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8화 〉5장 - 영원한 전쟁(5) (28/182)



〈 28화 〉5장 - 영원한 전쟁(5)

"어, 어?"
"음, 미안해요. 사실 원래라면 제가 졌을 거예요. 미리 영상 후원으로 봐서 대응한 거거든요."

순간 뇌정지가 왔다. 쿨타임이 1초 남아있을 리가 없는데?

- ????
- 방금 뭐임
- 아까 쿨타임 0초 되자마자 다시1초 되던데
- 나 마법 이펙트 봄
- 아 마법으로 고쳐썼구나
- 중2병 물리치료ㄷㄷ

"쿨타임을 마이너스로 만들어서강해지는 거라는  알고 있다면, 반대로 쿨타임을 늘리면 되거든요."

나는 그제야, 포카님이 무엇을 했는지 알아차렸다.
내가 아까 쿨타임을 줄여서 궁극기를 당겼듯이, 반대로 포카님은 내 쿨타임을 늘려서  꼼수를 막은 것이다.
포카님은 이 정도는 별것아니라는 듯이 말했지만, 아까 실제로 해본 경험이 있는 나는 그것이 굉장히 어려움을 알고 있었다.

"그런 방식이면, 저도 쿨타임을 늘릴 수 있어요."

하지만, 나와 포카님이 마력을 사용하는 효율 자체가 다르다.
내가 마법을 써서 줄인 만큼은 포카님이 마법을 써서 늘릴 수 있고, 이는 최종적으로 내가 마력을 보충하지 못하는 결말로 나아갔다.
결국 이것 때문에 아슬아슬 버티던 전투의 균형이 무너져서 허무하게 사망했다.

[ZN_prayer(정글)님이 사망했습니다.]

유일하게 포카님을 막던 내가 죽고 나서, 우리 팀은 빠른 속도로 정리당했다.
당연하게도 그 뒤의 게임 주도권은 완전히 넘어가게 되었다.

[패배]

"와 진짜 괜히 마왕이 아니네. 나 아까 소름 돋았어."

이제까지는 말만 마왕이지, 포카님이랑 붙어본 적이 없으니까 잘 몰랐다.
진짜로 괜히 마왕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었구나.

- 충분히 잘했음
포카만 아니었으면 방금 매칭 수준에서 이겼겠네
진짜 오늘 방송 ㄹㄱㄷ
- 검신에 마왕에ㅋㅋ
- 지금 얀별님 엄청 피곤해 보임
- 이제 그만해야할듯
쉬죠ㅇㅇ
- ㄹㅇ2판에 영혼을 갈았네

"그래야  것 같아요."

게임을 종료하려는데, 내가 종료를 하는 것보다 빨리 메시지창 하나가 나타났다.

[긴급 점검 안내문]
[항상 영원한 전쟁을 사랑해주시는 유저 여러분 감사합니다.
현재 AI전투에서 테스트 중이던 신규AI가 등장하는 의도치 못한 현상이 발생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점검을 시행합니다.]

아까 내가  검신 때문에 긴급 점검을 한다는  같았다,
그리고  이외에도, 이번 패치에서 지속시간이 존재하는 궁극기가 중복하여 적용되는 문제를 수정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골든에이지 이것들, 그냥 날 저격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사고란 사고는 다 쳤네
직원들: 하얀별
- 궁극기 쿨타임은 버그로 생각했나 보네
- 아 근데 진짜 오늘 방송 재밌었다
- 영전 첫 날에 레기드를 찍을 줄이야

잠시 진정이  후에야, 게임이 끝나면 수증기님에게 연락하기로 생각했던 것이 떠올랐다.

"저 잠시 수증기님에게 전화 좀 해볼게요?"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걸었지만 수증기님은 받지 않았다. 방송도 끄셨던데. 괜찮은 거겠지?

['수증기'님이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어? 다시 방송 켜셨는데? 좋아 호스팅을 갑시다.  그래도 저 피곤해서  못할  같았는데."

- 존명
- ㅈㅁ
- ㅈㅁ
오뱅알~
- 내일 봐요
- 별바

"아, 진짜.... 그래 내가 울었다! 울었다고! 어쩔 건데!"

['하얀별'님이 1198명을 호스팅 했습니다.]

내가 보낸 호스팅의 알람이 나오자, 눈에 띄게 당황한 수증기님이 손을 휘적휘적거렸다.

"어? 아니 잠시만요! 아니,  지금 호스팅을 오는 거야?"

