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권 - 15화 (307/513)

15권 - 15화

제5장. 뭐 하냐? 얼른 들어가자.

김진용이 운전하는 승용차의 뒷좌석이었다.

이병렬은 평소 그가 좋아하는 하늘색 셔츠와 감색 정장을 입었는데 가슴과 옆구리, 배 부분에서 상처를 덮은 거즈와 붕대가 불룩하게 올라와 있었다.

통화를 마친 이병렬은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며 뿌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보스가.”

“예, 형님.”

통화 내용이 궁금했던 김진용이 독촉처럼 대꾸를 내놓았다.

“절대 사과하지 말고 시원하게 엎어버리란다. 달수를 씹은 놈에게 사과하는 건 이병렬이 아니라고. 너랑 나랑 당하면 신강남파 끌고 내려와서 천안 아예 엎을 테니까 뒤는 염려하지 말란다.”

룸미러를 들여다보는 김진용을 향해 이병렬이 픽 웃었다.

“우리 보스가 말이다. 이제 진짜 보스가 된 모양이다. 조직의 위기를 알아보는 눈도 생겼고, 냉정한 판단을 내릴 정도로.”

또다시 김진용이 룸미러를 들여다보는 순간, 이병렬과 시선이 마주쳤다.

이병렬의 눈은 무서웠다.

화가 나거나 독기가 올라와서가 아니라 살겠다는 미련 따위 툭 떨쳐버린 듯 냉정한 눈빛이었다.

삶을 포기할 정도로 각오했다. 이병렬은.

그러니 얼마나 독해질지, 무슨 짓을 할지 김진용은 짐작조차 하지 못할 정도였다.

“달수한테 계속 미안했었다.”

“달수는 그런 마음 없었을 겁니다, 형님.”

“알지. 그래서 더 미안했던 거고. 보스를 원망하는 마음도 없다. 마약 없애는 조직을 만드는 데 힘 보탰고, 오늘처럼 냉정한 보스로 성장해주었으니까 후회나 서운함도 없다.”

차분하게 말을 한 이병렬이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고속도로 옆으로 펼쳐진 하늘을 돌아보았다.

“대신 이렇게라도 달수한테 사과하고 싶었다.”

그동안 서달수를 털어버린 사람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녔는데 그 한편에 이병렬은 죄책감을 품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진용아.”

“예, 형님.”

“보스 원망하지 마라.”

“그런 생각한 적 없습니다, 형님.”

창밖을 바라보던 이병렬이 옅게 웃었다.

“봉진이 잘 살펴줘. 보스에게 말해서 엔터에 자리 하나 만들어주고.”

이건 또 무슨 뜻이지?

최후를 각오한 자리에 가면서 김진용은 무사할 거란 듯한 당부를 이병렬이 건넸다.

대답이 없어서인지 이병렬이 천천히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천안 톨게이트 안내 표지판에 따라 김진용이 바깥 차선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전에 진상 치던 손님 기억하십니까? 형님 얼굴에 맥주 끼얹던 손님 말입니다.”

“그게 왜?”

“그날 새벽까지 정말 많이 마셨잖습니까, 형님. 형님 가신 뒤에 달수가 저 붙들고 엄청 울었습니다.”

“염병.”

엉뚱한 말을 꺼내는 김진용을 이병렬은 탓하지 않았다.

“그래서 말입니다, 형님. 그때 달수랑 약속한 게 있습니다.”

“그게 뭔데?”

“형님 모시는 일에서는 무조건 마음 비우자는 거였습니다.”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이병렬이 고개를 갸웃하며 김진용의 뒷모습을 보았다.

바깥 차선에 들어서면서 속도가 천천히 줄어들고 있었다.

“형님을 따르는 데 다른 생각하지 않겠다는 각오였습니다, 형님.”

“지랄들은? 무슨 보이스카우트냐? 에이, 유치해서 닭살이 다 돋는다.”

“달수랑 저는 진지했습니다, 형님.”

이병렬이 던진 말을 김진용이 받은 뒤였다.

하이패스 터널을 통과한 김진용은 내비를 따라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었다.

“10분이면 도착합니다, 형님.”

세상을 돌아볼 마지막 10분을 받은 사람처럼 이병렬은 다시금 창을 통해 천안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씨발. 다 털어냈는데.”

남은 미련이 뭔지 이병렬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진용은 이병렬이 삼킨 말을 알 것 같았다.

