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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1장 - 신입 1일차 중고 스트리머(3) (4/182)



〈 4화 〉1장 - 신입 1일차 중고 스트리머(3)

게임 도중에 죽는다고 해서 크게 고통스럽진 않았다. 어느 정도 이상의 통증은 차단되는 모양인데?
정신을 차리자, 게임을 시작했던 장소로 돌아와 있었다. 다시 시작했다는 건 방금 거기서 죽으면 안 된다는 뜻이겠지.
잘 생각해 보니까 몹의 공격에 붉은색 이펙트가 붙어 있었지. 그게 패링 불가 표시인가?

"이거 패링 불가인 거죠? 방어나 회피를 해야 하나?"

- 그건 아님 패링 가능함
방어 했어도 마찬가지였음
- 이걸 뉴비한테는 뭐라 설명해야 하지
- 마법을 쓰면 
- 마법이 뭔지 뉴비가 어캐알아ㅋㅋ
- 회피가 되긴 하는데 그래도 결국  보스한테죽음

채팅창을 봐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분명 몹이 패링을 무시했는데, 패링이 가능하다는  무슨 뜻이지? 설마 이거보다  정밀한 패링이 존재하는 게임인가?

큐브에는 마법이라고 불리는 종류의 컨트롤이 있음
- ㅈㄴ집중해서 패링이 될거라고 믿으면 이루어짐
- 구라 같지만 진짜임

"...채팅을 봐도 이해를  하겠어요."

채팅창에서 하는 말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법이라는 건 대체 뭔데. 믿긴 뭘 믿어? 종교야?

['마왕의 마법교실'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스위치 클립)

"어, 첫 후원 감사합니다. 무슨 클립이죠?"

스위치에는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돈을 후원해주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그 후원에 내용을 남길  있는데, 이 내용은 텍스트가 아니라 영상이나 음성도 남길  있다.
그리고 스위치 클립은 스위치의 방송을 잘라 만든 짧은 영상을 말한다.

- 아니 저걸 주면 도움이 안되잖아
- ㅋㅋㅋㅋ공략이 아니잖아
- 포카 클립을 뉴비한테 주네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 일부러 멕이네?

「마법을 어떻게 하면 쓸  있냐고?」
「음.... 뭐라 해야 하지?」
「일단 정신을 집중해서 강해지라고 생각해.」
「그럼 이렇게 이펙트가 생기면서 발동하지.」
「그게 뭔 소리야. 이걸  못해?」

"네? 아니 집중해도 아무것도 안 생기는데요?"

- 아니 이걸 왜 못하지?(실제로 한말)
마왕좌 클립이 또
- 맞는 말이긴 하지
- 맞는데 공략으로썬 글러먹음

"집중한다는 게 무슨 뜻이죠."

- 이게 자기 최면 같은 건데
- 포카님 설명이 맞긴 함
- 자기 자신이 믿으면 실제로 일어남
창을 튼튼하게 만든다는 느낌으로

"최면이라...."

예전에 자각몽이나 최면 등에 빠져서 공부해본 적은 있다. 최면은 자기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 가장 중요했었지.
힘을 빼고 가만히 창을 잡았다.
이 창은 튼튼하다. 검 따위에 베이지 않는다. 그것이 아주 당연하다.

??????
- 바로 성공한다고?
- 아니 재능충 미쳤나
- 왜캐 잘함
- 마지컬 재능충;

"아,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요? 제가 최면을 해본  있거든요."

 최면....
- 진짜 경력 있는 신입이네
- 중고 신인 뭐냐고
- 마법 때문에 최면 해보는 경우는 많이 봤는데
이게 반대네ㅋㅋㅋ

"일단 계속 진행해볼게요."

첫 번째 몹은 패링을 넘어서, 오히려 내가 적의 검을 베어버렸다.

"이거 창 아니야? 창대로 검을 베어낸다고?"

