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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화 〉9장 - 너의 마력이 보여(2) (48/182)



〈 48화 〉9장 - 너의 마력이 보여(2)

- ㅗㅜㅑ
- ?
ㅋㅋㅋㅋㅋㅋㅋ
- 아니ㅋㅋㅋㅋ
- 미친ㅋㅋㅋ
- ???

"그럼 하얀별님이 수네요. 아, 아니에요.  알아들으셨으면 괜찮아요."

그 공을 말하는 거였어?
저건 무시하자 무시.

"음, 크흠. 우리 선택 장애 오니까 일단 랜덤으로 고르죠."
"아인이랑 릴리스. 이렇게 둘이 주인공의 이름이네요."

사다리에서 남자주인공이 걸린 내가 아인으로, 여자주인공이 걸린 설화님이 릴리스를 플레이하기로 했다.

"칫, 하얀별님이 공이네."
"이거 상대 플레이는 보면 재미없다고 했던가?"

나는 애써 설화님의 드립을 무시하면서, 게임에 관한 이야기로 말을 돌렸다.

ㅇㅇ
- 다른 시점 보면 너무 치트라
- 이게 아인이 걸리네
- 아ㅋㅋㅋㅋㅋ
- 설화가 릴리스ㅋㅋㅋㅋ
- 조졌는데
- 뭐야 뭔데
- 이악물고 무시하네ㅋㅋ

"뭘 조졌는데. 왜 너네만 아는 이야기해. 이 씹덕들아."

워낙 채팅방에 블러핑이 많으니까, 정말로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니면 이유 없이 저러는 건지를 모르겠네.

"어, 시작한다."

갑자기 시야가  바뀌더니, 처음 보는 사람의 앞에 앉아있는 상태였다.
아무 설명도 없이 이렇게 시작하는 거야?

'이 불친절함, 오랜만이네.'

이거 꽤 최신게임이라고 하지 않았나?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로 불친절한데.

「아인 너도 알고 있을 거다. 솔직히  랭킹도 랭킹이지만, 사실상 회색 취급인 지금으로는 가망은 없다는 걸.」
「잘 모르겠어요. 사실 뭘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것이 아니니까요.」
「아마 이런 흐름이면 다음 학기부터는 장학금이 사라질 거다. 슬슬 너도 결단을 내려야 할 때야.」
「알고 있어요.」

"장학금? 여기 학교인가 본데? 예상하기로는 마법 학교 같네요."

이 게임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마법이었으니까, 아마도 그런 설정이겠지.
그리고 장학금이 사라진다는 건, 대부분 주인공이 자퇴 위기인 경우가 많다.

'그냥 페이크 떡밥일 수도 있긴 하지만, 어지간해선 주인공이 학비를 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거겠지.'

「여기는 제국의 직할 아카데미라, 실력과 재능이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으니까.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구나.」
「교수님.제가 이 하늘색의 의미를 찾는다면, 달라질까요?」

아인이 그렇게 말한 순간, 주변의 시간이 느려진 것처럼 보이면서 몸의 제어권이 돌아왔다.
이 타이밍에 컷씬이 끝났다고?

[간단한 마법을 발동해보세요.]

"아 튜토리얼도 겸한 거였네? 음, 심플하게 빛 비추는 마법 정도 써봐야겠다."

대충 느껴지는 마력도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니었다.
어차피 고난이도의 마법을 사용하기에는 무조건 마력이 부족하겠네.

"어?"

그래서 평소처럼 마법을 사용하는데, 그 마법의 발동을 위해 빠져나가는 마력이 지나가는 곳을 따라서 하늘색 입자들이 반짝거리며 나타났다.

"이거 뭐지? 예쁘다."

그리고 마법이 발동하면서 마력이 사라지자, 그 하늘색 입자들도 조금씩 흐려지더니 이윽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 마법이 이렇게 예쁜거였어?
- 와ㄷㄷㄷ
- 이건 다시 봐도 좋다
- ㅗㅜㅑ
- 디자인 진짜 잘했다
마력 가시화 시키는 게임 중에서 탑인데?
- ㄷㄷㄷㄷㄷㄷ

"원래 이렇게 마력 보이게 만드는 게임이 더 있어요?뭐야, 신기하다."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니지만, 나는 이런 게임을 처음 보는 터라 신기하게 느껴졌다.
물론 디자인이 잘 뽑힌 것도 한몫하겠지만.

「틀린 말은 아니구나.」
「하지만 그만두어라. 결국 제국의 솜씨 좋다는 선배들도 비밀을 풀지 못했어.」

아인은 그런 담당 교수의 말에 고개를 떨어뜨리고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문이 닫히기 직전, 교수가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런 사례가 한 번에 두 건이라니. 정말 아쉬운 일이야.」

"무슨 개 풀 뜯어 먹는상황일까?"

주인공이 터덜터덜 걸어가는 동안, 나는 이제까지 나온 대사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대충 정리하면 이렇게 되려나?

