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킹 메이커 (2) >
세뇨리타 새 뮤직 비디오의 조회 수 추이가 심상치 않았다.
[ 레이지 X 레이나 X 김민 세뇨리타 새 뮤직 비디오. 하루 만에 조회 수 5000만뷰 달성! ]
KPOP 인기 그룹 정도 수준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발매된 곡이었다. 뮤직 비디오도 오리지널 버전이 존재하고.
그런데도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화합이라는 주제를 제외하면 구성 자체는 뻔하고 별 거 없다고 생각했는데....
[ 그래. 이런 게 뮤직 비디오지! ]
[ 뉴욕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줘서 좋고 출신지가 서로 다른 댄서들이 라틴 댄스 팝 음악에 맞춰 다양하게 춤을 추는 모습도 새롭다. ]
[ 리버티 섬 자유의 여신상 앞에 모여서 춤추는 씬 정말 신나고 좋다. 꾸며진 게 아니라 다들 진심으로 축제를 즐기는 것 같아! ]
의외로 다들 좋아하며 칭찬해주더라.
“이것 봐! 다들 좋아해주고 있어!”
“비꼬는 것도 별로 없고... 반응이 오리지널 버전보다 좋은 것 같은데?”
레이지와 레이나 커플도 뮤직 비디오 댓글 반응을 보며 잔뜩 신이 났다.
지금 우리는 방송을 위해 함께 승합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다니엘과 샬럿도 동행했다. 다함께 출시된 대중의 반응을 열심히 모니터링 중이었다.
열심히 휴대폰을 보던 샬럿도 나를 향해 활짝 웃어 보인다.
“민! 어제까지 걱정 많았잖아? 그런데 이정도면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다들 굉장히 좋아해주고 있어!”
“내가 뭐라고 했어? 잘 될 거라고 했지?”
다니엘의 미소도 굉장히 밝았다.
들떠 있는 모두의 모습에 조금 안심이 되기.....
[ 동양인이 무슨 라틴 팝이야? 안 어울리게... 너희 나라로 꺼져 버려! 이 원숭아! ]
... 는 개뿔.
내가 그런 것만 찾아봐서 그런 걸까?
내 눈에는 선플 만큼이나 악플도 만만찮게 눈에 띈다.
악플이 가장 많이 달린 언어가 스페인어였다.
동양인인 내가 자기네 음악을 만들어 성공시키고, 심지어 활동까지 하는 게 아니꼬왔던 모양이다.
내가 사실 이래서 악플을 잘 안 보려는 거다.
천 개의 선플보다 단 한 개의 악플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지거든.
그런데 근래에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는 탓인지 계속 눈에 들어와서... 됐다. 신경 끄자.
“우리 다음 곡도 라틴 팝 음악으로 도전해 볼까?”
“그것도 괜찮은데? 민은 어떻게 생각해?”
기분 좋은 얼굴로 내 의견을 묻는 두 사람.
난 씩 웃으며 말했다.
“그것도 좋지만 다음에는 조금 색다른 음악을 해보자고요. 제가 열심히 구상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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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NBC 투데이 쇼.
오늘 우리가 처음으로 출연하게 되는 방송이었다.
심지어 생방송 무료 콘서트 특집이다.
하루에 유명 뮤지션이 한 팀씩 나와서 라이브 무대를 선사하는데, 바로 어제는 인기 록 밴드가 출연해서 한 바탕 휘젓고 갔다더라.
오늘은 우리 팀이 출연해서 라이브 쇼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오전 7시부터!
... 아침부터 무슨 공연이냐 싶겠지만 이게 이 쇼를 유명하게 만든 비결 중 하나였다.
수많은 이들이 출근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가장 활기찬 시간대에 펼쳐지는 라이브 쇼!
당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션이 아니면 밟아보지도 못할 무대였다. 그런 곳에 내가 서게 된다니 긴장하는 것도 당연했다.
참고로 나 청심환을 무려 두 개나 챙겨 먹은 상태다.
“너무 긴장하지 마. 연습 때 잘 했잖아? 그렇게 하면 돼.”
내 긴장감을 눈치 챈 레이나가 다독여준다.
