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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화 〉10장 - 히든 루트를 찾는 1가지 방법(3) (54/182)



〈 54화 〉10장 - 히든 루트를 찾는 1가지 방법(3)

아니, 정말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가끔 말해준 사람은 있었지만, 전부 티아가 내용을 삭제해서 읽을 수가 없었다는 게 문제지.

"티아 얌마!"

저거 진짜사람 아니야?
아무리 봐도 사람이 매니저로 활동하는 것 같은데.

- 봇 일 잘하네
- ^ㅁ^b
- 개웃기네ㅋㅋ
- 저거 봇 맞음?
- 안에 사람 있는거 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봇이 뻔뻔하게 이모티콘까지 쓰면서 놀리냐고.
아, 정신 나갈 것 같아.

['아ㅋㅋ'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아무튼 선생님은 모르셔도 됩니다

"왜 왕따시켜요. 흑흑."

아마 설화님 방송쪽에서 뭔가 일어난 모양이다.
현재 링크 스트리밍이라는 모드로 방송을 진행 중이기에, 시청자들은 설화님과 내 화면을 동시에 보고 있다.
즉, 나만 모른다는 소리였다. 억울해.

"좋은 장면이면 클립으로 따놓았다가 나중에 보여주세요. 알았죠?"

['시련발아'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변태

"아니, 진짜 억울하네. 방금 그 대사의 어디가 변태에요?"

그나저나 이쪽은 그냥 숙소 내부를 살펴보는 것이 전부인데, 설화님은 계속 뭔가를진행하고 있는 모양이네.

"혹시 여기 뭐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살펴는 봐야겠다."

그래서 대충 방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방문에 손이 닿자마자 선택지가 나타났다.
아, 상호작용이 여기에 있구나?

[방을 엿듣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건 닥전이지."

설화님의 상황을 내가 알아차릴  있게 되어 있었구나.
이런 세심한 기능이 있는  굉장히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위쪽 선택지를 고르자 아인이 조심스럽게 방문에 귀를 가져다 댔다.
그리고  릴리스의 목소리가 방문을 통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럴게요. 그럼 이만.」

전화를끊는 것 같은데. 누구랑 통화하는 거지?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아인이 자동으로 벽에서 귀를 땠다.
이거 설마 실시간이라 너무 늦게 듣기 시작해서 금방 끝난 거야?
아니 이런 게 어디 있어?

"...저기요? 아니, 겨우 이거 들어서 뭘 어떻게 해."

['진찐자라'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조금만 더 빨랐으면 들었는데 ㅋㅋㄹㅃㅃ

"아니, 여러분이랑 놀다가 못 들었잖아요. 빨리 책임지세요."

- ?
- 이걸 우리탓을 하네
- 이걸 스수탓을 한다고?
- 우린 들었음ㅅㄱ
ㅋㅋㅋㅋㅋㅋㅋㅋ
- 누가 못들으래?

"아니 님들이랑 대화하는 게 재밌어서 게임에 집중을 못 했잖아요. 빨리 책임지세요."

['진찐자라'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책임지고 놀려드림

정말로 이게 시청자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스수들과 소통하는 것이 재밌다는  사실이었다.
애초에 그게 좋아서 방송을 시작했고.

- ㄹㅇㅋㅋ
 이걸 모르네ㅋㅋ
- 뭔가해서 다시보기 보고옴ㅋㅋ 이걸 모르네
- 다들 인성봐ㅋㅋㅋㅋㅋ
- 이걸 모르는 스트리머가 있다?
- 뿌슝빠슝

"다들 저리 가요. 게임에 집중할 거야."

잠시 감각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돌아오더니, 침대에 누워있는 듯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건 아마도 너맞손에서의 시간 스킵 표현인  같았다.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침대에 있던 릴리스의 얼굴이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 다시 눈을 감았다.

"다 봤으니까 일어나세요."

아, 무슨 공포 게임도 아니고 깜짝 놀랐네.
왜 설화님은 저런 상태로  보고 계시는 거야?