"일단 주인공이 쓰는 하늘색 마력이 특별한  알았지만, 결국 비밀을 풀지 못해서 쓰레기였다는 건가?"

이 게임에서 마력이 눈에 보이는 것도 그렇고, 색이 언급되는 것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게임의 세계관에서 마력의 색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보였다.

"그래서 이제 장학금은 못 준다. 이걸 되게 강조하는  보면, 학비를 낼 돈이 없어서 사실상 자퇴 위기일 가능성이 높죠."

결국은 장학금이 취소되지 않도록, 이 하늘색 마나의 비밀을 풀어야 한다.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강해져서 재능을 보이는 것도 가능할 수 있겠지.

- 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제발ㅋㅋㅋㅋ
- 처-참
- ??
- 뭐야 뭔데
- 설화야!!
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채팅방 곱창 났어. 설화님에게 무슨 일 있어요? 나는 상황을 보지 못하니까 답답하네."

 모르겠지만 설화님이 잘못한  같긴 하다.
아마도 저렇게 시청자들이 답답해하는 것을 보면, 설화님도 마법을 써야하는 상황이  모양이다.

'그래도 간단한 마법 발현은 어렵지 않을 텐데?'

혹시 양쪽이 진행하는 이야기의 스토리 라인이 달라서 그런가?
저쪽은 벌써 어려운 내용을 진행하는....

"아, 깜짝이야."

누군가가 아인이랑 부딪히면서 전개가 시작했다.
거의 어깨로 나를 때리는 것 같은 감각이 들어서 깜짝 놀랐다.

「뭐야? 재능이 엄청날 거라고 다들 모셔주더니, 이젠 흑색따리가 된 녀석 아니야?」
「그런데? 볼 일 있어?」

- ㄷㄷㄷㄷㄷㄷ
- 이걸 어깨 빵을 치네
- 교주님 죽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르엔ㅋㅋㅋ
- 우리의 웃음벨좌ㅋㅋ

「아니, 신성한 학교의 복도에서 쓰레기통이 걸어 다니기에 말이야. 조금 당황했거든.」
「그래, 수고해라.」

거기서 반박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치려는 아인의 모습에, 아르엔은 그 모습이 황당했는지 가만히 서서 눈을 끔뻑였다.
내가 봐도 병신에게 먹이 금지를 굉장히 잘 실천하는 주인공 같았다.
이걸 참아?

"주인공  놀랍다.  진짜로 그대로 걸어가네? 미쳤다."

이건 좀 매력 터지네.
저 외모에서 내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캐릭터 자체는 꽤 재밌었다.

「야, 이 새끼야. 거기서는 화를 내야지 인마!」
「......? 왜?」

"미치겠다. 진짜 골 때리네."

거기서 그렇게 산뜻하게 왜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하지?
왜 나는 주인공보다 악역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고 있는 거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것이 아인이다ㅋㅋ
- 때린 사람이 설명하네
- 아니 ㅁㅊㅋㅋㅋㅋㅋ
- ㄴㅇㄱ
- 루냐도 아니고ㅋㅋ
-  드디어
왜?ㅋㅋㅋㅋㅋㅋㅋ

「후, 아니다. 다음 랭킹 전에 보자.」
「그래. 열심히 해.」

아르엔은 질린 표정으로 주인공의 곁에서 멀어졌다.
솔직히 이걸 계속 괴롭힐 바에는 다른 유익한 행위를 찾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모양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판단이 매우 현명한 것 같았다.

"어 식당으로 가는 건가?  게임도 먹방이야?"

- 저기 교주님?
- ㅋㅋㅋㅋㅋㅋㅋㅋ
- 그저 먹방ㅋㅋ
- 이 게임에 먹는 것 나오나?
- 나오긴 하는데
- 아 기억났다
나라면 안먹는다ㅋㅋ

"왜요? 음식이 엄청 맛없나?"

[아인, 1학년 F랭크]

식당에 들어가자, 아인이 손을 내밀어서 학생임을 인증했다.
학년이랑 랭크까지 나오는 형태로 되어있네. 그나저나 F랭크?

'아마 내가 생각하는 그 F랭크가 맞겠지?'

일반적으로 F는 최하위를 의미하는 알파벳으로 자주 쓰이니까.
이유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Fail의 첫 글자가 F라서 그런 거였나?

"아 십, 우욱"

그런데 반쯤 자동화가 이루어진 식당에서, F랭크용 식사라고 나온 것은 아무리 봐도 아무거나 쑤셔 넣고 끓인 짬통밥이었다.
한국인은 그런 비주얼의 음식에 강하다지만,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음식들이 그런 식으로 섞여 있으니,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역겹게 느껴졌다.

"무리. 절대 못 먹지."

아까 채팅방에서  먹는다고 했던 말은 이 뜻이었구나.
진짜 이 학교 너무 미친  같은데? F급은 이런 걸 먹고 살아가야 한단 말이야?

['하얗고 싶은 검은별'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다 먹으면 5만원

"꺼지세요. 아무리 돈을 줘도 저딴  안 먹어."

