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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언제까지나 당신만 사랑할 거예요 (89/101)


제89화 언제까지나 당신만 사랑할 거예요
2023.05.08.



 
도하의 말을 들은 차 회장은 아들을 바라보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결혼식장은 눈물바다가 되었지만 모두 행복해서 흘리는 기쁜 눈물이었다.

도하의 결혼식을 보러 온 이 비서도 차 회장과 은영이 우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서 얼른 두 손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그는 그 누구보다 도하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기에 그동안 도하가 서빈 때문에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었다.

항상 어둡고 말수 적고 차갑던 도하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려 준 사람은 바로 그의 옆에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으로 서 있는 소명이었다.

그녀는 외면도 아름다웠지만, 내면에 따뜻함과 고귀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해하는 도하의 모습을 보는 이 비서의 가슴이 따뜻해졌다.

이 비서는 도하가 진정으로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랐다.

결혼식은 무사히 잘 마무리되었다. 소명과 도하는 일가친척의 축복 아래 진정한 부부가 되었다.

피로연에 함께 나타난 도하와 소명은 두 손을 꼭 맞잡고 있었다. 오늘 두 사람은 어디서 보아 눈에 띌 만큼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결혼식에 와준 일가친척들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도하와 소명은 신혼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다.

도하와 소명은 차 앞까지 나와 배웅하는 차 회장과 은영, 정희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인사를 건넸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도하는 부모님과 장모님을 바라보며 싹싹하게 인사를 했다. 소명도 그 옆에서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잘 다녀올게요.”

은영은 소명의 손을 꼭 붙잡고 다정하게 말했다.


“소명아,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와.”

“네. 어머님. 엄마, 잘 갔다 올게.”

“응. 그래. 사진도 많이 찍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즐겁게 보내다 와.”

“응.”

소명은 정희를 보며 방긋 웃었다. 도하는 은영을 보며 말했다.


“엄마, 장모님 댁까지 잘 모셔다드려 주세요.”

“알았어. 당연하지.”

소명은 정희를 세심히 배려하는 도하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꼈다.

도하는 겉으로 볼 때 엄청나게 차가워 보이는 남자였지만 알고 보면 섬세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적인 남자였다.

화초를 좋아하는 것도 그의 성격을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도하는 세심하고 배려 깊고 다른 사람을 잘 챙기고 다정했다. 소명은 도하의 장점을 나열하면 끝이 없을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이토록 귀한 사람이 그녀의 반려자가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에 큰 행복감이 차올랐다.

소명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드러난 선한 눈빛이 오늘따라 그를 더 빛나게 만들어 주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를 바라보면 얼굴에 자연스러운 미소가 번져 나갔다.


“자, 어서 타거라. 비행기 시간 맞춰야지.”

차 회장이 도하와 소명을 보며 살갑게 말했다.


“네.”

“잘 다녀와.”

차 회장과 은영, 정희는 차에 타서 곧 출발하려는 도하와 소명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도하와 소명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공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다. 그토록 원하던 일을 드디어 이루고 만 것이었다.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것만 같았다.

꼭 잡은 두 손에는 그들의 결혼을 증명이라도 하듯 반짝거리는 결혼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았다.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도하와 소명은 둘 사이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어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곰곰이 생각하고 꼼꼼히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그들은 세이셸에 가기로 했다. 붐비지 않고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가 있는 휴양지에 가서 푹 쉬고 돌아오고 싶었다.

세이셸은 한 번에 가지 못해서 아부다비 공항에서 경유해야 했지만 둘은 그마저도 신이 났다.

소명과 도하는 같이 있는 것 자체가 행복했고, 둘이 가는 첫 여행이 마냥 기쁘고 신이 났다.

도하와 소명의 얼굴에 만연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그것도 결혼식을 마치고 가는 여행에 도하의 심장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비행기를 오래 타야 해서 소명이 걱정되었다.

도하는 소명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안 피곤해요?”

소명은 도하를 보며 귀여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나도 안 피곤해요. 힘이 쑥쑥 나는데요.”

소명의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거의 16시간을 이동했지만 둘이 있다는 것과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

소명과 도하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도 보고 피곤하면 잠시 눈도 붙였다.

그는 자신의 옆에서 새근새근 자는 소명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자신의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정이 벅차올랐다.


‘소명 씨, 내가 진짜 잘할게요.’

도하는 잠든 소명의 얼굴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그녀의 얼굴의 온기가 그의 손끝에 전해져 왔다.


‘사랑해요.’

도하는 피곤도 잊은 채 한참을 그녀의 얼굴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세이셸에 도착하기 직전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소명은 바다를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입에선 연신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와. 너무 예뻐요.”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소명을 보며 도하도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세이셸 공항에 도착해서 국내선으로 이동해 헬리콥터를 기다렸다.

더 안쪽에 있는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소명은 이 모든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저 헬리콥터 처음 타 봐요.”

