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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화 〉12장 - 시청자 참여 방송(3) (65/182)



〈 65화 〉12장 - 시청자 참여 방송(3)

[미션: 성불(3)
조건: 심플월드 탑 최종층 최초클리어
보상: 리트라이 입장 티켓(1/3), ???]

나는 어제 받았던 미션을 확인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심플월드라...."

어제 로메에서 만났던 아리아가 마음에 걸렸다.

"설마, 다시 보자는 말이랑 관계가 있나?"

잘은 모르겠지만, 결국은 심플월드를 해야만 알 수 있겠지.

"접속이나 해볼까."

이제까지 의도적으로 피해왔지만, 지금이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아, 여기서 시작하네."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탑 입구에서 정신을 차렸다.
마지막에  부근에서 게임을 껐구나.
잠시 탑을 빙빙 걸어다닌 결과,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다.
이 정도면 할  있겠는데?

'물론 할  있다고 끝이 아니지만.'

문제는 멈춰버린 심플월드의 공략이었다.
어떻게 해야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공략을 재개시켜서 내가 참가해야 했다.
미션에서는 아예 최종층을 깨라고 되어있으니까.

"일단 사냥이나 해봐야지. 2층으로."

가볍게 몬스터를 마법으로 쓰러트리다가,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지금은 방송하는 게 아니니까....

[시간의 법칙(S)
'방송'과 관련된 행위를 하고 있지 않을 때만 적용되는 특성입니다.
보유한 시간이 늘어날수록, 전투에 관련된 재능이 좋아집니다.]

"이걸 써먹을 수 있겠네?"

지금이라면 누가  보지도 않고, 녹화만 종료하면 방송과 관련된 행위는 일절 하지 않는 것이 된다.
어차피 여기서 인스턴스 던전만 돌 텐데, 더 강해지는 편이 레벨업에 수월하겠지.

"...어?"

녹화 프로그램을 종료하자마자 저릿한 감각이 허리를관통했다.
마치 감았던 눈을 뜬 것처럼 새로운 정보량이 머릿속을 몰아쳤다.

"미친 이게 뭐야."

이제까지 내가 움직인 것들이 바보같이 느껴진다.
무서울 정도로 특성의 체감이 느껴져서, 무의식적으로 능력을 취소할 뻔했다.
필요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하고, 내 몸의 연장선인 것처럼 마력을 다룬다.
말은 간단하지만 그걸  몸으로 진행하는 건 굉장히 신기한 느낌이었다.

"이거 엄청난 거였구나...."

방송하지 않을  한정이라고는 해도, 가볍게 생각할 힘이 아니었다.
나중에 필요하다면 특성을 더 뽑을 생각이었는데....

'이러면 오히려 고민을 많이 해야겠는데, 특성을 뽑으면서 시간을 소모하면 이 능력이 약해지니까.'

반대로 시간이 쌓일수록이 능력이 강해진다.
지금도 체감이 엄청난데, 더 강해지면 어느 정도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나저나 당장 플레이를 많이  하는 것이 아쉽네."

대회 준비를 하기에도시간이 빡빡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심플월드의 특성상 만렙을 찍어야 제대로 컨텐츠를 즐기는 것이 가능했다.

'방송 컨텐츠로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리겠네.'

가끔 시간이 나면 혼자서 레벨업을 해둬야겠네.

"끄고 방송이나 켜자."

슬슬 합방 약속 시간이 되어가니까.

"안녕하세요."

5명 인원의 단체합방.
예전 세상에서는 가끔 자리를 채우는 용도로 나가본 적이 있었다.
그래도 하얀별로써는 처음이다 보니 조금 두근거렸다.

"하얀별님 오랜만이에요."
"콘소메님 안녕하세요. 루냐님도 안녕하세요."

나는 옵션을 만져서 링크 스트리밍을 켜며, 다른 스트리머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늘부터는 곧 있을 로메 대회를 위해 단체 연습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대회 연습을 할 건데, 포카님의 수준을 고려해서 실력이 좀 있는 시청자들이 참여하게 될 겁니다."