[ 지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라틴 팝의 주역이죠? 소개합니다! 레이지! 레이나! 그리고 한국의 천재 소년 민! ]
마침내 쇼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잘 하고 와!”
“밑에서 응원할게!”
다니엘과 샬럿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난 힘차게 무대에 올랐다.
[ 와아아아! ]
엄청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 김민! 기죽지 마! 미국에도 네 팬들이 있다! ]
[ 김민의 숲 뉴욕 지부가 김민을 응원합니다! ]
플랜 카드와 현수막 같은... 각종 응원도구를 들고 날 응원하러 온 팬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한국인이 가장 많고 그 외에 같은 아시아 계열, 흑인, 백인, 히스패닉... 인종과 연령층이 다양했다.
심지어 그들이 무대 가장 앞에 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날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울컥, 뜨거운 무언가가 치밀어 오른다.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가 내 정신을 일깨웠다.
첫 곡은 레이지의 Don’t Touch Me!
리믹스나 재편곡 같은 것은 없다.
원본 MR에 맞춰 세 사람이 자유롭게 랩을 한다.
연습 때 내가 강조한 건 단 하나.
바로 관객의 호응을 최대한 유도해서 현장을 뜨겁게 달굴 것!
랩 잘하는 거야 당연한 거고.
무대에만 너무 몰입해서 현장 분위기 만드는 것을 잊지 말자는 취지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확실히 프로였다.
내 강조 사항을 정말 찰떡 같이 받아들인 것이다.
날개를 활짝 펼치듯, 좌우로 퍼져 나가 호응을 유도하는데....
[ 와아아아 ― ! ]
오죽하면 터져 나오는 함성에 촬영 팀이 움찔 움찔 놀랄 정도였다.
문제는 두 커플이 여기에 자극된 나머지 호응애만 전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앙에서 내가 자리를 잡고 랩을 이어가야 했다.
무대는 나에게 떠맡긴 채 본인들은 관객들하고 소통하며 놀고 있다.
... 나도 놀고 싶은데!
그렇게 첫 번째 무대가 끝나자.
[ 와우! 정말 어메이징한 무대였죠? ]
호스트가 잔뜩 격양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온다.
얼굴에 땀이 가득했는데, 저 호스트가 무대 아래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호응하더라.
힙합 음악은 이게 좋다.
신나는 비트에 맞춰 모두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거든.
이 같은 분위기라면 바로 다음 무대를 이어가는 게 좋겠지만....
[ 잠깐 인터뷰 좀 할까요? ]
이것은 방송이다.
그것도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의....
[ 레이지의 히트 곡을 만든 사람이 바로 민. 당신이죠? ]
“네. 맞아요.”
[ 맨해튼 드리밍에 이은 두 번째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곡인데.... ]
소감이 어떠냐.
뭐 이런 걸 물어볼 줄 알았는데....
[ 저작권료가 어마어마하겠군요! ]
“네?
[ 심지어 곧 이어질 세뇨리타 역시 당신이 만들었고 그게 바로 세 번째 1위곡이죠? 대체 한 달 저작권 수익이 얼마나 됩니까? ]
“......!”
내가 당황해하자 그가 작정하고 부추긴다.
[ 여러분 궁금하지 않습니까? ]
“아니, 방송에서 이런 질문해도 되는 거예요?”
[ 안 될 것도 없지 않나요? 다들 궁금해 할 텐데. 그렇죠? ]
무서운 함성이 터져 나온다.
아무래도 다들 내가 곤란해 하는 모습을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고민 끝에 내가 한 대답은.....
“외제차 한 대 값....?”
저작권료 질문에 대한 K 답변!
“에이....!”
“우우우!”
그런데 야유가 터져 나온다.
호스트도 내 말을 부정한다.
[ 외제차 한 대 값이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빌보드 1위곡인데 겨우.... ]
“하루에 그 정도 들어온다는 건데요?”
“.......!”
“그냥 외제차가 아니라 이탈리아 슈퍼카 한정판 풀 옵션 가격으로.”
[ 우오오오! ]
현장이 뒤집혔다.
나는 어깨를 으쓱여 보였고 사람들이 열광했다.
