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화 〉4장 - 나왔다! 하얀별식 타로 카드!(5)
영원한 전쟁이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메일 하나가 도착했다.
"뭐야, 커미션은 다 왔는데?"
[안녕하세요 하얀별(ZN_prayer)님. 스위치 전속 스트리머 프로그램에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당신의 채널을 살펴본바, 충분히 전속 스트리머의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스위치는 인증 스트리머 다음으로 전속 스트리머라는 스트리머 등급이 존재한다.
최소 조건을 만족한 경우 신청 후 심사를 받고 나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단번에 붙었네."
참 감회가 새로웠다. 예전에는 이 단계의 계약을 맺어본 적이 없었는데.
와 이게 방송 2주 만에 붙었네. 이틀 전에 최소 조건을 만족했다기에 신청만 해본 거였는데.
"그리고 일처리가 되게 빠르구만."
예전에 있던 플랫폼은 이런 일 처리가 느려서 답변받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유명했다.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빠른 답변이 오는 것이 신기했다.
[전속 스트리머가 되셨습니다.]
[다시보기 기능의 저장 기간이 15일에서 60일로 변경됩니다. 구독 아이콘 등록 개수가 추가됩니다. 정산 비율이 늘어납니다.]
"어? 이거 기존 것도 적용되던가?"
혹시나 해서 첫 방송이자 15일 전인 6월 5일의 다시보기를 확인했다.
원래 1시간 뒤 삭제여야 하는 것이 45일 후 삭제로 바뀌어 있었다.
"와 이게 딱 살았네."
별건 아니지만,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었다. 특히 첫 방송이 꽤 중요한 내용이기도 했으니까. 이게 오래 남으면 좋지.
'기간이 끝나기 전에 큐브온에 다시보기 채널이라도 만들어 둬야겠다.'
전속 스트리머가 되면서 생긴 옵션들을 만지작거리다가, 이 정도면 된 것같아서다시 영원한 전쟁의 공부로 돌아갔다.
"역시, 뭔가 어렵네."
전혀 알아보지 않고 시작하기에는 어려운 게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게임이었다.
"오, 셋팅이 정리된 곳도 있구나."
대부분은 그 셋팅을 잘 사용하는 유저에게서 파생된 이름이 일종의 캐릭터처럼 쓰이고 있었다.
확실히 캐릭터 셋팅을 직접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건 소수의 고인물들이나 이용하는 기능이 되겠지.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성능이 검증된 캐릭터를 활용하게 되니까.
"하지만 스트리머가 그러면 재미가 없는데...."
셋팅을 어떤 형태로 만들 수 있는지 찾아보고, 어떻게 구성할지 생각해봐야겠다.
이걸 미리 생각해 둬야 내일 지체하지 않을 테니까.
"일단 익숙한 5:5 3라인 전투. 맵 형식도 롤이랑 거의 비슷하네."
생각해보면 캐릭터를 짤 때 진영도 생각해야 하는구나.
예전에 AOS를 할 때는 주로 정글을 했지만, 다른 곳을 하더라도 큰 상관은 없었다.
"아이템 종류가 좀 많네. 아, 아이템 밴이 있어?"
하긴 캐릭터를 셋팅으로 직접 만드는 거라면, 캐릭터 밴을 하지 못하니까 이런 시스템을 채용했나 보다.
다만 소비 아이템이나, 중첩 가능한 아이템은 밴을 하지 못한다. 밴이 가능한 건 오로지 하나만 구매되는 유니크 아이템뿐.
"유니크 아이템이 특정 스킬에 영향력이 중요한 것들이라, 이걸 밴해서 해당 스타일을 저지 한다는 거네. 밴픽 정하기도 좀 어려워 보인다."
심지어 궁극기로 결정되는 주무기나, 궁극기와 스킬의 요구코스트 제한까지 읽었을 때는 딱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썅. 더럽게 어렵네."
새로운 AOS를 배운다는 것은 그런 의미였다.
☆ ☆ ☆ ☆ ☆ ☆ ☆
[생방송 ON]
"다들.... 안녕하세요"
아 졸려, 충분히 자긴 했지만 일어나고 나서도 계속 공부를 했더니 피곤했다.
- 별하
- ㅎㅇㅎㅇ
- 왜캐 늦었어요
- 낮에 킨다던 사람 ㅇㄷ
- 얀하~
['증거제출'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스위치 클립)
「제가 내일 낮방을 켜지 않을까요?」
"아니, 죄송해요.... 그, 어제영전이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다가 잠을 못자서...."
- 공부했누
- 좀 복잡하긴 하지ㅋㅋㅋ
- 예습하느라 그랬군
- 그건ㅇㅈ이지
- 그럼 결국 그 분은....
"아, 군인 분은 좀 슬프네요. 그래도 어쩔 수 없죠. 그러니까 조금만 있다가 투표 다시 하겠습니다."
어제 캐릭터 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기본적인 게임 룰을 알아보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썼다.
