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6화 〉5장 - 영원한 전쟁(3) (26/182)



〈 26화 〉5장 - 영원한 전쟁(3)

나는 검신에게 경험과 실력 모두가 밀린다. 특히 피지컬과 마지컬이 일반인 수준인 나에게는 압도적 스펙이 아니면 검신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 압도적인 스펙을 만들어 낼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었다.

- ?????
- 방금 검신 밀림???
화력 갑자기 쌔졌는데?
검신 당황했음ㅋㅋ
- 교주님ㄷㄷㄷ
뉴비가 검신과 1대1을 이기나?

"후우...."

솔직히 말해서 엄청 또라이 같은 발상이 이루어낸 쾌거였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궁극기 쿨타임을 최대한 줄이면, 0초가 아니다.

'아까는 -0.5초였고, 지금은 -1초지.'

즉, 궁극기가 끝나기 전에 궁극기를 다시 사용해서 중첩 가능한 시간을 만들  있다는거였다.

'어제 영상을 찾아보면서 최대한 줄이면 이게 가능하다는 걸 알고 해봤던 거였는데.'

지속형 궁극기는 궁극기를 켤 때부터 쿨타임이 계산되므로, 실제 쿨타임 수치가 궁극기 지속시간보다 짧으면 쿨타임이 마이너스가 될  있다.
궁극기 지속시간이 10초라면 표기 쿨타임이 9초면 실질적으로 -1초가 되는 식이다.
물론 내가 본 영상은 신검합일도 아니었고, 패치로 고쳐졌을 수도 있었으니까 모험으로 시도한 것이었다.

- 아 다시보기 보고 이해했다
- ?
- 그래서 뭔데
- ㅁㅇㅁㅇ
- 방금 궁극기 중첩시켰음
- ??????
- 그게 가능함?
- 전에 큐브온에서 봤음
- 근데 저걸 실전에서 써먹는 경우는 못 봄

하여튼 나는 그 겹치는 1초 동안은 lv5를 넘어서 사실상 lv6의 신검합일을 사용하는 셈이 된다.

"신검합일을 중첩한다는 발상은 좋아. 하지만 그게 언제인지 알고 있는데, 내가 또 당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맞는 이야기다. 특정 타이밍에만 강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겠지.
따라서 이걸 처음 선보일 때  타격을 입혔어야 했다.

'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하지만 나에게도 생각이 있었다. 정말로 처음 선보일 때만 강력한 한 수가 남아있었다.

"길고 짧은  대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죠. 천마신공 제1식! 광년!"

광년ㅋㅋㅋㅋㅋ
광년ㅇㅈㄹㅋㅋㅋㅋ
교주님ㅋㅋㅋㅋ
- 이걸 드립각을 보고 있었네
- 아 방심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이 나갔네."

그걸 이제 알았네.
원래 제정신으로는 방송 같은 걸  한다.  정도는 사발로 들이킬 줄 알아야 하는 게 방송의기본 아니겠는가.
수치심이라는 감정 자체도 팔아먹는 게 인터넷 방송인데.

'그리고 그게 재밌는 거지'

이번에는 이미지하는 것이 아까와는 조금 다르다.
최대한 힘을 저장하고, 멀리까지 유지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원하는 목표로 유도까지 되도록 암시한다.

"어!?"

AI검신은 내가 당연히 그 공격으로 자신에게 덤벼올 것으로 생각했겠지.
하지만 이번에 내가 노린 것은 그가 아니라 적의 방어기지다.

'방금 우리 팀 미니언이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것을 확인했거든.'

[적 방어기지가 파괴되었습니다.]
[아군 미니언이 강화됩니다.]
[아군 전체가 강화됩니다.]

"중요한 기회를 이렇게  줄은 몰랐죠?"
"그건 그렇네. 하지만  공격 때문에 남은 시간 동안 위험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조급해 보였다.
그도 알고 있다. 방금 그것이 그의 크나큰 실책이라는 것을.
본래라면 좋은 지적은 맞다. 내가 방금의 1초 동안 그를 압박하지 못하면, 내가 죽을 가능성이 크니까.

[아군 방어기지가 재생성 됩니다.]

이것만 아니라면 그랬을 것이다.

"제가 뉴비라도  건 알아요. 방금 방어기지리젠 시간이 되었잖아요. 버프 끊어졌죠?"
"솔직하게 칭찬해야겠어. 확실히 내가 방심했네."

- 퍄퍄
- 거의 천상계 싸움인데
- 천마! 천마!
- ???:  브론즈 각인데
- ㅋㅋㅋㅋㅋㅋㅋㅋ
- 이러면서 맨날 자기가 재능이 없대

"하지만, 조금 오만해."

