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한겨울에 태어난 나와는 정반대 로, 8월 9일 한여름에 빛을 본 아 이가 있었다.
'네 생일이 한여름이라니...... 정 말 안 어울리는군. 너 같은 냉혈 한이 여름은 무슨...... 네가 바로 사람은 태어난 계절을 닮는다는 속설의 반증 그 자체인 모양이 지?'
'......하. 나는 그 속설 믿을 만 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지막 날에 태어나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사는 무모한 하루살이가 내 눈앞 에 있으니.'
'오늘을 네 마지막 날로 하고 싶 다는 뜻인가?'
'둘 다 그만해라. 좋은 날에 싸 우지 말고.'
평소와 같이 서로를 집어삼킬 듯 다투고 있는 나와 그 아이를 막아 세우던 거친 두 손을 기억했 다. 못 말린다는 듯한 말투와 다 정한 검은색 눈동자 같은 것들도.
구릿빛 피부가 태양 아래 반짝 이던 것이나, 쨍쨍한 햇빛이 하얀 머리카락을 도화지 삼았던 것까지 도 기억했다.
' 아가.'
'......네.'
'태어나 줘서 고맙다. 나는 그 순간 설원에서 너를 살린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그러니 너도 여태까지 살아남은 것을 후 회하지 않길 바란다. 삶이 너를 속일지라도 말이다.'
'너는 내게 선물이야.'
그 순간 물기가 일렁이던 보랏 빛 눈동자. 여름 한복판에서 짙어 지던 겨울의 향취. 시원하기보단 후덥지근한 여름 바람에 휘날린 검은 머리카락.
사진으로 찍은 것처럼 내 머릿 속에 깊이 남아 있는 순간들.
'17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카라쇼가 환히 웃는 얼굴로 그 아이에게 건넨 검은, 거치대에 걸
려 있던 이 검과 한 치도 다름없 이 같았다.
나는 차갑게 굳은 채 떨리는 손 으로 검 손잡이 끝에 걸린 태그를 들어 확인했다.
'네 17번째 생일을 기리며, 내 작은 승리와 수호에게.'
승리와 수호.
'지그문트'의 뜻이었다.
찰칵.
문손잡이 돌아가는 소리가 내 귓가를 스쳤다. 패닉에 빠져 이때 까지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던 나 는, 감각에 집중하자마자 느껴지 는 익숙한 기운에 이를 악물었다.
그렇지 않은가.
달칵.
뼛속까지 얼 것 같은 이 차가운 기운을, 내 인생 최대의 개자식 말고 누가 가지고 있겠느냔 말이 다.
入 크르
o •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나는 망설임 없이 내 손에 길들여지지 않은, 하지만 무척이나 익숙한 그 새끼의 검을 검집에서 뽑아 문을 향해 겨누었다. 겨눈 검 너머로 눈이 마주쳤다.
저걸 대체 무엇에 비할 수 있을 까.
봄날 제비꽃의 아름다움도, 여름 날 라벤더의 향기도 저것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나마 자수정에 비하지만, 사실 자수정도 저것에 비하면 한낱 돌덩어리일 뿐이었 다.
시리도록 차갑고, 소름끼치도록 투명한, 선명하게 죽은 보랏빛 눈 동자.
저 지독한 아름다움은 언제고 내 속을 뒤혼들었다.
"환영 인사가 여전히 난폭하군."
제게 겨누어진 검에 슬쩍 눈길
을 준 지그문트가 매혹적으로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미르."
"지금 당장 검을 넣지 않으면 길드장님을 위협하는 것으로 해석 하고 대응하겠습니다."
지그문트 양 옆에 선 두 남자가 지그문트에게 검을 겨눈 나를 보 곤 긴장한 기색으로 검을 꺼내 들 었다. 나는 내게 상대도 되지 않 을 두 남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지그문트만을 노려보았다.
'지그문트가...... 'Hide & Ceek' 길드장이라고?'
시퍼런 검 끝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모를 리 없음에도 여유롭 기 짝이 없는 지그문트의 낯짝을 보며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내가 의문을 풀려고 손을 대면 댈수록 매듭이 엉키기만 하는 게, 세상이 나를 놀리는 것 같았다.
"그 검이 마음에 들었나?"
"너••••••
"그래. 넌 오랜만에 보는 검이겠 지. 손에 꽉 쥐고 있는 걸 보아
무척 마음에 든 것 같은데 언짢아 보이는군. 왜지? 내가 여전히 그 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역겹나? 내가 이곳의 주인인 것이 놀라 워? 아니면......
