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돌아왔다-107화 (107/205)

< 107화. 레이지 임팩트 (2) >

자고 일어나니 낯선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주위에 코고는 소리들이 요란했다.

맞은편 소파에는 검은 여왕이 잠들어 있었다.

민낯으로, 그리고 자유로운 수준을 넘어 노출이 꽤나 심한 복장으로.

그 바로 밑에 레이지가 이불 하나를 덮고, 명품 백팩을 배게 삼아 잠들어 있었다.

그밖에도 VIP룸에서 함께 먹고 마시고, 춤추고 즐겼던 이들이 넓고 화려한 거실 한 편을 차지한 채 엉망으로 잠들어 있었다.

하아, 이게 무슨 일이냐.

음원 공개와 함께 시작된 축하파티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시간이 늦어서 돌아가려고 했는데 저 미친놈들이 놔주지를 않더라.

[ 파티에서 주인공이 빠지겠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

[ 술 안 먹일 테니 가지 말고 가만히 있어! ]

[ 어허, 어른들하고 있으면 괜찮아! 아무 문제없어. 만에 하나라도 트집 잡는 놈이 있다면 내 앞에 데려와. 이 돈뭉치로 대X리를 박살내 버릴 테니까! ]

흥이 오를 때로 오른 미친놈들은 위험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래서 결국 끝까지 붙잡혀 있다가 새벽에 이곳까지 넘어오게 된 것이다.

다름 아닌 레이지의 고급 콘도로.

[ 띠리리링! ]

어디서 익숙한 벨소리가 울린다.

누워 있던 소파 머리맡에 놓여 있던 휴대폰이었는데 충전 상태가 엉망이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오전 7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빨리 학교 가야지!

아무리 급하다 해도 씻지도 않고 학교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재빨리 샤워와 양치질만 하고 머리를 머리는 제대로 말리지도 않은 채 집을 나섰다.

레이지의 콘도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꽤 있었던 터라 콜택시 서비스를 이용했다. 뉴욕은 대중교통이 미국 다른 지역에 비하면 꽤나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한국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개선도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고.

결국 등교 비용으로만 수십 달러를 지출했다.

그래도 서두르고, 돈을 쓴 보람은 있었다.

항상 타던 스쿨버스와 거의 동일한 시각에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교실, 내 자리 주변에 이미 수많은 이들이 있었다.

“민이 왔다!”

“민아! 빨리 와!”

“지금 큰 일 났어!”

성질 급한 애들이 다가와 손목을 움켜쥐고 끌어당겨 자리에 앉힌다.

그렇게 난 친구들, 아니 친구의 형상을 한 괴물들에게 포위되었다.

난 경계심을 보였다.

“뭐냐, 내게 원하는 게 또 뭐야?”

누군가 대답 대신 음악을 재생한다.

레이지가 바로 어제 오후 여섯시 정각에 발매한 Don’t Touch Me! 싱글이었다.

“이게 왜? 무슨 문제라도 생겼데?”

“그게 아니라....”

음원 재생을 중지하고, 눈이 튀어나올 듯 커다란 마크 녀석이 묻는다.

“도대체 어떻게, 무슨 수로 이 개쩌는 음악을 만드셨습니까. 선생님!”

“.......?”

장난하는 건가?

그런데 자세히 보니 굉장히 진지하다.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로.

“어제 하루 종일 이 음악만 들었어.”

“이 음악 때문에 어제 하루 종일 지리느라 집에 있는 속옷 모두 갈아입었다.”

“너 혹시 천재 같은 게 아니라 신의 아들... 뭐 그런 거야?”

이것들은 칭찬을 해도 뭐 이런 식으로 하지?

“민!”

힙합 소년, 미식축구팀 주장 제이콥 등판!

녀석이 무리를 해치고 다가오더니 날 포옹하며 소리쳤다.

“감동했어! 레이지에게 이런 엄청난 음악을 선물하다나... 앞으로 넌 나의 영웅이야!”

아, 이 녀석 레이지의 엄청난 팬이었지?

난 슥 웃으며 물었다.

“곡 마음에 들었어?”

“들다마다! 레이지 커리어와 내 인생에 최고의 곡이 될 거야! 확신해!”

정말 어지간히도 좋았던 모양이다.

난 어제 밤 읽은 한국 기사들을 떠올리곤 조심스레 물었다.

