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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직한 검이 되려 했는데-27화 (27/254)

27 화

콰뢍!

마나를 발에 두른 채로 공작가 저 택 앞에 착지했다. 일대가 진동했 다. 땅 위가 움푹 파이며 검게 물 들었다. 비틀거리는 몸을 애써 다 잡았다. 감정이 범람한 탓에 오러 조절이 힘들었다.

"누구냐!"

공작가의 대문을 지키고 선 기사

둘이 잔뜩 긴장한 채로 검을 꺼냈 다. 후들거리는 발걸음을 옮겨 그 늘진 어둠 속에서 가로등 앞으로 나왔다. 날 발견한 그들의 눈동자 가 크게 혼들렸다.

"미, 미르 님?"

"미르 님께서 어쩐 일로......

"정말 미안합니다만 비켜 주십시 오."

스릉.

서늘하게 검을 뽑았다. 설명할 시 간조차 없었다. 영문을 몰라 혼란 스러운 기색을 보이는 그들에게 검

을 겨누었다.

"난 지금 당장 공작을 봐야 합니 다."

가로등 아래 번쩍이는 검을 본 그 들의 표정이 단단하게 굳었다. 그 들이 검을 내어 날 막아섰다.

"죄송하지만 허락받지 않은 출입 은 불가합니다."

"무슨 일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오 늘은 밤이 너무 늦었습니다. 내일 정식으로 방문을 요청하면 제가 억 지를 부려서라도 공작님과 만남이 주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

다."

그들은 한밤중의 무례한 침입자에 게도 정중하게 굴려 부단히 노력하 는 것 같았다. 그들의 눈동자 너머 로 촘촘히 서린 존경과 믿음을 보 고 있자니 스스로가 역겨워질 지경 이었지만.

"지금 당장 봐야 합니다. 제발 물 러서 주십시오."

나는, 물러설 수 없었다.

차가운 아리아의 몸을 한 팔로 꽉 안은 채 검을 잡은 오른손에 힘을

줬다. 여독이 남아 여전히 욱신거 리는 왼팔로 아리아를 안고, 검을 미친 듯이 휘두른 지 채 나흘도 되 지 않은 지친 오른손으로 검을 휘 둘러야 한다.

마수 토벌 이후 선잠을 취한 게 휴식의 다인 몸은 여전히 지쳐 있 었고, 붕괴되는 정신으로 인해 의 식을 붙잡고 있기도 어려웠다. 온 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덜덜 떨려 왔다. 눈물과 환각으로 뭉그러지는 시야는 물체를 제대로 구분하기도 어려웠지만,

"막아서면, 벨 것입니다.

난 내 품에 안긴 작은 인영을 지 켜야만 했다. 이곳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럼 어쩔 수 없겠군요."

"죄송합니다. 정말 미르 님께 검 을 겨누고 싶진 않지만...... 저희는 막아야 합니다."

침입자는 분명 나였음에도 기사들 은 죄책감과 미안함이 담긴 복잡한 감정을 내비쳤다. 내게 상대가 되 지 않으리라는 걸 짐작하면서도 막 아서는 모습은 의무에 충실한 기사 그 자체였기에, 나는 악역이 된 기

분을 느껴야 했다.

더 말해 봤자 구차한 변명에 시간 낭비가 될 뿐이다. 검 위로 오러를 씌웠다. 휘두르는 나까지 잡아먹을 것 같은 탐욕스러운 검은 오러가 은빛으로 빛나던 검을 먹어치웠다.

목소리 변조 장치도 없이 머리까 지 풀고 이곳에서 왔다. 기사들의 당혹스러워하는 이유는 청년으로 예측되던 미르가 소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도 있었을 것이 다. 난 목숨을 걸고 지키던 미르의 정체도 포기했다. 내 목을 들고 이 곳에 온 것이다.

이곳에서 공작가의 검이 되지 못 한다면, 남는 길은 죽음뿐이었다.

쉬익!

달려드는 두 기사를 향해 말없이 검을 휘둘렀다. 근접전이 된다면 아리아가 위험할 수 있었기에 거리 를 둔 채로 오러를 날렸다. 그들이 힘겹게 오러를 받아냈다.

"젠장! 미르 님!"

어차피 그들과 싸움으로 단판을 낼 생각은 없었다. 그럴 시간이 없

으니까'. 오러를 날려 시간을 끈 채 하늘 위로 도약했다. 대문을 뛰어 넘을 생각이었다.

"미르 님! 문 주위엔 결계가 있습 니다! 위험합니다!"