"아니, 설화님 왜 거기서 그러고 있어요. 깜짝 놀랐네."
"...선택지에서 고르라길래?"
"왜 그런선택지를 고르시는데요?"
"이게  꼴리잖아요."

내가 말을 말아야지.
설화모드의 설화님은 제대로 시동이 걸리면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잠시 망각했다.

"일단 스토리 진행이나 하죠. 지금 컷씬 아닌가 보네요?"
"아 진짜 일어나셨네. 계속 눈 감고 계시면 키스하려고 했는데."
"네?"

- ?
- ㅋㅋㅋㅋㅋㅋ
- 표정ㅋㅋㅋㅋ
- ㄴㅇㄱ
- 기습당했네

아니 오늘 자꾸 불태우려고 하시네.
솔직히 텐션이 높은 건 좋은데, 가끔은 어디까지 튀어 나갈지 무섭게 느껴졌다.

"자꾸 그런 장난 치면 제가  덮치는 수가 있어요."
"...오우야"

- ㅗㅜㅑ
상여자ㄷㄷ
- 덮친대ㄷㄷㄷ
- 퍄퍄
- 넘야해
검은별ON

['시련발아'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그건 포상 아닌가? 나도 덮쳐줘.

"응 아니야. 암튼, 스토리나 진행해요. 설화님은 뭐 아는  있어요?"
"에이, 없죠.“

누가 봐도 거짓말이잖아.
아니나 다를까, 설화님의 이름이 살짝노란 빛으로 변했다.

"그나마 독백처럼 나온 부분으로 예상하면, 다음은 랭킹전이네요."
"랭킹전? 그게 뭐지."

이름만 보면 학생에게 정해진 랭킹이 있고, 그 랭킹에 변동을 주는 이벤트 같은데....

'가만, 스토리 초반에 아르엔이 랭킹전에서 보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말한 랭킹전이 이건가 보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NPC와 겨뤄서 승리를 따내야 하는 스토리겠지.

['융구리당당융당당'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방장님 마법 없이 진행하면 랭킹전 우승시 양쪽에 20만원씩

"응,  해요."

아무리 가격이 높아도, 아예 불가능한 미션은 하지 않는 것이 이롭다.
내가 마법이 없이 진행한다는 건, 오로지 설화님의 마법으로만 랭킹전을 하라는 거잖아?

"하얀별님,  의견은요?"
"아무튼, 전 안 해요."

나는 채팅창에 올라오는 설명을 보면서 랭킹전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오케이, 이해했어요."

- ㅇㅎ
- 지목ㄷㄷ
- 어렵네
- 플레이어는 어차피 선택지지만
- ㄹㅇㅋㅋ

랭킹전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하나 지목할 수 있다.
지목한 상대와 싸워서 랭킹이 낮은 쪽이 승리하면 서로의 랭킹이 바뀐다는 심플한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 우승이라는 표현 자체가 맞지 않는 것 아닌가요?"

애초에 지목하는 방식인데 우승이라는 표현이....
아니지, 우승이라고 표현할 법한 것이 하나 있긴 하네.

"랭킹을 1위로...?"
"그럼 우승이 맞긴 하네요."

1위 캐릭터를 지목해서 승리하면 랭킹이 1위로 변경되니까, 어떻게 보면 우승이 맞다.

"아, 정신 차려야지. 어차피 하지 않을 미션인데....  말려들 뻔했다."
"아 왜요!"

솔직히 어지간하면 모르겠는데, 딱 봐도 어려워 보이는 1위와의 싸움을 설화님에게만 맡기는 건 패작 수준의 행위였다.

['ㅋㅋㅋㅋㅋ'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설화는 전력 아니니 빼고 하얀별님이 해도 어려울 것 같은데

"어, 그렇게 어려워요?"

그건 생각 외인데.
물론 내가 강하다기보다는, 이제까지 게임 진행상 그렇게 어려운 난이도는 아닐같아서였는데....

- ㄹㅇㅋㅋ
처음엔 개놀랐지
난이도 어려워용
- 1위가 ㄹㅇ어렵지
- 근데 1위 따두는게 필수인 엔딩도 있어서
- 맨날 죽는거 클립은 봤는데

"죽는 클립이요? 그건 쉬운 게임에도 많은 사람은 많아요."

