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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로 돌아왔다-203화 (203/205)

천재로 돌아왔다 203화

138. 한국 활동(4)

적당히 찰기 있는 밥을 한술 떠서 입에 넣고 폭신한 계란찜을 한 입 머금는다. 그 부드러움과 짭짤함이 가실 때쯤.

후루룩!

시원한 소고기뭇국을 머금었다.

"맛있어!"

"왜 이렇게 맛있지?"

엔 플라워와 유니크.

도합 스무 명가량의 인원이 정신없이 식사하는 모습을 나와 촬영팀은 뿌듯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잘 먹었다."

"배 터질 것 같아."

치열했던 식사가 끝나고 이제는 후식이 나갈 시간.

"후식은 뭔가요, 셰프님!"

엔 플라워 리더, 주아의 외침에 나는 주방에서 힘차게 대답했다.

"제가 준비한 비장의 간식이에요! 기대해 주세요!"

과수원에서 따온 과일과 얼음을 갈아 시원한 주스를 만들고, 케이크, 마카롱 등, 섬의 유명 카페에서 팔던 간식들로 상을 예쁘게 채운다.

그것을 들고 나가는 순간.

"우와……!"

"세상에나……!"

탄성이 마구 터져 나온다.

"잘 먹겠습니다!"

또다시 허겁지겁.

배 터질 지경이라더니 다들 간식 배는 따로 마련해 둔 모양이다.

그때 한편에서 간절한 시선이 느껴졌다.

"민아. 우리 먹을 것도 있는 거지?"

나영웅 피디님과 촬영팀이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주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여러분은 식사부터 해야죠. 기다려보세요. 따뜻한 요리 금방 내드릴 테니까."

혼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는 없는 일.

푸드테이너 꿈나무 김재원과 리더 박소문의 서포트로 수십 명분의 식사와 간식을 모두 만들었다!

난 여기까지!

뒤처리는 먹은 사람들이 알아서 해야지.

"으아아……!"

툇마루에 나와 늘어지니 여기저기서 접시와 과즙 음료를 내 앞에 내밀었다.

"선생님, 이거 드세요!"

"민아! 너 주려고 빼놨어! 빨리 먹어!"

간식을 먹으며 현재 상황을 확인해 본다.

멍멍이들도 내가 만든 특식을 잘 먹고 있었고, 나영웅 피디님을 비롯한 스태프들은 따끈한 국물과 계란찜으로 정신없이 허기를 채우고 있는 중이었다.

엔 플라워, 유니크 멤버들은 늘어져서 간식을 먹고 있었고.

한마디로 다들 먹느라 정신없다는 것이다.

……이게 왜 이렇게 뿌듯하냐?

"질문 있습니다. 선생님!"

"음? 뭐죠?"

"제 꿈이 빌보드 차트 1위를 찍어보고 그레미 어워드에도 초청받아 보는 건데……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유니크 멤버들은 기대감 가득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엔 플라워 멤버들이 딴지를 걸었다.

"후배님들이 개념이 부족하네. 아직 우리도 못 해본 걸 벌써부터 입에 담다니……."

"순서가 있는 법인데 말이야!"

그리고 내게 슬쩍 묻는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 빌보드에 진출할 수 있는 걸까?"

다들 야망이 아주 무시무시하다.

그나저나 엔 플라워와 유니크의 빌보드 진출이라.

그게 가능할까?

"……?"

아무리 노력해 봐도 그림이 안 그려지는데?

왠지 조용해져서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내게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심지어 금방 밥을 다 먹은 촬영팀마저도.

"후식 가져다 드릴……?"

"됐고! 그건 우리가 알아서 챙겨 먹을 테니 넌 대답을 해줘야지."

나영웅 피디님의 눈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수많은 시청자가 보게 될 방송이니까 장난하지 말고 진지하게 답변해줬으면 좋겠어!"

"맞아요!"

"우리 진지해요!"

난 고민 끝에 슬그머니 얼버무렸다.

"뭐,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우우!"

"그런 틀에 박힌 대답 말고 제대로 답변해 주세요!"

"선생님. 우리는 과연 언제 빌보드 차트에 오를 수 있겠습니까!?"

이게 안 먹히네.

그나저나 벌써부터 빌보드 생각이라니…… 살짝 가소로운 마음에 조금 질러보기로 했다.

"사라 굿을 실력과 인기로 누를 수 있을 정도 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네요."

