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돌아왔다-18화 (18/205)

18화. 오디션 (1)

현실에 지쳐 있던 나는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준비하는 과정은 두근두근, 설레고 즐겁다!

마침내 떠난 여행!

너무나도 행복하다!

저 넓은 세상. 아름다운 장소를 마구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회복되는 기분이다!

이것이 트로피컬 하우스와 팝락 장르를 합쳐 만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렇게 떠난 여행 중 나는 한 숲에 도착하게 됐다.

밤이 되면 별빛이 모여드는 것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예쁜 숲이었다.

달과, 바람, 수풀의 향긋한 내음이 몸을 흔들며 날 반겨준다.

그 안에서 큰 위로와 치유를 경험한다.

이것이 클래시컬 발라드.

<별빛의 숲>

이렇게 두 개의 음악 사이에 몇 가지 사운드 이펙트로 디자인을 한다.

바람 소리, 나뭇가지와 이파리가 부딪히는 소리, 걷는 소리.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장소에서 보게 된 별빛이 펼쳐지며 나에게 어서 오라고 인사하듯 환영해주는 신비한 소리.

이 소리가 들리고 비로소 별빛의 숲 인트로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이 앨범 제목을  ‘첫 번째 여행 일기’로 하자.”

이후 사비를 들여 보컬 녹음,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끝냈다.

이렇게 총 네 개의 트랙이 완성됐다.

김민 첫 번째 여행 일기.

1.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 별빛의 숲

3.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inst)

4. 별빛의 숲 (inst)

“박수.”

짝짝짝!

굉장히 뿌듯하다.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큰 만족감을 준 앨범이 또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좋아. 내 데뷔 앨범은 이 구성으로 진행해보자!"

전생에 이은 두 번째 데뷔 앨범.

다시 한 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

마침내 결전의 당일.

수요일 4교시 수업을 마친 뒤 반지희, 최명중과 함께 청담동 연습실로 이동했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모든 멤버가 집결했다.

“오늘 일정을 간단히 말해줄게.”

먼저 옆 건물 블루 카펫 헤어숍에서 헤어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받을 예정이다.

“여기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 일반인들은 최소 한 달 전에 예약하고 비싼 값을 치러야 출입할 수 있는 곳이야. 너희들은 지희 이모님께서 도와주기로 하셔서 이번에 혜택을 받게 된 거고.”

지희를 보며 말했다.

“잠시 후, 원장님 보면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려. 꼭. 알았지?”

헤어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이 끝나면 다시 연습실로 돌아와서 아주 간단히 식사를 한다.

“그러고 나서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회사에 오디션을 보러 출발할 거야.”

“질문! 우리 회사까지 어떻게 가? 버스? 택시?”

반지희의 질문이었다.

“택시 타야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요란하게 하고 다니면 좀 민망하잖아.”

“그건 그렇지.”

“또 질문?”

“나 궁금한 거 있어! 만약 합격하면 그 자리에서 연습생 계약서 같은 거라도 쓰는 거야?”

“그 자리에서 합격 불합격 여부 바로 통보 받을 수 있어?”

“만약 합격해서 연습생 되면 언제까지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되는 거야?”

“연습생 되면 학교도 빼먹고 그래야 해? 우리 학교 KM 연습생 친구 있는데 그 친구는 그러던데....”

온갖 질문이 와르르 쏟아진다.

난 그 자리에서 모두 대답해줬다.

“그 자리에서 통보 받는 게 아니라 일주일 후에 합격자에 한해서만 공지가 될 거야. 일주일이 지나도록 난 연락을 못 받았는데 다른 누군가는 받았어? 그러면 뭐....”

“.......”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키는 아이들.

“설령 데뷔 조까지 오르더라도 학교 빼먹는 일은 없어. JJ가 다른 기획사랑 다른 점이 그거야. 학교생활하고 공부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거든. 심지어 성적 관리도 한다더라.”

이번에는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서, 성적 관리도 한다고?”

“아니.. 왜?!”

“이건 장진영 대표님 아티스트 육성 철학이야. 아티스트로 데뷔하는 것, 데뷔해서 이름을 알리고 성공하는 것. 그리고 그 성공을 이어가는 것. 이게 굉장히 힘들이잖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렸을 때 배워야 하는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가수 활동에만 올인 한다? 그런데 중간에 일이 잘못되면 어떻게 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아....”

“이해했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야. 설령 여기서 일이 잘 안 풀리더라도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려는 거지.”

아이들은 생각이 많은 표정이다.

“또 궁금한 거 없다면... 옆 건물로 이동하자.”

“어머, 너희들이 지희하고 오디션 준비한다는 친구들이구나? 사진 보다 훨씬 예쁘다!”

황송스럽게도, 그 유명한 블루 카펫 원장님이 우리를 직접 맞아주셨다.

풍성한 체구에 인자한 인상!

옷도 스타 헤어 디자이너라 불리는 사람치고 굉장히 소소하고 활동적인 복장이지만... 난 알고 있다.

‘여기 출입하는 연예인들 중에서도 저 분에게 직접 관리 받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데.’