- 난하~
- 우리 여왕님 뚝
별하ㅋㅋ
- 이 타이밍에 오네
- 노린 것 같은 타이밍ㅋㅋ
- 난하난하

대충 수증기님 방송을 살피다가,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큐브 밖으로 나왔다.

'맞다, 풀다이브였지.'

몸에 남아있는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내고는 잠옷만 걸친 채 침대로 직행했다.

"그렇게 긴 시간 방송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엄청 피곤하네."

당연히 아예 씻고 자는 편이 건강에는 좋겠지만, 지금 너무 피곤해서 샤워할 기운이 없었다.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정산을 시작합니다.]
[방송으로 3시간이 추가됩니다.]
[팔로워 보상으로 77시간(773명)이 추가됩니다.]

"아, 아까 미션 보상을 정산할 때 준다고 했었지?"

[미션: 성불(1)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리트라이 입장 티켓(1/3)을 획득합니다.]
[특성: 상담 에프터 서비스(S)를 획득합니다.]

[리트라이 입장 티켓(1/3)
리트라이에 입장하게 해주는 티켓의 조각. 현재 3분의 1만큼을 가지고 있다.]

"리트라이라."

이름만 들어보면, 재도전이라는 뜻이다.
다만 굳이 저렇게 발음대로 적어 놓은 것을 보면, 고유한 이름으로 쓰이는 것이겠지.
대체 이게 뭔지 모르겠네. 아까  AI검신이랑 관련이 있는 건가?

"일단은 이걸 모으라는 것 같은데."

문제는 지금 이것과 관련된 정보가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정보라면, 내가 받은 미션 이름이 성불(1)이었다는 점.

'번호가 붙어있다는 건 동명의 다른 미션이 있다는 이야기야.'

즉, 오늘과 비슷한 형태로 다음 미션이 이루어진다는 소리였다.
그럼 또 어디선가 검신의 AI와 만나야 하나? 아니면 뭔가 특별한 다른 AI?

"그럼 게임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또 영전일 수도 있지만, 영전의 경우 해당 현상을 오늘 해결했다고 했다.
그럼 다른 게임에서 만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상담 에프터 서비스(S)
상담을 일정 수준 이상의 진행한 이들이 영구적으로 목록에 등록됩니다.
목록에 등록된 대상이 현재 느끼는 나쁜 감정이나 거짓말 등을 알아차릴  있게 됩니다.]

"다음은 새로운 특성인데. 등급이 S네?"

심지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특성이랑 다르게 초능력에 가까운 설명으로 되어있었다.

[대상: '한승우'가 특성: '상담 에프터 서비스(S)'의 목록에 등록됩니다.]

"엥?"

수증기님이 저기에 갑자기 왜 등록되지? 설마 저번에 타로 방송을 같이해서?

'확실히 타로가 상담의 일종으로 쓰이긴 하지.'

저 특성에 설명된 일정 수준 이상의 상담이, 저번 수증기님과의 합방으로 인해서 조건이 만족한 상태였나 보다.
별생각 없이 수증기님의 방송화면으로 눈을 돌렸는데, 수증기님 머리 위에 본명인 한승우가 흰색으로 둥둥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식으로 동작하는 거구나.'

저 이름의 색에 따라 현재 수증기님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으,  하여튼 하얀별님 호스팅 감사합니다. 난하...."
- 저희  시청자가 수증기님을 울렸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내가 적은 채팅을 본 우리 방 시청자들이 채팅창에서 우르르 갈고리를 날리기 시작했다.

?
???
- 이걸 책임 회피하네
- 교주님이 울렸잖아요
- 이걸?
-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에요. 그냥 제가 그냥 제가 울음이 터져서.... 공지보고 다시 괜찮아져서 다시 방송 켰어요."

그가 괜찮다고 말하는 순간 이름의 색이 옅게 노란색으로 변했다.
노란색은 거짓말을 뜻하는 색이었다. 아직도 조금 상태가 나쁘신가 보네.

- 너무 무리하지 말고 쉬셔도 되는데.
"괜찮아요. 다들 제 방송 기다려줬는데 그렇게 끝내기는 아쉬워서요."

이건 또 거짓말이 아니었다. 성녀가 따로 없구만.

- 검신AI라는걸 만들다니
- 아까는 울면서 방송꺼서 개놀람
- ㅋㅋㅋㅋㅋ
- 진짜 서럽게 울더라
- ㄹㅇ다시보기 왜 지움
- 소장해야 했는데

"뭔 소장이야 소장은.... 암튼 하얀별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오늘 시청자 많으셨나 봐요?"
- 아무래도 오늘 방송에 이상한 일이 많아서 좌표 찍혔나 봐요.