- 마법이면 충분히 가능함
아아, 이게 마법이라는 거다
- 뉴비 커엽ㅋㅋㅋ
- 우리 업계에선 상식입니다

"근데 이거 죽이지 않으면 안 되죠?"

- ????
- 예?
- 그게 뭔 소리야
- 이거 경험치 있는 겜인데
- 잡으면  흡수해서 마력 늘어남
- 블엠을 불살 플레이를 하겠다고?

"아니, 아까 해보니까 베는 감각이 좀 싫더라고요. 인간형 몹이라 그런지 좀 그러네요...."

사람을 베는 감각이 별로기도 했지만,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편이 더 재밌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물론 이렇게 하다가 결국 실패하겠지. 그쯤 방송을 종료하고 다음에 깨면 되겠다는 계산도 있었다.

큐브 뉴비는 그런 생각 할 수도 있지
- 그렇다고 어캐 안죽이고 깸?
- ㄹㅇ 나중가면 마력 개모자람
- 마법 유지하는거 다 마력 쓰는거임
- 그럼 일단 해보고 힘들면 뒤로 와서 막타ㄱ

"오 그거 괜찮네요. 그럼 일단 무력화하는 쪽으로 해볼게요."

- 뉴비가 자체 하드 모드를 하는 방송이 있다!?
- ㄹㅇ 검신도 그런 발상은 안했는데
- 애초에 경험치 있는 겜에서 누가 몹을 살려서 제압함
무기 업글 재료도 잡아야 나오는데
- 애초에 안죽이고 살리는게 더 어렵잖아

"어우  번째부터는 좀 어렵네요"

아까는 나만 마법을 쓰니 무력화가 쉬웠다.
하지만 두 번째 몹은 내가 마법을 써도  공격을 튕겨내니, 제압하기 까다로웠다.

거기부턴 쟤도 마법 쓰잖아
- 그래도 패링 잘하는데?
 2주 압수
- 검 빼앗는거 개웃기네ㅋㅋ
이게 진행이 되긴 하네?

"그러게요. 죽이지 않아도 진행이 되네요?"

몹을 죽이지 않고 제압만 해도 길이 열렸다. 일단 불살 플레이가 가능하게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소리였다.
그 후에 석궁을 쏘는 원거리 몹이 등장하거나, 여러 몹이 동시에 등장하는 식으로 난이도가 올라갔다.
물론 상대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실수 없이 처리했다.

보하
- 얘가  보스였나
보스 등장 연출 좋네
- ㄹㅇ 블엠 인디겜인데 연출은 되게 좋음

"아니 보스부터는 악!"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이건 그냥 전력으로 싸워도 진다.
결국은 죽이지 않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 찌르고 피했다.
패링이 먹히기는 했지만, 보스에서는 엄청난 효과는 없었다.

"첫 보스부터 난이도가 왜 이렇게 어려워!"

- 이거 애들 피 다 흡수했어도 힘든앤데
- ㄹㅇ 마력 부족한거 
- 실수로 죽기 전에 마력이 없어서 죽겠다

그래도 꽤 선방하며 다가오는 공격을 막았다.
피하거나 패링하고 찌른다. 간단한 행위지만 그걸 하는 동안은 긴장감 때문에 숨을 쉬기조차 어려웠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보스가 뒤로 빠지더니, 다음 페이즈가 시작되었다.

"패턴이 바뀌.... 악!"

패턴을 보려고 후퇴하려는데, 주변에서 우르르 날아든 핏방울이 나를 꿰뚫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ㄹㅇ저거 처음 당했을때ㅋㅋ
- 저거 진짜 에바야
- 보스 패턴이긴 한데 졸라 기분나빠

"어우.... 방금 그건 뭐였죠?"

