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돌아왔다-185화 (185/205)

천재로 돌아왔다 185화

133. 김민의 맨해튼 드리밍(6)

김민의 맨해튼 드리밍 1화가 방송됐다.

블랙 로즈 사옥 방문!

미드스쿨 슈퍼스타 연출자 로렌 감독과 예비 디즈니 프렌차이즈 스타 올리비아 메리, 김서연의 등장!

차안에서 미니 토크쇼도 하고 코리아 타운에 들려 한국 음식을 잔뜩 구매해서 레이나와 함께 먹방도 촬영하고.

-올리비아 메리 진짜 예쁘네; 상큼한 매력이 있음. 드라마가 망해도 얘는 성공할 듯.

└김서연은 살아 있는 꼬마 요정 그 자체. 설마 현실 성격이 이드라엘과 똑같을 줄은 몰랐음.

└레이나와 K-먹방……. 이게 웬일이냐? 상상도 못 한 구성이다 정말.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

첫 화 시청률만 13%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특이사항으로는 방영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해외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다는 것.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클립 영상들이 뮤튜브 등으로 퍼져 나갔다. 방송국 SNS 등, 공식 계정에서 풀 버전 번역본을 올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였다.

"으하하! 이거 봐라. 내가 뭐라고 했어? 된다고 했지? 터질 거라고 했잖아!"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예능국장 김병만.

"영웅아. 지난번 내가 말한 대로 다섯 편 완벽히 준비해 놨지?"

"물론이죠. 사실 1편에서 큰 반응이 올 줄은 몰랐어요."

"아니, 왜?"

"저는 되게 잔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와 카감이 공통적으로 말한 게 있는데, 이게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어요. 볼거리도 진짜 많아지고."

"오호. 그러면 그것도 나오는 거냐? 제키 로저스 쇼에서 화제가 된 '젠틀 몬스터' 말이야."

"당연하죠. 방송국 허락 맡고 입장 순간부터 무대 나가고 들어오는 것까지 다 촬영했어요. 본방 촬영 부분은 많이 잘라내야겠지만……."

"그건 당연한 거고. 아무튼 그것까지 나온다니 완벽하네. 내가 보기에 이거 우리 방송사 최초로 20% 간다!"

"……에이."

"뭐야, 내 말을 의심하냐? 넌 어느 정도 생각하는데?"

"최고 시청률…… 음, 잘 나오면 16% 정도?"

"야, 그건 너무 짜다. 20%!"

"그러면 내기할까요? 맞는 사람에게 한우 쏘는 걸로!"

"그렇게 하지 말고, 만약 내가 맞으면 너 예능국 전체에 회식 쏴!"

"……."

"돈 많잖아! 연봉만 수십억 받는 놈이……."

"아, 알았어요. 그러는 형님…… 아니 국장님이 틀려도 그렇게 하는 걸로."

"오케이. 콜?"

"콜!"

* * *

[레이나 정규 앨범 초동 300만장 돌파! 역대급 기록!]

[제2의 전성기 제조기 김민. 미국에서도 한 건 해내다!]

한국은 물론 미국 역시 레이나의 앨범 판매량에 큰 관심이 쏠려 있었다.

KPOP 스타일 패키지 구성.

그녀가 지금까지는 보여준 적 없던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컨셉!

이 모든 것을 주도한 사람이 한국의 10대 소년 김민이라는 사실과 세상 도도하기로 유명한 레이나가 무조건적으로 따랐다는 사실은 충분한 이슈거리였다.

앨범 발매 후 첫 주가 지났다.

[레이나 정규 앨범. 빌보드 200, HOT 100 양대 차트 1위 진입!]

[전대미문! HOT 100 차트 1위부터 줄 세우기 달성!]

[레이나의 시대가 시작되다!]

그야말로 엄청난 성적!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음악 차트 최상위권이 레이나의 음악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타이틀 곡 뮤직비디오는 일주일 만에 5억 뷰를 달성했다.

많은 이들의 시선이 레이나.

그리고 그녀에게 새 전성기를 가져다 준 천재 소년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 * *

"후우."

잭과의 전화 통화를 마치고 급격히 몰려온 피로감에 눈을 꼭 감았다.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던 다니엘이 묻는다.

"왜, 잭이 또 귀찮게 해?"

"응. 레이나 때문에 한순간에 자기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며 어찌나 심통을 부리는지……."

