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돌아왔다-192화 (192/205)

천재로 돌아왔다 192화

136. 미드스쿨 슈퍼스타(1)

이런 걸 노렸던 게 아닌데…….

[신비주의 전략? 사라 굿! 전례 없던 슈퍼 아이돌의 등장에 전미가 열광하다!]

신비주의는 무슨…….

그냥 아직 어린애 정신 건강 지켜주려고 활동을 조금씩만 시키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게 예상치 못한 효과를 불러온 모양이다.

음원 세일즈, 음반 판매량이 오르고 사라 굿이 출연한다는 TV, 라디오 방송의 시청률이 대폭 상승한다.

아니, 사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지금 어떤 상황이냐면 사라 굿이 나온다는 건 그게 뭐가 됐든 지표가 크게 오르고 본다는 이야기가 있다. 블랙 로즈 사업팀에서 알려준 이야기니 확실하다.

뜨기 시작했다고 미친 듯이 노를 젓는 게 아니라 적당적당히, 여유를 부렸던 게 훨씬 큰 효과가 있었다.

특히 흑인 사회에서 엄청 열광하고 있다고…….

고향 브롱스에서는 영웅 대접이라나?

난 킴벌리 씨를 찾아가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사라 굿 이름으로 브롱스에 뭔가 자선 사업 같은 거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라 굿 사랑의 아침 식사 트럭! 뭐 이런 거라던가."

킴벌리 씨가 혀를 찼다.

"다른 곳은 몰라도 브롱스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전략이야. 트럭이 도착하는 순간 온갖 테러가 일어날 거다."

"……그 정도예요?"

"그 이상이지. 내 친구들 중 브롱스 출신이 많다는 이야기 해줬었나?"

"아니요."

"그러면 이번 기회에 잘 듣거라. 사라가 자란 지역은 뉴욕 최대의 슬럼가야. 그곳 한정으로 시카고, 디트로이트 우범 지대 못지않아. 범죄율이 말이지."

"……."

"네가 요즘도 종종 찾는 할렘가를 생각하면 안 돼. 브롱스에 비하면 거긴 그냥 관광단지일 뿐이니까."

어마어마한 곳이구나.

사라 굿은 이런 곳에서 자랐다는 거지?

그래서 포기했다.

자선 사업은…… 뭐,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장학금 지급, 이 정도로 알아서 하라고 하지 뭐.

대신 사라 굿을 찾아가 물었다.

"너 혹시 브롱스 출신 친구들이랑 아직도 연락하고 그러니?"

* * *

사라 굿이 브롱스 친구들을 데려왔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착하고 선량하고,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친구들이다.

심지어 사라 굿과 달리 학교도 착실히 다니고 있다더라.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

왜 이런 걸 묻냐면 사라 굿이 못하니까 내가 조금이라도 챙겨주려고.

미국 흑인들 문화 중에는 '호미'라는 게 있다.

성공한 흑인은 가족 친척, 친구 모두를 부양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다.

수많은 흑인 셀럽들이 이 문화에 꽤나 고충을 겪기도 하고, 종종 도가 지나쳐 파산을 경험한다.

매니지먼트, 레이블의 도움으로 성공한 흑인들이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의 공식 계정 관리, 홍보, 매니저 관리 등을 지인들에게 맡기는 것도 이러한 일의 일환이다.

무시하면 되지 않냐고?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친구들을 배웅 나갔다가 돌아온 사라 굿이 대뜸 이유를 묻는다.

"제 친구들 왜 부른 거예요? 왜 그런 걸 물어봐요?"

그래서 이런 일들을 알려줬다.

애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니 내가 나서서 챙겨주는 게 맞지 않겠나?

"아…… 그러고 보니 들은 적 있어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까 이런 건 결국 부딪히게 될 문제라고, 차라리 미리 손을 써서 내 바운더리를 미리 만들어두는 게 좋다더라."

"확실히 선을 그어두라는 거죠? 어디까지가 내 사람들인지."

"바로 그거지."

"그러면 내 사람들은 어떻게 챙겨줘야 해요?"

"일단 작은 회사를 만들 거야. SNS, 뮤튜브 같은 것들을 전담해서 관리하는 회사지."