- 페이즈2 돌입 할때 나오는 1회성 패턴
마법으로 몸 전체를 감싸서 막아야함
- 마력이 한정적이라 쉽지가 않음
- 마력소모 커서 효율적으로 켜야함

슬슬 블엠이  또라이 게임이라고 불리는지  것 같았다.
일반적으로 보스에 집중하고 있는 타이밍에 주변에서 날아드는 공격기라니.
심지어  게임은 뭐든 제대로 맞으면 즉사잖아.
시청자들의 설명을 듣고 나서 방어를 위한 마법을 테스트 해봤는데, 마력이 미친 듯이 빨려 나갔다.
이번에는 불살 조건을 포기하고 해야  것 같았다. 도무지 추가적인 마력 없이는 이걸 깰 자신이 없네.

['설화월화'님이 712명을 호스팅 했습니다.]

"어?"

스위치에는 호스팅이라는 기능이 있다. A방송을 진행하던 스트리머가 B방송을 호스팅하면, A방송 자리에 B방송 내용을 내보내 준다.
즉, 자기 시청자에게 다른 스트리머를 소개해주는 기능이라고  수 있다.
근데 이게 1일 차에 온다고? 심지어 712명이면 꽤 인기 있는 스트리머일 텐데?

"아, 죄송합니다. 조금 당황했네요. 설화월화님 712명 호스팅 감사합니다. 오늘 방송 수고하셨습니다! 난민들 환영합니다. 하이하이."

난하~
- ㄴㅎㄴㅎ
- 여기 어디지
 큐브 뉴비에 블엠ㅋㅋ
- 블엠 이야기 하니까 화나네
- 으득...으득...
- 난하난하

아까와는 다르게 엄청난 속도로 채팅이 올라갔다. 이제는 다 읽기도 어려울 정도다.

"다들 반갑습니다. 저는 이번에 방송을 시작한 하얀별이라고 합니다. 오늘 처음 큐브를 써봤고, 첫 게임으로 블엠 하고 있습니다."

- 방금 불살 플레이하다 보스한테 털림
- 블엠ㅋㅋㅋㅋ
뉴비가 불살 플레이를 한다고?
근데 블엠이 불살 플레이가 됨?
블엠몹 처리 안하면 다음진행 안되잖아?
- 어캐했누

"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죽지만 않게 제압했습니다. 제압해도 길이 열리더라고요. 근데 지금  보스 보고 포기할까 고민 중이에요. 너무 어렵네요."

['설화월화'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여신님이다 여신님! 방종 전에 불살 플레이로 첫 보스 깨면 5만원!

- 설화야 여기서 뭐해
- 아니ㅋㅋㅋㅋㅋㅋㅋ
- 스트리머도 스수다 이거야
- 사심 너무 드러내잖아ㅋㅋ
- 꽤 안전자산인 것 같기는 한데
- 근데 보스가 제압되긴 하나?

미션, 조건을 걸어서 스트리머가 그 조건을 달성하면 후원을 해주는 행위를 말한다.
별다른 목적 없이 계속 실패만 하면, 오히려 방송에 악영향이 간다. 그래서 슬슬 불살은 그만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션이 걸린다면 조금 다르다. 이유가 있는 고구마는 재미있으니까.
그리고 미션을  상대가 스트리머이고,  스트리머가 호스팅을 한 상황이다.
미션을 진행하면 호스팅으로 온 시청자를 더 붙잡을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설화월화님천원 후원 감사합니다. 미션이면 어쩔 수 없죠.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이후에도 보스를 여러 번 상대 했지만, 항상 마력량이 문제였다.
솔직히 2페이즈 방울 공격을 막아내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그 직후 남은 마력이 없어서 싸울 수가 없다는 점이다.

"어흑, 점점 패턴은 익숙한데 마력이 문제네요."