' 알아.'

내가 침입자가 됐음에도 여전히 날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는 그들이 놀라웠으나 멈출 순 없었다.

아리아의 몸을 몇십 겹의 오러로 감쌌다. 마나가 쭉 빠져나가는 느 낌과 함께 아리아의 온몸이 검게

물들었다. 산 채로 불 속에 던져져 도 대상을 멀쩡하게 지켜 줄 보호 막이었다.

보통 귀족 가의 저택엔 침입자를 막는 전기 충격 결계가 작동된다. 대문이 그리 높지 않은 것도 결계 가 작동되기 때문이었다. 평범한 사람이 달려들었다간 전기 통구이 가 될 위력의 결계.

쾅! 콰쾅!

하지만 나는 소드 마스터였다.

초승달 모양으로 날아간 검은 오

러가 결계와 충돌했다. 공작가 저 택이 들썩일 법한 거대한 소음이 일었다. 하늘을 덮은 검은 장막과 동일한,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송이 와 정반대의 빛깔을 품은 난폭한 암흑이 결계를 집어삼켰다.

'나는, 이 눈 속에서 또 사랑하는 것을 잃지 않을 거야.'

또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챙!

결계가 폭발했다.

탁.

깨진 결계 사이로 몸을 던져 공작 가 마당에 착지했다. 폭발의 여파 로 마당에 쌓여 있던 눈이 녹아 내 렸다. 떨리는 손으로 인해 검을 놓 칠 뻔했으나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아리아를 꽉 안았다. 다행히 아리 아는 머리털 하나 다치지 않았지만 폭발의 중심에서 난폭한 오러를 내 쏘았던 내 몸은 전기의 여파로 감 전당한 듯 욱신거렸다.

' 아파.'

서 있는 게 놀라울 정도로 내 온

몸은 엉망이었다. 그을린 머리칼을 거칠게 쓸어 넘기고 불안정한 발걸 음을 옮겼다.

"......검을 놓고 항복하십시오, 미 르 님."

공작가 저택 문을 지키던 네 명의 기사가 일제히 내게 검을 겨누었 다. 난 대답 없이 오러로 그들을 밀쳐 냈다. 검은 소용돌이의 형상 을 띤 오러가 일대를 거칠게 물린 사이로 문을 향해 달려갔다.

쿨럭.

내 품에 안겨 혼들리던 아리아가 검붉은 피를 뱉어 냈다. 생명력이 옅어져 가는 것이 생생히 느껴졌 다.

'젠장!'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공작가의 강철 문을 향해 질주했 다. 당장 저 문을 뚫고 공작을 만 나야만 했다. 오직 그 집념에 사로 잡혀 문을 두드렸다.

"제기랄! 문 열어! 나오라고!"

두드리고, 또 두드렸다. 쉴 새 없 이 눈물이 흘렀다. 오러도 두르지 않은 주먹으로 강철 문을 치니 소 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핏물이 흘 러나왔으나, 내게 중요한 건 아리 아가 피를 토했다는 사실뿐이었다.

"이러지 마십시오, 미르 님! 이러 시면 곤란합니다!"

"문 열어! 제발!"

당혹스러운 얼굴로 다가오는 기사 들을 거칠게 물리며 처절하게 비명 을 질렀다. 아리아의 숨소리가 약 해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다 물러서!"

여기까지 온 이상 더 못할 것은 없다. 주먹으로 두드려 흠집이 난 강철 문 틈새로 기체화된 오러를 투입하고 소용돌이로 형상화해 문 주위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뒤로 물렸다.

' 부순다.'

지쳐 반쯤 작살이 난 마나 회로를 다시금 미친 듯이 돌려 영혼까지 뽑아 방출해 낸 오러를 검날에 덮 었다. 내 머릿속을 지배한 생각은 단 하나였다.

'아리아를, 살려야 해.'

광기 어린 몸짓으로 검을 휘둘렀 다.

쾅-!

일대를 들썩이게 하는 소란과 함 께 가루가 되어 날리는 강철 문.

" 아아•..."•"

공포에 질린 사용인들과 어쩔 줄 모르는 기사들. 아리아를 끌어안은

채 그들 앞에서 처절하게 애원했 다.

"......제발, 당신들의 주인과 만나 게 해 주십시오."

"......저택의 총괄 집사 테일러입 니다. 성함을 여쭈어도 되겠습니 까?"

내겐 천 년과도 같던 긴 침묵 끝 에 누군가 입을 열었다.

