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34화 (134/385)

명태의 저주 -2-

#

시즌 막바지에는 일정이 엉망진창이 되곤 한다. 우천 취소 경기가 시즌 후반에 재편성되는 일도 있고, 특히나 2028시즌은 올림픽도 있었기에 더 그런 편이었다.

오션스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바이킹스와는 총 세 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문제는, 홈에서 한 경기와 원정에서 두 경기가 남았다는 점이다.

파이러츠와는 홈에서 두 경기, 원정에서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부산팀의 성적이 부진한 이유를 들 때 단골 레퍼토리 중 하나가, 오션스는 다른 팀들보다 이동 거리가 길어서 피로도 누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주기적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아이언스나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이 된 파이러츠가 있기에 변명으로 치부될 뿐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어느 정도 영향은 있었다.

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고, 또 그 한 경기가 끝나면 바로 이동해야 한다는 데서 오는 체력적 부담. 게다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 경기도 편성되어 있었다.

다른 팀들도 그런 것들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오션스의 상황이 그런 부담을 더 가중시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10개 구단 중 눈에 띌 정도로 1군 주축 선수와 후보급 선수들의 기량 격차가 크고 깻잎에 비유될 정도로 얇은 선수단 뎁스는 그런 부담감을 더 크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오션스, 엔진스 상대로 7대 6 진땀승!]

[‘야통령’ 강건우 시즌 21호 세이브 및 46호 홈런 기록하며 승리 견인.]

[5회 말, 사구 맞고 병원행 배영한, 검진 결과 큰 부상은 아니나 1주일가량 공백 불가피.]

시즌 내내 자리를 지켜온 핵심 타자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은 FA 영입생 배영한이 잠깐 자리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던 상위타선에 구멍이 생기고, 타선에서 전체적인 질 저하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배영한은 2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정말 잘 해준 타자다. 그리고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우익수 자리에서 그나마 멀쩡하게 수비를 해주기도 했다.

휴 브레드먼 감독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였다.

황석규를 코너 외야로 돌리고 3루수에 김세완을 넣느냐.

혹은, 배영한의 빈자리에 타격은 전혀 기대하기 힘든 비슷비슷한 외야수 중 하나를 투입하느냐.

순위 싸움을 놓지 못한 모든 팀이 총력전에 돌입한 가운데, 이런 부분에서 오션스의 이번 시즌 마무리가 그리 좋지 못 할 거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야구 기자들의 크보 토론회, 이번 시즌 KBO 리그 최종 순위 예측은?]

각 팀의 팬이자 야구 전문 기자들이 모여 KBO 잔여 시즌에 관해 토론하는 방송이 있었다.

10명의 기자 중 7명이 잔여 일정에서 오션스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을 피력했고, 2명의 기자는 그래도 오션스가 잘 할 거라고 주장했다. 나머지 한 명은 자포자기한 것처럼 보였다.

[크보 토론회 봄? 대충 요약했는데 이거 맞냐?]

꼴빠 이용길 : 강건우는 최강이고 유리 누나는 무적이다

엔젤스빠 : 건우한테 다 처맞고 떡락바람

파이러츠&불도저스&바이킹스 : 오션스는 포시 가도 경험 부족으로 광탈 예상

아이언스빠 : 크보 멸망론 제기

나머지 : 힘들지 않을까?

└엔젤빠 기자는 왜 그럼?

└우리랑 한 경기 밖에 안 남음 우리가 다른 팀 다 때려 잡아주면 포시 승차 각 나옴

└아이언스 존나 불쌍하네 ㅋㅋㅋㅋㅋㅋ

└하긴 쟤들은 운이 너무 없었음 작년의 우리를 보는 것 같음

└우린 매년 그랬지 ㅅㅂ

└크보 해체 시위 나간 새끼들 갤에도 좀 있지 않냐?ㅋㅋㅋㅋㅋ

└기레기들 예측 틀리면 좀 패도 무죄?