- 신음 ㅗㅜㅑ
- 원래는 마력 보충이 돼야 했는데
- 불살 플레이는 피를 못 먹잖아
 정도면 다음 단계부터는 불살 플레이가 불가능한데

2페이즈는 마력 없이 버티지 못한다. 결국 1페이즈를 마력 없이 버텨야 한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게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 하라고 하면 어렵다. 마법을 쓰지 않으면 데미지가 잘 안 들어가고, 패링도 할 수 없으니까.
물론 시간을 때려 박아서 연습하면 다 되기 마련이겠지. 그런데 그렇다고 정말 시간을 무한히 때려박을 수는 없잖아.

"아니 악! 거의 잡았는데!“

다수의 연습 덕분에 2페이즈를 자주 도달하기 시작하자, 이제는 그나마 보스와 대등하게 싸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방금은 클리어 직전까지 갈 수 있었다.

- ㄲㅂ
- 근데 죽이면 안되잖음
- 일단 잡는건 거의 성공인데
 잡는건 어캐하쉴?

"아, 그러네? 완전히 잊고 있었다."

문제는 내가 몹을 죽여서 끝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거 가능한 미션 맞나? 진짜 안전자산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클리어 각이 안 보여.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꾸준히 도전했다. 시간이 지나자 2페이즈 돌입까지는 당연하게 가는 경지에 이르렀다.

"피를 깎는 건 별로 안 중요해. 무력화, 무력화...."

결국 다른 애들처럼 무기를 빼앗아야 한다.
하지만 1페이즈에 무기를 빼앗으면 2페이즈로 돌입하며 새 무기를 꺼낼 뿐이었다. 그래서는 마력만 낭비한다.

"역시 2페이즈에 무기를 빼앗아야 하는데?"

- 말은 쉽죠?
- 아직도 첫 보스를 못깨다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으득으득....
- 스수들 치아건강 신경 좀 써줘
- 뉴비 치고 잘하는 거긴 함
- 불살 플레이 너무 암걸려

"조금만 더 해볼게요. 가능성이 보이니까 욕심이 나네요."

보스의 무기를 어떻게 무력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 구상에 집중했다.

"아오, 씨.“

1페이즈와 다르게 2페이즈는 적의 마법 비율이 높다. 그러다 보니 싸우면서 생기는 마력 소모도 심하고, 패턴이 복잡해서 회피도 어렵다.
그래서 상대를 죽이지 않고 무기만 놓치게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다.
그렇게 여러 차례 보스를 상대하다가, 문득 깨닫는 부분이 있었다.

'이거, 피통이 꽤 넉넉하네?'

보스라 그런 건지, 어지간한 공격으로는 즉사할 일이 없었다.
그리고 적의 피통이 넉넉하다면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오, 그렇지!"

그냥 무기를 떨어트리게 하는 것이 힘들었기에, 무기를 잡아야  손을 망가트려서 무기를 떨어트리도록 유도해서 무력화시켰다.
보스라서 손이 잘리는 정도로는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 ㅊㅊㅊㅊㅊㅊㅊ
- 이걸 하네
- 손 잘린거 왜캐 섬뜩하냐
- 오 길 열리네
이게 되네?
- 아ㅋㅋ 보스도 검 압수

['설화월화'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ㅊㅊㅊㅊㅊ, 같은 조건으로 다음 보스 다시 5만원

"와아, 설화월화님 5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와 이걸 성공하네. 잠깐만, 다음 보스요...?"

- 너어는 진짜
- 그렇게  가져가야 속이 후련했냐!
- 우리는 왜 설화 방송이 아닌데도 블엠으로 고통받지?
구아악 갸아악
다음 보스는 진짜 에반데
- ㄹㅇㅋㅋ 설화는 경치 다 먹고도 15트 했는데

"어? 아까 어떤 분이 보스 깨면 세이브 포인트 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 ? 그러네 어디감
원래 보스 잡으면 그 자리에 피 웅덩이 생기는데
- 아 맞네 보스를 잡아야 주는거잖아
- ㅋㅋㅋㅋㅋ세이브 포인트 증발
- 캬 저세상 갓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이게 뭔 소리지? 난 세이브를 못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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