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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화 〉9장 - 너의 마력이 보여(4) (50/182)



〈 50화 〉9장 - 너의 마력이 보여(4)

이대로 구경하는 것과 혹은 내가 손을 가져가는 선택지.
즉, 내가 손을 가져가는 것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그런 거라면 대충 예상이 가능해지지.'

릴리스는 흰색 마력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그동안 마력 스펙트럼을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저 도구가 손을 올린 사람이 보는 색을 측정한다면?

"그렇네, 자신에게보이는 스펙트럼의 색을 제시하는 도구일 가능성이 있으니까...."

가만히 있는 것은 상황 유지.
그리고 내가 손을 가져가는 것은 흰색 마력을 밝히는 것이 되겠네.
그렇다면 여기서 고를 선택지는 정해져 있었다.

"가만히 구경한다."

- ?
- ??
- ㅋㅋㅋㅋㅋㅋ
- 인성ㄷㄷ
방치ㅋㅋㅋ
- 일단 뭐라도 해야지ㅋㅋㅋ
- 아까부터 선택지ㅋㅋ
- 주인공이면 저럴 것 같긴 한데
- 아ㅋㅋ

일단 여기서 색을 밝히지 않아도, 도구가 색을 읽지 못하는 특별한 현상으로도 특별함은 증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대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숨기는 편이 유리하겠지.

「넌 스펙트럼이 보이는 거잖아? 아까 분명....」
「쉿, 조용히 해봐. 일단 이것만 봐도 특별하다는 건 알겠죠? 기존의 방법으로는 색을 판별할 수도 없습니다.」
「마법이 발동한 것을 보면 확실하긴 한데, 실제로는 아인씨 쪽에서 마법을 발현한 것은 아니겠죠?」
「그럴 리가요. 이런부분에서 거짓말을 할 정도로 멍청하지 않아요. 그렇게 어설픈 거짓말이면 금방 들키게  텐데요.」
「인정하겠습니다. 지금 담당 교수님에게 호출을 넣죠. 여기 앉아서 대기해주세요.」

"역시나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되네."

여기에 제대로 분기점이 달려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흰색 마력을 밝히지 않는 편이 낫겠지.

「어쩌려고 그런 말을 했어.」
「딱히 틀린 말은 하지 않았잖아. 그리고 원래 정보는 너무 드러내면 좋지 않은 법이라고.」

"말은 저렇게 하지만, 아인은 그냥 이쪽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런 것 같은 느낌인데."

기본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외에는 흥미가 없고 마이페이스지만, 흥미를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는 타입이다.
당연히 어느 쪽이 더 재미있을지를 판별하는 고민이겠지만.

- ㄹㅇㅋㅋ
- 바로 그거였네
???
- ㅋㅋㅋㅋㅋㅋ
- 주요 분기인가
- 이거 많이 바뀜
스포ㄴㄴ

"후, 요즘 욕구 불만인가? 아, 섹스"
"설화 선생님. 이거 합방인 것 알고 있죠?"
"당연히 알죠."

알면서 한 소리구나.
하긴 처음 합방할 때도 섹스라고 당당하게 외치셨지.
원래 성격으론 불가능하겠지만, '설화'로는 이러는 것이 당연하니까.

"어, 들어왔다."

여교수 하나가 검사실로 들어왔다.
슬쩍 옆에 있는 릴리스를 확인하니, 그녀의 표정이 미묘한  봐서 이미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음, 역시 여러분이군요. 솔직히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슬슬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길을 찾았으니 다행이죠.」
「그건 맞네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해야 발동하는 마력의 색이라, 이제까지 발견하기 어려울 만합니다. 특성은 깨달으셨나요?」
「노란색에 가까워요. 치료나 방어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제가 체감하기로는 최상위권 수준이 아닌가 싶었어요.」

말에 아까까지는 나름 웃고 있던 여교수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무슨 트리거에서 저런 반응이 나오는 거야?
최상위권인가?

「최상위권, 즉 유명세를 끼치는 노란색 분들과 비슷한 증폭률을 보인다는 뜻이겠죠?」
「증폭률 자체는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만, 이건 두 사람분의 마력이라서요. 두 명의 전력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릴리스는 여전히 생각이 많네요. 조금 후에 세부 테스트를 진행하도록 하죠. 예상으로는 S랭크라고 생각됩니다만.」
「저희의 마력은 둘이서 하나인데 기존의 테스트로는....」

여교수의 말에 이상한 점을 느낀 릴리스가 당혹을 담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러자 여교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설명을 시작했다.