신나 하는 소명을 보고 도하는 소명의 손을 꼭 잡았다. 곧 헬리콥터가 도착했고 두 사람은 안으로 올라탔다.

막상 헬리콥터를 타보니 소명은 조금 무서운지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도하는 그런 소명을 보고 그녀의 손을 더 꼭 잡아주었다.

그녀는 그런 그가 고마워 도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헬리콥터가 심하게 흔들릴 때마다 도하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도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가 지금 내 옆에 있다. 소명은 더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가 있다는 사실에 굉장한 안도감을 느꼈다.

20분쯤 날아가고 나서야 곧 소명과 도하가 머무를 리조트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보지 못한 이국적인 모습에 소명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 멋져요.”

소명은 기분이 좋은지 연신 도하를 보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소명이 좋아하자 도하 역시 기분이 좋았다.

소명과 도하가 머무를 리조트 방의 안내를 받고 들어갔다.

리조트는 건물이 아예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소명과 도하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리조트 방 밖으로 나가면 아름다운 해변이 바로 연결되어 있었고 도하와 소명의 숙소 안에도 개인 수영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온통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에 둘러싸인 채 이제야 비로소 단둘만 남았다.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렸던가?

소명을 좋아하는 그 순간부터 도하는 이날을 기다려 온 지도 모르겠다.

짐을 정리하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녀의 팔을 낚아채고 도하는 심각한 얼굴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소명 씨?”

“네?”

“더는 못 참겠어요.”

“네?”

소명은 도하의 말에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그는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입술에 자기 입술을 포개고 손끝으로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의 섬세한 손놀림에 소명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그의 입술의 감촉은 부드럽다가도 강렬했다. 그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해주는지 느껴져서 너무 감사했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그녀에게 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행복감을 맛보게 해주었다.

항상 자신을 귀찮아하며 이것저것 잔소리를 하던 지성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녀를 이렇게 빛나게 만들어 준 밑바탕에는 그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마음이 있었다. 소명 또한 그를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에 주저란 없었다.

그를 사랑하기에 그에게 자신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소명은 그의 키스에 더 열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를 더 꼭 안기도 하고 그의 단단한 몸을 손으로 어루만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은 요동치고 그녀의 몸은 찌릿찌릿한 전율이 느껴졌다.

달콤한 키스에 온몸의 신경을 집중하다가 잠시 입맞춤을 멈췄을 때 도하는 소명을 번쩍 들어 올렸다.

잠깐 놀란 소명은 이내 다시 그의 입술을 훔쳤다. 도하는 소명을 안은 채 키스하며 침실로 그녀를 데려가 살포시 내려놓았다.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은 강렬했으며 그의 호흡은 야수처럼 거칠었다.

그는 다시 입맞춤을 시작으로 서서히 그녀에게 달콤하고 부드럽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간질거리는 이 기분이 싫지 않았다.

도하는 자신의 사랑을 온몸으로 줄 줄 아는 남자였고 그런 남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소명은 너무 행복했다.

그의 아름다운 몸이 그녀의 두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표정에서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어쩜 이렇게 나를 바라봐 줄 수 있을까?

이런 사랑을 받는 자신은 더 이상 남편에게 버림받아 울고 있는 초라한 여자가 아니었다.

자신을 여자로 만들어 주는 남자가 이런 눈빛으로 자신을 원하고 있었다.

소명은 도하를 향해 자신의 진심을 내뱉었다.


“사랑해요. 난 언제까지나 당신만 사랑할 거예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는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두 사람은 시간이 가는지도 모른 채 이 밤을 온전히 둘만의 사랑으로 불태웠다.

서로를 원하는 마음은 두 사람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서로의 사랑을 표현하는 두 사람에게는 거침이 없었다.


 
소명은 도하 때문에 진실한 사랑이란 걸 알았고, 도하는 소명이란 여자를 만나 사랑을 믿게 되었다.


“이제 소명 씨를 위해 살게요.”

두 사람의 결혼 첫날밤은 날이 새는지도 모르고 계속되었다.

햇살이 그들의 머리 위를 비추는 아침이 되었는데도 두 사람은 잠에 빠져 있었다. 잠결에도 도하는 계속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가 자면서 조금이라도 등을 돌리면 바로 뒤에 와 그녀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 소명은 귀찮을 법한데도 그런 그의 행동이 싫지 않았다.

두 사람은 큰 침대를 활용하지 못하고 꼭 껴안고 작은 공간에서 달콤한 꿀잠을 잤다.

잠이 깬 소명이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자 도하가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조금만 더요. 이렇게 있어 줘요.”

그런 도하가 귀여워 소명은 그의 이마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햇살이 그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자 그의 잘생긴 얼굴이 소명의 눈에 들어왔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 순간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

차도하란 이 남자 때문에.


“나 너무 행복해요.”

소명이 그의 귓가를 간질이자 도하가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를 꼭 안았다. 그의 넓은 품이 너무나 포근하게 느껴졌다.


“사랑해요. 소명 씨.”

그는 그녀를 안은 팔에 더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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