폐부를 적시듯 낮고 녹진한 목 소리로 말한 지그문트가 내 쪽으 로 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나를 정면으로 마주한 그의 두 눈이 야 살스럽게 휘어들었다.
"내 낯짝을 보니 기분이 안 좋 아진 건가."
'미'라는 개념을 형성화한 듯 아 름다운 얼굴로 그는 그리 말했다.
얼핏 조롱처럼 느껴지는 말투였 으나, 짙은 보랏빛에 쓸쓸함이 순 간 피어올랐다 사라지는 것을 본 나는 미간을 좁혔다.
"둘 다 나가."
"길드장님, 하지만......!"
"내가 쉽게 당할 것 같나?"
내가 묵묵부답으로 노려보고만 있으니, 지그문트가 양옆의 남자 들에게 휘휘 손짓했다. 내 사나운
기세가 걸리는 건지 반박하는 남 자들을 시리도록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지그문트에게선 지배자 의 기운이 만연했다.
"......말씀 나누십시오."
지그문트의 기운에 눌린 두 남 자가 결국 검을 거두고 물러섰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 히고 나와 지그문트, 둘만이 방에 남았다. 느리게 숨을 뱉으며 제 앞머리를 쓸어 넘긴 지그문트가 고개를 기울였다.
"계속 서 있을 건가?"
"차는 없고 먹을 거라곤 이것밖 에 없군. 대접은 못 해 줘서 유감 이다."
나를 소파에 앉힌 지그문트가 책상 서랍장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네곤 내 맞은편에 앉았다. 불만을 얼굴에 덕지덕지 붙인 채 다리를 꼬고 있던 나는 눈썹을 꿈 틀거리며 그가 준 물건을 확인했
'......제비꽃 설탕 절임.'
단 걸 좋아하지 않는 지그문트 가 유일하게 즐기는 간식이었다.
여전히 그의 호불호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속으로 구시렁 거리며 제비꽃 설탕 절임이 든 통 을 거칠게 혼들었다. 내용물이 완 전히 섞이도록.
그리고 뚜껑을 열어 지그문트 앞으로 내밀었다.
"먹어. 독 들었으면 너 혼자 먹 고 죽는 걸로."
"......하. 웃기는군."
자기가 준 음식의 기미 상궁을 맡게 된 지그문트가 헛웃음을 뱉 었다.
나는 무뚝뚝하게 얼굴을 굳혔다. 물론 그가 자신의 서랍에서 곧바 로 꺼내 건넨 이 제비꽃 설탕 절 임에 독이 들어있을 가능성은 극 히 낮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 이 건 심술에 가까웠다.
내 심술을 빤히 바라보던 지그 문트가 입술을 살짝 벌렸다. 겹쳐 져 있던 붉은 꽃잎이 피어나는 것 만 같았다.
"네가 먹여 주면 먹도록 하지."
지그문트가 나를 향해 눈꼬리를 휘었다. 얼핏 두 눈으로 장난기가 비친 것도 같았다.
그런 그를 지그시 응시한 나는, 제비꽃 설탕 절임을 하나 집어 들 었다.
"설탕 절임을 눈으로 먹고 싶은 모양이야. 색도 얼추 비슷하니 처 넣으면 스며들지도 모르겠군."
툭.
내가 던진 달콤한 보랏빛이 짙 은 보랏빛을 향해 날아갔다.
그가 순간 눈을 감은 탓에 설탕 절임은 그의 눈꺼풀에 부딪쳐 땅 에 떨어졌고, 설탕 절임 눈에 처 넣기는 미수로 끝났지만, 길고 섬 세한 그의 속눈썹이 설탕 가루로
인해 반짝이는 꼴을 보고 있자니 속이 꽤 시원했다.
"맛이 어떻디?"
나는 비죽 흘러나오려는 비웃음 을 꾹 눌러 참고 태연하게 물었 다. 설탕이 눈에 들어가 따가운지 눈을 몇번 깜빡인 지그문트가 하, 하고 숨을 뱉더니 제 손가락 을 한 번 튕겼다.
팟.
내 손에 있던 통이 단숨에 사라
졌다. 고위 마법인 순간이동을 이 런 곳에 사용하다니 재능 낭비라 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손끝에 남은 불쾌한 마력의 기 운에 인상을 찡그린 나는, 새하얗 고 긴 엄지와 검지로 설탕 절임 하나를 집어다 제 붉은 혀 위에 올리는 지그문트를 가늘게 뜬 눈 으로 바라보았다.