깔끔한 양복을 차려입은 백발의

노년 신사. 대문을 박살 내고 쳐들 어 온 침입자에게도 여전히 예를 갖추는 모습에서 능숙함이 엿보였 다.

시야가 번져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다. 손등으로 눈을 벅벅 닦았다. 눈 물로 짓무른 눈가가 욱신거렸다.

" 미르입니다."

"네, 미르 님. 어쩐 일로......

"공작님부터 불러 주세요. 나중에 다 설명하겠습니다."

짓씹듯 내뱉는 목소리가 형편없이 갈라져 있었다. 점점 더 차가워지

기 시작한 아리아의 몸을 고쳐 안 고 이를 악물었다.

가타부타할 시간이 없었다.

"......죄송하지만 그건 좀 곤란합 니다. 공작님께선 이미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테일러는 내 무례함에도 여전히 예 를 갖추려 노력했으나, 미안하게도 나는 그 예의에 맞장구쳐 줄 여유 가 없었다.

"정말 죄송합니다만."

핏줄 새로, 근육 틈으로, 온몸을 잠식한 오러를 끝까지 긁어냈다. 살육에 물든 눈동자가 붉은빛으로 아롱졌다.

일대에 존재하는 모든 피 흐르는 생명체를 압박하는 살기가 숨 막히 도록 공간을 메웠다.

소드 마스터의 살기와 정면으로 마주한 테일러의 몸이 미친 듯이 떨렸다.

"나는 지금 당장 공작을 봐야겠습 니다."

붉은 안광이 번뜩이는 눈으로 사 용인과 기사들을 느리게 훑어보았 다. 난폭한 살기에 압박되어 숨소 리조차 내지 못하는 그들의 눈엔 공포가 가득했다. 정신력 약한 몇 몇 이들이 줄 풀린 인형처럼 쓰러 지는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무슨 일로 오셨는지부터 말 씀해 주시죠. 이렇게 나오시면 제 가 도와 드릴 수가 없습니다."

내게 무기를 겨누려는 기사들을 제지한 테일러가 생리적인 공포에 덜덜 떨면서도 흔들림 없는 목소리

로 물었다.

테일러를 죽은 눈으로 응시하다, 그의 냉정한 눈빛 아래 희미한 동 정심이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동생, 제 동생이 아픕니다. 제발 공작을 불러 주세요......

나는 그 희미한 동정에 기댈 만큼 절박했다.

참을 새도 없이 눈물이 떨어졌다. 테일러의 눈빛에 곤란함과 안쓰러 움이 함께 스쳤다.

"무슨 사정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미르 님께서 루주 마을 마수 토벌 에 큰 힘이 되어 주셨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그 도움에 감사하는 차원에서 의원 정도는 제 임의로 불러 드릴 수 있습니다."

"의원으론 안 됩니다!"

쉰 목소리로 처절하게 비명을 질 렀다.

'겨우 의원으로 고칠 수 있었다 면......!'

나는 이렇게 처참한 일생을 살 필 요도 없었다. 마수의 발아래 짓이

겨지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며 살 지 않았을 거란 말이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 쿨럭••••••

얇은 와이셔츠 위로 붉은 피가 스 민다. 불안정하게 호흡을 고르던 아리아가 내 가슴께에 다시금 피를 토했다.

"공작, 카이사르 크리시스 공작 불러와! 불러오라고!"

아리아를 꽉 안으며 피를 토하듯

부르짖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요 동쳤다. 아리아의 호흡이 느려질수 록 나는 더 다급해졌다. 사용인들 이 몸을 떨며 내게서 물러섰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 다리가 후들거려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 힘들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풀썩 쓰러져 한쪽 무릎을 굽혔다. 오래전부터 켜켜이 쌓인 육체적, 정신적 피로 가 썰물 밀리듯 닥쳐왔다.

여태껏 나를 버티고 견디게 한 모 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난 어째서 살아왔던가. 겨우 이런 최후를 보려고 달려왔던 게 아니었 는데. 아리아를 행복하게 해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끝나 버리는 건 가? 나는 그동안 행복했나?

몸이 무겁다. 지쳐서, 더는 힘을 낼 의미를 찾지 못해서. 그저 눈을 감고 깨지 않을 잠을 자고 싶다. 여태껏 왜 살았는지도, 앞으로 왜 살아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미어 지는 가슴을 뜯어내고 싶다. 영혼 이, 텅 비어 버린 느낌이었다.

나는 무얼 위해 살았지?