이어 추가 문답이 오간 뒤 바로 다음 공연이 펼쳐졌다.
세뇨리타!
바로 오늘 공연의 메인이었다.
우리 세 사람 외에 함께 뮤직 비디오 촬영을 했던 댄서들이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다함께 신명 나는 춤과 노래, 댄스를 즐긴다.
오리지널 무대에서는 열정적인 라틴 스타일 댄스를 선보였다면 지금은 스트릿 댄스에 가깝다.
관객들도 다함께 춤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레이나의 의견에 내가 그렇게 뜯어 고친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포인트 안무를 위주, 최대한 자유로운 스타일로 변형했다.
그 시도는....
[ 와아아아아 ― ! ]
꽤나 성공적인 것 같다.
현장이 클럽으로 변하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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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후 온갖 기사가 터져 나왔다.
[ 김민! 저작권 수익은 하루에 슈퍼카 한 대 값! ]
[ 생방송 촬영 현장을 힙합 클럽에서 라틴 뮤직 클럽으로... 뒤집어 놓다! ]
역시 미국 지상파 인기 방송!
효과가 이렇게 좋다니... 가 아니라!
“나에 관한 건 순 돈 이야기뿐이네.”
“그게 임팩트가 강했어.”
“저작권 수익은 하루에 슈퍼카 한 대 값...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네.”
다니엘과 샬럿이 혀를 내둘렀다.
아직 미성년자에 돈도 제대로 벌지 못하는 두 사람에게는 내 수익이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반면.
“그런데... 겨우 그것 밖에 안 돼?”
레이나는 진지하게 의문을 드러내고 있었다.
“적어 보여서 그래요?”
“응. 민, 네가 지금까지 쓴 곡의 파급 효과를 생각하면....”
“그쪽에서 물어 봤던건 세 개의 빌보드 1위곡들에 대한 한 달 저작권 수익이었잖아요.”
“.......!”
차 안의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가수 활동, 개인 투자, 한국에서 발매된 음악들에 대한 수익, 초상권, CF, 노아와 1980 브로드웨이의 출연료와 각종 저작권료를 다 합치면 뭐....”
굳이 뒷말은 필요 없겠지?
다니엘과 샬럿은 입을 쩍 벌렸고 레이지도 적잖이 충격 받은 표정을 지었다.레이나만이 진지하게 물었다.
“투자도 하고 있어? 심지어 수익을 내고 있다고?”
“투자 천재라고 불러주시면 고맙겠네요.”
난 당당했다.
코인, 주식, 부동산....
미래 정보를 기반으로 확실히 오를 곳에만 투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레이나가 내 두 손을 살포시 감싸더니....
“어디에 투자했어? 좀 알려줘!”
어느 때보다 반짝이는 두 눈으로 묻는다.
그 순간 다른 레이지, 다니엘, 샬럿 역시 두 눈을 번뜩인다.
운전석의 매니저들도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였다.
“후후. 알고 싶어요?”
“응!”
“다들, 돈 벌고 싶습니까?”
“벌고 싶어!”
하나 된 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우렁찬 대답!
난 웃음끼를 지우고 진지하게 말했다.
“일단 약속 하나만 해요. 오늘 들은 이야기는 절대 어디 가서 말하지 말 것!”
끄덕끄덕!
“투자 안 할 거라면 오늘 이야기는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할 거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절 믿어 봐요.”
이들에게 코인 투자를 권하고 싶지는 않다.
위험하기도 하고, 맛을 잘못 들이면 한방에 훅 갈 수도 있으니까.
어린 내 말에도 모두가 진지하게 반응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들이 워낙 심상치 않았던 덕분이겠지.
“제가 딱 한 가지만 알려줄게요.”
실패할 우려가 없고, 내 말 잘 듣고 존버 탄다면 반드시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마법의 주식!
멀지 않은 미래, 아람코와 시총 1,2위를 다투고 끝내 2조 달러를 돌파하게 되는 거대 기업!
“이 회사가 지금 시총이 7000억 달러거든요? 여기가 3년 안에 무조건 1조 달러를 돌파할 텐데 그 이유가 뭐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