"거기에 채용시켜서 월급 주고 관리를 맡기겠다는 거예요?"

"바로 그거지. 상황에 쫓기는 것보다 네가 나서서 주도하며 챙겨주는 식이라면 친구들도 좋아하면서 열심히 하겠지."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런데 다들 그렇게 해요?"

"다들 그러는 건 아니고 당해볼 만큼 당해본 사람들의 노하우라고 해야 할까?"

우리 바보 삼총사들이 특히 이런 문제로 진짜 고생 많이 했다더라. 심지어 총 들고 쫓아와 돈 내놓으라고 협박하던 친척들도 많았다고…….

"우린 이민자 가정이고 부모님 모두 고아 출신이라 챙겨줄 친척 같은 건 없어요!"

"그래도 평소 신세 지던 이웃은 있었겠지? 오늘부터 특별히 신경 쓰면서 인맥 관리 좀 하시라고 말씀드려. 아마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하실 거야."

"네!"

씩씩하게 대답한 사라 굿이 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왜 그렇게 쳐다봐?"

"선생님은 나랑 나이도 비슷한데…… 정말 똑똑하고 어른스럽구나. 싶어서요."

난 피식 웃으며 조언했다.

"오늘 일 확실히 기억해 둬. 끌려가지 말고 미리 상황을 계산하고 판을 짜서 주도할 것. 그래야 네가 일을 진행하기 편해. 그게 바로 널 절대적으로 지지해 줄 너만의 크루를 만드는 기본 방법이고. 알았어?"

* * *

나 홀로 LA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현지 공인중개사와 접선해서 먼저 버뱅크로 이동했다.

"메이저 스튜디오가 모두 있고 유명 연예인과 영화감독, 방송국 제작자들과 아이 키우는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안전하고 학군이 좋은 지역이라는 거죠?"

"그럼요! LA에서 이만큼 안전하고 깨끗하고 좋은 시설이 자리 잡은 곳도 없습니다! 그만큼 집값이 비싸다는 게 단점이지만요. 매물도 잘 안 나오는 편이고요."

"그건 상관없어요.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좋은 매물을 위주로 보여주세요."

"아휴! 그러면 제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굉장히 많아지죠! 역시 톱 뮤지션은 배포가 남다르군요! 하하하!"

참고로 이분 한인 출신이다.

이쪽 바닥에서 굉장히 성공했고 명망 높은 업자라더라. 실제 유명 인사들의 중개를 전담하기도 한다고.

이후 차를 타고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버뱅크를 시작으로 글렌데일, 베벌리 힐스, 할리우드 힐스 등등.

"정말 지출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면 역시 전통의 부촌 베벌리 힐스가 가장 좋죠. 정말 유명한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국내외 고위 정·재계 인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에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인종 간 거주지역 구분이 엄격했던 1990년대 초반에 백인 부유층을 위한 계획 거주 지역으로 개발됐어요. 주민들이 자녀 교육 환경 조성 차원에서 UCLA캠퍼스를 비롯해 고급 교육 시설들을 다양하게도 유치해놨죠."

내가 특히 교육 환경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어린 서연이가 다닐 학교 때문에.

어차피 돈도 넘쳐나는데, 기왕이면 좋은 동네에 살면 좋잖아?!

최종적으로 베벌리 힐스의 방 5개. 화장실 4개짜리 고급 단독 주택으로 선택했다.

아름답게 가꿔진 정원과 브라운 톤의 중세 유럽식 인테리어가 동화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다.

수영장, 농구장, 테니스 코드도 있더라.

"이런 매물은 능력이 있다면 사서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득이죠. 사겠다는 사람이 넘쳐나거든요."

내가 보기에도 그럴 것 같다.

돈을 상당히…… 아니, 실은 꽤나 지출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상관없다.

재산이 빠져나가는 것보다 쌓이는 속도가 훨씬 빨라서 진짜 티도 안 나니까.

집주인이 고급 가구를 모두 놓고 가겠다기에 넙죽 받았다. 부자들이라 그런지 배포가 남다르더라. 굿!

계약을 마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다.

뉴욕 집은…… 음, 그대로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당분간은 나 혼자 왔다 갔다 할 일이 많아 보이니까.