내가 설화님을 보면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채팅창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아니, 딱히 설화님을 노리고 한 이야기는 아니긴 했는데.

"아, 뭐요. 저도 잘하는 클립 있어요."
"알죠. FPS는 굉장히 잘하시잖아요."

우리는 잡담을 끝내고 다시 스토리 진행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랭킹이 21위네. S랭크에선 맨 뒤인가?」
「사실 별 상관은 없지만....」

일단 아인과 릴리스가 정말로  명 취급되어 호명되는 것이 조금 웃기긴 했다.

「중요하긴 하지, 얕보이면 A랭크 애들이 짜증날 정도로 덤벼들 테니까.」
「그건, 그렇겠네. 도전권은 누구한테 쓸지 생각해봤어?」

"어, 이거 설화님한테 선택권 들어가는 거야?"

아인이 질문하고 릴리스가 대답하는 방식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건데?

"그런 것 같아요. 선택지 나왔네. 음, 이거 선택지가 둘이네. 뭘하지...."
"1등 고르는 선택지가 있어요?"
"그건 없는데, 아인한테 선택지를 미루는 건 있어요."

흠, 이런 식으로 선택지를 고르는건가?
릴리스가 선택하는 선택지와 아인이 선택하는 선택지 중에 고르라고?

"떠넘기기!"

「딱히.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 말이 들리자, 나에게도 선택지가 나타났다.
역시 여기에는 그 선택지가 있네.

[애매하게 가지 말고 그냥 1위를 노리자.]
[귀찮아. 아무나 골라줘.]

"아, 이러면 1위 노리는 선택지가 나오네요. 뭘 이렇게 숨겨놨대?"

하긴  게임은 스토리게임이지만 퍼즐게임이기도 하니까.
평소에 피지컬이나 마지컬을 미친 듯이 요구하는 게임이 아닌 만큼, 난이도가 높은 전투는 앞에 내세우기 좀 그렇지.

"설화님 할거죠?"
"하는 건 괜찮은데, 제가 도움이 안될까  걱정이죠."
"피지컬은 설화님이  좋잖아요. 제가 마법에만 집중하다 보면 설화님이 필요할 때도 있을걸요."
"으음...."

정말로 그럴지는 해봐야 아는거지만....
그래도 아예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재미있을 것이다.

「애매하게 가지 말고 그냥 1위를 노리자.」
「1위? 너 미쳤어? 그 여자를 상대하겠다고?」
「그렇게 놀랄 정도야? 사실 관심 없어서 잘 몰랐는데....」
「유명하지. 일단 공주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압도적인 마법에 대한 재능과 유일한 보라색 마력의 소유자잖아.」
「흐응,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란 말이지?」

아인이 설명을 들을수록 더 흥미로워하는 듯한 눈치를 보이자, 릴리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인이 흥미가 생겼으면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하는데?

- ㅋㅋㅋㅋㅋㅋㅋ
릴리스 표정ㅋㅋ
- 이게 상남자지
1위 가즈아
- 릴리스 불쌍한데

「하여튼,  공주님을 우리가 이기면 단숨에 끝 아니야?」
「그렇긴 한데, 솔직히 너무 무모해. 마력의 색이 밀린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마력의 컨트롤 실력 자체가 문제야.」
「까짓것 지면 지는 거지. 지더라도 우리가 제대로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면 어지간한 놈들은 우리를 건들지도 않아.」
「말은 진짜 잘해요. 그래, 알았어. 차례가 되면 그렇게 신청할게.」

"어, 바로 진행은 안 되는구나?"
"우리가 2순위래요. 앞에 한 팀이 있다는데?"
"흠, 관전도 스토리의 일부로 들어가는 건가? 아니면 1순위 매치가 중요해요?"
"아, 2위랑 1위가 싸우는 매치래요!"
"중요하네."

일단 1위가 어떤 방식으로 싸우는지 알 필요가 있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인간형 보스 몬스터라고 볼 수 있으니, 패턴만 미리 봐둬도 많은 도움이 될 거다.

