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가 돌아왔다-27화 (27/239)

#27화. 하면 되지

모두의 시선이 수철에게 쏠렸다.

“저희끼리 잠시 상의해도 될까요?”

“그렇게 하세요.”

수철의 요청에 담당자는 다시 오겠다며 사라졌다.

메인 무대에 서기만 하면 밴드의 인지도는 급상승한다. 이건 모든 신인 밴드가 바라는 성공 시나리오다.

그런데,

“좋다가 말았네, 쩝.”

메인 무대 출연 소식에 잔뜩 들떠 있던 멤버들은 자작곡이 필요하다는 말에 풀이 죽어 버렸다. 안 듣는 것만 못한 상황이 됐다.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었는데.’

다혜는 누구보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눈앞에서 기회를 놓쳐 버렸다.

그렇게 모두 실망하는 분위기 속에서 수철이 자작곡을 하겠다고 나섰다. 모두 수철이 무슨 말을 꺼낼지 기대했다. 이제 믿을 건 수철이밖에 없다.

수철은 멤버들의 시선을 외면한 해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먼저 통화 좀 할게.”

버튼을 눌렀다.

―어, 수철아.

전화기 너머에서 박 대표의 목소리가 들렸다.

“쌤. 통화 괜찮으세요?”‘쌤? 왜 갑자기 쌤한테?’

멤버들의 시선이 수철의 휴대전화에 모였다.

―그래, 괜찮아. 공연은 잘 끝났어?

“네, 잘 끝났어요.”

―너희 대박 났다는 소문이 여기까지 들리던데. 오늘 공연은 어땠어?

“오늘도 좋았어요. 쌤. 제가 지금 통화를 길게 할 수 없어서요. 간단히 뭐 좀 여쭤 볼게요.”―그래.

“트럼펫 연주하시는 분 좀 구해 주실 수 있어요? 내일 10시까지요.”―내일 10시? 갑자기 무슨 일이야? 너희 공연에라도 세우게?

“네, 맞아요. 내일 공연에 필요해요.”―음, 시간이 촉박하긴 한데 가능해. 실력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생각나는 연주자가 몇 명 있어. 그런데 왜 갑자기 트럼펫을 공연에 세우려고?

“자작곡을 해야 해서요. 음악은 있는데 가사가 없어서 보컬 대신 트럼펫으로 대체하려고요.”―굿 아이디어네, 마지막 밤 외딴섬에서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진다니,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박 대표는 전문가답게 수철이 생각하는 그림을 바로 떠올렸다.

―곡은 어떤 곡?

“지난번에 쌤이 들으셨던 곡으로 해 보려고요.”―영화 없는 영화 음악?

“네, 그 곡이요.”

―와, 분위기 진짜 죽이겠다. 아, 나도 가 보고 싶은데 이거 미치겠네, 내일은 강의에다 제작 미팅까지 있어서. 쩝.

“나중에 영상으로 보시면 되죠.”―그래야지. 별수가 없네, 어쨌거나 상상만 해도 소름 돋는다. 그 멜로디가 트럼펫 소리로, 아름다운 섬에서, 그것도 밤에, 이건 완전…….

“쌤.”

박 대표의 말이 길어지자 수철이 끊었다.

―어, 그래.

“자세한 건 내일 얘기하고요. 트럼펫 연주자분 섭외 먼저 부탁할게요.”―알았어. 근데, 수철아.

“네.”

―세션비는 얼마에 맞춰 줄까?

“전 그런 거 잘 모르는데…….”―세션비 줄 돈은 있고?

“내일 메인 무대에 올라가면 출연료가 많아진다고 들었어요. 그걸로 가능하지 않을까요?”

수철은 통화하면서 다혜를 봤다. 다혜는 수철의 의도를 이해 못 했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쌤, 그럼. 내일 뵐게요.”―그래.

수철이 전화를 끊자, 다혜가 얼굴을 내밀었다.

계획이 뭔지 설명하라는 거였다.

“메인 무대에서 공연하고 싶지 않아?”“하고 싶지. 그런데 하루 만에 자작곡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쌤이랑 통화하는 거 들었잖아. 만들어 놓은 음악이 있어서 보컬 대신 트럼펫을 붙여 볼 생각이야. 보컬이 노래하면 좋은데, 가사 쓸 시간은 없으니까.”

“어떤 음악인데?”