거친 싸움 끝에서 이병렬이 버릇처럼 하는 말, “졸라리 보고 싶네.”일 테니까, 마지막으로 강성태를 보고 싶다는 소망이 분명했다.

고속도로와 달리 차량이 많았고, 신호도 있어서 김진용은 신호를 내지 못했다.

“역전파 두들기고 나면 제가 저녁 모시겠습니다, 형님.”

“피 보고 나서 육개장 먹기 그렇잖냐?”

김진용이 뻔뻔하게 건넨 청에 이병렬이 좀 더 뻔뻔한 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직후에 신호를 받은 김진용이 5분쯤 걸리는 병원을 향해 달렸다.

**

천안 톨게이트를 앞에 둔 강성태는 뒤를 돌아보았다.

존 보스만과 경호원이 탄 차량, 아르윈이 운전하는 차량이 줄줄이 뒤따르고 있었다.

“치곤아. 터미널까지 가면 차 세우기 곤란하니까 적당한 자리에 세워.”

“그럼 터미널 반대편으로 가겠습니다, 형님.”

“뒤차들 따라붙을 수 있게 여유를 줘.”

방향을 변경한 강성태는 곤잘레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다시 올라가셔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모처럼 즐기는 드라이브라 나쁘지 않았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마카오 총회와 몇 가지 일들을 의논을 마친 터라 곤잘레스는 만족한 얼굴이었다. 그 때문인지 구불거리는 머리칼과 짙은 눈썹 아래에서 빛나는 그의 눈이 묘한 흥분을 품고 있었다.

“바르지오와 존을 해결할 방법도 놀랍지만, 삼합회의 부두목을 제거하겠다는 계획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일세. 게다가 가페를 엮어낼 생각을 하다니? 언제 계획한 일들인가?”

“회장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하나씩 정리한 것들입니다.”

하이패스 게이트를 지난 승용차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었다.

“이 정도로 빠른 판단력이라니, 진심으로 자네에게 사업을 권하려는데 어떤가?”

“말씀은 감사합니다.”

거절할 거라 짐작했던 곤잘레스가 고개를 끄덕일 때, 바깥 차선을 따라 움직이던 최치곤이 승용차를 세웠다.

“또다시 자네에게 내 안전을 걸게 되었군. 로라도 함께 부탁하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답을 한 강성태는 주변 차들을 확인한 뒤에 밖으로 나갔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인가?

줄줄이 늘어선 승용차, 강성태와 급하게 승용차 밖으로 나와 움직이는 존 보스만과 경호원들, 지나가는 차량과 사람들이 신기한 눈으로 시선을 주었다.

강성태의 신호에 따라 차에서 내린 곤잘레스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기고는 뒤로 움직였다. 그를 차에 태운 존 보스만이 눈짓으로 인사한 뒤에 조수석에 올랐다.

강성태는 바라보는 앞에서 곤잘레스가 탄 승용차가 도로를 따라 움직였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려면 얼마 가지 않아 유턴을 해야겠지만, 맞은편을 다시 지날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를 부리기는 곤란했다.

강성태가 시선을 주자 차에서 내려 기다리던 아르윈이 빠르게 다가왔다.

“돈암병원이라고 있어. 그리 갈 거니까 따라와. 치곤이랑 내가 병원에 들어갈 건데, 다시 나오면 이 차는 아르윈이 운전해야 할 거다.”

“저도 병원에 함께 모시겠습니다, 형님.”

“저쪽이 둘이 왔으니까 오늘은 치곤이면 돼. 셋이 가면 반칙이 되거든.”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아르윈을 향해 강성태는 다시 말을 이었다.

“9일 뒤에 마카오로 출국할 거다. 이번에 가면 삼합회 부두목을 제거할 생각이라 조직원들이 필요해. 특히 총을 다룰 줄 아는 조직원으로.”

강성태를 바라보던 아르윈의 눈이 빛났고, 목덜미에 그려진 해적 문신이 볼을 씰룩하며 흥분을 삼켰다.

“필리핀 가디언스 조직 전체가 말려들 수 있는 일이니까 답은 천천히 해.”

“조직원들을 준비하겠습니다, 형님.”

단단하게 웃어준 강성태가 몸을 돌리자 빠르게 움직인 아르윈이 문을 열어주었다.

**

돈암병원은 빚에 시달려 쫓겨난 모양으로 이차선 도로를 타고 간 언덕 끝자락에 웅크린 모양새였다.

