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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내 인생 최고의 선물 (90/101)


제90화 내 인생 최고의 선물
2023.05.11.



 
소명과 도하는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하고 바로 바다로 나가 해변을 찾았다. 하늘에 뭉게뭉게 떠 있는 구름의 모양이 너무 예뻐서 소명은 도하를 보며 말했다.


“도하 씨, 구름 좀 봐요. 진짜 예쁘지 않아요?”

“와, 정말 예쁘네요.”

구름과 어울리는 바다 빛깔과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닷가를 걸었다. 하얀 백사장을 두 사람은 손을 마주 잡고 걸어갔다.

소명과 도하는 행복한 표정으로 해변을 구경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리조트로 돌아와 바다를 보며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도하와 소명은 해산물 요리와 스테이크를 주문했고 세이셸에서 유명한 프랑스산 와인을 주문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식사는 환상적이었다.

음식도 굉장히 맛있어서 둘은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리조트의 방으로 들어온 도하와 소명은 각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룸 안에 있는 개인 수영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소명은 수영복을 가져오긴 했지만, 수영장에 너무 오랜만에 와 수영복을 입는 게 어색하게 느껴졌다.

신혼여행을 간다고 산 수영복이 조금 과감한가 싶어서 걱정되기도 했다.

그녀의 수영복은 연 분홍색 원피스 스타일이었는데 가슴골이 시원하게 파여 있었다. 소명은 너무 과감한가 싶어 망설여졌다.

하지만 도하와 단둘이 수영장에서 수영도 빨리하고 싶었고 그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수영복을 입고 하얀색 로브 카디건을 걸쳤더니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다.

두근거리는 맘으로 밖으로 나오니 이미 도하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소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그의 넓은 어깨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근육질 몸매가 그녀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탄탄하고 보기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잠시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도하 역시 부끄러워하며 밖으로 나온 소명을 바라보았다. 연 분홍색 원피스 수영복에 로브를 걸친 그녀의 모습은 한눈에 그를 사로잡았다.

도하는 소명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소명이 어색한지 그와 눈을 바로 마주치지 못하자 도하는 소명의 손을 살짝 잡았다. 그러고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무…… 예뻐요.”

항상 도하는 그녀에게 예쁘다는 말을 자주 해줬다. 소명은 그 말이 싫지 않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입에서 나온 달콤한 칭찬은 그녀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소명은 기분 좋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도하 씨도 너무 멋있어요.”

둘은 개인 수영장으로 갔다. 도하가 먼저 수영장으로 들어가 소명의 손을 잡고 그녀가 내려오는 걸 도와주었다.

수영장 안에 들어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물에 젖은 그의 모습이 더 색달라 보였다.

그는 튜브에 소명을 태우고 그녀를 끌어 주었다. 소명은 그가 끌어 주는 튜브를 타고 행복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냥 좋아하는 그녀를 보는 그의 표정도 환해졌다.

그러다 소명이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도하를 보며 물을 튀겼다. 도하도 질세라 그녀에게 물을 튀겼다. 그녀는 등을 돌려 그가 튀기는 물을 피했지만, 행복한 미소는 그녀의 입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둘은 서로 물싸움을 하면서도 행복해했다. 온 얼굴과 머리카락까지 다 젖은 소명을 보더니, 도하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소명의 튜브를 끌고 갔다. 수영장에서 먼저 나온 도하는 샤워 가운을 꺼내 그녀에게 입혀주었고 타월로 그녀의 얼굴과 머리를 닦아 주었다.

그의 따뜻한 손길에 소명은 너무 행복해졌다. 그가 자신에게 해주는 이런 세심한 배려의 행동이 정말 고마웠다.

소명도 질세라 선베드 위에 놓인 타월을 들어 그의 얼굴을 닦아주려는 순간 도하가 자신을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걸 느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멈추지 못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소명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

도하는 소명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동안 아팠던 만큼 너무 행복하다고.

소명은 그의 구원자였다. 서빈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감정과 달랐다.

그녀를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할 때면 그는 행복해졌다. 그녀에게 무엇이든 다 주고 싶었다.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지는 건 죽기보다 싫은 일이었다. 그녀가 너무 소중해 자꾸만 아껴주고 싶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가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 그는 행복해서 자꾸만 미소가 지어졌다.

그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의 손길이 그의 얼굴을 살짝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소명의 미소는 너무 예뻤다. 그녀의 미소를 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다 행복할 정도로.

이제 다시는 그녀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도하는 하루하루 그녀와 자기 행복을 위해 살 거라 다짐했다.

도하는 서서히 그녀에게 다가갔고 소명은 스르르 눈을 감았다. 개인 수영장에서 둘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입맞춤을 시작하며 다시 한번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

즐겁고 행복한 신혼여행을 끝내고, 소명과 도하는 새집으로 돌아왔다. 둘이서 함께 새로운 집에서 하는 신혼 생활은 너무 행복했다.

도하와 둘이 아침을 맞이하면 소명이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둘은 다정하게 맛있게 식사하고 도하는 꼭 설거지를 하고 출근했다.

소명은 그가 하는 배려가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도하가 출근하면 소명은 집을 청소하고 출근 준비를 시작했다. 항상 깔끔한 오피스 룩을 입고 화장도 정성스럽게 했다.

그러고는 바로 옆의 사무실로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했다.

