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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2장 - 진짜 방송 레전드네(6) (12/182)



〈 12화 〉2장 - 진짜 방송 레전드네(6)

- 겁나 맛있게 먹네
- 아니 나도 줘!
- 그 와중에 카메라 각도 잘 맞췄네
- 먹방 큐리에이터인줄
- 엌ㅋㅋㅋㅋ
- ㄹㅇ나도 가보고 싶네
- 밥 한번에 2억 루니는 좀ㅋㅋ
- ㄹㅇ 2억루니면 진짜 괜찮은무기 사겠다

"와, 근데 진짜 맛있다. 미쳤네."

좋은 경험을 비싼 돈을 주고구매한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맛이 엄청 신기하네.

"이제까지 내가 먹어본 육회 중에 가장 맛있는 것 같은데?"

일단 맛만 따지자면 그러했다.
그리고 마치 매운 것을 먹었을 때처럼 입 안이 얼얼하면서 달달한 감각이 뭔가 중독성 있었다.

"이거 독을 제거했는데도 은은하게 여파는 있네."
"이거  때문에 이런 거예요?"
"네, 제가 알기로는 다포의 독이 달달하거든요. 열로 익히면 독성만 사라지는지라 익힌 다포로 육포 같은  만들면 되게 맛있어요."

생각보다 유명한 재료인 모양이다.
다만 이 음식의 특이한 점은 본래  때문에 익혀서 내놓는 음식을 생으로 내놓았다는 거겠지?

['알음알음'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와, 이거 먹고 죽었다고 하면 인정할만했는데. 하필 슬라임 젤리를 먹고 죽으셨네

"악!"

여기서 그 이야기가 왜 나와요. 아니 이거 진짜 한동안 후원으로 조리돌림 당할 소재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슬라임 젤리를 먹다 죽은 스트리머가 있다?
- 에이 그런 사람이 어딨어ㅋㅋ
-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으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맛
- 훅치고 들어오네ㅋㅋ
- ㄹㅇㅋㅋ
- 솔직히 이거 먹고 죽었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았지

오늘따라 얼굴을 들기가 어렵다. 진짜 쪽팔리네.
아니 근데 슬라임 젤리는 진짜로 고통스러운 맛이었단 말이야.

"다음은 큐브 포타주입니다. 이건 순수한 요리가 아니라 마법 요리라고 요즘 시도하고 있는데 혹시 알고 계시나요?"
"마법 요리요?"
"최근에는 마법을 요리에도 도입해서 신기한 요리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플라치오에서도 그런 요리를 운행 중이고요."
"아하."
"큐브 포타주는 이처럼 작은 정육면체 모양의 사탕처럼 생겼는데, 입에 넣으시면 적당한 온도의 포타주가 흘러나오게 됩니다."

포타주가 뭐였더라. 아, 일반적으로 먹는 스프가 포타주였나?

"이것도 좀 신기하네?"

입에 넣을 때는 뭔가 사탕 같은 것을 집어넣는 기분이었는데, 혀에 닿는 순간부터 익숙한 스프의 맛이 따뜻하게 퍼져 나왔다.
스프의 온도가 적당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마법으로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당연하죠. 사실 원리를 따져보면 어려운 건 아니에요. 그걸 음식용으로 만들려고 재료에 한계를 쥐어짜는 것이 어려운 거지."

그렇게 말한 포카님이 큐브를 입에 넣는 대신 마법으로 공중에 띄우더니 액체인 포타주의 상태로 되돌리기 시작했다.

"이런변형 자체는 그렇게 어렵진 않아요. 문제는 마력 없이도 이 형태를 유지하는 건데, 거기부터는 재료에 제약이 많아지거든요."

포타주를 다시 큐브 형태로 되돌린 포카님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입에 큐브 포타주를 입에 넣었다.

"맛 재현율도 좋네. 전에 왔을 때는 이런 요리는 없었는데, 새로 고용된 분이 있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 포카의 마법쇼!
- 고인물 무섭다 진짜
- 저게 말이나 되냐고ㅋㅋ
- 어디가 쉽다는 걸까 대체?
- 포카식 쉬움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마법도 열심히 공부해봐야겠네. 큐브에서 게임을 하려면 필수적인 기술 같으니까.