“레이지의 광팬인 네가 보기에 이번 싱글,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

“어디까지라니, 뭘 말하는 거지? 스포티파이? 아니면 빌보드 차트?”

“둘 다.”

“아하,

녀석은 고민 없이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

방과 후 블랙 로즈 사옥에 들렸다.

킴벌리 씨의 호출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민! 어서 오렴.”

그녀가 언제나처럼 환한 미소로 날 반겨준다.

이 타지에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아이작이 아버지 포지션이라면 바로 저 킴벌리가 어머니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었다.

소파에 앉자 미니 냉장고에서 제로 콜라 한 캔을 꺼내 직접 까서 내게 건네준다. 참고로 킴벌리 대표는 콜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순전히 나 때문에, 내가 좋아하니까 들여놓은 것이다.

단번에 캔 하나를 뚝딱 비우고 시원하게 트림을 한 뒤 말을 건넸다.

“기분이 굉장히 좋아 보여요. 좋은 일 있었어요?”

“있었지. 곡 반응이 굉장히 좋거든!”

“곡이라면....Don’t Touch Me! 말하는 거죠?”

“물론이지.”

“첫날인데 벌써 반응이 나와요?”

“참고할 수 있는 지표가 많잖아. 각종 스트리밍 차트, 라디오, 인터넷 커뮤니티....”

그녀는 씩 웃었다.

“가장 중요한 건 섭외 요청이야. 방송, 잡지, 협업 제안 등등. 사실 이게 가장 확실한 지표지. 인기를 가장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고.”

“뭔가 많이 오고 있나봐요?”

킴벌리 씨는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 전화, 메시지 상태를 쭉 보여줬다.

[ 안녕하세요. 킴벌리 씨,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디렉터 제이크입니다! 연락드린 건 다름이 아니라... ]

[ NBC 커든쇼 캐스팅 디렉터입니다. ]

“오오...!”

나도 이름을 들어본 적 있을 정도로 유명한 지상파 유명 TV 쇼였다.

“레이지는 이미 성공했네요. 새벽까지 우리 둘이 망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 많이 했거든요.”

“레이지가 그랬어? 그 자신감 빼면 시체인 친구가?”

“그거 다 허세에요. 그래도 나한테는 솔직한 편이에요.”

“발톱을 감춘 맹수 같은 사람이 민이 너를 만나고부터 변하고 있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런가요? 전 특별히 무언가를 한 게 없는데....”

그냥 같이 돌아다니며 이야기 많이 하고, 드라이빙 하며 춤추고 노래하고, 게임 같이 하다가 배고프면 맛있는 거 먹으러 찾아다니고.

별 거 없었다.

“그게 중요한 거지. 마음을 열고 대할 수 있는 친구를 찾았다는 것.”

“딱히 친구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먼저 친한 척했는데 나쁜 녀석 같지는 않아서 어울려주다 보니 그렇게 된 것 뿐이죠.”

“원래 그렇게 친해지는 거야.”

킴벌리 씨는 자상한 미소로 물었다.

“부모님께 마지막으로 전화한 게 언제지?”

“삼일 됐나?”

“........”

“일주일 된 것 같기도 하고....”

“자주 좀 하렴.”

“그래야겠어요. 하하....”

책망하는 눈빛에, 난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본론으로 넘어갔다.

“네가 함께 출연해 주기를 원하는 방송사가 있어.”

“아이작에게 했던 것처럼 레이지 서브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는 거군요.”

“그런 거지. 아이작도 그렇지만 레이지 역시 토크나 예능 프로그램에 적합한 성격은 아니니까. 하지만 너는 다르지.”

“눈치 있게 치고 빠질 줄 아니까요?”

“바로 그거지. 네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이렇게라도 방송사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게 어디에요?”

“... 그렇게 생각해 주면 고맙지만 그래도 미안하구나.”

“그렇게 생각하실 것 없어요. 제가 작곡가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노아 시리즈 관심을 모으고 있긴 하지만 전면에서 뭔가 보여주며 성공한 적은 없잖아요. 이것도 사실 후한 대우죠.”

KM을 비롯한 한국 3대 기획사는 그렇게 많은 시간, 인력, 자본을 투입하고도 메이저 방송에 제대로 출연하지를 못했다.

