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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로 돌아왔다-195화 (195/205)

천재로 돌아왔다 195화

136. 미드스쿨 슈퍼스타(4)

사실 매니지먼트와 크게 상관없는 일이긴 하지만…… 일단 올리비아 퀸 작가님과 두 아이가 거주할 주택부터 알아봤다.

마침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좋은 매물이 나왔더라.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한데……."

"돈은 상관없어."

전 세계 모든 글쟁이들 중 가장 돈이 많은 분이 아닌가?

노아 시리즈 책 판매 부수만 얼만데…….

일전에 나와 좋은 인연을 맺었던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집 상태를 꼼꼼히 알아보고 옵션 조항까지 살펴본 뒤 매매 계약을 진행해 버렸다.

계약을 진행하는 동안 차 두 대를 구매했다.

"고급 승용차보다는 아이들을 태우고 다녀야 하니 튼튼한 차가 좋아."

내구도 라면 역시 볼보!

승용차보다는 SUV가 좋다고 하셔서 최신형, 풀 옵션으로 나온 상태 좋은 중고차 두 대를 구매했다.

한 대는 작가님 개인용, 또 한 대는 회사에서 운용할 승합차.

몇 번 해봤다고 일 처리가 굉장히 순식간이 뚝딱 진행됐다. 여기에 추가로 작가님을 위해 사옥 최상층 집무실을 조금 손을 봤다.

작가들이 애용한다는 최고급 키보드와 모니터를 종류별로 구매해 놓은 것!

'흠, 그러고 보니 우리 회사에서도 아이 키우는 사람들이 많지?'

처음에는 보육원을 만들어 운영할까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법적 절차가 상당히 복잡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짜낸 게 인근 지역에 있는 작은 한인 태권도장을 들여오는 것!

컨택은 내가 직접 나서서 진행했다.

저렴하게 월세를 주고 아이들을 태울 노란색 버스 같은 것들까지 지원해 주겠다고 하니 바로 서명해 주더라!

태권도장이라면 무술을 가르치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K-보육원의 새로운 진화 형태로서 명성이 자자하다.

덧붙여 회사 직원들에게 아이들 교육 지원 복지로, 태권도장 입관 비용을 회사에서 대주겠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지원이 몰려들더라.

당연히 올리비아 퀸 작가님도 관심을 보이신다.

"영국에서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사이에 태권도장 인기가 굉장하다고 들었어. 너 정말 머리가 좋구나?"

"태권도장이라면 믿을 수 있죠. 직접 버스를 운용해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태워 와서 심신 단련과 예의범절은 물론 온갖 다양한 것들을 가르쳐주고 보호도 해주니까요!"

태권도장을 유치하겠다는 건 내가 생각해도 좋은 아이디어였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 교육도 부탁해도 되겠니?"

"물론이죠! 올리비아 퀸 작가님도 우리 회사의 일원이니 당연히 이 복지를 이용하실 수 있어요."

내친김에 태권도장 인테리어 비용과 온갖 최신 기구, 교육 물품 같은 것들도 지원해 줬다.

베벌리 힐스 한복판에 위치한 태권도장이라면 당연히 그 격을 갖추는 게 좋지 않겠나? 아이들을 위한 통학 버스도 굉장히 튼튼하고 상태 좋은 것으로 마련해 줬고 근처에 전용 주차장도 제공했다!

후후, 돈이 많으니까 이런 것도 가능하다!

내 생각에는 태권도장이 일반 회사에서 만들어 운용하는 유치원, 돌봄 센터 같은 것보다 몇 배는 더 유용한 것 같다!

내 호의에 감동한 한국 출신 관장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이렇게 된 거, 김민 대표님의 사명을 따서 <천재적인 태권전사!>로 바꾸겠습니다."

머릿속이 멍하다.

"어…… 그건 너무 길지 않을까요?"

"천만에요. 노아가 개봉하고 이 회사가 알려지면 오히려 메리트가 더 커질 겁니다!"

"그렇다면야 뭐……."

어찌 알았으랴?

이곳이 베벌리 힐스에서 아이 키우는 수많은 부모들에게 동경의 장소로 여겨지게 된다는 것을…….

회사 복지를 위한 투자가 예상치 못한 태권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의도한 것도 아니고.

아무튼, 이렇게 회사는 착실히 내실을 다져가고 있었다.

* * *

김민이 LA로 넘어갔던 그 시각.