"네, 최근에 합류한 돌카씨가 제안한 메뉴에요."
"어, NPC이신가?"
"네. 원주민이세요."

원주민이라는 것이 NPC를 말하는 건가? NPC가 진짜 사람이랑 비슷하다더니 유저들로 이루어진 식당에 취업도 하는구나.

"웬일이래? 정한 셰프가 원주민을? 맨날 요리하는 거 스킬에 기대는 바보들밖에 없다고 혐오하던 아저씨가?"
"글쎄요. 저도 돌카씨가 난리 쳤다는 것 말고는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네요, 하여튼 의외로 마음에 들어 하시더라고요."
"실력이 좋다는 소리겠지. 정한 셰프는 완전히 실력주의로 유명하잖아."
"요즘 다른 요리사분들이 돌카씨 만큼만 해보라고 소리칠 때가 좀 있어요."
"오, 진짜 실력 좋으신가 본대?"

이야기를 못 따라가겠다. 내가 사전 지식이 부족하니까 어쩔 수 없겠지.

- 정한 큐브온 좀 뜸하던데
요즘 바쁘잖아
- 솔직히 큐브온 잘 안되니까 어쩔 수 없지
ㄹㅇ 당장 레스토랑 예약이 꽉차있는데
- 천생이 요리사라 요리하는 거에 미쳐있는데 어쩌겠어ㅋㅋ
 근데 정한이 인정한 거면 실력 오지는 건데
- NPC수준이 벌써 여기까지

큐브 포타주에 관한 내용으로 한동안 떠들다가, 이번에는 주요리로 보이는 스테이크가 나왔다.

"이건 샤이타 스테이크입니다."
"와, 샤이타? 그게 남아 있어?"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소스 개발했다고 매물 다 쓸어온 모양이더라고요."
"샤이타 고기요?"

이야기가 나오는 것만 보면 되게 귀한 고기 같았다.
그런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나? 몬스터면 꾸준히 잡아서 도축해 오면  것 같은데.

"아. 하얀별님은 모르겠구나. 2월 29일에 기간 한정 이벤트가 열렸는데, 그때 잡는 몬스터에서 부산물로 보너스처럼 얻던 고기에요."

아, 기간 한정 이벤트의 부산물이구나. 슬슬 시간이 좀 지나서 구하기 어렵다는 뜻이었고?

"어? 2월 29일이면 윤일 아니에요?"
"네, 윤일 이벤트였어요. 그래서 만약 복각해도 4년 걸릴걸요? 사실상 이번 기회가 먹을  있는 마지막 기회네요."
"소스는 켈베의 피를 이용해서 만들었어요. 정한 셰프가 새로 개발한 소스죠. 이거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고기가 샤이타라고 이 사고를 치셨죠."
"풉."

직원분이 셰프가 대놓고 사고를 쳤다고 하는 것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진짜 음식도 좋은데 분위기까지 마음에 드네.

"와, 뭐야?"

루냐님이 고기를 한입 먹자마자 감탄하면서 빨리 먹어보라는 손짓을 했다.
무슨맛이길래 저렇게 놀라시지?

"음?"

일단 고기는 소고기랑 닭고기의 사이? 생각보다 평범하게 부드러우면서 육즙이 맛있었다.
다만, 특이한 것은 소스였다.

"뜨거운가? 아닌데 찬데?"

이게 대체 무슨 맛이지? 분명 소스 자체에서 육즙 맛도 느껴지고 아주 맛있는데 온도의 체감이 이상했다.

- ???
- 그건 또 뭔
- 뜨거운데 찬게 뭔데ㅋㅋㅋ
- 아씨 궁금하게
- 이래서 플라치오 방송 보면 안됨
- ㄹㅇ너무 맛있겠다
- 아 궁금해 뒤지겠네

"그냥 말 그대로의 의미에요."

손가락으로 만져보니까 분명히 고기랑 소스가 따뜻했다.
하지만 입에 넣어서 혀에 닿으면 차다는 느낌이 추가로 들어서  가지 감각이 동시에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아니 뭐지 이게?"

뜨거운 고기에 차가운 소스랑은 달랐다.
소스가 따뜻하면서 차기도 해서.... 아니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진짜 표현은 못 하겠는데, 확실한 건 어디 가서 체험할 수 없는 맛이네요."