시참을 한다는 소식에 채팅창이 조금 시끄러워졌다.
지금 생각난 건데, 나는 게임 시청자 참여 컨텐츠를 진행해 본 적이 없었구나.

'지난 세상에서는 그냥 시청자 인원수 자체가 문제였지.'

최근에는 그냥 시참이라는 것 자체를 잊고 있었다.

"마스터 이상 참여로 걸게. 아니, 뭐가 무리야. 내가 로메 하루이틀 해?"

너무 조건을 높게 잡아서 혹시 시청자가 참가하는 것에 오랜 시간이 걸릴까 걱정이었다.
하지만 대기업이 2명이나 있어서 그런지 금방 5명이 모였다.

"안녕하세요."
"아, 한 명씩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1픽부터요."
"안녕하세요. 포카버터칩님 방송 보고 있는 마왕군 사대보험입니다."
"아, 맞아. 얘 잘하지. 원래 그마 아니었어? 왜 강등당했냐?"
"매일같이  방송만 쳐 보니까 겜 할 시간이 없던데?"
"오케이 통과."

뭐지, 저기서 통과 못 하면 죽기라도 하는 건가?
그런 영양가 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시청자들이 하나둘 자기소개를 마치고 있었다.

"마지막 분,부탁드려요."
"아, 이거 꼭 닉네임 말해야 해요?"
"어, 여성분이시네. 하셔야죠. 안 그러면 정말 시청자인지 알 수가 없어서...."
"시, 시...."
"시?"

그녀가 닉네임을 말하지 못하고 버벅거리자, 자연스럽게 사회를 보고 있던 콘소메님이 앞 글자를 따라 했다.

"시련발아입니다. 하얀별님 방송 보고 있습니다."
"시발ㄹ.... 아니 시련발아님. 반갑습니다."
"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ㅇㄱ
- 닉ㅋㅋㅋㅋㅋㅋ
- ㄹㅇ  닉은 어캐 밴 안먹지?
- 스코의 딸인가?
저런 애매한 욕은 냅두던데
- 흠ㅋㅋ

방송에서 자주 보는 닉네임이었다.
닉네임은저렇지만, 평소에 후원이나 채팅에서 했던 말들을 생각하면 착한 시청자였다.
애는 착해.

"시련발아님 안녕하세요. 와 마스터셨구나. 많이 가르쳐 주세요."
"아니에요. 오히려 1대1로 싸우면 제가 얀별님한테 질걸요?"

그건 너무 과대평가 아닌가?
확실히 전투 자체는 많이 자신감이 생긴 상태였지만, 그래도 마스터랑 해서 이긴다는 건....
뭐, 그냥 칭찬이겠지.
참가한 시청자들과의 인사가 끝나자 게임을 시작했다.

[진행되는 시나리오: 데이터를 삭제합니다]
[미션: 거점을 방어하십시오.]

미리 공부했던맵 중 하나로, 양측 팀에 공격과 수비가 붙는 거점 방어맵이었다.

"수비네. 데이터가 있는 중앙 포탑을 지키면 되는 맵이에요"

여기서 방어측이 하는 것이 뭐였더라?

"빨리 포탑부터 활성화합시다."
"아, 그랬지."

시나리오 '데이터를 삭제합니다'에는 포탑이라는 기능이 존재했다.
궁극기 게이지를 소모하거나, 맵 안에 있는 재료들을 모아서 활성화와 업그레이드를  수 있었다.

'물론 깡으로 길을 막아도 이길 수는 있지만....'

 맵은 시간이 지나면 부활할 수 있는 맵인데다, 여러 번 진행되는 한타에서모두 이길 거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포탑을 활성화해서, 내부까지 바로 진입하는 것이 어려워지도록 견제하는 것이다.

