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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달콤한 동거 (55/101)


제55화 달콤한 동거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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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도하가 이렇게 달라진 것은 그녀의 덕택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 비서는 소명을 바라보며 활짝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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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 할 일을 했을 뿐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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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으셔서 좀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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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맙습니다.”

식탁 위에는 밥과 국, 여러 가지 밑반찬들이 정성스레 차려져 있었다. 이 비서는 식탁에 앉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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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잘 먹겠습니다.”

그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때 도하가 소명을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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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씨, 잘 먹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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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많이 드세요.”

도하는 소명의 어머니가 해준 밑반찬 중 나물 무침을 집어 입에 가져갔다. 입속에 넣고 씹는데 코끝에 나물의 향기로운 향이 느껴졌다.

너무 맛있었다. 도하는 나물 무침을 집어 입에 다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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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어요. 어머님 요리 솜씨 진짜 훌륭하시네요.”

도하의 말에 소명은 뿌듯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도하와 소명이 눈을 마주치며 웃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 비서의 얼굴에는 아빠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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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이 저렇게 행복해하시는데…….’

이 비서는 속으로 다짐했다. 최선을 다해 도하를 돕겠다고.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소명은 이 비서에게 엄마가 싸준 밑반찬을 조금씩 덜어서 포장한 후에 돌아가는 이 비서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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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맛있게 드시는 것 같아 좀 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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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너무 감사합니다. 저 혼자 살아서 집밥 진짜 오랜만에 먹어요.”

이 비서는 소명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이 밀려왔다.

이 비서는 소명에게 예의를 갖추며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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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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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히 가세요.”

도하도 이 비서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비서가 돌아간 뒤 도하는 이제야 소명과 단둘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벌렁거렸다.

오늘 밤 그녀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설레었다. 도하는 그녀가 식탁을 정리하는 것을 도왔다.

소명이 설거지하려고 앞치마를 목에 걸자 도하가 소명의 목에서 다시 앞치마를 빼냈다.

그는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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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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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도하 씨 힘들게 일하고 오늘 신경도 많이 썼는데 좀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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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씨, 좀 쉬어요. 제가 할게요.”

도하의 고집에 소명은 어쩔 수 없이 설거지를 도하에게 맡겼다. 설거지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명은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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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장애물 없이 그와 욕심 없이 이렇게 알콩달콩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는 차기 SS 그룹의 후계자였다. 그 생각만 하면 그녀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설사 그와 평생을 사랑하지 못한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을 그녀의 인생에서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그를 꼭 붙들고 놓고 싶지 않았다.

그를 너무 사랑하기에 용기를 내고 싶었다. 소명은 착하고 유한 성격이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의 내면은 강했다.

소명은 설거지하는 도하의 넓은 어깨를 바라보니 가슴이 두근두근 댔다. 그녀에게도 오늘은 긴장되는 날이었다.

그녀 역시 도하와 한 공간에서 밤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자꾸만 얼굴이 화끈거렸다.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설거지하는 도하를 보며 소명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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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씨, 감사해요. 저 좀 씻고 올게요.”

소명은 별 생각 없이 한 말인데 도하의 가슴은 더 심하게 요동쳤다. 도하는 애써 태연한 표정으로 소명에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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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소명이 샤워하러 들어가고 나서 얼마 후에 도하는 설거지를 마쳤다.

그는 긴장을 많이 했는지 갑자기 목이 타 정수기에서 물을 따른 후 벌컥벌컥 마셔댔다.

그의 심장은 계속 두근거려서, 그는 소명이 나오기 전에 얼른 심호흡을 여러 번 해서 떨리는 감정을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이런 설렘이 그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는 가슴으로 그녀를 미치도록 원했지만 성급한 것은 원하지 않았다.

도하는 소명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었다. 그는 힘겹지만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환경과 분위기가 자꾸 그를 힘들게 만들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소명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젖은 머리인 그녀에게서는 상쾌한 샴푸 향이 났다.

조금 헐렁한 흰색 셔츠를 편하게 입은 그녀의 어깨가 살짝 드러났다. 그녀의 하얀 속살을 보고 도하의 얼굴은 살짝 상기되었다.

도하는 지금이라도 그녀를 꼭 안고 소명의 샴푸 향기를 맡고 싶었지만, 자신을 믿을 수가 없어서 최대한 자제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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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씨, 저도 샤워 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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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욕실에 칫솔 새것 올려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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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마워요.”

도하는 센스 있는 이 비서가 속옷까지 여유 있게 사 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하는 욕실에 들어가서 옷을 벗었다.

시원한 물줄기가 그의 근육 사이를 파고들었다. 그는 너무 마르지도 너무 찌지도 않은 적당한 몸에 붙은 매력적인 근육을 가졌다.

그의 넓은 어깨 또한 그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해줬다.

도하는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온몸을 닦고 옷을 입으려다, 속옷은 들고 왔는데 이 비서가 사다 준 편한 옷을 안 들고 와 버린 걸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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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옷!’