└강건우는 최강이고 유리 누나는 무적ㅋㅋㅋㅋㅋㅋ

└근데 존나 족같긴 함 강건우 4할 근접에 홈런도 45개 0점대 마무리 세이브 21갠데도 압도적 선두가 안 된다고???

└심지어 노힛노런하는 용병 투수도 있음

└이 팀은 대체 뭘 어떻게 더 해야 되는거임?

└강건우 하나 더 있으면 괜찮지 않나?

└씨발 강건우 하나를 또 어디서 구하냐고;;;

└현실적으로 빳따수비 준수한 유격백업+포수백업/공수겸장 중견수/국대급 셋업맨/민승기 정도 영입하면 각 나올듯 준수한 불펜도 하나 더 있음 좋고

└현실성 있는 거 확실하냐? 처돌은거 아니고?

└강건우 복사 보다는 현실성 있지 않냐??

└존나 비현실적인 팀을 응원하고 있었네

└아 ㅋㅋㅋ 누가 응원해달라고 했냐고 ㅋㅋㅋ

#

내가 허머를 산 것은 꽤 빨리 소문이 퍼졌다. 자동차 딜러가 ‘강건우와 유리 누나가 선택한 차!’라고 인터넷에 올렸다. 뭐, 그 정도는 괜찮다. 나도 허락한 일이라서.

주차 문제는 아파트 근처 주차장을 섭외했다. 아파트에 주차를 못 하는 것은 아닌데 주민들이 불편할까 봐.

유리는 현명한 사람이다. 옛날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자기가 타더라도 괜히 내가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며 본인이 선택한 것이다.

“차 좋긴 한데, 크긴 크다.”

“주차 많이 불편해?”

“뭐 어때. 괜찮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유리가 타고 있는걸 보면 그렇게 섹시할 수가 없다.

저 큰 차에 유리가?

창문 내리고 중지라도 들면?

“야. 너 표정이 왜 그래?”

“어? 내 표정 왜?”

상상하다가 이상한 표정을 지었나 보다.

“이상한 생각 한 거 아냐? 아. 각도 좀 비뚤어졌다.”

유리가 직접 산 새끼 오리 모양 초보 운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내가 다른 운전자라면 좀 겁날 것 같은데.

이런 차에 초보 운전이라.

페라리 같은 차에 붙은 초보 운전 스티커랑은 또 다른 의미로 무섭지 않을까.

“대충 붙이고 타지 뭐.”

조금 비뚤어진 게 아니라 꽤 많이 비뚤어졌는데.

유리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지만, 저게 좀 더 무서워 보이는 효과는 있을 것 같다.

“보초라고 써 붙이면 더 무서워할 텐데.”

“보초?”

“아니야. 스티커 귀엽네.”

“그치? 아, 이게 확 눈에 들어오더라니깐?”

어쨌거나 유리만 좋으면 됐지.

스티커에서 기포 빼라는 말은 안 했다. 유리는 그런 사소한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스윙할 때 새끼손가락 각도가 몇도 틀어지거나 공 던질 때 축 되는 발이 흔들린다거나, 혹은 오션스 불펜 평균자책점이 집단 승천하는 것과 같은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면 어지간하면 괜찮다.

“이제 출발하자. 태워줄게.”

“다른 가족들은?”

유리는 보닛을 탕탕 때리며 말했다.

“잔말 말고 타. 누나가 태워준다고 하면 고맙습니다 하고 그냥 타야지. 어?”

센 척하는 유리도 귀엽다. 나는 웃으며 고맙습니다 하며 조수석에 올라탔다.

차가 참 크다.

승차감은 말할 것도 없이 별로고. 사실 한국에서 타기에는 여러모로 불편하지만, 미국에서 유리가 이 차를 너무 좋아했었다.

오션스에 대한 잡담을 하면서 사직으로 향했다.

“배영한은 크게 다친 거 아니지?”

“응. 2~3일 정도 쉴 건가 봐.”

“언론에서는 1주일이라더니.”

“감독님이 일부러 부풀렸을걸?”

“언플이야? 상대 팀 기만?”

“아마도?”

