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8화 〉11장 - 로스트 메모리즈(1) (58/182)



〈 58화 〉11장 - 로스트 메모리즈(1)

"아, 하얀별님."

그런데 수증기님이 지금 방송 중은 아니었지?
이건 조금 마음 편하게 받아도 되겠다.

"네, 말씀하세요."
"혹시 로스트 메모리즈 해보신 적 있나요?"
"...아니요?"
"아, 드디어 찾았다. 혹시 큐리에이터들 모아서 진행하는 로스트 메모리즈 대회 나가시나요?"
"네? 그런 대회 자체를 처음 듣는데요?"

큐리에이터.
큐브온과 크리에이터의 합성어로, 큐브온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말한다.
즉, 생방송을 진행하는 곳과 상관없이 큐브온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라면 모두 참여가 가능한 대회라는 소리다.

"이번에 로스트 메모리즈로 대회를 하는데, 로스트 메모리즈가 5인 팀이 필요하거든요?"
"...설마 저도 같이하자고요? 전 로스트 메모리즈를 해본 적도 없는데?"
"네, 오히려 그래야 하는 상황이에요."

음, 게임을 해본 적 없어야 한다?
수증기님의 설명에 내 사고가 따라가질 않아서,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이번 대회는 일종의 이벤트성 대회에요."
"아, 그럼 뭔가 특별한 룰이 있나 보네요?"
"네, 큐리에이터면 플랫폼 관계없이 팀을 짜서 참가할 수 있는데, 멤버 제한이 있어요."
"멤버 제한이요?"
"대회 정보 공개일 시점에서의 랭크에 따라서 코스트가 부여되거든요. 그리고 일정 코스트 안에서 팀을 짜야 해요."

정확하게 100코스트 이내에서 팀을 짜야 하는데, 챌린저인 포카님은 코스트가 90이라 코스트가 낮은 멤버를 찾아야 했다고 한다.
근데 랭크가 없는 언랭크는 코스트가 5고, 아예 게임이 미경험이면 코스트가 0이란다.

"그래서 게임을 해본  없는 제가 필요하다는 거네요?"
"저도 아직 게임을 안 해봤거든요. 저랑 같이 게임 시작해서 대회전까지 간단하게 감만 익히면 될 거예요. 사실 말이 팀이지 포카님이  하겠죠."

사실상 마왕 따까리로 숫자 맞추기라는 소리다.
확실히 이런 컨텐츠도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그래요 그럼. 한번 해보죠. 엄청 빡빡하게 해야 하는 건 아니죠?"
"아마요? 포카님 성격상 그럴  같으면서 아니라서.... 하여튼 하얀별님도 하는 겁니다?"

내가 하겠다고 하자, 수증기님은 꽤 기뻐했다.
그나저나 그럼 팀이 어떻게 되는 거지?

"다른 두 명은 누구예요?"
"언랭 상태로 방치되었던 소메랑 루냐님이요."
"...뭔가 익숙한 멤버네?"

이번에도 구 아발론 크루의 멤버로 이루어진 팀이네.
하긴 포카님을 중심으로 모이는 팀이었을 테니까.

"그렇긴 하죠. 아, 언제 하실래요?"
"그럼 저녁 방송에서 할게요."
"네. 저도 오늘 오후 8시쯤? 방송할  같아요."
"그럼 저도 자고 일어나서 그때 켤게요. 아예 튜토리얼까지 같이 할까요?"

 팀에서  번도 게임을해본 적 없는 건 우리 둘뿐일 테니까.
우리 둘이 같이  해보면 괜찮겠지.
 플레이니까 방송에서 진행할 컨텐츠로도괜찮고.

"네, 그래요. 이따 봐요."

나는 컴퓨터를 끄고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대충하고 자야지.'

아침이 될 때까지 방송했던 덕분에 아주 피곤했다.
그런데 잠을 자려고 눈을 감자마자, 갑자기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린 것 같았다.

"...아, 씨 뭐야."

그런데 휴대폰 화면을 봤더니 벌써 시간이 오후 7시였다.
설마 방금 그 반짝하는 동안 잠들었다가 일어난 거야?

'확실히 피곤함이 덜해지긴 했네.'

많이 피곤해서 그랬던 건가?
원래 나는 잠을 자려고 누우면 잠드는데 꽤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라서 이런 경험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아, 방송해야지."

아까 자기 전에 공지로 8시까지는 방송을 켜겠다고 올려놨으니까.
슬슬 일어나서 준비하고 큐브에 들어가야 한다.

'그나저나 저번에 방송했던 내용은 언제 편집하지.'

점점 방송에 익숙해지면서 방송 시간은 길어지니, 편집에 사용할 시간이 부족했다.
심지어 요즘에는 편집하지 않는 시간에도 컨텐츠 때문에 시간을 소모하고 있으니까.