아니 지금 채팅방도 우웩으로도배되고 있잖아.
진지하게 내가 저거 먹으면 체험모드로 보고 있던 사람들 다  언팔하고 나간다니까..
절대로 내가 겁나서 먹지 않는 것이 아니다.

['시련발아'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10만원 추가

"법규, 법규."

나는 식탁에 음식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끔찍한 것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자마자 손을 꺼내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저건 진짜 아니야. 한 100만원 미션이면 모를까.

['얀별리고'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90만

"뭐? 미쳤어?"

아니 진짜 여기다가 90만원을  걸어.
솔직히 100만원이 넘으니까 양해를 구하고 억지로 먹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 ???
- 네?
- 선생님?
- 90???
- 총 105?
- 이건 해야지

그런 논란이 시작되고 있을 때, 연달아서  후원이 분위기를 박살 냈다.

['얀별리고'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루니

"야 이 나쁜 놈아. 그래, 90만원을 누가저기에 걸어."

루니는 심플월드에서 사용하는 게임 재화다.
90만 루니면 현금으로 천원도 안 되는 배율로 환전할 수 있을 텐데?
내가 저번에 본 이후로 시세가 바뀌지 않았으면 그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부터 뭐해야 해? 이걸 먹어야 스토리가 진행되는  당연히 아니지?"

다는 아니어도 한 입을 떠서 입에 넣어야 다음 이야기가 진행된다거나....
그리고 그런 굉장히 영양가 없는 고민은 금방 마무리될  있었다.

"뭐야."

식당 한복판에서 벽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컷씬의 일부인지 몸이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소란이 일어난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콜록, 콜록.」
「확실히 실력은 좋지만. 결국 그것뿐이야. F랭크로 강등당한 이상, 그 위치를 지켜라. 쓰레기.」

- ?
- 실력이 좋다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헛소리 오지네
- ????
- 게임 오류 났네
방금 그 공격에 맞은 듯, 옷 일부가 찢어진 상태로 넘어져 있는 여자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가 불타오르는 눈으로 반대편에 서있는 여성을 노려보고 있었다.

"설마, 저 여자아이 캐릭터가 설화님인가요? 릴리스? 너무 잘 어울리는데?"

사실 알고 물어본 것이었다.
캐릭터 위에 설화님의 이름이 보이니까 모를 수가 없지.

- ㅔ
- 맞와용
- ㅋㅋㅋㅋㅋㅋ
로리가 로리캐를 조작하다니
- 아ㅋㅋㅋㅋㅋㅋ
생각도 못하고 있었네
-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럼
- ㄹㅇㅋㅋ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이상함을 눈치챘다.]

"오,  게임 독백도 있었네?"

아까까지 계속 불친절하게 스토리가 이어져서 가능성을 닫아두고 있었는데.
이러면 좀 중요한 부분은 이해하기 편하지.
그리고 독백에 신경을 쓰고 있는 도중에, 시야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릴리스라는 캐릭터 근처에서 분홍색 마력 입자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신의 마력을 보여주는 마력 스펙트럼, 그것은  정도를 제외하면 남은 절대로  수가 없다.]
[마력 스펙트럼은 오로지 자신의 것만  수 있으니까.]

"흠, 하긴  수 있으면 아까 다른 캐릭터들이 가끔 마법 비슷한 행동을 할 때마다 보였어야 했지."

그런데 보이지 않았다는 건 이런 설정이 있었기 때문이었구나.
하지만 지금은 그 설정이 무너지는 상황이고?

[이건, 내 인생에 있어서 처음으로 겪는 상식의 파괴였다.]

「너, 너는....」
「뭐야, 쓰레기가 하나 늘었네? 남자답게 그 쓰레기를 감싸기도 하려고?」

아인은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무시하고, 릴리스의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무-시
아인좌ㅋㅋㅋㅋ
- 상대를 가리지 않네
- 표정ㅋㅋㅋㅋ
- 진짜 아예 관심이 없어
- 졸라 웃기네ㅋㅋㅋㅋ

그리고 자신의 시야를 가린 것이 짜증 났는지 소녀의 날카로운 시선은 아인에게로 옮겨갔다.
와 근데 진짜 캐릭터 예쁘긴 하다.

「어쭙잖은 오지랖은 그만둬.」
「너, 혹시 마력 스펙트럼이 분홍색이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아인은 무엇인가에 홀린 것처럼 바닥에 쓰러져있는 릴리스를 일으키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아인의 손이 릴리스의 손에 닿는 순간....

"뭐야."

그 순간 시야가 밝아지더니, 주위의 광경이완전히 바뀌기 시작했다.
마치 알록달록한 물감을 세상에 칠한 것처럼, 주위가 마력의 색으로 물들어 나갔다.
그리고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마력들이 사람들의 주위를 돌면서 반짝였다.

「이게 뭔?」

나는 멍청하게 중얼거리는 릴리스의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그러자 아인과 릴리스의 손이 닿은 곳에서 새하얀 마력이 환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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