레이나의 대박이 마냥 좋은 게 아니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레드 트라이브의 첫 메인 스트림 진입 곡 의 순위가 크게 밀려난 것이다.

"어차피 다음 주면 회복될 것 같은데…… 그리고 빌보드 1위는 지금까지 충분히 해봤잖아. 만족할 때도 된 거 아니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본인 입장은 또 다른 모양이더라고."

지금 전 세계 대중 음악계는 트랩과 드릴 힙합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를 주도한 레이지, 사이먼 블랙, 잭 세 사람은 힙합 계의 신성으로 각광받고 있었고.

다른 두 사람은 1위에서 밀려났어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는데 유독 잭만 저런다.

"잭 녀석이 욕심이 더럽게 많아서 그래. 승부욕도 그만큼 강하고."

그때 주방에서 얼음물을 가져 온 샬럿이 툭 말을 던진다.

"그거 혹시 너 때문에 1위 밀려났으니 빨리 다른 곡 달라고 땡강 부리는 거 아니야?"

어? 잠깐만.

"그런가?"

"그런 거 같은데?"

다니엘도 동의한다.

난 인상을 찡그리며 잠시 고민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당분간은 무린데. 안 그래도 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이번 레이나 앨범 초대박으로 사방에서 난리다.

당장 내가 소속된 JJ 엔터와 블랙 로즈에서 평소 교류 없던 아티스트들까지 등판해 자기 앨범 프로듀싱 해달라며 연락을 취해온다.

자세한 상황은 아직 모르지만, 외부 아티스트들 중 거물급 인사들도 나와의 협업을 요청, 혹은 제안하고 있다는 모양이다.

이외에 차마 거절하기 힘든 다양한 제안이 오고 있다.

"모르겠다."

신경 써야 할 일이 갑자기 많아져서 머리가 복잡하다.

물 들어오면 노젓는다는 말이 있지?

지금은 그 정도가 아니라 사방에서 거대한 파도가 밀려와 날 휩쓸어 버리고 있는 느낌이다.

정신을 못 차리겠다.

"……."

아무래도 상담이 필요한 시점 같다.

* * *

김민의 맨해튼 드리밍 2화 시청률이 20%를 기록했단다.

[방송국 창립 역사상 최초, 최고의 기록이야! 민아. 정말 고맙다! 네 덕분이야!]

영상 통화로 이 사실을 전해준 나영웅 피디님이 아예 오열을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예능의 왕이라 불리던 분인데…….

[나랑 평생 가자. 내가 해달라는 거 다해줄 테니까. 알았지? 응?!]

이렇게까지 간절히 말하는데 차마 그건 좀…… 이라고 대답할 수가 없겠더라.

통화를 마치자마자 이번에는 대표님께 연락이 왔다.

[야, 너 한국에 다시 좀 와야겠어.]

"또 왜요? 무슨 일 터졌어요?"

[지금 대박 CF, 방송 제안이 쏟아지고 있어! 이거 그냥 다 해버리자! 우리 부자 되자!]

"……?"

식은땀이 삐질.

이 양반……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

눈이 돌아갔어!

[김민의 맨해튼 드리밍 시청률 대박, 너 레이나 앨범 프로듀싱 대박, 이후에 우리가 살짝, 김민 보이, 걸그룹 이야기 흘렸거든? 그 후에 어떻게 됐는지 알아?]

"어떻게 됐는데요?"

[모든 것은 주가가 이야기해 준다. 주가를 확인해 봐!]

사실 보지 않아도 알고 있다.

현재 주식 투자로도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나였다. 우리 소속사도 계속 주시하고 있었지.

작년에 이어 올해 또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이 확실히 되는 상황이다. 미래 전망 또한 굉장히 밝기에 회사 가치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사실 JJ엔터테인먼트는 경쟁사에 비해 총 자산과 매출이 극명히 낮았다. 그래서 시총을 비롯한 가치 평가 역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었다.

경쟁사와 달리 오로지 가수 사업에만 집중했기 때문.

변화가 생긴 것은 내가 입사한 이후부터였다.

정확히 말하면, 엔 플라워 미니 앨범으로 대박을 터뜨려주고 미국에 진출했을 때부터 상승세가 시작됐다.

분기 실적마다 엔터 통틀어 역대 급을 달성하는 중이니 주가는 말할 것도 없지.