 순간 주변의 공기가 뒤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바뀐 것은 공기가 아니라....

'마력?'

나는 압박감에 잠시 표정을 찌푸렸다. 설마 이게 마력의 흐름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야?
그리고 그 뒤에 검신의 검에 나타난 이펙트는 아까부터 보아왔던 궁극기로 보였다.
하지만 아까 발동할 때와는 느껴지는 밀도 자체가 달랐다.

'느낌이 좋지 않은데'

확실한 것은 평소처럼 대응하면 바로 즉사할 것이라는 정도였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다. 피한다면 가까스로 살려낸 방어기지가 다시부서질 테니까.
운이 나쁘면 남은 여파로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최종기지가 부서질 가능성까지 있었다.

'상상력을 제한시키지 마.'

얼마 전에 포카님에게 들은 이야기였다. 마법은 마력만 충분하다면 무엇이라도 할  있다는 말.
그렇다면 쿨타임도 줄일 수도 있을까. 단 1초라도 좋아.

'집중해. 집중'

쿨타임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파지직거리더니, 대량의 마력이 사라지며 숫자가 바뀌었다.

"하압!"

중첩 궁극기를 1초 미리 발동시킨 덕에 궁극기의 중첩을 필요한 때에 만들어   있었다.

"확실히, 재밌는 사람이라니까."

아까 공격에 성공했던 자신감이 더 집중력을 높여준다.
저까짓 공격을 막아내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그리고 그걸 넘어서...."

마력을 소모한 본체를 베어낸다. 잘 상상되지 않는 광경을 머릿속에 억지로 때려 박는다.

'충분히 할  있어'

이미지 한다. 이미지 한다. 베어낸다.
그 간단한 생각을 그저 암기 과목을 공부하듯 머릿속에 때려 박는다.

"천마신공 제2식, 베기!"

베어낸다.


 ☆ ☆ ☆ ☆ ☆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귀에서 삐이거리는 이명이 들리고 있었다. 아 어지러워.
아까는 반쯤 정신을 놓고 대응한 같은데. 방금 교전은 어떻게 된 거지?

[ZN_prayer(정글)님이 사망했습니다.]

결국은 졌구나. 하긴 좀 무리긴 했지. 아무리  지랄을  해도 뉴비가 그런 괴물을 이길 수 있겠어?

[적 컴퓨터J(정글)님이 사망했습니다.]

"어?"

나는 바보 같은 소리를 내고 나서야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설마 자폭하는 데 성공했다고?

[고유스킬 '천마신공'이 비활성화됩니다.]

- 주모!!!!
-방금 진짜 뭐임ㄷㄷ
- 와ㅁㅊ
- 명장면 떴다
- 교주님ㅠㅠ
- 그녀는 신이야
- ?????

설마 해서 맵을 터치하려는 순간, 자동으로 카메라 시점이 이동하더니 적 최종기지를 보여줬다.

"이거 설마?"

내가 검신을 묶어두고 싸우는 도중에, 아군들은 AI들을 밀어버리고 착실하게 승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검신과 자폭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확실한 여유시간이 생겼고....

[승리]

그 시간은 아군이 적의 최종기지를 파괴하기에는 충분했다.

"이긴 거야 지금?"

- 와
- 소름 돋았네
- 어캐 이겼누
- 나 방금 정신차림 뭐야
- ?뭐야 왜 이김
- 체험 모드하는데 순간 정신 잃음
- 뭐야 이거  이겼어
- ???????

[미션: 성불(1)을 완수했습니다. 보상은 다음 정산에 지급됩니다.]

['후원빌런'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와 진짜 개 미쳤다. 와! 천마!

"진짜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솔직히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다시보기'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스위치 클립)

「천마신공 제2식, 베기!」

솔직히 화면도 이펙트 때문에 잘 분간이 되지 않았다.
다만 상대의 궁극기를 넘어서서, 검날이 끝까지 회전했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면서 근처에 있는 우리  방어기지까지 녹아버렸다.

- 중2병 대사도 실력이 붙으면 간지가 되네
- 와 영화도 아니고 이게 뭐야
- 걸어다니는 영화관 '천마'
영화관ㅋㅋㅋㅋ
- 아아 이건 '베기'라는 것이다
- 암튼 베기임
- 폭탄 이름이 베기인가요

"허어, 실감이 안 나네. 아직도 막 소름이 돋는데."

['융구리당당융당당'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관람료입니다. 5천원 보냈는데, 눈이 멀어서 잘 모르겠네요. 맞게 보냈나요?

"아니요 500원이에요. 4500원 더 주세요."

