 집 안으로 들어왔다.

당황한 라희는 민서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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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야, 미안 오늘은 안 되겠다.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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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뭐야? 자기가 해달라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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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 미안.”

라희는 전화를 얼른 끊고 재윤을 바라보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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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아, 언제 온 거야? 왔으면 전화해야지. 연락도 계속 안 되더니.”

재윤은 말없이 라희를 보고 서서 씩씩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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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그래? 화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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