['후원빌런'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스위치 클립)
「아 하얀별님 영전하신다고?」
「이런 쓰레기 겜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나은데....」
「뭔 갓겜이야, 이거 고인물만 있는 쓰레기 겜이잖아.」
- 그건 맞지
- ㅋㅋㅋㅋㅋㅋ
- 루냐님이 말하니까 신뢰도 증가
- 현직 마스터ㅋㅋ
"와 근데 진짜 복잡하던데. 뭐 AOS가 다 그렇지.... 그래도 오늘 막 심하게 버벅거리진 않을 거예요."
일단 캐릭터 만들기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정해놨다.
내 준비를 넘어가는부분은 스수들이 알아서 도와주겠지....
['마왕토벌'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스위치 클립)
「아 잠깐만, 아 아 아악!」
「하, 시발 망했다」
포카님이 한타 도중에 죽는 내용의 클립이었다.
확실히 쿠파는 완전히 크지 않으면 힘을 못 쓰네. 마법의 위력이랑 마력량이 너무밀린다.
"마왕토벌님 천원 감사합니다. 포카님도 저러는데, 저라고 잘하겠어요? 진짜 브론즈 각인데."
- 야발 찰지네
- 골드는 금방 가지 않을까
- ㄹㅇ금방일듯
- 얀별님이 게임 감은 좋아서
- 근데 좀 고인물 게임이긴 해
"자꾸 띄워주지 마세요. 실제로 해보고 말해도 늦지 않아요."
어제 공부해서 게임에 대해 이해한 만큼 자신감도 더 떨어졌다. 게임이 너무 어려웠으니까.
물론 오늘 방송까지는 충분히 재밌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게임 실력이 아니라 컨텐츠에 대한 자신감이지만.
- 어 새로운 스킬도나왔네
- 요즘영전 안했더니 모르는게 많다
- 아니 또 템 늘었구나ㅋㅋㅋ
- 어렵다어려워
영전에 관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진행하자, 어느 정도 시청자가 모인 것 같아서 이야기를 꺼냈다.
"음 슬슬 시청자명 투표해 볼까요?"
- ㅇㄱㅇ
- 투표! 1
- 투표! 1
- 투표! 1
- ㅋㅋㅋㅋㅋ
"아니 아직 투표 안 켰잖아!"
벌써 장난을 치고 있는 시청자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느낌이면 분명 투표도 이상한 걸로 고를 것 같은데.
"천마신교, 하꼬, 잔별 중에 골라주시면 됩니다. 5분 뒤에 마감할게요."
[시청자 별명 투표]
[1. 천마신교]
[2. 하꼬]
[3.잔별]
[4. 투표 방법: 투표! 숫자]
- 투표! 2
- 투표! 3
- 투표! 4
- 투표! 4
- 엌ㅋㅋㅋㅋ
"투표4 하는 사람들 뭐야. 아니 이거 투표 방법이잖아! 빨리 안 바꿔?"
- ㅋㅋㅋㅋㅋㅋㅋㅋ
- 투표! 4
- 우리 투표방법단 하자
- ㄴㅇㄱ
- ㅋㅋㅋㅋㅋㅋ
"아니 대체...."
장난을 위해서 태어난 사람들도 아니고, 틈만 있으면 비집고 들어와서 장난을 치네.
"후, 1분 남았어요. 4번 남아있으면 다 밴이야. 빨리 바꾸세요."
[1. 천마신교 132표]
[2. 잔별 131표]
[3. 하꼬 117표]
"어, 아니야. 1분만 더 줄게."
- 응 끝이야
- 결정 났죠?
- 존명!
- 존명^^7
- 오늘부터 천마신교입니다
"아 진짜, 이걸 한 표 차이로 이렇게 된다고? 저걸 쪽팔려서 어떻게 말하고 다녀!"
아깝다. 두 표만 더 있었으면 잔별이 될 수 있었는데. 아니 천마신교면 왜 아이콘이 별이야.
- 잔별단도 이쁘긴 했는데
- 역시 천마신교지
- 천마를 뵙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아니 아이콘을 별로 사 왔는데 바로 천마신교라니. 그래 그럼 오늘부터 우리 천마신교의 교리는 별입니다. 아시겠어요?"
- 존명
- 존명^^7
- 존명!
- 교리ㅋㅋㅋㅋ
"존명이러고 있네...."
계속 이 주제를 따라가면 머리가 아프겠지. 그냥 게임이나 하자....
"그럼 슬슬 게임을 합시다."
- ㅇㄱㅁ
- 오겜무
- ㅋㅋㅋㅋㅋㅋ
- 오겜무ㅋㅋㅋㅋ
"오늘은 열심히 공부해온 영전을 할겁니다."
어제 미리 다운로드 해둔 영원한 전쟁을 켰다. 이 게임은 아마 인트로가 있겠지?
"어, 뭐야. 관중석 같은 느낌인데."
눈치채니 그런 상태였다. 갑자기 주위가 확 밝아지더니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 저거 저번 영드컵이네
- 레전드 장면을 인트로로 해놨누
- 와 검신 피지컬ㅁㅊ
- 저거 결승이지?
