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우리 집의 복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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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우리 집의 복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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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우리 집의 복덩이
2023.04.13.
도하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차를 몰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조금 있으면 그녀를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댔다.
뭔가 하나씩 그녀와 자신 앞에 있었던 장애물을 해치우는 기분이었다.
오늘 그는 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성취감을 맛보았다. 자신과 소명의 결혼을 온 천하에 알린 것이다.
이제 그 어떤 사람도 소명을 괴롭히게 놔두진 않을 것이다. 그는 소명을 반드시 지켜 내리라고 다짐했다.
기자 회견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이제 그녀와의 결혼식을 손꼽아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길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모든 난관을 다 뚫고 드디어 그녀와 하나가 된다고 생각하니 행복감이 몰려왔다.
기자 회견을 마치고 도하가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소명이었다.
그녀의 집 앞에 도착하니 이미 소명은 나와 있었다. 그녀는 멀리서 봐도 눈이 부실 만큼 반짝거렸다.
도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꼬리가 쓱 올라갔다. 그냥 바라만 봐도 좋았다.
그는 차를 세우고 얼른 차 문을 열고 나와 조수석 문을 열며 말했다.
“자, 타시죠.”
“고마워요, 도하 씨.”
소명이 차에 올라타자 도하도 곧 운전석에 앉았다.
그는 소명에게 다가가 안전띠를 매어 주었다. 항상 다정한 도하를 보며 소명은 그에게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늘 받는 것만 같아 미안해졌다.
소명은 운전에 집중하는 도하를 바라보며 호기심이 가득 찬 눈으로 물었다.
“도하 씨, 오늘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오늘 회사에서 하는 선상 파티가 있는데 소명 씨랑 꼭 같이 가고 싶어서요.”
소명은 도하를 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파티요? 전 파티 그런데 가 본 적이 없어요. 오늘 옷도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왔는데…….”
“소명 씨, 같이 가줘요. 중요한 자리예요. 그래줄 수 있죠?”
“아……. 네.”
“드레스는 엄마가 말씀해 놓은 곳이 있어요.”
“드레스요?”
“네. 소명 씨가 입으면 너무 예쁠 거예요.”
소명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파티에 가는 것이 조금 불편했지만, 도하가 저렇게 부탁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도하가 자신에게 이 정도로 부탁한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기에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녀는 이왕 들어주기로 한 거 기분 좋게 가기로 마음먹었다.
“고마워요. 도하 씨. 저 드레스도 다 입어 보네요.”
“거의 다 왔어요.”
드레스 숍에 도착한 도하는 소명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도하가 들어가자 실장이 반가운 얼굴로 도하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준비한 드레스가 있습니다.”
도하는 소명을 보며 말했다.
“사실 드레스 엄마가 소명 씨 선물해주고 싶다고 며칠 동안 고심해서 고르셨어요.”
“어머, 정말요?”
소명은 은영의 깜짝 선물에 놀라 손으로 자기 입을 가렸다.
“맘에 안 들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셨어요.”
도하의 말을 들은 실장은 소명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사모님 패션 감각이 뛰어나셔서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고객님 피부가 너무 희셔서 아마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리로 오세요.”
피팅룸을 안내받은 소명과 도하가 안으로 들어가자 곧 은영이 고른 드레스를 실장이 가지고 왔다.
드레스는 흰색에 머메이드라인의 롱 드레스였는데 전체 드레스는 탑으로 되어 있는데 팔 부위가 시폰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드레스 앞부분과 뒷부분이 반짝거렸지만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고상하지도 않았다.
소명은 드레스를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환호성이 튀어나왔다.
“우와 너무 예쁘다.”
소명은 은영이 골라준 드레스가 너무 예쁘고 마음에 쏙 들었다.
“도하 씨, 너무 예뻐요.”
소명이 드레스를 보고 너무 좋아하자 그도 기분이 좋았다.
“고객님 입어보시고 안 맞는 부분이 있으시면 바로 수선해드릴게요. 제가 봤을 때 딱 맞을 것 같아요.”
소명은 안으로 들어가 직원의 도움을 받으며 드레스를 입고 밖으로 나왔다.
은영이 고른 드레스는 그녀의 피부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드레스를 입은 소명을 도하는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곧 자기 신부가 된다고 생각하니 도하는 몹시 행복해졌다.
도하가 자신을 보며 아무 말도 없자 소명은 도하를 불렀다.
“도하 씨?”
소명이 부르는 소리에 이제야 정신을 차린 도하가 말했다.
“너무나도 잘 어울려요.”
“저도 너무 맘에 들어요.”
그 드레스는 마치 소명을 위해 만들어진 옷 같았다. 소명에게 너무나 잘 어울렸다. 소명은 드레스를 가지고 헤어숍에 가서 머리를 하고 메이크업을 받았다.
메이크업을 받고 드레스로 갈아입은 그녀의 모습은 완벽했다.
올림머리를 한 그녀의 가녀린 어깨선이 시폰으로 가려져 살짝 비쳤다.
그녀는 몸매를 살짝 드러내는 드레스도 훌륭하게 소화하는 아름다운 몸을 가졌다. 도하는 또 다른 소명의 매력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소명 씨, 너무 예뻐요,”
“고마워요.”
도하도 미리 준비한 슈트로 갈아입고 머리도 멋지게 넘겨 세련되고 멋스러웠다. 소명은 슈트를 입은 도하의 모습을 좋아했다.
슈트가 그의 잘생긴 외모를 더욱더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도하는 소명과 한강으로 향했다. 소명은 유람선을 타 봤지만, 요트는 처음이었다. 도대체 파티를 어떻게 하는지 너무 궁금해졌다.