어린 시절부터 좁은 장 안에 구겨 넣었던 사념. 생존에 필요 없다는 이유로, 아리아를 위한 것이 아니 라는 이유로 미뤄 두었던 고민.

이미 수용 한계치를 넘은 좁은 장 안에 구기고 또 구겨 켜켜이 쌓아 놓았던 고통과 고뇌들. 잊으려 노 력하던 그것들이, 정신에 가해진 거대한 충격으로 인해 좁은 장을 부수고 터져 나왔다.

'아리아가 죽으면...... 나는 뭘 위

해 살지?'

온갖 어두운 생각들이 뒤죽박죽 섞여 기괴한 색을 만들어 낸다.

난 소드 마스터니까. 난 언니니 까. 무너져선 안 된다는 끊임없는 세뇌가 파열음을 내며 산산조각 났 다.

한번 정신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신체 또한 도미노처럼 속절없이 무 너졌다.

'쉬고 싶어.

무너지고 싶다. 그냥 모든 걸 놓 고 무너지고 싶었다. 지고 있던 모 든 책임과 부담을 놓고 그저 쉬고 싶었다.

몸도 마음도 과부하였다.

'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거칠게 닦아 낸 채 이를 악물고 부들거리는 다리를 일 으켜 세웠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휘청거렸지만 다시 무너지 진 않았다.

그럴 수 없고, 그러지 않을 것이

라는 걸 난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지켜야 할 게 있는 사람은 무너질 수 없었다.

곤란한 기색으로 나와 홀 가운데 계단을 번갈아 보던 테일러가 입을 열었다.

"공작님은 지금 잠자리에 드셔 서......

"그대는 누굴 섬기는 자인가!"

"••••••네?"

속 안에 들끓는 난폭함을 억누른 채, 붉게 타오르는 눈동자로 테일

러를 마주했다.

의뢰인으로 만나 온 귀족들의 모 습을 떠올린다. 허리를 꼿꼿이 세 우고, 자신 위엔 그 무엇도 없다는 고고한 눈빛으로 사람을 아래로 보 던 그들을.

"그대는, 지금 누구를 섬기고 누 구의 명령을 듣는 자인지 물었네."

어절 하나하나를 짓씹듯 뱉어 내 며 귀족들의 몸가짐을 따라 했다. 허리를 세우고 눈앞에 선 테일러를 위압감을 담아 응시했다. 당혹스러 운 표정을 지운 그가 엄숙하게 고

개를 숙였다.

"저는 오랫동안 크리시스 공작가 를 섬긴 종. 크리시스 공작 각하와 그 혈통을 이은 분들의 명령만을 듣습니다."

카이사르와 그 피를 이은 이들.

"그럼 내 명을 들어."

그 범주 안엔, 카이사르의 딸인 나도 들어가 있었다.

"••••••설마."

테일러의 눈동자에서 묘한 빛이 일렁였다.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 가정이 진실임을 확인한 사람의 표 정.

크게 숨을 들이켰다. 목소리를 변 조하는 마도구도 착용하지 않았고, 길고 검은 머리카락을 후드 안에 숨기지도 않았다. 작은 몸집을 거 대한 망토로 덮지도 않았다. 미르 로서의 정체성들을 착용하지 않은 지금, 날 미르로 만드는 단 하나의 요소는 가면뿐이었다.

울듯이 웃으며 망설임 없이 가면 을 벗어 던졌다.

"헉."

"......라이시여."

일대가 충격으로 굳었다. 날 정면 으로 마주한 테일러는 입을 벌린 채 침음을 삼켰다.

처음으로, 타인 앞에서 가면을 벗 었다. 말 그대로 좌중 앞에서 벌거 벗은 기분. 용병으로 일하며 필사 적으로 지켜 온 정체성이, 수많은 이들 앞에서 드러났다.

얼마 전에 마주했던 카이사르의 외향을 떠올린다. 나와 똑같은 칠 흑빛 굽이치는 머리칼에, 나와 똑 같은 붉은빛의 무심한 눈으로, 나 와 비슷한 분위기로 만물을 좌시하 던 그를.

또, 내게 소중해져 버린 칼을 떠 올린다. 나와 소름끼치도록 닮은 얼굴형의 작은 소년이, 오랫동안 합을 맞춘 것처럼 나와 딱 떨어지 는 전투 합을 보여 주었던 것을.

"나는 카이사르 크리시스 공작의 딸, 카슈미르 크리시스다."

내 가면 뒤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나를 내 아버지 앞으로 인도해. 명령이다."

내가 검은 용의 피를 이은 존재라 는 것을.

일대에 거대한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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