- 국뽕 한사발
"와, 필드가 경기장처럼 보여. 저거 선수별로 전광판 뜨는 건가?"
엄청 장관이네.
물론 큐브 내에서 보는 가상현실이지만, 이런 느낌으로 구성해 두면 정말 스포츠 보는 것 같잖아?
- 이런 형태 처음봄?
- 실제로 인천에 있는데
- 큐브 전용 스타디움ㅋㅋ
- 처음엔 개또라이라고 생각했는데
- 한 번 가본 이후로 생각을 고쳐먹음
- ㄹㅇ 물론 큐브가 실감나서 유사하긴 한데, 현실은 뭔가 다른기 있음.
"저런 경기장이 있어요? 진짜? 나중에 한번 가보고 싶다."
그건 상상도 못 했네. 하긴 영전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유행하는 게임 중 하나라고 했지.
- 저기서 로메도 나옴
- 그냥 큐브겜들 대회는 대부분 가능
- 비주류는 저기 비는 시간에 경기 일정 잡음
- ㄹㅇㅋㅋ
- 생각보다 영향력 크던데
- 다른 나라에도 있음
"다른 나라에도요? 와, 신기하다. 난 왜 이런 세상을 모르고 살았지.... 큐브 뉴비 울어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점을 나 자신은 알고 있다.
나는 원래 이런 게임이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니까.
[튜토리얼을 진행하시겠습니까?]
나는 빠르게 아니오를 눌렀다.
대충 정보는 미리 알아봤으니까 튜토리얼은 필요가 없었다. 그냥 부딪히는 편이 낫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시청자들이 알려줄 테니까.
"오, 이게 첫 캐릭터 생성인가?"
- 튜토를 스킵하는 깡
- 근데 영전 튜토 필요는 없음
- 공부 좀 했네
- 진짜 개 기초만 알려주긴 하지
-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궁극기를 선택하라고, 리스트가 나타났다.
간략한 설명과 아이콘, 무기의 종류가 적혀있었다. 아, 맨 앞에 코스트도 적혀있네.
"궁극기랑 스킬 합쳐서 코스트는 100이 넘을 수 없는 거죠?"
- ㅖ
- 맞음
- ㅖㅔㅔ
- 딱 100 맞춰도 됨
- 그럼 고유 스킬은ㅋㅋㅋ
- 고유 스킬 코스트0 짜리도 있음
- ㄹㅇ?
- ㅇㅇ 정말 효과는 미미해지지만
"저, 미리 생각해 둔 셋팅 있어요. 이게 잘 될지는 모르겠는데."
- 포지션은 정함?
- 일단 처음엔 포지션이랑 캐릭은 하나로 연습하는게 좋지
- 근데 캐릭 오리지널로 만들면 성능 보장이 안됨
- 어지간하면 초보는 검증된 걸로....
"그렇긴 한데, 제가 또 스트리머잖아요. 티어가 낮아지더라도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캐릭터를 써야죠. 포지션은 정글러입니다."
- 바로 정글을 본다고?
- ㄷㄷ
- 맵 잘 꿰고 있어야 하는데
- 하다 보면 늘겠지
- ㄹㅇ얀별님도 겜잘스인데 생각이 있겠지
"칭찬은 고마운데, 과연 제가 겜잘스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그런 생각으로 보고 있으면곧 내가 할 행동에 충격받을 텐데. 오늘 오로지 재미만 보고 짜왔거든.
나는 대화를 하면서 계속 스크롤을 내렸다. 내가 생각해 둔 궁극기를 찾기 위해서였다.
"아, 찾았다."
[20/신검합일lv1
(쿨타임 80초)
10초 동안 일반 공격력과 마력량이 100% 상승한다.]
- ?????
- 저걸 고른다고?
- 정글에서 신검을?
- 신검은 왕도형인데
- 저거 만랩 아니면 구림
- 선생님??
"절 믿으세요. 암튼 믿어 보세요."
궁극기를 선택하자 이번에는 수많은 스킬들의 목록이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그걸 확인해보지도 않고 말했다.
"좋아 스킬 선택 완료."
말로만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완료 버튼을 눌렀다.
당연히 그대로 다음 단계인 고유 스킬 제작으로 넘어갔다.
스킬을 선택한 것이 없으니, 궁극기를 제외한 코스트 80을 전부 고유 스킬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 ????????
- 아니 왜 그래
- 얀별님 우리가 뭐 잘못했나요
- 이제 이런 똥겜 하자고 안할게
- 아니 누나 왜 그래
"아, 절 믿어보세요. 쿠파도 스킬 0개잖아요."
물론 그건 포카님이라 가능한 거지,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있는 방법이 얼마나 정신 나간 방법인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원래 게임은 못 하면 이상한 컨셉이라도 잡는 쪽이 재밌거든.
"스킬의 코스트를 더 높여보죠. 제한 설정, 킬 0 유지 시."
다시 불살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