'라스트 발렌타인 같은 건,  통짜 스토리로 올리면 되는 간단한 게임이었는데.'

반대로 저번에 했던 영전 같은 경우에는 하이라이트를 모아서 만들어야 하니까 손이 많이 갔다.
그나마 어제 했던 너맞손도 통짜로 올릴 수 있겠네.

"연락도 없고."

그래서 최근에 편집자 공고를 올려놨는데, 지금까지는 괜찮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평소처럼 옷을 벗어 정리한 뒤에, 큐브로 들어갔다.
로스트 메모리즈도 첫 플레이에는 풀다이브가 필수였지.

'애초에 풀다이브가 기억 읽는 기술의 필수사양이었던가?'

그나저나 이번 기회에 로스트 메모리즈를 해보긴 하네.
솔직히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긴 했었다.
기억 읽기 기술이 아니어도, 전체적으로 게임에 대한 평가가 좋았으니까.

[생방송ON]

"다들 안녕하세요. 다행히 늦잠을 자지 않아서, 방송을 켤 수 있었습니다."

- 별하
- 얀하
- 교주님의 존안을 뵙습니다
- 영전해요? 왜 큐브지
- 캠이 아니네?
- 안녕하세요

"스하, 다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로스트 메모리즈를 처음으로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내 말에 채팅이 빨리 올라가기 시작했다.
음, 역시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

"그 전에 무슨 게임인지 여러분한테 좀 듣다가  거예요. 딱 8시에 켜야겠다. 꼭 로스트 메모리즈 이야기는 아니어도 되니까, 대화나 하면서 놀죠."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길이의 영상 후원이 날아왔다.
무슨 내용이기에 이 타이밍에 보낸 거야?

['얀별리고'님이 2,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큐브온 영상)

「로스트 메모리즈가 왜 방송인 최적화 게임이냐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플레이어 캐릭터야.」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아마 스트리머로 보였다.
그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플레이어의 트라우마나 기억을 이용해서 AI가 만드는 고유 캐릭터. 로스트 메모리즈의 가장 중요한 점이지.」

"고유 캐릭터를 만들어준다고?"

- 저게 사실상 로메를 하는 이유지ㅋㅋ
영전이 그렇게 자유도 높게 출시된 이유도 저거였음
- 기존 다른 게임들을 죄다 박살냈음
- 진짜 신기했는데
- ㄹㅇ졸라 혁신이었지

기억을 읽은 걸 바탕으로, 플레이어 숫자만큼이나 많은 종류의 캐릭터를 생성한다.
그런데 심지어 그 상태로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해?
그게 가능한가?

'괴물 같은 게임이네.'

「이 캐릭터는 상점에 등록되어 판매되잖아? 그리고 스트리머는 팬들이 이 캐릭터를 구매할 확률이 높아.」
「판매 대금은 게임 캐시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판매자 등록을 해서 정산받을 수도 있거든. 이거도 꽤 돈이 된다?」

"아, 자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있구나. 심지어 캐릭터가 팔리면 돈까지 된다니까 초기에 유저가 엄청나게 몰렸겠네요."

- 맞음ㅋㅋㅋ
- 요즘엔 확실히 돈이 되는 MOF를 하지
- 처음엔 MOF가 없었자너ㅋㅋ
- 진짜 큐브 있으면 한 번쯤은 설치하는 게임이었음
- 근데 이것 때문에 광고 효과가 오졌지
- 게임이 재밌기도 했고

이런 건 나도 잘 모르고 있었다.
좀 알아보면 충분히   있는 내용이지만, 거기까지 관심이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겠지.

"MOF가 카드 게임이었나? 그것도 메모리즈 엔터테이먼트 게임이죠?"

- ㅇㅇ
- 그것도 조금 비슷한 시스템
- 기억으로 카드를 만드는 식
- 재밌긴 함ㅋㅋ
- 카드 변경 주기가 너무 빠른거만 빼면 재밌음
- 운빨좆망겜....
- 딱지겜이 원래 그렇지

MOF는 전에 큐브를 사용하는 가상현실게임이면서 컴퓨터나 모바일도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이라고 들은 적이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저 게임도 해봐야겠네.

['MOF?'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스위치 클립)

「후, 이번 시즌도 즐거운 카드 생성 가봅시다. 이번엔좀 적폐 성능 나왔으면 좋겠다. 지갑이 좀 빠듯해」

그리고 카드가 반짝이더니, 살짝 흐릿하게 그려진 그림 느낌의 일러스트가 나타났다.
카드에 적혀 있는 이름은....