그리고 확실한 고기랑 소스가 굉장히 어울린다는 점이었다.
이걸 위해서 굳이 물량이 잘 없는 샤이타 고기를 구해서 사용했구나.

"암튼 맛있다."

그 뒤에는 굉장히 징그러워 보이는 촉수를 통째로 튀긴 요리가 나왔다.
맛있긴 했는데, 비주얼은 쇼크여도 맛에 특이한 점은 없었다.

"이거 먹을 수 있는 거였구나."
"아, 이거 원래 안 먹는 식재료에요?"
"먹을 수는 있나 싶었는데. 원래는 되게 질겨서 장비 재료로 쓰고 그러는데요?"

- 와 저게 맛있다고?
- 어캐했냐
- 오늘도 죽지않은 플라치오의 수준
저건 요리재료가 아니잖아ㅋㅋ
어떤 미친놈이 크라켄을 튀겨먹어
- 아니ㅋㅋㅋㅋ

아, 어디까지나 특이한 맛보다는 조리가 어려운 음식을 맛있게 조리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 요리인 모양이었다.

"이쪽은 베리드의 열매를 동결 건조해서 올린 케이크입니다. 여기는 땡땡닭으로 만든 치킨이고요."
"치킨이요?"

이번에는 케이크가 나오길래 디저트가 나오나 했는데 갑자기 치킨도 같이 나왔다.
물론 굳이 정석의 순서를 따를 필요는 없지만 뜬금없네?

"아, 이거 디저트구나?"

별생각 없이 치킨을 한입 베어 문 이후에야 어떻게 된 것인지 깨달았다.
이건 치킨이지만 디저트에 들어갈 만한 요리였다.

"뼈까지는 치킨인데  부분은 뭔가 아이스크림 같네."
"땡땡닭이 원래 그런 느낌이거든요.  근데 양념을 잘했네. 되게 맛있어."

약간 튀긴 아이스크림에 뼈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달달한 것을 먹으니까 기분이 좋아지네.

- 겁나 맛있게 먹네 진짜
- 아 치킨 시켰다
- 카페 가려고 옷 입었다 케이크 먹는다
- ㅋㅋㅋㅋㅋㅋㅋ
- 스수들 오열
- 진짜 플레이팅이 환상이네
- ㄹㅇ그림이다

"와, 케이크도 장난 아니네."

이거 베리드를 동결 건조한 거라고 했던가?
과일칩처럼 된 건조과일이 혀에 닿자마자 사르르 녹으면서 엄청 진한 딸기 맛이 풍겨왔다.

"베리드도 몬스터에요?"
"식물형 몬스터에요. 머리에 산딸기 비슷한 열매가 열리거든요. 그 열매인데 딸기 대용으로 많이 씁니다. 근데 솔직히 그냥 딸기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아요."

근데 대체 어떻게 동결건조를 했길래 이렇게 사르르 녹을 수가 있지?
아니면 건조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베리드의 특성인가?

"이러니까 돈을 쓰는구나."

진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고 생각한다. 디저트까지 완벽하네.

"마지막으로 레몬 업다운 나왔습니다."
"어, 업다운 오랜만에 마셔보네."
"업다운? 그게 뭐예요?"

다들알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전에도 항상 운영하던 메뉴인 모양이었다."

"여기 컵에 버튼이 하나 있죠? 이걸 누르면 당도를 강화해요."
"강화요?"
"아, 그러니까 그냥 설탕을 넣어주는 당도 강화랑은 조금 달라요. 확률성 강화 아이템이라고 보시면 돼요."
"...네?"

갑자기 음식을 먹는데 확률성 강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뭘까.
설마 당도를 강화하는 데 실패 확률이 있다고?

"성공하면 숫자가 올라가면서 당도가 올라가고, 실패하면 내려가면서 당도가 내려가요. 그리고 낮은 확률로 강화 버튼이 파괴돼서 무한으로 도전할 수는 없어요."

이게 왜 진짜야?