원래 시작할 때만 해도 평소와 같았는데, AI검신이 등장할 때부터 점점 시청자가 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이라이트'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스위치 클립)

「천마신공 제 1식! 광년!」

그게 갑자기  나와. 클립을 보는 순간 황당한 마음에 채팅을 쳤다.

- 아니 저게  하이라이트야
"광년? 푸읍, 아니 뭐야 저거. 크흡...."

조금 억울했다. 오늘 다른 괜찮은 장면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래도  클립을 보고 기분이 풀린 수증기님을 보니까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 광년ㅋㅋㅋㅋㅋ
- 아 저거ㅋㅋㅋ
- 하이라이트ㅇㅈ
- ㄹㅇㅋㅋ
- ㄹㅇㅋㅋ

"하여튼 하얀별님 오늘 방송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이제 정신 차렸으니까 방송할게요. 나중에 연락할게요."
- 넵, 들어가겠습니다. 증바~
"별바~"

수증기님의 방송까지 끈 뒤에는 침대에 누워서 일만 시간의 법칙 시스템을 다시 확인했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있는 특성이라."

확실히 특성이 이런 능력들이라면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조금 생겨났다.

"하나만 뽑아봐?"

최근에 방송을 통해서 모인 '시간'이 월마다 나가는 양보다 많았기 때문에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상점에서 '특성뽑기'를 1,000시간으로 구매하시겠습니까?]

"확실히 여유가 있으면 랜덤 뽑기는 못 참긴 하지."

물론 항상 이러다가 패가망신 한다지만, 그래도 뽑기로 나오는 특성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흐릿한 존재감(B)
자기 자신의 존재감 자체가 흐려져 인식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 특성은 의지에 상관 없이 상시 발동합니다.]

"뭐야, 잠깐만."

일반적으로 판타지에서 암살자 계열이 가지면 굉장히 좋아 보이는 능력이었다.
문제는 나는  존재감을 과시해야만 하는 방송인이라는 점과  능력에 온오프 기능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거 어느 정도지?"

혹시나 해서 거울을 보니까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굉장히 내가 흐릿해 보이는  같았다.

"뭐지, 일부러 자세하게 보면 괜찮은데?"

하지만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면 나보다는 배경에 더 시선이 가는 느낌이었다.

'이건 진짜 안 좋은데.'

슬슬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상점을 다시 살펴봤다.

[시간 상점
특성 뽑기: 1,000시간
특성 제거: 1,000시간
고급 특성 뽑기: 10,000시간
세계개변: 1,000,000시간]

"아니, 무슨 특성 제거가 이렇게 비싸?"

그렇다고 저런 사실상 패널티인 특성을 달고 방송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상점에서 '특성 제거'를 1,000시간으로 구매하시겠습니까?]
[특성: '흐릿한 존재감(B)'이 사라집니다.]

"아, 미친. 시간만 날렸네."

원래 랜덤 뽑기라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고  것이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당할 때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하나만 더?"

슬슬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까지는  커버할 수 있는 양을 가지고 있었다.

[상점에서 '특성 뽑기'를 1,000시간으로 구매하시겠습니까?]

"가자!"

[마지막 의지(B)
굉장히 집중하였을 때, 몸이 한계에 도달하더라도 조금  견딜 수 있게 해줍니다.
다만 무리한 만큼 몸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건 좋네."

방송을 하다 보면 욕심을 부려서 더 진행하고 싶은 경우가 생기니까.
물론 오히려 몸을 망치는 일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은 해야겠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는 능력이었다.

"하나 건졌네."

일단 이번에는 괜찮게 마무리된 느낌이었다. 물론 나중에 이걸 다시 건드리는 것은 많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시간만 쓰고 얻는 것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뽑은 것이 전부 B급인 것을 보면, 고급 특성 뽑기를 해야 높은 등급을 노리기 수월할  같았다.

'이렇게 보니까 뽑기로 S급을 획득하는 건 까마득하게 느껴지네.'

솔직히 아까는 미션으로 받아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고급 특성 뽑기에 1만 시간씩 때려 박을 생각을 하니까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건 나중에 좀 넉넉해지면 다시 고민해봐야겠다."

어차피 지금은 이번에 사용한 분량의 시간을 복구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니까.

"어우, 피곤한데 잠이나 자자."

나는 일만 시간의 법칙 시스템의 창들을 모두 꺼버리고는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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