곧이어 도착한 그들 앞에 커다란 요트가 눈에 들어왔다. 소명은 요트를 올려다보며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와 생각보다 크네요.”
요트 앞에선 소명에게 도하는 손을 내밀었다.
“자 그럼 가실까요?”
“네.”
소명과 도하는 요트에 올라갔다.
요트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소명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파티라고 하기에 너무 한산한 분위기였다.
“도하 씨? 다른 분들은 어디 있어요?”
“다른 분들은 없어요.”
“네?”
“우리 둘이 요트 탈 거예요. 우리 둘만의 파티.”
“도하 씨?”
소명이 놀라 도하를 바라보자 도하는 소명의 손을 잡고 선상 끝 쪽으로 걸어갔다.
곧 요트가 출발하고 아름다운 강의 풍경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요트 안에는 소명과 도하가 먹을 맛있는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두 사람은 강의 풍경을 배경 삼아 식사를 시작했다.
자신을 위해 이런 이벤트를 만들어 준 도하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진짜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도하는 시종일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눈을 바라볼 때면 빠져들 것만 같았다.
“도하 씨, 나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소명 씨 만나고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성공, 돈도 좋지만 나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걸 알았어요.”
“힘든 일이 있어도 같이 이겨내요.”
“항상 소명 씨 옆에 내가 있어 줄게요. 이제 소명 씨는 혼자가 아니에요.”
쿵쿵.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가 자신을 위해 보여주는 사랑은 감동적이었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은 시원한 바람을 쐬며 선상에 서 있었다. 그와 둘이 즐기는 파티는 너무 즐거웠다.
밖의 야경을 보고 있는 소명을 도하는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소명 씨?”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그녀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도하는 시선을 소명에게 떼지 않았다. 이 순간 오직 그의 눈에는 소명만 보였다.
“나랑 결혼해줘요.”
그는 소명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곤 자기 손에 든 목걸이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명은 너무 놀라 목걸이를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 도하를 응시했다.
잠시 아무 말도 못 하던 소명의 눈이 눈물로 일렁였다.
“도……하 씨.”
생각지도 못한 청혼에 감동한 그녀의 목소리가 몹시 떨려왔다.
“사랑해요. 소명 씨.”
소명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도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도하 씨!”
“자.”
도하는 소명의 뒤로 걸어가 그녀의 가녀란 목선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목에 걸린 반짝거리는 목걸이를 바라보던 소명은 뒤를 돌아 도하를 바라보았다.
소명은 도하에게 한 걸음 더 걸어가 까치발을 하고 그를 와락 껴안았다.
기습 포옹을 받은 도하는 너무 행복해 눈을 살짝 감았다. 감은 두 눈 아래로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말이 필요 없었다. 너무 행복한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를 꼭 안고 그의 귀에 속삭였다.
“정말 고마워요. 저 행복하게 해 줘서. 오늘 이 순간은 저……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도하 씨, 제가 진짜 잘할게요. 사랑해요.”
그녀의 말을 들은 도하는 포옹을 풀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침없이 그녀에게 다가가 달콤한 키스를 퍼부었다.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오늘 즐거웠어요.”
소명의 말에 도하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여기서 살까요?”
소명은 장난스러운 그가 귀여워 그를 보며 활짝 웃었다.
“소명 씨, 우리 사진 찍어요.”
“네.”
두 사람은 강의 전경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생각보다 너무 잘 나와 소명의 얼굴이 더 환해졌다.
“어머니 보내 드려야겠어요. 제가 드레스 입은 모습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네. 엄청나게 좋아하실 것 같아요.”
“도하 씨, 저 도하 씨와 결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까지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저는 도하 씨한테 항상 받기만 하는 것 같네요.”
소명이 도하를 보며 미안한 표정을 짓자 도하가 소명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명 씨 존재 자체가 나한텐 선물이에요.”
“도하 씨…….”
‘이 남자를 어떻게 안 사랑할 수 있을까?’
소명은 그를 바라보며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는 소명의 손길이 달콤하다는 듯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내가 더 고마워요.”
두 사람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
한편 은영은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때 테이블에 올려진 그녀의 핸드폰의 알림음이 울렸다.
은영은 핸드폰을 들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메시지를 보는 순간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가고 표정이 환해졌다.
그 모습을 본 차 회장은 궁금한 표정으로 은영을 보고 물었다.
“당신, 뭐가 그렇게 좋아?”
“여보, 이것 좀 봐요.”
차 회장은 은영이 들이미는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사진 속에는 소명이 드레스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소명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웃으니까 예쁘네. 소명이.”
차 회장은 흐뭇한 눈으로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 아래 사진에는 도하와 소명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
“어머, 너무 잘 어울린다. 그렇지요? 여보.”
“내 아들이지만 진짜 잘생겼어.”
“나 이거 핸드폰 배경 사진으로 해야겠다.”
은영은 신이 난 듯 곧바로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배경 사진으로 등록했다. 그녀의 모습을 본 차 회장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기…… 여보. 나도 사진 보내줘.”
“네?”
“사진 보내달라고.”
“네. 알겠어요. 당신도 소명이 예뻐 죽겠죠?”
은영이 신이 난 듯 차 회장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어. 우리 집 복덩이야.”
은영은 차 회장 옆으로 가서 그를 꼭 껴안았다.
“아이고, 여보 갑자기 왜 그래?”
차 회장은 말은 그렇게 해도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나한테는 당신이 복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