5층 건물에 파란색 간판으로 진료과목을 줄줄이 걸어놓아서 개인병원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있었고, 방지병원에 비하면 외벽부터 초라한 느낌이었다.

김진용은 거침없이 돈암병원 주차장에 들어가 비어 있는 자리에 차를 세웠다.

뭔 놈의 병원이 이런 건지, 한눈에도 깡패가 분명한 검은 정장의 덩치들이 병원 현관 앞에서 김진용과 이병렬의 승용차를 확인하듯 노려보고 있었다.

누가 봐도 두 사람을 기다린 눈치였다.

“가자.”

“예, 형님.”

김진용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는 듯 과장된 태도로 운전석에서 내렸다. 얼른 엔진룸을 돌아 문을 열어주려고 했는데 이병렬은 그전에 차에서 내렸다.

이십여 명 덩치들의 시선이 이병렬에게 꽂힐 때였다.

이병렬은 보란 듯이 병원 건물을 훑었고, 이어서 같잖다는 눈빛으로 현관 앞에 선 덩치들을 돌아보았다.

시선이 확실하게 마주친 뒤였다.

이병렬이 걸음을 옮겼고, 곧바로 현관 앞에 있던 덩치들이 세 개쯤 되는 계단을 내려왔다.

덩치 중에는 안면이 있는 놈들이 많았다. 그런데도 앞을 가로막은 덩치들은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이병렬은 한심하다는 얼굴로 중앙에 선 덩치에게 시선을 주었다.

“신부동을 만나러 왔으니까 비키든가, 병실로 안내해.”

“후우-.”

대답은 없었다. 대신 이병렬의 요구를 받은 덩치가 참기 어렵다는 듯 대놓고 숨을 내쉬었다.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가?”

버럭 화를 내며 앞으로 나서던 김진용이 이병렬의 손짓을 받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역전파 병련이 형님이 신부동을 만나보라고 해서 온 건데 이게 천안 역전파의 뜻이냐?”

이병렬의 질문이 떨어진 직후였다.

병원 입구로 쇠파이프와 배트를 든 검은 양복의 덩치들 삼십여 명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외곽의 언덕에 달랑 있는 병원, 오가는 환자조차 전혀 없는 썰렁한 분위기, 들어서는 놈들을 돌아보았던 이병렬이 픽 웃으며 앞으로 시선을 주었다.

“그러니까 이게 병련이 형님 뜻이란 거지?”

“우리 큰형님 초청장을 가져간 부동이 형님과 문섭이를 망가트렸으면 이 정도는 각오하셨겠지? 안 그렇습니까, 병렬이 형님?”

또다시 픽 웃은 이병렬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개새끼. 논두렁이나 파먹던 양아치 새끼들이 아파트 좀 들어왔다고 깡패 냄새 풍기기는?”

“뭐야?”

“야, 이 새끼야? 깡패끼리 만나다 보면 때리기도 하고, 얻어맞을 수도 있지, 둘이 달려들고도 진용이 한 명한테 깨지고 간 게 뭐 자랑이라고 이 지랄들이냐, 이 논두렁 양아치 새끼들아?”

“이런 이 씨…!”

중앙에 선 덩치가 욕을 뱉는 순간이었다.

퍼버벅! 쩌걱!

세 번의 주먹을 연달아 날린 이병렬이 마지막에 덩치의 턱을 제대로 올려쳤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천안 덩치들이 멍할 때였다.

퍼벅! 퍽! 퍼버벅!

이병렬이 연달아 주먹을 날렸고,

“이 개새끼들이 진짜!”

뒤를 노리고 달려드는 덩치들을 김진용이 회칼로 위협하며 밀어냈다.

“뭐 해, 이 새끼들아! 조져!”

부응! 붕!

고함이 떨어진 직후에 쇠파이프와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숫자가 워낙 밀리는 싸움이었다. 이병렬이 했던 말대로 강성태만큼 이런 상황을 헤쳐나갈 능력은 부족했다.

퍼버벅! 퍽! 퍼벅!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주먹을 휘두르는 이병렬을 노리고 쇠파이프와 배트가 수없이 날아들었다.

퍽! 콰작! 퍼버벅!

이병렬은 개떼에 뛰어든 늑대처럼 보였다. 연달아 주먹을 날리며 덩치들을 쓰러트렸고, 배트를 휘두르는 놈의 허벅지를 발로 걷어찼다.

퍼윽!

수시로 등과 옆구리, 팔뚝에 쇠파이프를 맞았는데도 거침이 없었다.

