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1》2부 23권 - 8화
문자로 받은 곱창집으로 달리며 강성태와 이병렬은 각각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곱창 가게로 들어가지 말고 앞쪽 골목에서 기다려. 놈들에게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 알겠습니다, 형님.
강성태가 이종환에게 행동을 지시했고,
“네가 데리고 있는 숙소만 먼저 움직여. 곱창집으로 바로 들어가지 말고, 골목 들어가는 입구에서 보자. 저 새끼들이 알게 되면 사고 터진다. 무조건 몸을 숨겨.”
이병렬이 정소국을 닦달했다.
아무리 고강준이나 소신영, 심지어 정세원이 보도를 덮어준다고 해도 사람이 가득한 논현동에서 대놓고 칼질을 해대는 건 놈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끌려가는 미련한 대응이었다.
정확하게 몇 놈인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골목 입구에 도착한 강성태는 이병렬과 함께 곱창집 주변을 살폈다.
곱창집은 허름했다.
드럼통을 잘라 만든 듯한 테이블이 가게 바깥으로 나와 있어서 정면으로 앉은 조태완과 맞은편에 앉은 박노익의 뒷모습이 절반쯤 눈에 들어왔다.
앞쪽은 승용차 두 대가 겨우 빗겨 다닐 정도로 좁은 골목이었다.
곱창 가게를 지나면 바로 옆에 벤치가 서너 개 놓인 작은 공원이 있었고, 맞은편은 편의점이었다.
강성태는 편의점 테라스로 시선을 돌렸다.
테이블에 앉은 놈팡이가 게임을 하는 듯 스마트폰을 향해 양손 엄지를 빠르게 움직이고, 그 앞 쓰레기통 근처에는 대충 걸터앉은 다섯 놈이 담배를 물고 있었다.
“저놈들 같은데?”
강성태의 시선을 따라 편의점 앞을 확인한 이병렬이 고개를 끄덕였다.
큰길이 아니었고, 또 곱창집 바로 옆이 작은 공원이라 먹자골목처럼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강성태가 다시 한번 주변을 살필 때였다.
“형님?”
조용하게 다가온 이종환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듯 고개만 깍듯하게 숙였다.
작정하고 온 모양으로 이종환은 연장을 감추기 좋은 펑퍼짐한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몇 명 왔어?”
“급하게 오느라고 승용차 두 대하고, 승합차 한 대 해서 열다섯 명입니다, 형님.”
그 정도면 나쁘지 않겠다.
“누가 알려준 거야? 어디 있어?”
“여등조라고, 형님. 저기 테라스에 앉아서 게임하는 동생입니다, 형님.”
놈팡이가 대림동 식구였다니?
완벽한 변신에 감탄한 강성태는 여등조를 확실하게 눈에 담았다.
“내가 보기에 테라스 아래 쓰레기통 보이지? 거기 다섯 놈 같거든. 이 정도면 어떡해서든 태완이 형님은 지킬 수 있으니까 놈들이 맞는지 문자로 확인해.”
강성태의 지시를 받은 이종환이 스마트폰을 꺼내 빠르게 문자를 찍었다.
게임을 하던 여등조가 귀찮다는 듯 고개를 저어가며 빠르게 엄지를 놀렸다.
지이잉.
“편의점 앞에 다섯 놈하고, 가게 안에 태완이 형님 옆으로 앉은 여자 다섯 명이랍니다.”
“여자? 너 지금 여자들이라고 그랬냐?”
“예, 형님. 등조가 보낸 문자에 분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형님.”
질문을 던졌던 이병렬이 확인처럼 편의점과 곱창집을 번갈아 보았다.
“아니, 일본년이 헛소리로 사람 속을 썩이더니 이번에는 중국년들이 나서서 지랄을 떠내?”
이병렬이 기도 안 찬다는 듯 툴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