유리가 이 이야기를 듣고 꽤 좋아했다. 맨날 당하기만 했다나 뭐라나.

만덕 터널을 지나 미남 로터리를 통해 사직 야구장으로 가는 길은 꽤 번잡하다. 유리는 운전 초보에 가깝지만 꽤 과감한 운전자다.

“요 며칠 운전을 좀 해봤는데,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왜?”

“부산 운전 거칠다고 하는 거.”

“안 그래?”

“이렇게 친절한데...”

허머 같은 차에 초보 운전 스티커를, 그것도 삐딱하게 붙여 놓으면...

그리고 유리가 운전을 좀 과감하게 하는 것도 있고.

하지만 굳이 말하진 않았다. 그걸 말할 필요가 있나?

“누나가 운전을 잘 해서 그런가 봐.”

“그런가?”

유리가 약간 바보처럼 웃었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차가 약간 밀릴 때, 요새 유리가 좋아하는 대표팀 단톡 이야기를 해줬다.

“오늘 아침에 단톡에서...”

#

-조용한 : 어이쿠 영한아

-조용한 : 이제 나이도 있으니 살살 하자

-조용한 : 그냥 푹 쉬고 다음 시즌에 뛰어

-정조준 : 30대 되면 뼈도 잘 안 붙는다면서요

-손용기 : 넌 30대 안 될 줄 아냐???

-배영한 : 나 뼈 안 부러졌다.

-배영한 : 안 붙긴 뭘 안 붙어 이 미친놈이ㅋㅋㅋㅋ

-정조준 : 형 그럼 꾀병이에요?

-손용기 : 영한아 내가 대신 사과할게

-배영한 : 아니다 용기야 괜찮다 내가 해결할게

-배영한 : @강건우

-배영한 : 건우야 저 새끼 좀 어떻게 해봐

-정조준 : 강건우 뭐 되나? 강건우 나오면 내가 쫄기라도 할 줄 아십니까???

-강건우 : ㅋ

-백준섭 : 야야 건우야 담에 점마 만나면 20대는 뼈 얼마나 빨리 붙는지 실험 좀 해줘라

-정조준 : 아니;;; 동업자 정신 그런 거 몰라요???

-민승기 : 강건우

-민승기 : 손을 더럽히지 마라

-민승기 : 그런 거라면 내가.

-서우주 : @예지호

-예지호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송병재 : 난 요새 우주가 부럽다

-예지호 : 형님 뭐가 부러우십니까?

-송병재 : 엔젤스 애들도 잘 웃는데 이 방에 없어서

-정조준 : 웃음 헤픈 애들 별로임

-채지성 : 난 요새 지호가 그렇게 좋더라

-예지호 : 감사합니다 지성이 형님! 저도 형님이 좋습니다!

-예지호 : (하트 날리는 곰돌이 콘)

-정조준 : 난 좀 별로냐?

-예지호 : (정색하는 곰돌이 콘)

-양대근 : 대근아

-양대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조준 : ???지금 뭐 하신???

-양대근 : 내가 우리 팀 주장이라서...

-민승기 : 정조준

-민승기 : 주장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냐

-정조준 : 아니 형 명예 오션스에요??

-민승기 : 고맙다

-정조준 : ??????????

-김권종 : 혹시 어항 공구 하실 분 계신가요?

-박용재 : 갑자기???

-김권종 : 용재야 너도 하나 하자

-박용재 : 횟감 넣을겨?? 횟집 차릴라구???

-김권종 : 아니 그런게 아니고

-조용한 : ㅎ ㅏ

-조용한 : 피라냐는 혼자 키워 이놈아...제발...

#

오션스는 이 경기에서 경기 초반에 2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 경기 노히트 노런으로 언터처블의 모습을 보여줬던 앤디 가필드에게서 기대한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션스 팬들은 그래도 가필드에게 환호를 쏟아부었다.

그 인상적인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한동안은 까임 방지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되더라도, 아마도.

그 패전이 몇 경기 정도 이어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버리겠지만.