부으응! 퍼윽! 퍽! 퍼윽!

김진용은 아무래도 이병렬보다는 움직임이 둔했다.

그 대신 목과 어깨, 허리를 노리며 떨어지는 쇠파이프와 배트를 무식할 정도로 우직하게 맞으면서 또 악착같이 회칼과 주먹을 휘둘렀다.

아무리 악착같이 싸워도 둘이서 오십여 명을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퍼으윽!

마침내 악착같이 이병렬의 뒤를 지키던 김진용이 머리에 쇠파이프를 얻어맞고 휘청였다.

“이 씨발 새끼들….”

휘익! 휙! 휙!

깨진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이마를 타고 흘러 눈과 볼을 적셨는데도 김진용은 미친놈처럼 회칼을 휘둘렀다.

부으응! 퍽!

그리고 또다시 날아든 쇠파이프가 김진용의 어깨를 제대로 갈겼다.

그 직후였다.

휘익! 휙!

지금까지 주먹으로 버티던 이병렬이 회칼을 뽑아 좌우로 휘둘렀다. 빠르고 정확한 주먹질만큼 이병렬이 휘두르는 회칼 역시 필요한 곳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허억. 헉.”

이마와 볼이 피투성이가 된 김진용을 이병렬은 등으로 받쳐주었다. 그런 이병렬도 쇠파이프에 스친 볼에서 피가 흘렀고, 벌어진 상처 탓에 하늘색 셔츠가 군데군데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역전파는 이병렬과 김진용을 적당하게 두들겨서 끌고 가려 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병렬이 회칼을 휘두르자, 잔인한 장면을 기다렸던 것처럼 회칼을 뽑아 들었다.

지금까지가 전초전이었다면, 이제부터 진짜로 목숨을 건 싸움이 시작되고, 결과는 정해진 것과 같았다.

이병렬은 회칼을 들고 좁혀오는 천안 덩치들을 빠르게 훑었다. 그런 뒤에 독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잘했다, 진용아. 달수랑 함께 보자.”

“모시는 동안 감사했습니다, 형님.”

독기를 끌어올린 김진용이 마지막을 순간을 위해 팔뚝을 들어 눈가를 적신 피를 닦았다.

“시작하자.”

“예, 형님.”

이병렬이 주춤, 주춤, 다가서는 덩치들을 독하게 노려볼 때였다.

“야, 이 개 씨발 새끼들아!”

느닷없이 터진 쇳소리 가득한 욕이 병원 입구에서 달려들었다.

뭐야? 이건 또?

“신강남파 강성태 형님께서 보낸 우리 병렬이 형님과 진용이 형님을 다구리를 쳐? 이런 개 양아치 새끼들이 진짜!”

억양, 강약, 쇳소리까지, 병원 주차장을 가득 메운 최치곤의 욕은 어느 구석 나무랄 데 없이 시원시원했고, 또 완벽했다.

어떻게 된 거지?

둘러쌌던 덩치들이 우르르 병원 현관 쪽으로 몰리는 사이, 이병렬은 고개를 뒤로 돌렸다.

“씨발.”

그리고는 기가 막힌 심정을 욕으로 뱉어냈다.

병원 입구에 강성태와 최치곤이 있었다.

그중 강성태는 이병렬을 빤히 바라보며 왼쪽 팔뚝에 댄 쿠크리의 칼집을 천으로 묶고 있었다.

왜 이러지?

왈칵 감정이 올라와서 이병렬은 자꾸만 마른침을 삼켰다.

마지막 매듭을 지은 강성태가 오른손에 쿠크리를 거꾸로 들고 현관 앞에 선 덩치들을 둘러보았다.

“잘 지내보자고 신강남파를 대표해서 이병렬을 보냈더니 이런 식으로 수모를 줘? 가뜩이나 달수 함부로 입에 담은 게 분통 터졌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선 신부동, 조문섭, 두 새끼 데려올 때까지다.”

강성태는 곧장 병원 현관을 향해 걸었다.

멍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병렬의 곁을 지날 때였다.

볼에 흐른 피, 헝클어진 머리카락, 피가 배어 나온 셔츠, 이병렬의 상태를 강성태가 모를 리 없었다.

“뭐 하냐? 얼른 들어가자.”

그런데도 산책이라도 하자는 듯 강성태가 말을 건넸고, 이병렬은 울음이 섞인 것처럼 보이는 웃음을 얼굴에 담았다.

최종 보스: 빛을 향해 달리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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