“별거 없어. 영화 생각하며 만든 거라 배경이랑 기본 선율만 있어. 공연하려면 다시 편곡해야지.”“헐, 편곡은 언제 하고, 연습은 언제 하려고?”“편곡이야 이따 집에 가서 하면 되고, 연습은 내일 하면 되지.”

수철이 말없이 서 있는 멤버들을 돌아봤다.

“마지막 연습 한번 하기로 했잖아. 시간만 한 시간 앞당기는 건데. 괜찮지?”“연습이 문제가 아니라 자작곡이 문제지. 네가 음악을 다 만들어 온다고 해도,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을까?”“그건 걱정 마. 악기는 금방 붙을 거야. 음악도 난해하지 않아.”“네가 말하는 금방이 우리에게 금방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

수철은 자꾸 부정적으로 말하는 멤버들에게 화가 났다.

“다들 표정이 왜 그래? 하기 싫어?”“하고야 싶지. 그런데…….”“하고 싶으면 해야지 뭘 망설여? 내일이 마지막 날이잖아, 더는 기회가 없잖아.”

수철은 좋은 기회를 앞에 두고 멤버들이 망설이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소극적인 게 싫었다.

“자작곡이 뭐라고. 없으면 만들면 되지.”

수철이 돌아서며 한 이 한마디가 멤버들의 뇌리에 꽂혔다. 드러머가 불끈하며 나섰다.

“그래, 까짓거 해 보자! 못 할 거 없잖아? 지금 여기까지 온 것도 다 도전이었잖아, 언제 우리가 메인 무대에 설 거라는 생각을 해 봤어?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꿈도 못 꿨잖아.”“그래, 해 보자. 수철이가 된다는데 되겠지.”

부정적이던 베이시스트도 생각을 바꿨는지 동조하며 나섰다. 마이클과 코러스는 해당 사항이 없으니 관전 모드였다.

수철이 다시 다혜를 봤다.

“넌 만들어 놓은 곡 없어?”“나? 아까 없다고 했잖아.”

왜 뒷북 치느냐는 말투다. 아픈데 자꾸 찌르지 말라는 말이기도 했다.

“그래도 너, 작곡과잖아. 스케치라도 한 거 있을 거 아냐.”“스케치랄 것도 없어. 습작으로 만들어 놓은 멜로디 라인 정도가 전부야. 화성도 아직 안 붙였고, 편곡은 생각도 못 했어.”“멜로디 라인이면 충분해. 내일 가져와.”

“헐.”

다혜는 또다시 밀어붙이려는 수철의 스피드가 염려됐다.

아까 불끈하며 나섰던 드러머도 이건 아니지로 표정이 바뀌었다.

“멜로디 라인 가져오면 어떻게 하려고?”“뭘 어떻게 해? 편곡해서 연습하고 공연해야지.”

다혜는 대꾸를 못 하고 수철의 얼굴만 빤히 봤다. 대꾸를 해 봤자 어떤 답이 돌아올지 알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봐? 하려면 두 곡 하는 게 좋지 않아? 너도 이번 기회에 곡을 무대에 올려 보면 좋잖아. 다른 사람들도 곡이 있으면 참여하면 좋고.”

수철이 돌아보자 다들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다.

“음…….”

다혜는 수철의 막무가내가 부담스럽지만, 자신의 곡이 무대에 올라갈 수 있다는 말에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잘하면 자신이 만든 곡이 유명해질 수도 있다. 물론 편곡은 수철이 하겠지만 자신의 곡을 평가받을 좋은 기회다. 어쩌면 난생처음 저작권 수입이란 걸 받게 될지도 모른다.

다혜의 생각이 급격하게 기울며 표정이 바뀌었다.

“그럼 수철아, 편곡은 내일 작업실에서 할 생각이야?”“응, 내일 연습하기 전에 하면 되지. 어려우면 내가 도와줄게. 한 시간만 일찍 와.”“알았어. 네 생각이 그렇다면 해 보지, 뭐.”

‘헐. 쟤가 왜 저래?’

갑자기 고분고분해진 다혜의 반전에 드러머가 의아하게 쳐다봤다. 다혜는 모른 척 계속 말을 이었다.

“암튼 자작곡은 네가 알아서 해, 난 그냥 따라만 갈게.”

다혜는 결국 편한 길을 택했다.

“너는 내일 악보만 챙겨 와.”“멜로디 라인밖에 없다니까.”“그거라도 챙겨 와야지 화성 붙이고 편곡할 거 아니야?”