"……!"

분위기가 급격히 어색해진다.

"저,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사라 굿…… 정말 장난 아니던데."

"지금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음악씬을 아주 혼자 씹어 먹고 있던데……."

"사라 굿이 정말 사기캐지. 그런 사람을 누가 어떻게 이겨?"

회의적인 반응들!

박소문이 물었다.

"저 선생님. 과연 사라 굿을 실력과 인기로 누를 수 있는 사람이 현시점에 있긴 있을까요? 아니, 경쟁할 수 있는 사람만이라도?"

난 피식 웃었다.

"지금 당장이라면 모르겠지만…… 잠재적 경쟁자라면 몇 명 있죠."

"오!"

"그런 사람이 있다고……?"

"누군데요?!"

머릿속에 두 명이 떠올랐다.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올리비아 메리, 그리고 김서연."

의아해하던 사람들.

반면 나영웅 피디님은 단번에 알아들으셨다.

"아, 그 두 사람…… 지난번 뉴욕에서 봤었지?"

"맞아요. 제 방송에서도 출연했었는데, 김서연은 제 친동생이고요."

그제야 모두들 탄성을 터뜨렸다.

"누군지 알겠다!"

"아, 그 두 사람……!"

주아 누나가 반짝이는 눈으로 묻는다.

"그 두 사람이 사라 굿의 잠재적 경쟁자라고?"

"서연이는 이제 트레이닝을 시작해서 갈 길이 멀지만…… 올리비아 메리는 사라 굿과 같은 완성형 천재 타입이에요. 그 친구는 지금 곡 발표해도 바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찍을 수 있을 걸요?"

"그 정도야?"

"여러분이 상상하는 이상의 천재들이에요. 비주얼도 뭐……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트렌드 세터로서 재능도 굉장하죠."

난 단언했다.

"그런 천재들이 우글거리는 곳이 미국 음악 시장이라서…… 솔직히 말하면 여러분이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을 못 하겠네요."

주아 누나가 예리하게 받았다.

"그 말은, 아직 우리에 대한 확신이 그 세 사람만큼은 없다는 거지?"

"뭐…… 엔 플라워 누나들은 이번에 제가 드린 곡을 본연의 느낌으로 100% 이상 소화해낸다면 조금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누나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크게 자극받은 느낌!

이번에는 유니크에게 말했다.

"우리 병아리 친구들은 아직 갈 길이 너무나도 멀어요. 그러니 빌보드는 가슴 속에 묻어두고, 당분간은 실력과 경험을 키워요."

난 장담했다.

"미국 진출은 일단 대한민국 최고의 보이그룹이 되었을 때 다시 합시다."

* * *

다음 날 아침.

엔 플라워가 돌아간 이후로도 우리의 촬영은 계속 이어졌다.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주기 위해서는 최고의 그림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유니크 멤버들은 내 가르침을 뼛속까지 새긴 듯, 정말 열심히 움직였다.

놀 때도 열심히, 일할 때도 열심히.

심지어 바다를 보며 쉴 때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여기 있으니까 갑자기 노래가 부르고 싶어진다. 노래하자!"

"춤도 추자!"

아주 열정이 펄펄 끓어 넘치는구나!

굉장히 좋은 자세다!

나 역시 가만히 있지 않고 같이 어울렸다.

파워 넘치는 방송도 슬슬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 질 무렵.

난 육지에서 준비해 온 비장의 무기 하나를 더 꺼내 들었다. 내가 커다란 짐가방을 챙겨 나오자 모두의 시선이 쏟아진다.

"그게 뭐예요?"

"오늘 밤을 뜨겁게 달궈줄 비장의 무기예요."

"……?"

이게 뭔지 아는 사람은 나영웅 피디님뿐이다.

왜냐면 같이 기획한 아이템이니까!

난 씩씩하게 외쳤다.

"바다로 갑시다!"

노을이 지고 휘영청 달빛이 떠올랐다.

난 그제야 가방을 개봉했다.

"우와……."

터져 나오는 탄성.

모두의 눈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이거 폭죽이네요?!"

"마지막 밤을 화려하게 장식해 보고 싶어서 돈 좀 썼어요!"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리만 요란한 그런 게 아니다.

다 함께 폭죽을 설치한 뒤

한편에 설치된 커다란 블루투스 스피커로 유니크의 데뷔곡들을 재생한다.