정말 슈퍼 스타급이 아니면 절대 나서는 법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분이 직접 마중까지 나온 것이다.

“이모가 우리 애들 얼굴 어떻게 알아?”

“저 친구 덕분에.”

원장님과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린다.

“김민 군이 사전에 너희들 얼굴, 그리고 가이드 샘플을 하나하나 이미지 자료로 만들어서 찾아와 상담을 받았거든. 정말 지극정성이더라.”

“우와....”

원장님이 유출한 비하인드 스토리에 아이들의 표정이 감동으로 물든다.

이틀 전.

지희 소개로 연락을 하고 미용실에 방문한 나는 직접 제작한 아이들의 컨셉 아트 자료를 보여주며 스타일링 면담을 진행했다.

원장님은 이런 내 준비성에 호감을 보여주셨고, 온갖 질문을 쏟아내셨다.

어린데 어떻게 JJ 전속 프로듀서가 된 거냐.

비주얼 컨셉은 어디서 배운 거냐.

... 말 정말 많으신 분이더라.

“너희들에게 집중하려고 한 시간 동안 가계를 비우기로 했다는 거 아니겠니? 자, 시간이 없으니 어서 앉으렴! 일 시작하자!”

원장님을 포함, 미용사들이 다가와 아이들을 창가 앞 빈자리에 앉히고 작업을 진행한다.

그렇게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숙제 다 했는데 좀 봐줄 수 있겠어?

조용히 있던 명중이가 슥, 맥북을 내민다.

“좋아. 얼마나 잘했는지 보자!”

나는 명중이에게 미디 과외를 해주기로 했다.

마침내 헤어, 메이크업 작업이 모두 끝났다.

“짜잔! 어때?”

원장님과 헤어 디자이너들이 한껏 꾸며진 아이들을 선보인다.

“.......”

“.......”

나와 명중이는 어떤 감탄사도 내뱉지 못한 채 멍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원장님과 디자이너 분들이 내 요구 조건의 100% 이상을 해내신 것이다!

그냥 예쁘장할 뿐이었던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TV에나 나올 법한 아이돌 그룹처럼 변신했다!

역시 초일류 스타일리스트들의 기술은 사기에 가깝다니까!

“애들이 아주 넋이 나갔네. 호호호!”

우리의 반응이 충분히 만족스러우셨던 모양이다.

원장님과 디자이너 분들 다들 소리 내어 웃으셨다.

문 라이트 애들은 자신과 서로의 모습이 낯설고 수줍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나는 간신히 감정을 수습해서 입을 열었다.

“농담이 아니라, 너희들 그냥 이대로 데뷔해도 되겠다. 명중아 넌 믿어 져? 저 떡볶이 슬레이어들이 이렇게 예쁘고 매력적인 애들이었다니....”

순간 애들의 눈에 불이 켜졌다.

“뭐? 떡볶이 슬레이어?”

“그거 우리한테 한 말이야?”

“야! 김민!”

몰려와 나를 꼬집고 때리는 아이들.

이런 식으로 어색함을 달래려는 의도가 보여서 그냥 당해줬다.

그때 뿌듯한 표정의 원장님의 시선이 나와 명중이에게 향했다.

그러더니.

“너희 두 사람도 빈자리에 앉아 봐. 살짝 손 좀 봐줘도 얼굴이 확 필 것 같은데?”

“.......!”

나와 명중이는 당황한 얼굴로 시선을 마주친다.

아이들이 우리 등을 떠밀었다.

“빨리 가 봐!”

“이모님께서 봐주신다잖아!”

“빨리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자리에 앉아!”

“흔한 기회가 아니야!”

애들이 더 난리다.덕분에 어어? 하는 사이에 나와 명중이 둘 다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자, 어디 좀 보자.”

왠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향한 원장님과 디자이너 선생님의 미소가 두렵게 느껴졌다.

... 살려주세요!

“완성!”

“우와아아!”

탄성이 터져 나온다.

나와 명중이를 향한 아이들의 표정에 진심이 가득했다.

‘예전에 아이돌로 활동했을 때보다 훨씬 좋아 보이네.’

사실 나는 이 모습이 꽤나 익숙하다.

그저 아이들이 호들갑을 떨며 치켜세워주는 것이 민망했을 뿐.

그런데.

“... 넌 뭔데 그렇게 잘 생겼냐?”

최명중 이 녀석.

꾸며 놓고 보니 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미소년이다.

일단, 나와 녀석 둘 다 소프트 투블럭 댄디컷으로 스타일이 바뀌었다.

앞머리가 눈썹에 살짝 닿을 정도의 기장이고 둘 다 직모였기에 펌을 해서 살짝 볼륨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눈썹을 다듬고 가볍게 피부를 정돈했을 뿐인데 나는 둘째 치고, 녀석은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아예 변신 수준이다.

“괘, 괜찮아? 나 안 이상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굉장히 당혹스러웠던 모양.평소 무뚝뚝하던 얼굴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난 단호하게 말했다.

“하나도 안 이상해! 얘들아, 명중이 멋있지?”

“응! 명중이 잘 생긴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작정하고 꾸미니까 진짜 무슨 아이돌 그룹 비주얼 센터 같다!”