소명의 가드닝 실력과 인테리어 실력이 입소문이 나서 소명은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했다.

자기 일에서 인정받는 순간이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 누군가 자신의 가드닝을 좋아해 준다는 사실에 많은 보람이 느껴졌다.

항상 친절하고 고객의 관점에서 애쓰다 보니 그 전 고객들이 이곳저곳 소개를 많이 해주었다.

도하 역시 SD 랜드가 대 성공을 거두어서 기업 내 입지가 더 올라가고 회사에서 많은 인정을 받았다.

무엇보다 아버지와의 사이가 전보다 더 돈독해졌다. 가족이 행복한 것만큼 좋은 일이 있을까? 도하와 차 회장의 모습을 보는 은영은 너무 행복해졌다.

소명이 하는 가드닝이 너무 멋져 보여 조금씩 며느리에게 가드닝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녀의 공간에 화초가 조금씩 늘어 갈 때마다 은영은 행복감을 느꼈다.

화초의 푸르고 싱그러운 잎사귀를 바라볼 때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도하는 일할 때는 최선을 다하지만, 퇴근 시간은 칼퇴근을 고수했다. 빨리 가서 소명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도하의 모습이 귀여워 이 비서는 몰래 입을 가리고 웃으며 생각했다.


‘한창 좋을 때지.’

이 비서가 웃자 도하는 궁금하다는 듯 이 비서를 보고 물었다.


“이 비서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아. 네. 저 요즘 너무 좋습니다.”

“가시죠.”

“네. 대표님.”

이 비서는 기분 좋은 얼굴로 도하와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집에 도착한 도하가 재빠른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왔다. 항상 그가 오는 소리가 들리면 소명이 뛰어와 그를 안아주고는 했는데 오늘따라 집안이 너무 조용했다.


“소명 씨?”

도하는 무슨 일인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침실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니 소명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누워 있는 그녀의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여 도하는 얼른 그녀에게 달려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명 씨? 어디 아파요?"

“아. 네. 몸살 기운이 있는지 몸이 안 좋아서요.”

도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다행히 열은 없어 보였다.


“좀 쉬면 나을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좀 누워 있어요.”

“도하 씨, 미안해요. 저녁 먹어야 하는데.”

“그런 걱정하지 마요. 쉬고 있어요.”

도하는 샤워한 후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휴대전화로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했다.

[죽 끓이는 법]

도하는 주방에서 그녀를 위해 요리법을 보며 열심히 죽을 끓이기 시작했다.

얼마 뒤 도하의 정성스러운 죽이 완성되었고 그는 예쁜 그릇에 담아 소명에게 가져다주었다.

그가 죽을 끓여오자 소명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자신을 걱정해주고 살펴주는 그의 마음이 느껴져서 고마움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퇴근하고 힘들 텐데……. 정말 고마워요.”

“어서 먹어요.”

“도하 씨도 먹어요.”

“네. 저는 좀 이따가 먹을게요. 소명 씨 먹고 좀 자요.”

“네. 도하 씨.”

소명은 도하가 끓여준 죽을 한 입 떠먹고 그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맛있어요.”

“휴, 다행이다. 맛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고마워요. 도하 씨.”

도하는 소명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거 먹고 빨리 나아요. 아프지 말고.”

“네.”

두 사람은 애틋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소명은 도하가 자신을 걱정해주는 마음이 고맙게 느껴졌다.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행복했다. 도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도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 기뻤다.

다음 날 아침 소명은 일찍 일어나 도하의 아침을 준비하는데, 표정이 너무 안 좋았다.

도하는 씻고 식탁에 앉으려다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


“소명 씨? 아직도 몸 안 좋은 것 같은데. 빨리 다시 누워요. 얼른.”

도하는 몹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몸은 어제보다 좋은데 속이 좀…… 안 좋아서요.”

“속이요?”

“냄새가 너무 싫어…… 웩.”

갑자기 소명이 헛구역질하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도하는 당황한 표정으로 구역질하는 소명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병원에 가요.”

구역질하던 소명이 일어나 세면대에서 물을 틀어 얼굴을 씻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다가 묘한 표정으로 무언가 생각하더니 갑자기 울상이 되었다.


“소명 씨. 자 얼른 나가요. 병원에 가요.”

소명의 표정을 보고 도하는 잔뜩 긴장해서 허둥지둥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도하가 소명의 팔을 잡아끌자 소명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아! 소명 씨! 그렇게 아파요? 얼른 업혀요.”

“도하 씨……. 흑흑…….”

“소명 씨, 그만 울고 얼른 가요.”

도하가 서두르자 소명은 까치발을 하고 도하의 목을 와락 끌어안았다.


“소명 씨…….”

놀란 도하가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자 소명이 흐느끼며 말했다.


“도하 씨……. 저 아무래도 임신한 것 같아요.”

 

 
소명의 말을 들은 도하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포옹을 풀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소명 씨? 뭐라고요? 다…… 다시 한번만 말해줘요.”

“검사해봐야 알겠지만 그런 것 같아요.”

“소명 씨…….”

“믿어지지 않아요. 너무 기뻐서…….”

그녀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계속 흐느꼈다. 도하는 행복하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그녀를 안고 있는 그의 심장이 요란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내가 아빠가 되다니!’

도하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커다란 행복감으로 두 눈을 지그시 감고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사랑해요. 소명 씨, 정말 고마워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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