한국에서나 잘나가지, 미국에서는 사실상 무명이나 다름없고 인지도도, 배경도, 그리고 보여준 것도 없으니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어쨌든 짧게나마 보여주고 있는 게 있으니 내게 좋은 느낌을 받은 방송 관계자들이 이런 식으로라도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난 방송을 돌아다니며 그런 분위기를 확실히 느꼈다.

그래서 지금 이런 상황은 자존심 상해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배려에 고마워해야 하는 상황이다.

굿모닝 아메리카를 포함해 총 세 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일정을 잡고 블랙 로즈 매니지먼트를 나왔다.

하늘이 아직 화창했다.

노을이 지고 저녁이 오려면 몇 시간 정도 여유가 남았다.

바로 돌아가는 건 아쉬우니, 나만의 휴식터에 가서 영감님 영접 준비를 해볼까?

한손에 따뜻한 커피를 쥐고 센트럴 파크를 거닐었다. 아무리 여유를 즐겨도 영감님께서 날 찾아오지 않는다.

흠. 어디 다른 곳에서 바쁘게 지내시는 모양이다.

적당히 목 좋은 벤치에 앉아 휴대폰으로 텐믹스 3화부터 챙겨본다.

[ 긴급 사태 발생! ]

최가련의 갑작스런 공백을 채우기 위해 제작진과 우리 대표님이 대책 회의를 하다가, 작가님의 제안으로 오디션을 치르게 되는 것이 초반부의 내용.

실제로 오디션이 꽤나 많이 진행됐겠지만, 정말 특색 있는 몇몇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모두 잘렸다.

흘러가는 시간은 점점 지쳐가는 제작진의 표정과 하늘의 변화 등의 연출로 보여줄 뿐이다.

... 이것도 꽤나 안타까운 일이군.

나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말 온 힘을 다했을 텐데.

[ 다 괜찮은데 뭔가 이거다 싶은 연습생이 없네요. ]

[ 분명 하나 같이 뛰어난 인재들인데.... ]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하지만, 제작진이 왜 저런 고민을 하는 지는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미션에서 나름 선방을 하며 2위를 차지했던 최가련의 공백을 매울 수 있는 연습생!

그리고 기왕이면 이 압도적인 전황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새로운 카드!

이 두 가지가 제작진을 망설이게 하는 것이 분명하다. 방송 시청자들이라면 모두들 눈치 챘으리라.

오디션 둘째 날.

끝날 무렵 한 참가자니 등장하니 그게 바로....

[ 안녕하세요! 반지희입니다! ]

반지희!

[ 전 자작곡으로 승부를 보겠습니다! ]

[ 오오! ]

시작부터 모두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지희는, 정말 예상을 깬 장르의 음악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그대를 지켜볼래요.

달이 되어.

그대를 지켜줄래요.

혀 짧은 애기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음색과 발성, 그리고 풍부한 인디 감성의 음악으로 승부를 지희는, 다른 연습생들이 보여주지 못한 유니크한 매력을 발상한다.

갑자기 반응이 궁금해져서 아이돌 커뮤니티의 관련글을 찾아봤다.

[ 텐 믹스 3화에 나오는 반지희라는 연습생 오디션 장면 본 사람? 포스가 최가련 같은 애보다 훨씬 나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

┗ 너무 귀여운 척해서 별로....

┗ 노래 부르는 거 완전 불호.

┗ 그냥 노래만 부르고 들어가지... 제작진이 반응 좀 보여주니까 윙크하면서 끼 부리고 난리 났더라. 진짜 별로였음.;;;;;

음. 반응이 별론가?

사실 호불호가 심할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짐작했지만.. 그래도 반응이 이 지경 일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내가 괜한 짓을 한 걸까?

차라리 저런 거 말고 본 매력을 보여주도록 했었다면 훨씬 반응이....

그런데 섣부른 판단이었던 모양이다.

[ 텐 믹스 3화에 나오는 반지희. 완전 내 취향임. JJ에 설마 그런 인디 감성 충만한 인재가 있었을 줄은 몰랐음. ]

┗ 달이 되어 노래 좋더라. 자작곡이라던데 그거 정식 음원 발매해줬으면 좋겠음.

┗ 반지희도 김민 팸이던데... 주세아도 그렇고, 그 쪽 팸이 정말 인재가 많은 것 같음.