인트로를 기점으로, 미니 앨범 풀 트랙이 차례로 재생되기 시작한다.

흥을 참지 못한 몇몇 멤버들은 벌써부터 춤추며 소리를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자, 카운트다운 후 일제히 불을 붙이도록 합시다!"

신난 건 나도 마찬가지.

달이 찬 바다를 배경으로 폭죽을 빵빵 터뜨리는 순간 타이틀곡 We are가 울려 퍼진다.

"우와아아!"

덩실덩실 춤을 추며 불꽃놀이를 즐기는 유니크 멤버들을 바라본다.

저 나잇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순수함이 가득하다.

피디님과 스태프분들이 흐뭇한 눈으로 유니크 멤버들이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도 이거다 싶어서 결성시켜 놓긴 했는데…… 어쩌면 JJ 엔터테인먼트 사상 역대급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할 수도 있겠다.

……정말 잘하면 빌보드까지 노려볼 수 있을지도?

매력은 국경을 초월하는 법 아닌가?

* * *

"고생 많으셨습니다!"

촬영이 끝났지만 나와 유니크의 여정은 이것으로 마지막이 아니다.

하나 더 남았다.

육지에 우리를 마중 나온 매니저님들을 소개해 준다.

"인사드려요. 앞으로 여러분의 활동을 책임져 줄 매니저분들이세요."

"……!"

순식간에 열과 오를 맞춰 선 유니크 멤버들은.

"안녕하세요! 유니크입니다!"

허리를 굽혀 정중하면서도 힘차게 인사를 한다.

나는 매니저분들을 보며 물었다.

"그거 준비는 다 된 거죠?"

"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고 바로 가셔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우리의 대화에 멤버들은 어리둥절해한다.

"자, 갑시다!"

도착한 곳은 마포구 하중동에 위치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

공급 면적 70평에 전용 면적 60평!

방 다섯 개에 화장실 세 개.

로열층 한강뷰.

매매가는 17억!

"우와아……!"

"우리 집보다 더 좋아!"

"한강뷰 뭐야. 미쳤어!"

방 구경에 여념이 없는 멤버들을 뿌듯한 얼굴로 바라본다.

박소문이 물었다.

"피디님. 이곳 설마…… 제가 생각하는 그곳은 아니죠?"

다들 집 구경에 넋이 나갔는데, 역시 리더답게 홀로 냉철한 판단을 보여준다.

난 씩 웃었다.

"여기가 오늘부터 여러분 숙소예요."

"……!"

모두가 깜짝 놀라 나를 돌아본다.

"옆에 집이 하나 더 있었죠? 거기도 같이 매매했으니 다섯 명씩 나눠서 사용하면 돼요. 방 하나씩 다 돌아갈 거예요."

침묵이 내려앉는다.

이런 좋은 곳을 숙소로 준다니 얼어붙은 모양.

그런데 박소문은 조금 다른 의미로 얼어붙었다.

"저, 피디님. 방금 같이 매매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네."

난 씩 웃었다.

"두 곳 다 제가 샀어요."

"……!"

* * *

차를 타고 홀로 회사로 이동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숙소로 배정해 준 마포구의 저 아파트들.

2020년 이후.

그러니까 3년 이후부터는 매매가가 무려 세 배로 치솟는다.

고점을 정확히 알고 있으니 그때 팔면 큰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유니크는 좋은 환경에 살아서 좋고 나는 돈 벌어서 좋고!

내가 돈이 많아서 아무 생각 없이 플렉스를 한 게 아니라는 거다.

"안녕하세요!"

회사에 도착하니 여자 신인팀.

이노센트 멤버 열 명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주부터 예능 촬영하는 거 다들 알고 있죠?"

"네!"

힘찬 대답.

"그 전에 가야 할 곳이 있어요."

이 팀도 촬영 다 끝나면 서프라이즈로 숙소를 공개할까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더라.

그 전에 유니크 멤버들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듣게 될 테니까.

워낙 남매처럼 친하게 지내온 그룹이 아닌가?

"가서 설명할 테니 나가서 차에 탑시다! 소개할 사람도 있고요."

잠시 후, 이노센트 친구들이 깜짝 놀랄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내 아티스트잖아!

어디 가서 기죽지 않게 최고의 환경에서 키워주고 싶어서 그러지.

이노센트 전담 매니저들을 소개시켜 주고 이번에는 성수동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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