“알았어.”

수철은 박 대표가 칭찬했던 곡의 선율을 트럼펫으로 바꾸고, 신디사이저로 음악 배경을 만들어 트럼펫을 받쳐 줄 생각이었다. 나머지 악기도 트럼펫이라는 주인공을 살리기 위한 조연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사람들이 감동하겠지?’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 상상했다.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 * *

공연을 신나고 빠르게만 가는 건 좋지 않다. 한번 감정을 식혀 줘야 더 달아오른다. 그것이 수많은 뮤직비디오와 공연 실황을 보고 깨달은 것이다.

멋있는 그림을 만들려면 한 번쯤 뜨거운 열기를 식혀 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 다시 달아오를 때 그 열기는 더 뜨거워진다. 그리고 그 공연은 관객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박 대표가 얘기한 ‘그림’이다.

수철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했다.

이때 담당자가 다시 돌아왔다.

“어떻게 하기로 하셨나요? 빨리 결정을 하셔야 저희도 다른 방도를 준비합니다.”

수철이 나서서 물었다.

“보컬 없이 연주곡을 해도 되죠?”

“연주곡이요?”

담당자가 되물었다. 메인 무대에서 연주곡을 하는 경우는 없다. 재즈를 제외하곤 그렇다.

“안 되나요?”

“안 된다는 규정은 없지만, 관객들이 좋아할까요?”“네, 분명 좋아할 거예요.”

“음…….”

담당자는 수철의 확신이 의심스러웠다.

“내일이 마지막 날인 건 아시죠?”

마지막 날엔 관객의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보컬 곡을 하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수철은 반대로 말했다.

“네, 그래서 전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철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담당자는 못 미더운지 다시 직설적으로 물었다.

“정말 연주곡에 관중들이 호응할 거로 생각하세요?”

“네.”

몇 번을 물어도 수철의 대답은 단호했다. 담당자도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

“알겠습니다. 내일 리허설 전에 악보 먼저 주시고, 음원 녹음은 페스티벌이 끝나고 저희가 지정한 녹음실에 가셔서 하시면 됩니다. 비용은 조직위에서 부담하고, 출연진에게 소정의 금액도 추가로 지급될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새로운 곡을 추가하시려면 관객의 반응을 고려해서 잘 알려진 곡을 하시는 게 유리할 겁니다. 마지막 날이니까요.”

담당자는 한 번 더 마지막 날을 강조했다. 마지막 날 흥행이 전체 흥행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인기를 끌고 싶으면 관객이 아는 노래를 하라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잘해 오셨으니까 내일도 잘하실 거라 기대하겠습니다.”

기대가 강요처럼 들렸다.

“그리고 내일은 경인 방송에서 공연 실황을 실시간으로 내보낼 예정입니다. 코디네이터가 필요하시면 저희 측에서 지원해 드립니다. 의상도 미리 신경 쓰시면 영상에 도움이 될 겁니다. 물론 잘하시겠지만요.”

담당자는 마이클을 보면서 빙그레 웃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변동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네.”

담당자가 돌아가고 멤버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10시에 쌤 작업실에서 봐.”

연습실에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 * *

삐삐삐삐. 삐. 찰칵!

“어서 와. 수철아.”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박 대표가 먼저 인사했다. 웬일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있었다. 옷차림도 깔끔했다.

“네, 쌤. 일찍 일어나셨네요.”“일찍 일어나야지. 트럼펫 부는 후배도 올 텐데.”“10시에 오시는 거죠?”“그래, 오늘 소개해 줄 연주자는 나랑 친한 후배야. 한국에서 손꼽는 유명한 연주자고, 대학에서 학생도 가르치고 있어.”

박 대표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감사까지야. 서로서로 좋은 거지. ‘조수미’라고 성악 하시는 유명한 분 알지?”

“네, 알아요.”

한국이 낳은 최고의 성악가 조수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수미 씨와 같이 공연도 많이 한 연주자야. 러시아 공연 때도 동참했었고.”“와, 대단하신 분이네요.”“그래, 믿을 만한 연주자니까, 너도 이번 기회에 친하게 지내면 좋을 거야.”

“감사합니다.”

수철은 진심 박 대표가 고마웠다. 고개까지 꾸벅했다.

새삼 박 대표의 섭외 능력에도 놀랐다. 대단한 연주자와 같이한다는 생각에 수철의 기분이 업 됐다.