이른 아침 장진영은 거실 소파에 앉아 큰 충격에 빠져 있었다.

-쿵! 쿵! 쿵! 쿵!

집이었기에 마음 놓고 음악을 펑펑 틀어댈 수 있었다.

무려 억대를 호가하는 최고급 AV 시스템에서 김민과 친구들이 함께 만든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음악이야말로 장진영을 충격에 빠뜨린 원인이었다.

"이런 음악이 있을 수가 있다니……!"

순식간에 네 곡을 모두 들었다.

그것으로는 부족해서 계속해서 반복해서 들었다.

그런데도 전율이 가시지 않는다.

하나의 곡이 여러 가지 장르를 품고 있고, 퍼포먼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KPOP 아이돌 음악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달랐다.

개성 가득한 랩과 노래.

하나같이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그런데 작곡, 가이드 참여자들을 면면을 보면 충분히 납득이 된다.

지금 전 세계 음악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미친 천재들이 아닌가?

그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지금 전 세계를 한창 뜨겁게 달구고 있는 괴물 신인 사라 굿!

그녀가 랩과 노래로 가이드를 해놨는데 그 수준은 전성기 로린 힐의 재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미친 수준이었다.

'이걸 우리 애들이 할 수 있나?'

당연히 못 하지!

이런 말도 안 되는 걸 어떻게 따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세상에는 혹독한 연습, 노력 따위로는 도달하지 못하는 것들이 꽤나 있다. 지금 이 가이드가 그런 종류의 것이다.

'남 줄 게 아니라 본인들이 파트 분배하고 녹음해서 이대로 발매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아니면 이 사라 굿 가이드 버전을 그대로 발매해도…….'

믿기 어렵지만, 총 네 곡, 각각 두 곡씩 에버가든과 엔 플라워에게 줄 예정이란다.

열 번이 넘게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서야 장진영은 조금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일단…… 회사에 가져가서 상의를 좀 해보자.'

일단 A&R팀부터 모아 네 곡을 차례대로 들려줬다.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이 나왔다.

"이런 걸…… 그 애들이 소화할 수 있나요?"

"어…… 이거 너무 미친 수준이라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그보다 사라 굿…… 괴물 신인이라는 이야기는 들었고 저도 공감하던 바였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특히 애드립이 그냥…… 어우."

"이게 심지어 따로 연습하지 않고 원테이크로 녹음으로 끝낸 거라고요? 말이 되나."

표정이 하나같이 심각했다.

이정연 팀장이 모두의 심정을 대변했다.

"제작 참여자 면면과 가이드 버전이 너무나도 훌륭해서…… 솔직히 말하면 겁이 날 정도예요. 에버가든과 엔 플라워는 절대로 이런 곡을 소화할 수 없어요."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다.

다른 느낌으로의 소화는…… 솔직히 말하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김민이 그런 걸 모를 애가 아닌데…… 이걸 굳이 우리에게 넘긴 걸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겠지. 일단 엔 플라워, 에버가든 친구들 회사로 따로 불러서 음악을 들려줘 보자."

가장 먼저 자신들에게 할당된 두 개의 곡을 차례대로 감상한 엔 플라워 멤버들은 아무 말도 못 했다.

듣는 내내 숨도 쉬지 못할 만큼 놀라고 전율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은 당혹감을 느낀다.

리더 주아가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게…… 우리 곡이라고요?"

장진영은 애써 담담하게 몇 가지 사실을 알려줬다.

이 곡을 만든 작곡가들의 정체.

그리고 사라 굿이 따로 연습 없이 원 테이크로 녹음을 끝마친 음원이라는 것.

"우린 이런 거 못 할 것 같은데……."

"가이드를 굳이 따라 할 필요는 없지. 너희 방식에 맞게 소화하면 되니까."

"어떻게요?"

"그 방법을 이제부터 너희가 찾아봐야지."

"……!"

예상치 못한 답변에 당황하는 멤버들.

"이노센트와 유니크 프로듀싱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들었지? 너희도 그렇게 해야 해. 곡을 분석하고 연구해서 팀 컬러에 맞는 방식을 찾아. 그리고 그걸 우리에게 납득시켜."

"어…… 그렇게 못하면요?"

"해낼 때까지 굴러야지. 이런 건 유행을 타는 음원이 아니라 시간은 많아."

"……."