[잃어버린 사랑]

「야, 아니 시발. 이 게임 진짜 화나네?」

스트리머의 분노와는 별개로, 채팅창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잠시 화를 가라앉힌 스트리머가 카드의 효과에 대해서 의논하기 시작했다.

「야 근데 이거 오리지널인데? 이름 때문에 중복인  알았는데, 아니야. 연인 상태 카드 전체 파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저번 시즌이구나ㅋㅋ
- 헤어진 직후ㅋㅋㅋ
- 저 카드가 저번 시즌을 터트렸지ㅋㅋ
- 연인덱 다뒤졌자너ㅋㅋ
- 솔직히 연인덱 강점기 너무길었음

"잘은 모르겠는데, 헤어졌는데 기억 읽어서 저런 카드의 효과가 나온 건가?"

기억을 카드로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라니.
아마 저 게임도 마찬가지로  카드를 가지거나 파는 그런 기능이 있는 모양이었다.

- ㅇㅇ
-  맞와요
- 저거 용돈벌이지ㄹㅇㅋㅋ
- 진짜 tcg의 혁명이었는데
- 시즌마다 팔아먹을 수 있으니까
- 매 시즌 큐브방 가는 이유ㅋㅋ

"재미있네. 일단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저 게임도 해보는 걸로."

물론 기약이 없긴 하다.
지금 당장은 로스트 메모리즈 대회에 신경을 써야 하니까.

['로메는 이런 게임입니다'님이 2,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큐브온 영상)

"아, 2천원 감사합니다."

「아, 귀찮아. 이번 판 미션이 뭐라고요?  모르겠지만 일단 죽이죠.」

영상이 시작하자마자 보인 건 포카님이었다.
처음 보는 영상이긴 한데, 아마 로메를 하는 내용이겠지.

"아니 마왕이 또."

그리고 방금 말을 실천하겠다는 듯, 근처에 마법이 우후죽순 생겨나기시작했다.
와,저거 너무 무섭다.

「일단 다 죽일게요. 부활하는 동안에 미션 끝냅시다.」
「네.」

"근데 저걸 직접 당해보면 알아. 무섭다니까? 되게 담담하게 말하는 포카님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어."

그나저나 로메도 마법이 있나?
내가 듣기로는 원래는 마력이 없고, 캐릭터 능력으로 싸우는 게임이라고 들었는데?

마왕인가?
- 와 저때도 저랬네
- 저게 예전 마왕이구나
- ㄹㅇ무섭네
대체이런건 어디서 발굴하는거야ㅋㅋ

"로메에 마법이 있어? 근데 저거도 오래된 영상이네. 어디서 자꾸 발굴해오는 거야?"

['얀별리고'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로메에도 마법이 가능한 캐릭터는 사용 가능해요.

"얀별리고님 후원 감사합니다. 아 마법이 가능한 캐릭이 따로 있다고? 하긴 그러니까 포카님이 저렇게 강하지.“

- 쿠파가 또
- 저거 이름도 쿠파였지
오우야
- 담담한게 개무섭네
저게 저런 게임이었나
- 싹이 달랐네

 와중에 벌써 8시가 되어있었다.
로메는 아까 다운로드를 걸어놔서 실행만 하면 되는 상태였다.

"자, 슬슬 오늘의 게임인 로스트 메모리즈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캐릭터 생성부터 할 것 같아요."

다른 게임이랑 다르게약관이 좀 많았다.
특히 최초 캐릭터 생성에는 캐릭터 판매에 관련된 조항까지 있었다.
이걸 다 허락해야 게임을   있구나?

「나는 너를 잊을 수 없어.」
「너는 나를 잊을 수 없어.」

그리고 게임의 오프닝이 시작되었다.
어두운 배경에 글자와 함께 목소리만 흘러나오는 느낌이었다.
조금 분위기 있네.

「절대로.」
「그래, 절대로.」

갑자기 화면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살짝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 같았다.

"어, 뭐야. 조금 졸린데."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눈앞에 커다란 퍼센트와 게이지가 보였다.
캐릭터 생성중이라고?

- 일어나세요 용사여
- ㅋㅋㅋㅋㅋㅋㅋㅋ
- 잘 잤어요?
-  이거 처음봄
 빠르네
- 이거 뉴비 적을수록 빠름
하긴 요즘엔 뉴비 없지

[캐릭터 생성 완료.]

"잘 모르겠지만, 벌써 캐릭터 완성된 건가요?"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알림을 터치했다.
그러자 시야가 바뀌면서 캐릭터가 나타나더니 이름과 스킬 정보가 우측에 나타났다.

"...어?"

[캐릭터: 아리아]

나는 멍청하게 캐릭터의 이름을 바라보다가, 무의식적으로 게임을 종료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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