“쌤, 저 왔어요.”

다혜가 박 대표 앞에 삐죽 고개를 내밀며 인사했다.

“어? 윤다혜, 너 살 빠졌네?”

박 대표가 며칠 사이 야윈 다혜를 보고 놀랐다.

“말도 마세요, 공연 두 번 하고 3킬로나 빠졌다니까요. 글쎄.”

다혜가 손을 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다 공연 열 번만 하면 말라 죽겠다.”

박 대표가 장난을 걸었다.

“쌤, 그건 아니죠. 말라죽기는요. 열 번 하면 40킬로대. 흠. 후반 정도?”“얼른 피자와 콜라로 원상 복귀 시켜 줘야겠네.”

“쌤!”

“알았어.”

박 대표와 장난을 치던 다혜가 가방에서 악보를 꺼내 수철에게 내밀었다.

“이거야, 내가 말한 멜로디 라인.”

내민 악보에는 정말 하얀 오선지에 딸랑 멜로디만 적혀 있었다.

“어제 기본 화성을 좀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피곤해서 그냥 자 버렸어. 흑.”

미안한지 우는 시늉을 했다.

‘처음부터 잘 작정이었겠지.’ 알면서도 수철은 다혜의 사기를 위해 부드럽게 얘기했다.

“괜찮아, 지금 만들면 되지. 쌤, 피아노 좀 쓸게요.”

“그래.”

* * *

“일단, 이렇게 기본 화성을 먼저 붙이고.”

수철은 멜로디 라인을 보며 악보의 마디 위에 빠르게 화성을 적어 넣었다.

“여기는 원래 코드로 다시 돌아가야 하니까, 도미넌트 세븐(Dominant 7)이겠지. 그리고 여기는 다시 2도로 가서 마이너 세븐(Minor 7)이고.”

수철은 5분 만에 기본 화성을 다 붙였다. 그리고 피아노 앞에 가서 앉았다.

“이제 내가 새로운 화성을 쳐 볼 테니까, 네가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악보에 체크해.”

수철은 방금 본 멜로디 라인과 화성을 피아노로 같이 연주하기 시작했다. 악보는 다혜가 보고 있었다. 수철은 그새 멜로디 라인과 화성을 다 외웠다.

다혜는 놀랄 틈도 없이 수철이 시킨 대로 했다.

“잠깐, 방금 그거 괜찮은데?”“오케이. Dm9, G13이야. 이걸 쓸 거면 다음 코드도 C9으로 바꿔 주는 게 좋지.”

다혜는 수철이 들려주는 화성을 들으면서 악보에 적어 넣었다. 화성이 끝나자 다음엔 리듬이었다.

“오케이, 이젠 리듬을 만들어 보자. 일단 드럼은 내가 보기엔 지금 멜로디면 16bit가 좋을 거 같아. 멜로디의 음표가 기니까, 늘어지지 않게 드럼은 나눠 주는 게 좋잖아. 네 생각은 어때?”

“내 생각도 그래.”

“오케이, 그럼 내가 16bit로 쳐 볼게. 들어 봐.”

딴! 딴딴딴. 딴! 딴딴딴―!

수철의 피아노 리듬에 다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좋아. 그렇게 가면 되겠어.”“그럼 이번엔 베이스 라인 붙여 볼게.”

둥두. 두-둥. 두웅. 둥두둥―!

수철은 16bit에 맞춰 피아노의 베이스 음들을 누르기 시작했다.

‘허…….’

소리 없이 다혜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어때?”

“좋아, 맘에 들어.”

다혜가 만족해하자 수철이 피아노에서 일어났다.

“오케이, 그럼 베이스 라인은 내가 적어 줄게.”

수철은 다혜의 악보에다 방금 전 피아노로 쳤던 베이스 라인을 읊조리며 적어 넣었다. 그리고 손으로 드럼 치는 시늉을 몇 번 하더니, 베이스 악보 밑에 드럼 악보도 그려 넣었다.

“자, 이제 편곡은 끝났고 멜로디 라인은 트럼펫 연주자 선생님께서 알아서 잘 다듬어 주실 거야.”

다혜가 시계를 봤다. 30분이 지나 있었다.

“수철아, 네 곡은 편곡 안 해?”“난 다 했어. 악보도 만들어 왔고.”

수철이 가방에서 꺼내 다혜에게 건반 악보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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