" 달아."
보란 듯 설탕 절임을 혀 위에서 미끈하게 굴린 지그문트가 물에
젖은 보랏빛을 삼켜 내곤 낮은 목 소리로 답했다. 그의 눈꼬리가 낭 창하게 늘어졌다.
나는 그 꼴을 질린 표정으로 바 라보았다.
'새끼...... 정말 여전하군.'
이전부터 그랬다. 지그문트는, 보기만 해도 뺨이 화끈거리는 춘 화처럼 행동하는 재주가 있었다. 그에게서 농밀하게 풍기는 야살스 러움은 전혀 천박하지 않고 오히 려 고풍스러웠기에 보는 사람의
기분을 정말 이상하게 했다.
'이러니까 정말 옛날 같네.'
조금 전 지그문트와 티격태격한 것은 관계가 깨지기 전 우리의 일 상과 무척 닮아 있어서, 나는 잠 시 상념에 빠졌다.
내 묘한 기색을 기민하게 읽어 낸 지그문트가 눈을 느리게 깜빡 이며 소파 깊숙이 기대었던 상체 를 세워 턱을 괴었다.
"물어볼 게 많아 보이는데, 안
물어보나?"
"......가만히 있어 봐."
지그문트의 느긋한 물음에 눈을 질끈 감으며 관자놀이를 매만졌 다. 테러를 막고 떨어지다가 그의 품에 안착한 사건 뒤로 처음 만나 는 지그문트를 향한 의문은 정말 넘쳐흘렀기에 더 말문을 떼기 힘 들었다.
나는 끄응 앓는 소리를 내곤 세 모꼴 눈으로 지그문트를 곁눈질했 다.
"물어보면. 대답은 해 줄 건 가?"
"봐서."
' 염병••••••
저건 자기가 곤란한 질문엔 대 답 안 하겠다는 소리다.
지그문트 해석학 석사 학위가 있는 나로서는 그의 말뜻을 바로 알아차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물 론 박사 학위 권위자는 카라쇼였 다.
'나는 너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린 어떻게 될까.'
처음 너를 다시 만났을 땐 최악 도 이런 최악이 없다고 생각했다.
풋내 나는 감정들과 퉁명스러운 애정, 미묘한 신뢰 같은 것들은 모두 어렸을 적 치부로 빛바래 사 라진 지 오래였다. 남은 것은 질 척한 애증을 중심으로 수많은 것 들이 뒤섞여 무어라 정의할 수 없 는 감정의 응어리뿐이니.
'다시는, 이렇게 마주 볼 리 없
다고 생각했는데.'
가라앉은 눈으로 지그문트를 바 라보았다. 그 또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꺼운 가면을 쓴 듯 감 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은 여전히 껄끄러웠지만, 이전만큼 역겹지는 않았다.
차갑게 죽어 마수 같은 보랏빛 눈동자도,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듯하면서도 무거운 눈빛도, 모두 그렇게 나쁘지 않아 나 스스로도 당황스러웠다.
'나는 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 지.'
아주 천천히 내 마음을 살펴보 았다.
여전히 지그문트가 원망스러웠 다.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여전히 그는 의뭉스러 웠고, 나는 그를 몰랐다. 사실 내 마음도 잘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처음 예상했던 것만큼 최악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이 자꾸 내 머릿속을 차지
했다.
'나는 훗날 내가 죽어도 너희 둘 이 서로를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 줄 서로의 기둥이 되길 바란다.'
지그문트는 카라쇼의 유산이었 다.
그의 검술에서, 마법에서, 잠시 지나가는 습관과 그가 가진 물건 에서 카라쇼의 흔적이 묻어났다. 나는 내가 지그문트를 보며 카라 쇼를 향한 그리움을 조금은 덜어 낸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저 자식은 카라쇼를 배 신한 놈인데.'
내가 지그문트를 증오하는 이유.
그가, 카라쇼가 죽은 이후 그녀 의 장례식에도, 기일에도 찾아오 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그문트가 카라쇼의 장례식에 찾아오지 않았을 때. 나는 그를 이해해 보려고 했다. 오지 못한 불가피한 이유가 분명 있을 거라 고, 언젠간 돌아와 오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해 줄 거라고 스스로 를 달랬다. 그렇게 기다렸다.