「오늘부로 두 사람을 제적, 그 후 두 사람을 한 명의 학생으로 등록하겠습니다. 현재 아카데미의 시스템상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네요.」
「자, 잠깐만요. 한 명의 사람이라고요?」
「그렇게 하면, 아카데미의 시스템상으로 S클래스에 등록되는 것이 당연한 수준이겠죠? 세세한 건 예외 상황이니 제가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럼 숙소 같은 건....」
「S클래스는 배식 제한이 없으니 음식이야 상관없겠지만, 숙소는 하나가 한계일 겁니다.」

그 말을 들은 릴리스가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더니 목소리가 올라갔다.
저건  귀여운데.

「지, 지금 남자랑 동거하라고요!?」

- ㅗㅜㅑㅗㅜㅑ
- 동거ㄷㄷㄷㄷ
이건 야스각이네
- ㄹㅇㅋㅋ
- 이건 맞지ㅋㅋㅋ
- 야스각! 야스각!
- ㅋㅋㅋㅋㅋㅋㅋ

저 야스각 앵무새들 또 왔네.
 맨날 채팅방에서 야스각을 찾는 거야?

「릴리스는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S클래스의 숙소는 방이 두 개입니다. 침대만 하나 더 놓으면 둘이서 사용하는 것에 문제는 없어요.」
「하, 하지만.」
「이 방법을 포기해야 하면, 랭크 갱신이 오래 걸립니다.선택의 여지는 없을 텐데요.」

 게임에서 릴리스는 동네북으로 설정된 캐릭터인가? 계속 얻어맞고만 있네....
릴리스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오히려 아인은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을 정도고.'

아인은 남을 배려해줄 생각을 알아서 떠올릴만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릴리스가 하필 이런 주인공이랑 짝인 것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는해도,  성격 덕분에 재미있는 장면이 자주 연출 되니까 뭐라고 하기도 어렵네.

"와 하얀별님이랑 동거. 너무 야해. 후욱후욱. 야스각이라고? 맞네."
"히익. 지금 무슨 소리 하시는 건가요."

설화님  이렇게 무서운 소리를 하세요.
예전에는 꽤 조심스럽게 들어오셨는데, 요즘 들어서 무섭게 치고 들어오시네.

「자, 가자. 그런 사소한 부분은 신경 쓰지 말고.」
「사, 사소? 내가 이상한 거야? 내가 이상한 거냐고!」

릴리스는 아무것도 잘못한  없었다.
그냥 쟤가 이상한 거야.
이러다가 나중에 가서 릴리스가 아인에게 물드는 것은 아니겠지.

'꼭 이런 이상한 예상은 정답이던데.'

"아 뭔 마법을 계속 쓰래! 나 힘들어...."
"전 심심해서 죽을  같은데요."

테스트를 위해 종류별로 마법을 시도하는 설화님을 보며, 나는 편안하게 대화모드를 하듯 놀고 있었다.
솔직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 테스트인데.
별거 아닌 거로 너무 고생하시긴 하네.

- 아ㅋㅋㅋ
- 답답하다
- 마력 효율 실화냐
- ㅋㅋㅋㅋㅋㅋ
- 진짜 심각한데
괜찮은 것 맞음?
- 엔딩 볼 수 있으려나

"엔딩 못 보면 어쩔  없죠."

제발 그런 사태까지는 보고 싶지 않지만, 설화님의 마지컬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진짜, 이런 부분은 대충 넘어가도 되잖아."
"반대로 굳이 안 할 필요도 없잖아요."

 말을 들은 설화님이 나를 노려봤다.
죄송합니다.

"아니 왜요. 솔직히 맞는 말이잖아요."

앗, 생각이랑 말이 반대로 나왔네.

- 펙트밴ㅋㅋ
- 이건맞지ㅋㅋ
- 이해하기 어렵지
- 아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설화님이 지쳐서 조용해진 이후에야 검사가 끝났다.
정말끝까지 아인은 하는 것 없이 손만 잡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효율이 올라갔네. 범용성이 굉장히 좋아. 그렇다고 노란색 계열 마법들의 효율이 애매한 것도 아니야.」
「괴물 같은 결과야. 특화 수준상 무조건 S랭크가 나오겠는데.」
「정말로 S랭크....」
「조금 신기하긴 하네. 슬슬 F랭크의 삶에도 익숙해지고 있었는데.」
「하여튼   축하해. 이 학교에서 S랭크라는 것의 의미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다시 한번 말해 둘까.」

그렇게 중얼거린 여교수가 어디선가 종이 쪼가리를 꺼내왔다.
이건 캐릭터들에게는 필요가 없지만, 플레이어들을 위해 설명해주는 모양이다.