지난 경기에서 앤디 가필드와 맞대결을 펼쳤던 민승기는 어제 등판했다. 이틀 전 오션스가 우천 취소로 하루 빠졌기에 일정이 조금 바뀌었고, 이 경기를 보는 민승기는 일종의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경기를 제대로 시청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때로 문자 중계로 경기 상황을 확인할 뿐.

‘오션스가 이번 시즌에는 실패해도 괜찮다.’

당연히, 자신이 우승을 이끌고 싶었으니까.

지난 오션스전 퍼펙트게임이 무산되었을 때도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품었었다.

퍼펙트게임이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인생 최고의 피칭을 했음에도 자신을 무너뜨린 강건우와 함께 오션스를 리드할 수 있을 거라는 행복감.

그런데 자신과 호각의 승부를 펼친 앤디 가필드가 시작부터 연속 안타로 2점을 내주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지쳤나. 흠. 나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훌륭한 공을 던졌는데.’

또 다른 생각은, 한 시즌만 뛰고 바로 메이저리그나 일본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었다.

훌륭한 투수다. 자신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기에 부족함이 없다.

경기 중반, 엔진스는 1사 2루에서 강건우를 걸렀다.

타석에는 양대근. 여기서 타점이 나온다면 오션스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안 돼. 그냥 치지 마라.’

이런 생각을 할 때, 민승기의 심장이 모순되게 뛰었다.

‘그래도 오션스가 잘 했으면...’

오랜 팬으로서 오션스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함께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아니다. 그래도...’

그 순간, 양대근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민승기가 죄책감에 시달렸다.

‘내가 오션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정신 차려라, 민승기. 이건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오션스는...’

다음 타자 이시욱이 안타를 때려냈다. 타구 속도가 빠르고 외야수 정면으로 갔기에 주자는 홈으로 들어오지 못해 2사 만루.

민승기가 혼란에 휩싸였다.

‘아니, 아니다. 아니라고! 그래도 우승은 내년...!’

이어진 울프팩의 평범한 땅볼.

결정적인 찬스에서 오션스는 타점을 뽑아내지 못했고, 민승기는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으으...안 돼...제발...아니야, 아니라고...”

그런 민승기를 본 다른 다이아몬즈 선수들은 요새 점점 더 심각해지는 에이스를 슬쩍 피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맞아, 나는...”

사실 이 정도 되면 에이스가 아니라 누구라도 말을 걸기는 힘들겠지만.

그런 민승기를 발견한 주상욱은 측은한 표정으로 시원한 물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물론, 조금 오해는 있었다.

‘승기 형, 팀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나? 역시 에이스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거겠지...?’

아무리 가끔 미친 짓을 한다 하더라도, 주상욱은 민승기를 존경하고 있었다.

이날.

다이아몬즈는 메테오스에 고춧가루를 뿌렸고, 오션스는 엔진스에 패배했다.

두 가지 감정 사이에서 혼자 씨름하던 민승기가 중얼거리는 것을 주상욱이 들었다.

“나는...괴물이 되어버리는...”

주상욱이 한숨을 쉬었다.

“형. 너무 힘들면 좀 쉬세요. 형 탓이 아니잖아요.”

민승기가 초췌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면서 대답했다.

“과연 그럴까. 주상욱. 사람의 마음에는 크나큰 힘이 있다. 너도 그걸 언젠간 알게 되겠지.”

“승기 형...”

뭔가 잘못됐지만, 잘못되었다는 것을 모른다면 아무 상관 없다.

민승기는 자신이 져야 한다고 저주를 내려서 오션스가 졌다고 생각했다.

주상욱은 민승기가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부족해서 다이아몬즈가 시즌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고 짐작했다.

물론, 민승기의 생각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민승기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가 와는 관계없이 오션스는 대부분 시즌에서 하위권이었으니까.

늦은 시간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린 이 날 밤.

민승기는 자신의 투룸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저지방 우유를 마시며 회한을 느끼고 있었다.

애애애오오오오오오옭!

밖에서 앙칼진 길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민승기도 함께 울고 싶어지는 밤이었다.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