* * *

"……!"

베벌리 힐스 주택에 당도한 샬럿, 다니엘, 그리고 서연이의 입이 다물어질 줄 몰랐다.

이 같은 반응에 내심 뿌듯함을 느끼며 말했다.

"이제부터 이곳이 우리 집이야!"

"……뉴욕 집은?"

"거기도 우리 집이지!"

샬럿이 질렸다는 듯 말했다.

"너 진짜 돈이 남아도는구나?"

"너희들도 곧 영화 촬영하면 스튜디오로 출퇴근하게 될 텐데, 이왕이면 좋은 집에서 살면 좋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과한 것 같은데……."

다니엘의 감상에 모두 동의하지만 난 정색했다.

"천만에!"

"……?"

"잊고 있는 모양인데…… 당장은 영화 개봉 전이라 체감이 안 될지 모르겠지만 너희들 흔히 말하는 할리우드 톱스타!"

이미 유명하지만 영화, 드라마가 개봉하는 순간 포텐이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할 것이다. 유명세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되면 환경이 급변할 텐데, 그때서야 허둥대는 것보다 지금 미리 대비를 해두는 게 낫다.

"이런 삶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 그렇다고 내가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는 것에 빠져서 으스대서는 안 되겠지만. 무슨 뜻인지 알겠지?"

세 명 모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난 추가로 공지했다.

"조만간 매니지먼트 회사가 설립될 거고, 그곳을 통해 너희를 전담해서 케어해 줄 팀을 편성할 거야."

모두가 깜짝 놀랐다.

샬럿이 기대감 가득한 어조로 묻는다.

"드디어 시작하는 거야?"

"너희가 활동을 시작할 때가 됐으니까. 이미 법인 설립이 진행 중이고 킴벌리 씨 도움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재들을 모집 중이야."

지금은 어디까지나 샬럿, 다니엘, 서연이를 위한 소규모의 회사일 뿐이다.

당장은 규모도 키울 생각이 없었다.

일단 나부터가 이런 매니지먼트 사업은 처음이라…… 이래저래 걸리는 것도, 신경 쓸 것도 많아서 머리가 복잡해지더라.

그래도 꼭 필요한 일이고, 무엇보다도 친구 녀석들이 다른 회사랑은 계약하고 싶지 않다니 진행을 결정했다.

이사와 정리를 마친 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건물로 데려갔다.

"여기가 우리 회사야. 지금 인테리어 공사 중이지만…… 일단 들어와!"

매니지먼트 이름 Min…… 으로 하려고 했으나 이미 비슷한 게 너무 많아서 안 되겠더라.

어떤 이름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올리비아 퀸 작가님의 아이디어로 다음과 같이 정했다.

<천재적인 마법사들! (Genius Sorcerers)>

작중 노아 파티가 본격적으로 뭉쳐 다니기 시작하며 얻은 별명이다.

그런데 애들 반응이…….

"너무 유치하지 않아?"

"장난 같은데……."

"어휴."

참고로 마지막 한숨 소리는 서연이다.

좋아할 줄 알았는데…….

사무 공간, 연습실, 화장실, 카페테리아, 녹음실…… 뭐 있을 건 다 있다.

베벌리 힐스 구역 안이라 입지도 끝내주고!

건물을 통으로 임대…… 한 게 아니라 아예 매매를 해버렸다!

이왕 할 거 제대로 해야지!

이번에는 진짜 돈 좀 썼다.

물론 지출은 머잖아 투자 수익으로 금방 메워 버릴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주차장에 승합차들을 보여줬다.

중고긴 한데 전문가를 통해서 구매 대행을 한 거라 상태는 최고다.

연식, 주행거리, 상태, 옵션 등, 뭐하나 빠지는 게 없더라!

"인테리어 끝나고 직원들 다 채워서 정식 운용되면 올리비아 퀸 작가님과 헨리 윌리엄스 작곡가님, 그리고 감독님들도 방문하기로 하셨어!"

"축하 파티 하는 거야? 재미있겠다!"

"다들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눌러앉겠다고 하는 거 아니야?"

다니엘의 농담에 우리는 크게 웃었다.

"에이, 설마 그럴 리가…… 하하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