"솔직히 말하면 이 퀄리티와 느낌을 그대로 구현해 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너희도 들어서 알겠지만 사라 굿이 워낙 괴물 같은 존재라서…… 그래도 어떻게든 해내야 해. 짬밥의 힘을 보여줘!"

엔 플라워를 아득한 절망감에 빠뜨리고 이어 에버가든과의 미팅이 진행됐다.

"이런 걸……."

"우리 보고 하라고요?"

"으아아……!"

이쪽은 더 심각했다.

아예 겁을 집어먹은 것이다.

그러나 장진영은 실망하지 않았다. 아직 신인이고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으니까.

무엇보다.

'세아의 반응이 심상치 않은데?'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자극을 받은 눈치였다.

'그러고 보니 민이가 우리조차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세아를 고평가해 왔지?'

주세아.

분명 뛰어난 인재다.

데뷔해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기도 했고.

하지만 김민이 열변을 토했던 '세계에 통할 인재'인지는…… 아직까지는 체감을 못 하겠다.

'네 개의 곡 중 특히 구성이 난해해서 적정 수준을 맞춰내지 못하면 느낌을 살릴 수 없는 곡을 준 이유가 어쩌면……?'

장진영이 물었다.

"세아야, 너 이거 한 번 해볼래?"

모두의 시선이 주세아에게 쏠린다.

"해낼 수 있겠어?"

"……일단 몇 번 더 들어보고요."

표정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주세아를 많이 봐온 팀 멤버들, 그리고 장진영은 알 수 있었다.

크고 맑은 눈동자 속에 불꽃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반지희만이 그 정체를 알고 있었다.

'얘 설마 사라 굿을 라이벌로 여기는 건가?'

김민과 유독 다정한 사정이 많이 찍혔고, 잠깐이지만 열애설이 터지기도 했다.

사라 굿의 데뷔 앨범 백만 장 돌파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되는 중이다.

현재 네 개의 음원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부터 4위까지를 고스란히 장악 중이다.

천재소년 김민이 자신의 페르소나를 만났다는 내용도 많이 돌고 있다.

주세아가 자극받는 것도 당연하다.

가수로서, 이성으로서.

'어디…….'

평소 김민이 주세아를 어떤 식으로 평가해왔는지 잘 알고 있는 반지희는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다.

"해볼게요."

마침내 주세아가 일어섰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다.

"같이 하자. 노래는 다 외웠지? 가사는 보면서 하면 되니…… 내가 랩 파트만 따로 해볼게."

"어? 으응."

"우리도 같이 하자고……?"

어리둥절해하는 멤버들에게 주세아가 담담히 말했다.

"이거 우리 노래잖아."

주세아 입장에서는 당연했다.

에버가든의 곡이 아닌가?

그녀가 생각했을 때 에버가든은 모두가 하나가 되었을 때 가치가 빛나는 팀이었다.

"우선은 크립토 나이트만 해보자."

"그래!"

"해보자!"

크립토나이트,

사랑하는 연인을 크립토 나이트에, 스스로는 슈퍼맨에 비유한 곡이다

나는 세상과 맞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해.

하지만 네 앞에서 나는 형편없이 약해져.

숨쉬기 힘들어.

심장은 터질 듯 뛰고 있어.

네 손길이 살짝 닿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흘러.

위험해.

이런 감정은 처음이야.

총괄 프로듀서가 무려 사이먼 블랙!

멤버들이 괴작이라며 구박했던 바로 그 곡이었다.

직후 레이나와 사라 굿에 의해 평가가 반전되는 사건도 있었지만…….

아무튼 가장 변화무쌍하고 난이도 역시 내 개의 곡 중에서도 특히 높다.

장진영은 이 순간에도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다.

'정말 얘네들이 소화할 수 있을까? 특히 랩이 굉장히 어려운데…….'

이번에 받은 네 개의 곡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는 특히 랩 파트 때문이었다.

정박과 엇박을 자유자재로 오가고, 스캣과 온갖 애드립을 미친 듯 쏟아내며 고막을 강타하는 사라 굿의 랩은 따라 할 엄두조차 나지 않을 정도였다.

숨은 또 언제 쉬는지…….

엔 플라워와 에버가든 멤버 중에는 래퍼가 없다.

랩 파트를 전담하는 일원은 있지만 엄밀히 말해 그녀들은 래퍼라 부르기는 어렵다.

하지만 곧 시작된 무대에 생각이 바뀌고 말았다.

"……!"

정확히 말하면 주세아의 랩을 듣고서.

'아. 이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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