"...엉?"

하지만 집중해서 랭킹전을 바라보던 내 입에서 의도치 않았던 소리가 나왔다.
1위와 2위의 싸움이 너무 빠르게 끝이 났기 때문이다.

"이건 싸움이 되는 레벨이 아닌데?"

1위가 강한 것을 넘어서 2위와의 실력 격차가 심했다.
그나마 알  있었던 것은 1위의 기본적인 전투 방식이었다.
얼음으로 만든 거울을 주변에 뿌려놓고, 레이저 계열의 마법을 사용해 반사를 사용해 압박하는 형태.

'보라색이 파랑과 빨강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뜻일 줄은....'

간단하게 표현해서 물 계열의 마법과  계열의 마법을 조합해서 싸우는 방식이다.
다만 그걸 저런 식으로 활용하는 적은 체험해 본 적이 없었다.

"어렵긴 하겠네요...."

심지어 2위가 너무 간단하게 탈락한 덕에, 저 패턴을 제외하고는 어떤 패턴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소문은 들었는데, 너희들이 도전할 줄은 몰랐네.」
「저희를 알고 계신다니, 영광입니다. 선배님.」
「겸손도 지나치면 독이란다. 최근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가장 뜨거운 대화거리가 너희들이었잖아?」
「관심 없어서 잘 모릅니다.」

와, 상대가 공주라고 미리 말해줬는데도 아인은 거침이 없네.
무슨 마이웨이의 정석도 아니고.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부디, 방금 싸웠던 상대보다는 나를 즐겁게 해주길 바랄게.」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캐릭터의 대사가 끝나자, 반투명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이게 끝나면 전투가시작된다는 뜻이겠지.

"설화님, 맡기겠습니다."

나는 릴리스의 손을 잡고, 정면에 있는 1위를 바라봤다.
1페이즈가 아까 보았던 것과 같은 공격이라면, 불투명한 얼음 계열로 방어하는 것이 맞겠네.

'같은 방법을 써서 제압하는 건 어렵겠지. 아무래도 나보다는 AI가 각도 계산이 쉬울 테니까.'

원래부터 싸움은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조건을 걸어야 더 쉬워지는 법이다.
AI가 따라가기 힘든 다채롭고 변칙성이 큰 방법으로 싸우는 쪽이 좋다.

"정말 같은 패턴으로 나오네."

나는 우리 쪽으로다가오는 레이저를 모두 막아낸뒤에,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것부터 쏴볼까?

'역시 마법 전의 정석 기술을 써야지.'

화려하면서도 대응하기가 어려운 전기속성의 마법.
그냥 번개를 떨구는 것이 전부인 마법이었다.

"문과라 자세한  모르지만, 아무튼 번개가 만들어진다!"

그러자 상대는 마법으로 피뢰침 비슷한  만들어서 공격 방향을 유도했다.

"효, 효과 없어요!"
"저도 알아요!"

확실히 순간적으로 한 판단치고는 엄청 정확했다.
혹시나 해서 번개에 유도기능을 넣어서 공격해 봤지만, 이번에는 피뢰침이 아니라 마법 자체로 대응해 공격을 막아냈다.

"괴물인데?"

마력의 소모 효율이 높을 것은 예상했다.
그런데 마법에 대응하는 선택지까지 효율을 고려해서 막아낸다고?

"어렵긴 하네요."

이건 좀 예상 밖이긴 하다.
확실히 어렵게 디자인되어있는 보스가 맞았다.
오히려 이런 경우에는 좀 단순하게 저질러보는 편이 좋겠는데.

"흡...!"

이 게임은 그렇게 많은 마력이 주어지는 게임은 아니라서, 마법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도 그럭저럭 실력이 늘어난지라, 어느 정도는 적은 마력으로도 괜찮은 성능을  수 있었다.

'무조건 관통하는 검.'

마음속으로 암시를 걸었다.
이건 무엇도 막아내지 못하는 완벽한 관통의 검이다.
나는 그렇게 만들어진 새하얀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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