“순정 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 주인공 같아!”

이러한 표현들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남자애한테 이런 표현이 맞을까 고민되긴 하지만....

“참 아름답기도 하다. 원장님. 그쵸?”

“내가 그래서 앉아 보라고 한 거야! 두 사람 처음 봤을 때 진흙이 잔뜩 묻어서 빛이 가려진 보석을 보는 기분이었거든!”

저기, 아무리 그래도 진흙이 뭡니까?

지희는 한껏 들뜬 얼굴로 말했다.

“너하고 김민. JJ 엔터테인먼트에서 팀 짜서 아이돌로 데뷔해라. 내가 보기에 무조건 성공하겠다.”

“오오, 나도 방금 그 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어울릴 것 같아!”

호응이 굉장하다.

뭐, 나는 그렇다 치고.

‘최명중이 아이돌? 이 무뚝뚝한 모범생 녀석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녀석을 상세히 뜯어본다.

흐음. 그것 참....

‘괜찮겠는데?!’

@

“결과 나오면 이모한테도 꼭 알려줘야 해! 그리고 종종 놀러 오렴.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네, 이모님. 꼭 그렇게 할게요!”

“이모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진짜 자주 찾아뵐게요!”

어느 덧, 원장님의 호칭은 이모님으로 정리됐다.

수줍음이 많고 소심한 나은이는 차마 그렇게까지는 못했지만... 본 투 비 인싸인 다른 애들은 거침이 없다.

연습실로 돌아와서 바로 옷을 갈아입도록 했다.

그런데.

“이거 받아.”

“너희들도 이 걸로 갈아입어!”

애들이 나와 명중이에게 쇼핑백을 내미는 게 아닌가?

이게 뭐냐는 얼굴로 쳐다만 보니 지희가 말한다.

“쇼핑하다가 너희들 것도 사 본 거야. 잔말 말고 빨리 갈아입고 나와 봐!”

“.......”

“.......”

이 떡볶이 슬레이어들이 오늘 왜 이래?

칭찬도 많이 해주고 부탁하지도 않은 스타일링 정리까지 도와주더니 옷 선물을....

일단 쇼핑백을 받아들고 탈의실로 이동했다.

갈아입고 나오니.

“역시, 딱 맞네!”

“내 눈썰미가 정확했어!”

“뭐? 야, 솔직히 저거 내가 다 고른 건데?!”

“웃기시네. 네가 뭘 다해? 다 같이 상의해서 한 건데!”

우리보다 먼저 옷을 갈아입고 대기하던 아이들이 맞아준다.

와, 의상까지 갖춰 입으니 걸 그룹 그 자체네!

나가는 순간 엄청 주목 받겠다!

그때 주세아와 반지희가 쪼르르 다가오더니 나와 명중이를 각자 맡아 머리와 옷매무새를 정리해준다.

주세아가 내게 묻는다.

“혹시 불편하거나 그런 건 없어?”

“어? 으, 으응....”

솔직히, 굉장히 불편하다.

옷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주세아가.

‘톱 아이돌 시절 그 모습이잖아!’

전 세계 수많은 팬들로부터 ‘비주얼 리더’로 평가 받았던 ‘여자 아이돌의 이상향’

크고 맑은 눈과 길다란 눈꼬리.

또렷하고 짙은 쌍꺼풀과 손대면 베일 듯 날카로운 얼굴선!

오뚝한 코와 높은 콧대까지.

첫 등장 당시부터 가상인간보다 완벽한 이목구비, 빼어난 미모라며 극찬 받았던 환상적인 비주얼이 바로 내 눈 앞에 있었다.

“됐어. 완벽해. 이 정도면 어떤 남자 아이돌에게도 밀리지 않아.”

반칙에 가까운 미모에, 사기나 마찬가지인 저 미소.

“그, 그래... 고마워.”

저 말도 안 되는 비주얼 앞에서 태연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굉장히 드물 것이다.

후, 이제 끝난 건가?

심장 터지는 줄 알았....

“우리 사진 같이 찍자.”

“.......!”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들더니 갑자기 몸과 얼굴까지 밀착시키고 한 팔로 날 끌어안는 게 아닌가?

찰칵!

“다시 한 번....”

계속 울려 퍼지는 셔터 소리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다.

“어?”

“뭐야! 왜 너희들만 찍어!”

“나도 찍을래. 명중아!!”

“어? 그러면 난 일단 민이랑 먼저...!”힘들게 옆을 바라보니 명중이는 진작 통나무 신세가 되어 있었다.

“택시 왔다. 모두 나가자!”

“가즈아!”

마침내 결전의 시간.

식사까지 마쳤겠다.

전투 준비는 태세가 완벽하니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나눠서 콜택시에 탄 우리는 JJ 엔터테인먼트 본사 사옥으로 이동했다.

[ 언제 도착해? ]

장진영 대표의 문자.

[ 10분 후에 도착할 것 같아요. ]

[ 사람들 모아 놓고 기다리고 있을게. ]

심장이 뛴다.

과연 우리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준비한 모든 것을 그대로 펼쳐낼 수 있을까?‘꼭 모두 합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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