┗ 내가 보기에 반지희 무조건 뽑히고 그룹 데뷔도 가능할 듯.

┗JJ 차기 걸 그룹은 주세아하고 얘가 다 먹여 살릴 것 같다.

나쁜 평가 이상으로 좋은 평가도 많았다.

최가련이 빠진 상황에서 아홉 명의 출연자들이 다시 스테이지에 모였다.

대표님이 말씀하신다.

[ 새 멤버를 정해졌어요. 오디션을 통해 제작진과 회사 관계자, 전원 만장일치로 뽑힌 친구에요. ]

긴장하는 출연자들.

스테이지 중앙의 문이 좌우로 열리며 한 소녀가 등장한다.

방송에 나왔을 때와 다르게, 연분홍색 머리로 탈색을 하고 화장까지 예쁘게 한... 상큼하다는 표현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미소녀가 활짝 웃는 얼굴로 등장한다.

그 순간 모두의 시선이 한 명에게 향했다.

촬영 기간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던 주세아.

“.......!”

그 소녀가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잠시.

시선이 마주친 두 소녀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활짝 웃었다.

이후로 두 번째 미션을 발표하고 끝을 맺었는데... 솔직히 그 내용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지희와 세아가 마주보고 동시에 옷는 모습이 교차되며 화면에 크게 잡혔는데, 그 광경이 굉장히 임팩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주세아의 표정 변화는 드라마틱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고, 실제로도 뉴스 기사와 커뮤니티가 이 사진들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보기 좋네.”

내 입장에서는 참 흐뭇한 광경이다.

두 친구가 마침내 대중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하게 됐으니....

부디 이대로 아무 문제없이 데뷔까지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나는 왜 또 여기 있는 걸까?

늦은 월요일.

떠그라이프 3인방의 아지트에 불려온... 아니, 반 강제로 끌려온 나였다.

이것들이 연기 트레이닝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나온 나를 납치해서 여기로 데려왔다.

소호 클럽 VIP룸은 여전히 난장판이다.

수많은 이들이 저희들끼리 인사와 대화를 나누며 아래층 라이브 공연과 무관하게 저희들끼리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 졸리다.

난 새 나라의 청소년이라 키 더 크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민! 일어나!”

“어어?”

정말 잠들었던 모양이다.

날 깨운 사람은 레드 트라이프였다.

이 녀석이 내 머리맡에 앉더니 씩 웃으며 말한다.

“많이 피곤했나보다? 뭔가 계속 웅얼거리던데.”

“내가 그랬어?”

“응. 노아가 어쩌고, 이드라실이 저쩌고.....”

“아아... 저번 주에 노아 대본 받고 연습 중이었거든. 특히 발음 문제 때문에 지적을 많이 받았더니....”

“그렇군. 힘들겠어. 아무튼 일어나. 이제 화요일 새벽이야. 빌보드 차트 갱신 시간 됐어.”

VIP룸은 처음과 달리 굉장히 조용하다.

소파나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휴대폰, 노트북 등에 몰입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설마 빌보드 차트 갱신 발표 보겠다고 지금까지 남아 있었던 건가?

이것 참 굉장한 우정이구먼.

그때 레이지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던 레이나가 벽시계를 확인하더니 소리친다.

“갱신 시간 지났어. 빨리 확인해보자!”

“내가 확인해볼께!”

레이지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한 차례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휴대폰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어...?”

녀석의 커다란 눈이 심상치 않게 흔들리는 광경이 보인다.

“어어어...?!”

“뭐야?”

“왜 그러는데?!”

덩달아 긴장하는 사람들.

정신 차리고 보니 나 역시 주먹을 꽉 쥔 채, 침만 꼴깍 꼴깍 삼키고 있었다.

순간 고개를 치켜 든 레이지가 가장 먼저 쳐다본 사람은 바로 나였다.

녀석이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

잠깐 동안의 침묵.

이후.

“우오오오오!”

거대한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나와 레이지는 서로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거... 제대로 확인한 거 맞아?”

“틀림없어. 몇 번이나 새로 고침했고 그것도 모자라 다른 사이트에서도 확인해 본 거야. 틀림없어.”

“........”

“........”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빌보드 hot 100 갱신 내용을 확인해본다.

과연 녀석이 말한 순위에....

“진짜네?”

우리의 곡이 기록되어 있었다.

순위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