카라쇼의 피가 설원을 적신 지 한 해, 두 흐fl, 빠르게 지나갔다. 내가 투박한 솜씨로 세워 놨던 그 녀의 비석은 아무리 먼지를 닦아 도 낡아 갔고, 비석이 낡아갈수록 그를 향한 내 감정도 삭아 갔다.
카라쇼의 기일에 그녀의 비석을 찾아갈 때마다 참으로 덧없는 기 대를 했다. 그 비석을 덮는, 내 키보다 큰 그림자가 있을지도 모 른다는 기대를.
지그문트가 한 번쯤은 찾아와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그 문트가 나를 어떻게 생각했든 내 겐 그가 친구였기에, 인정하기 싫 지만 그 재수 없는 얼굴이 그립기 도 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비웃듯, 그는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절망했음에도 희망을 완전 히 버리진 않았다.
혹시 내 얼굴을 보기 싫어서 오
지 않았던 거라면 내가 없을 때 찾아왔을지도 모른다고, 꽃 한 송 이쯤 두고 갔을지도 모른다고 기 대하며 처음 몇 해 동안은 틈이 날 때마다 카라쇼의 무덤가를 찾 았다.
모두 허무한 희망이었을 뿐이었 다.
나는 아무리 살펴봐도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보이지 않는 설원 과 텅 빈 비석 앞을 보며 구멍이 뚫린 것 같은 심장을 애써 정리하 곤 했다.
내 사랑하는 스승님은 두 명의 제자를 두었으나 한 사람에게밖에 기억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늘 나 를 슬프게 만들었다.
그렇게 보낸 것이 6년. 장장 6 년 동안 지그문트의 코빼기조차 보지 못했으니, 이제 그를 향한 모든 감정을 정리했다고 생각했 다.
더는 보고 싶다는 마음도 없으 니 그냥 내 앞에 얼굴 비추지나 않기를 바랐다. 없는 사람으로 치
부하고 잊어버리고자 했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새끼는 완 전히 망가져 버린 낯을 한 채 굳
이 내 인생에 다시 얼굴을 들이밀 어 내 속을 뒤집었다.
나는 그와 처음 재회했을 때 극 도로 분노했다.
6년 간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것, 연락 한 번 없었던 것, 그리 곤 다시 얼굴을 비춘 것, 다시 마 주한 눈이 완전히 죽어 버린 것. 그 모든 것이 나를 분노케 했다.
'너는 말이야, 그 뭣도 없는 용 병이 뒤진 일이 내게 무슨 의미라 도 될 줄 알았나?'
화룡정점을 찍은 건 카라쇼에 대한 그의 한마디였다.
만약 내게 신념이, 카라쇼의 가 르침이 없었다면, 나는 그 순간 지그문트를 갈가리 찢어 죽였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그 한마디로 그를 향한 애증에 증오가 대부분의 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정말 그가 내 인생에 다 시없을 개자식으로 남을 것 같았 다. 우리의 관계는 최악이 된 채 끝이 날 것 같았다.
'너도 알다시피 이곳은 스승님께 서 사랑한 곳이다. 나는 스승님이 사랑한 이곳이 파괴되는 꼴을 보 고 싶지 않다. 그뿐이야.'
우습게도 테러 한가운데서 들은 그 한마디가, 딱딱하게 굳어 있던 증오에 금이 가게 했다.
그가 여전히 카라쇼를 잊지 않
았다는 것이 나를 뒤혼들었다.
"......지그문트 하이드."
낮게 깔린 목소리로 오랜 악연 의 이름을 불렀다. 입꼬리를 쭉 당기고 위아래 이빨을 부딪쳤다 가, 혀 아래에서 소리를 끌어내 고, 입술을 맞붙였다가 빠르게 떼 어 내며, 혀로 입천장을 건드려 완성되는 낱말.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석유처럼 검고 진득한 해묵은 감정들이 떨 어졌다.
쓰
나는 발견한 뒤로 한 번도 놓지 않고 꽉 잡고 있던 검을 그의 앞 으로 내밀었다. 스승의 깊은 다정 과 애정이 담긴 문자가 걸린 지그 문트의 검을.
그걸 보는 지그문트의 눈이 깊 어졌다.
나는 확인해야만 했다.
"스승님을 그렇게 모욕했으면서,
왜 아직도 이 검을 가지고 있는 거지."
지그문트가 여전히 카라쇼의 제 자인지.
내 친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