- ㅋㅋㅋㅋㅋㅋㅋ
방장님?
- 방장님 신문물에 정신 못차리네
- 강화가 없는 게임에서 음식으로 강화 만든게 레전드지
- 근데 저거 재밌음ㅇㅇ
- 당도별로 맛보는 것도 좋고, 특히 10강 도달하면 스페셜 되는게 짱이지
- 스페셜 겁나 맛있는데
- ㄹㅇㅋㅋ

"스페셜은 또 뭐야?"
"강화가 10강이 되면 그냥 당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풍미가 올라가면서 맛이 확 바뀌거든요. 사실상 그거 노리고 강화하는 거죠."

살다살다 레스토랑 음식에 강화 시스템을 넣을 거라고는 상상도 했는데.

"강화에 실패할 때 강화수치 하락에 파괴까지 있는 음료수가 있다?"

와, 이건 진짜 생각도 못 했네.

"이거 누르면 강화하는 거라고 했죠?"

나는 별생각 없이 음료수 컵에 있는 강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잔에 균열이 가더니 강화 버튼이 사라졌다.

"엣?"

- ?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트 파괴
- 이거지ㅋㅋㅋㅋㅋ
- 오늘자 레전드
- 1퍼를 뚫네
- 아니ㅋㅋㅋㅋ
- 엣?

"이게 터진다고?"
"오, 저도 바로 돌립니다."

내 1트 만에 깨진 업다운을 보면서 멍을 때리는 사이에 루냐님은 강화 버튼을 마구 누르기 시작했다.
근데 저거 강화 별로 여러 느낌으로 맛보는 음료라고 하지 않았었나? 저렇게 하는  맞아?

"미친. 나 억울해."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던 루냐님은 깨지기는커녕 자연스럽게 10강을 찍어서 잔의 강화 버튼이 사라졌다.

- 루냐가 루냐했네
저걸 고민도 안하고 지르네ㅋㅋ
- 여긴 1트만에 깨졌는데
아아 이게 루냐식 강화다
진짜 큐브온각 날카롭네ㅋㅋ
- 먹방에서 갑자기 장르가 바뀌네
- 매번 느끼는거지만 루냐운은 반칙이야

나는 할 말을 잃고 조용히 업다운을 홀짝이기 시작했다.
강화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음료가 매우 맛있어서  기분이 묘해졌다.
그렇게 식사를 모두 마친 이후에 플라치오에서 나오는데 루냐님이 뭔가를 확인하더니 말했다.

"뭐야, 겨울이가 난리 났는데?"
"엉, 나도 메시지 왔어. 슬슬 방종하고 가야 할 듯?"
"어, 그래 설화야 루냐야 겨울이 보면 안부 전해줘."
"안부고 뭐고 요즘 겨울이가 내 매니저 돌리고 있어서 지금 듣고 있을 거야."
"진짜? 학교는?"
"그게, 일이 좀 있었어. 나중에 시간 나면 설명할게."

나는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가, 궁금한 점이 생겨서 질문을 했다.

"어, 음.... 겨울이라는 분은 누구시죠? 설화님 매니저?"
"저랑 설화의 여동생이에요."

루냐님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하고 나서야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둘이 남매였어요!?"

세상에. 확실히 허물이 없을 정도로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둘이 남매였구나.
외모나 성격은 서로 매치가 안 되는 느낌이라서 신기했다.

"인정하기 정말 싫지만, 저게 제 오빠예요."
"저거라니, 내가  저거야."
"하하하...."

두 사람은 계속 티격태격하다가, 허공에서 무언가 메시지를 읽더니 우리에게 급히 인사를 하고 심플월드를 나갔다.

"아, 맛있었다. 전 이제부터 노래방 켜고  것 같은데. 하얀별님은 뭐하실 거예요?"
"모르겠어요. 지금 방송 시간이 좀 길어져서 방종하던가, 대화모드 조금 하다 갈 것 같아요."
"오케이. 친구추가도 해놨으니까 나중에 또 봅시다. 빠이."
"오늘 감사했습니다."

포카님에게 인사를 마친 후에 컴퓨터로 방송을 이어가기 위해서 큐브를 종료했다.
그리고 큐브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이상하게하반신에서 저릿한 감각이 밀려왔다.

"아윽...!"

뭐지? 건강 문제는 해결되었던 게 아닌가? 심지어 조금 어지럽기도 한데.

"뭐야, 이거."

아랫도리가 축축한 느낌에 반사적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가, 손에 묻어있는 피를 보고 한동안 정신이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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