「S랭크는 이 학교의 최고 랭크인 만큼, 모든 지원이 최상급으로 주어져. 심지어 과목에 대한 수강 신청도 필요가 없지. 원하면 언제든 들을 수 있고, 굳이 수업을 듣지 않아도 시험만 치면 졸업할 수 있어.」

"와 학원물인 줄 알았는데. 이러면 유사 학원물 아니야?"

굳이 저렇게 자유를 준다는 것은, 뭔가 학원을 벗어나는 일이 있을 거라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수업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학교 내에서의 이벤트에 집중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아닌데
- ㅋㅋㅋㅋㅋ
- 이 게임 수업 퀄 장난아님
- 진짜ㅋㅋㅋㅋ
- 게임 하나 만들려고 그 설정을  짠다는 것이 진짜 레전드지
- 수업만  들어도 이 게임 고인물이지
- ㄹㅇ근데 안 들으면 진엔딩 힘들더라
- 갓겜임ㄹㅇ

"아, 저수업들이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그냥 자유도만 높은 거야?"

그건 좀 예상 밖이다.
학원물에 나오는 수업까지 고퀄리티로 설정할 줄은 몰랐는데.
그럼 대체 이 게임 최장 플레이 타임이 얼마야?
깊숙하게 알아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보이는데.

"공부해야 한다고? 그건 좀 싫네."
"설화님은 어때요. 공부를 싫어하면서 하지 않는 타입? 아니면 하긴 하는 타입?"
"저요? 하지 않죠. 겨울이는 하는 타입인데.... 하얀별님은요?"

겨울님은 솔직히 그럴 것 같았다.
전에 방에 들어갔을 때 보니까 엄청 어려운 내용을 다루고 있었으니까.
나는 읽어봐도 무엇을 위한 것들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기억이났다.

"저는 사고는 이과적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수학이나 과학 같은 과목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서요. 국어는 좋아해서 했는데.... 싫어하는 과목은 아예 건들지 않는 타입이라."
"전 모든 과목이 싫던데."
"왜요. 보건 체육 같은 건 잘하실  같은데."

- ㅋㅋㅋㅋㅋㅋㅋㅋ
- 보건 체육ㅋㅋㅋㅋ
-심심하면 매운맛이 나오네
- 어우ㅋㅋㅋㅋㅋ
- 공부 이야기에서 이걸
- 아니ㅋㅋㅋ

솔직히 앞에서 여교수님이 설명하는 내용을 듣기보다는 설화님이랑 대화를 한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덕분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컷씬이 끝났지만, 솔직히 가끔 들은 걸 생각해 보면 별로 중요한 내용은 없었던 것 같으니까 괜찮겠지.

"일단 기숙사로 가면 되는 건가?"

"그런 것 같은데요."

여교수님에게 새로운 기숙사를 배정받았기 때문에, 기숙사에 대한 주소와 약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거 보고 찾아가면 되는 것 같은데.

"이건 그냥 기숙사로 가면 되는 것 같아요."
"둘이서요?"
"그럼 가지 말죠."
"아, 왜요. 제가 그렇게 매달려주길 원해요?"
"네."
"오우야. 집착하는 하얀별님 너무 좋다."
"제가 언제 집착했어요!"

아니 계속 매운맛 드립각만 보고 계시네. 내가 무슨 말을 못 하겠어.
물론 원래부터 설화님은 이러긴 했는데....
어, 뭐야?

"꺄악!"
"아, 깜짝 놀랐네."

솔직히 말해서 설화님 비명에 더 놀랐다.
뭔가 폭발하는 소리가 났는데, 그 방향이 설화님이 있는 방향이었다.

"아니 기숙사 가야 하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야."

[기숙사로 달려간다.]
[무슨 일인지 살핀다.]

"아 선택지였네. 설화님도 선택지 있어요?"
"있어요. 바닥을 살핀다, 살피지 않는다."

나랑은 다르네.
둘의 선택 모두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게임인 모양이다.

"난 아까부터 선택지에서 일관성 있는 선택만 했습니다."

설마ㅋㅋ
- ???
- ㅋㅋㅋㅋㅋㅋㅋ
- 이게 아인이지~
- 캐잘알ㅋㅋㅋ
- 완벽한 선택(몰입불가)
- 아니ㅋㅋㅋ

뭘 그렇게 당연한 선택을 묻는 것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아인이면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나든 직진 아니겠어?

「릴리스.」
「어, 어?」

아인이 바닥에 있는 무언가를 줍고 있는 릴리스를 부르더니,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덤덤하게 말했다.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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