"아무리 그래도 제가 한국에 당장 와야 할 정도라니…… 대체 무슨 일이 있는데요?"

[듣고 놀라지마. 지금 30억 짜리 계약 들어왔어.]

"……."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당장 날아와야겠지?]

"어, 어디서 그런 조건을……?"

[New World 쇼핑몰 전속 모델.]

"……!"

[여기에서 모델 개런티 1년 계약으로 30억을 불렀고, 서성 그룹에서 이번에 발매하는 최신형 안드로이드 폰과 세트 홍보 모델 계약 건도 있는데 이건 아직 협상 중.]

"협상 중이라고요?"

[New World 쇼핑몰 계약 건보다 더 커서…… 역대 급으로 받아낼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만큼 그쪽에서도 요구 사항이 많으니까 그 문제로 조절 중이야.]

난 다급히 물었다.

"언제 까지 가면 되죠?"

* * *

돈 이야기를 들으니 없던 기력도 샘솟는다.

그날 밤.

[오랜만이지? 나 또 왔어!]

모처럼 영감님께서 방문해 주셨다!

방구석에 처박힌 채 신들린 듯 키보드를 두드리고 곡을 썼다.

누구 곡이냐고?

"New~ World~ 로 오세요~."

내 스스로도 참 어이없다.

아직 계약서에 사인도 안 한 쇼핑몰 광고 음악부터 만들고 있다니…….

그런데 문득 떠오르는 걸 어쩌라고?!

심지어 버전 별로 다양하게 만들었다!

TV, 홈페이지, 인터넷 배너 등에 삽입될 버전으로.

내친 김에 최신형 안드로이드 기기 음악도 만들어 버렸다. 대표님이 알려준 사측 요구 조건 중 내가 만들고 부르는 노래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불과 하루 만에 가이드까지 끝내고 대표님께 보냈다.

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그렇지. 이 정도 곡을 이렇게 빨리 뽑아낼 수 있다고?!]

굉장히 어이없어 하더라.

이틀 후, 안드로이드 폰 계약이 1년 50억에 완료됐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New World, 서성 그룹 담당자에게 네가 만든 노래 들려줬더니 황당해하면서도 잘 만들었다고 좋아하더라.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곡을 만들 수 있었냐고 묻는데 내가 민망해서 정말……!]

뭐 어때?

일이 잘 됐다는데, 좋은 거 아닌가?!

[네가 보내준 음원 참고해서 광고 기획 만든다니, 조금 기다리면 촬영 일정도 뽑힐 거야. 다 정해지면 그때 알려줄게.]

"넹!"

[그리고 네가 뽑은 데뷔 조 두 팀 곡 하나씩만 좀 만들어 봐.]

"벌써요?!"

[미리 준비해야지. 내가 보기에는 손댈 것도 그다지 많지 않아. 다들 기본 재능부터가 남다르고 우리 회사에 연습생으로 들어와서 기초도 다 뗐으니까. 더 이상 손대면 흔한 가공품이 되어 버려. 자연스러운 게 좋아.]

마지막 말이 특히 와닿는다.

흔한 가공품이 되면 안 되고 자연스러운 게 좋다는 것.

[과한 컨셉 말고 그 나이 대에 맞는 자연스럽고 싱그러운 느낌으로. 전반적으로 부담 없게. 무슨 뜻인지 알지?]

통화를 마치고 사라 굿을 떠올렸다.

굉장히 빛나던 보물.

하지만 난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이런 생각을 했다.

다듬으면 더 멋진 보물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대표님의 말에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 세공이 보물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훼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라 굿은 체득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미 감각적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지금은 이미 알고 있던 걸 이론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역시, 사라 굿은 빨리 데뷔시키는 게 좋겠어."

애가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 안달을 하더라.

하루에도 몇 번이나 전화로, 혹은 직접 대놓고 물어볼 정도니까.

[저 언제 데뷔해요?]

[제 곡 만들고 있는 거 맞죠?]

[아, 노래 부르고 싶다! 랩 하고 싶어! 기껏 멋진 춤도 배웠는데…… 빨리 보여주고 싶어!]

더 묶어뒀다가는 병이 날 지도 모르겠다.

"그래 빨리 데뷔시키자. 일단 사라 굿부터."

머릿속에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곡, 컨셉. 패션 등등…….

어느 순간.

나는 침식조차 잊은 채 사라 굿 데뷔 프로젝트에 몰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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