아직 장난칠 정신머리는 있는 모양이다. 그렇긴 해도 역시 머리가 상황을  따라가겠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성ㅋㅋㅋㅋㅋ
- 500원은 후원 안되잖아ㅋㅋㅋ
- 개웃기네ㅋㅋㅋㅋㅋ
- 500원ㅋㅋㅋㅋㅋ

"장난이에요. 융당당님 5만원 감사합니다. 후원빌런님도 미션비 10만원 고마워요.“

그 뒤로도 관람료라면서 후원이 더 들어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실감에서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그분이 진짜 검신인지도 모르겠고, 봐준 것도 많았고.... 암튼 생각이 복잡하네요."

- 본인이 아니면 검신 본딴 AI겠지.
그렇다고 해도 실력은 진짜던데
ㅇㅇ 평소 검신 스타일도 그대로였고
- 저 주현이 애청자였는데, 자부심 가지셔도 됨
- 우리가 보는 눈은 좋지ㅋㅋ
- 하는건?
<삭제된 채팅입니다.>

"하여튼 감사합니다.와 막 어지럽네. 다음 판은 조금 쉬고 해야겠는데."

- 다음은 일반전?
- 방금 한거 보니까 괜찮겠는데
각이다ㄱㄱ
- 흠....
일단 해보는거지ㅇㅇ
최상급보다 어려운걸 해냈는데ㅋㅋ
- ㄱㄷㄱ

방금 그건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준 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도 지금 일반전을 하면 뉴비들끼리 매칭이 될 테니 그럭저럭 잘할 것 같다는 자신감은 생겼다.
일반전도 비슷한 수준으로 매칭되도록 MMR이 설정되어 있을 테니까.

"오케이 콜. 다음은 일반전. 근데 일반전도  없죠?"

없는데
- 밴은 랭킹전만
지정게임 대회옵션이나 랭전만 있음
- 일반전은 없어요
- 아 유니크 아이템 때문에?
- 그래서 일반전만 하는 사람도 있음
- 없어요

내 기억이 맞네. 확실히 일반전을 해보고 싶긴 했다.
방금 플레이로 인해서 궁쿨감 셋팅을 막지만 않으면  자신이 생겼으니까.

['해설진'님이 2,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스위치 클립)

「게임 하는데 뭔 영상 후원이야. 무조건 보라고?」
「어? 와 저거 마력을 어떻게 마련했냐.」
「정말 무식하게 개념 하나를 극도로 강화하는 거야. 내가 항상 말하잖아 마법의 기본이 저거야 저거.」
「하얀별님 이제 마법  쓰시네.」

날아온 것은  자폭 클립을 보며 포카님이 해설하시는 내용이었다. 저걸 벌써 보냈네.

좀?
- 이게 기본이라고?
자살각 날카롭다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네ㅋㅋㅋㅋ
- 포카 너무하네
- ㅋㅋㅋㅋㅋㅋㅋㅋ
- 아아, 이건 기본이라는 것이지

"와 마법으로 포카님한테 칭찬받았다."

저런 별것 아닌 칭찬도 마법에 관해서는 인색하다고 들었는데.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아, 게임해야지 게임."

[일반전(1인) 매칭을 준비합니다.]
[포지션 1. 정글 2. 없음 3. 없음]

"이제 매칭 잡을게요? 어라 타로결과님 감사합니다."

['타로결과'님이 2,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스위치 클립)

「어, 뭐야 영전 클립이야? 요즘 영전 재밌던데.」
「어?」
「.......」

클립의 주인공은 캠방을 하고 있던 수증기님이었다.
보고 있는 클립은 내가 아까 AI검신과 처음 대면할 때의 상황이었다.

- 뭐야 울지마ㅜㅜ
- 아 교주님이 울렸네
- ㅠㅠㅠㅠ
- 얀별님 해명해
- 해.명.해.

"아니  해명해요. 제가 울린 거 아니거든요? 제 클립이 울린 건 맞지만."

역시 수증기님이 타로 방송에서 물어본 건 검신에 대한 것들이려나?

"어라. 잠깐만 이러면 게임이 문제가 아니잖아?"

그래서 매칭을 취소하려는 순간 이펙트가 터져 나오면서 매칭이 완료되었다.
아니 타이밍 실화냐?

[게임을 준비합니다. 성흔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매칭이 완료되었는데 탈주하기도 좀 그러했다.
 게임도 탈주 패널티가 있어서 나가면 계정에 악영향이 생기니까.
잡혔으니까 일단 이번 게임까지는 해야겠다. 그 뒤에 연락해봐야지.

"후, 일단은 할게요."

그냥 게임을 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매칭에 잡힌 유저 리스트를 읽어보다가  당황했다.

"어 뭐야, 이거 찐이야?"

[포카버터칩(바텀)]

적 목록에서 익숙한 닉네임이 보이는 것 같은데.착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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