도하는 잠시 멘붕이 와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자기 집에서는 항상 웃통을 벗고 있는 습관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평상시대로 속옷만 챙겨 들어오고 만 것이었다.

도하는 하는 수 없이 욕실 문에 대고 소명을 조심스럽게 불렀다. 소명이 욕실 문밖까지 와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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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씨, 저 왔어요. 왜 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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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제가 깜박 잊어버리고 편한 옷을 욕실에 안 들고 들어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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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가져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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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마워요.”

도하는 소명을 귀찮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해졌다. 그에게 소명은 너무 귀해서, 힘든 일 고달픈 일은 그가 다 짊어지고 그녀는 꽃길만 걷길 바랐다.

얼마 뒤 소명이 욕실 문을 노크하자 도하가 살짝 문을 열어 손을 뻗었다.

소명은 열린 문틈 사이로 그의 근육질 몸을 자신도 모르게 훔쳐보고 말았다.

단단하고 다부져 보이는 그의 근육에 눈을 떼지 못한 소명은 잠시 멍해졌다.

소명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도하에게 편한 옷을 주고 돌아 나오는데 그녀의 심장이 요란하게 요동쳤다.

자꾸만 아까 슬쩍 봤던 그의 멋진 근육질 몸매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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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홍소명. 정신 차리자.’

그를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 그녀의 마음을 심장이 증명하려는 듯 주책없는 심장은 계속 쿵쿵 요동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오늘 같이 있어야 한다는 상황은 소명을 긴장시켰다. 한편으로는 너무 설레기도 했다.

사실 그녀도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혼자 돌아오는 길이 너무 외롭고 쓸쓸했었다.

그때 샤워를 마친 도하가 욕실을 빠져나왔다.

방금 샤워를 마쳐서인지 그의 피부가 반짝이며 윤이 났다. 그의 짙은 눈동자가 자꾸만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 그에게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잠시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도하가 그녀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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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원 이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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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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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소명 씨랑 헤어지기 싫었는데.”

도하는 소명에게 다가가 그녀의 볼을 살짝 어루만졌다. 소명은 그의 손길을 느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도하는 그녀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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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씨. 이렇게 있으니까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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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요.”

두 사람은 이렇게 같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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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와인 한잔하실래요?”

소명이 도하를 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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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좋죠.”

소명은 와인 냉장고에서 와인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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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베란다 가서 마셔요.”

도하는 와인을 들고 가고 소명은 와인 잔과 오프너를 가지고 도하를 따라 나갔다.

베란다 정원에 조명을 켜고 두 사람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 야경을 바라봤다.

도하가 와인을 오프너로 땄고 소명의 잔에 먼저 따라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잔에도 와인을 따랐다. 두 사람은 야경을 바라보며 서로의 잔을 가까이 가져가 잔을 부딪쳤다.

도하는 푸릇푸릇한 베란다 정원 안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며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지금, 이 순간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도하는 고개를 돌려 소명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경 앞에 앉아 있는 소명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졌다.

도하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소명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소명을 바라보며 그녀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소명도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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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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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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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씨 옆에 제가 있을게요. 늘 도하 씨가 제 옆에 있어 준 것처럼요.”

쿵쿵.

소명의 말을 들은 도하의 심장이 요란하게 요동쳤다.

귓가에 들려오는 그녀의 말이 도하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됐다.

도하가 흔들리는 눈으로 소명을 바라보자 소명은 그녀의 가슴에 그를 꼭 안아주었다.

소명에게 안긴 도하는 한없는 평온함을 느꼈다.

도하는 소명의 품에 안겨 눈을 스르르 감았다. 그 순간 그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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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는 나의 운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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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회장은 회장실을 뛰쳐나간 도하 때문에 신경을 너무 많이 써서인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졌다.

차 회장이 인상을 찌푸리자 옆자리에 앉아 있는 은영이 바로 일어났다.

얼마 뒤 그녀는 트레이에 두통약과 물 한잔을 들고 들어왔다. 은영은 자신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그를 도와줄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그녀는 어떨 때는 차 회장보다 더 어른 같았다.

그녀는 차 회장에게 다가가 테이블을 쟁반에 올려놓고 약을 집은 후 그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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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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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고마워.”

차 회장은 은영이 준 약을 먹었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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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신경 많이 쓰시면 건강에 해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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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요.”

차 회장은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은영을 바라보며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은영은 내성적이지만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면 자신의 마음을 다하는 도하의 심성이 차 회장과 똑 닮았다고 생각했다.

아들을 말린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 것도 알고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 또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차 회장은 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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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서재에서 책 좀 보고 잘 테니 먼저 자요.”

그는 일어나서 서재로 향했다. 차 회장은 은영에게까지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은영은 차 회장이 서재로 들어가자마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도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도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은영은 도하가 지금 어디에 있을지 너무 염려되었다.

차 회장이 서재로 들어오자마자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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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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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지금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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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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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라도 잡은 거야? 어디 호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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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홍소명 씨 집에 같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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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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