"포탑 종류는 초소형이랑 버프기만. 나 혼자 잠깐은 막을 수 있으니까, 1관문은 혼자서 막을게."

하지만 포카님이 이야기한 방어 방법은 내 예상과 조금 달랐다.
초소형은 가격이 저렴하고휴대할  있지만, 화력이 굉장히 약할 텐데.
그리고 버프기는 포탑이긴 해도 아군 버프 아이템 같은 녀석이고.

"포카님, 설마 저희 그냥 깡으로 막는 건가요?"
"요즘 메타가 그래요. 어지간한 고인물은 포탑을 너무  부수니까."

과연, 포탑이 의미가 적다 보니까 부술  없는 버프형을 우선으로 한다는 소리구나.
그럼 초소형 포탑은 대체 왜....

"포탑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으로 적을 서치해준다는 점이거든. 몸에 달아 놓고 다니면, 내 포탑이 반응하는 쪽에 적이 있다는    있지."

그런 활용 방법은 생각도 못 했다.
그리고 포카님은 거기에 단서를 추가했다.

"물론, 프로게이머들은 이것도 자원 아깝다고 버프로 밀어 넣어요. 하지만 저희는 그 정도는 아니라서  포탑이 필요할 거예요."

우리는 포카님이 버티는 동안, 최대한 버프 활성화에 집중했다.
확실히 4명이 찾아다니니까 재료가 빠른 속도로 모였다.
그 와중에 루냐님의 서칭 속도는 혼자서 2인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진짜 치트키 아닌가...."
"슬슬 익숙해져야 할걸요?"

그런 말을 들어도, 정말로 익숙해지지 않는 광경이다.
루냐님은 대충 그럴듯해 보이는 곳만탐색하면 재료를 왕창 들고나왔으니까.

"3번 켰어요. 다음 5번!"

그리고 다들 궁극기 게이지가 모이는 순간마다 포탑의 활성화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 포카 버티는  봐
- 괴물이 따로 없네
- 5명이 1명을 못 잡는게 말이 되냐?
버프 없었으면 궁극기 퍼부을  진작 죽었음
- 버프 있어도 말 안됨ㅋㅋ
- ㄹㅇ나였으면 1초컷임

채팅창에서 나오는 이야기만 들으면, 포카님이 아주 양학을 하는 모양이네.
채팅창을흘겨보면서 파밍을 하고 있는데 포카님에게서 보이스 채팅이 날아왔다.

> "나 죽었어. 마지막 방어진으로 모입시다. 어차피 버프 포탑은 부수지도 못해."

그걸 듣자마자, 다들 일사불란하게 포탑 작업을 마무리하고 마지막 방어라인으로 모였다.
벌써 호흡이 잘 맞기 시작했다.

"와, 내가 오래 버티긴 했는데.... 버프를 많이도 쌓아 놨네. 이러면 이 중앙 포탑 제외하고는  활성화한 아니야?"
"루냐님이 말도 안 되는 파밍력을 보여준 덕이죠."
"...우리가 반칙을 쓰는 느낌이라니까."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상대팀이 오지 않았다.
슬슬 다 부활해서 정비가 끝날 시간인데?

"별로 느낌이 좋지 않네요."

그렇다고 너무 흩어질 수도 없어서, 조심스럽게 아이템을 파밍하면서 소극적으로 공격을 기다렸다.
아니, 이러다 시간 다 끝나겠는데?
뭘 하고 있길래....

"다들 안녕!"

나는 내 등에 달려있던 초소형 포탑에서 공격이 날아가는 느낌이 들자마자, 실을 뽑아내면서 주변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아군들의 위치를 슬쩍 확인했는데,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야, 진짜 여기까지 아무한테도 안 들킬 줄은 몰랐어요."

시야에 적이 들어오자 머리 위에 닉네임이 보인다.
'마왕군사대보험'이면 포카님 방의 시청자였지.
아까 보니까 적 팀에서 가장 로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였는데.

"일단 가볍게."

나에게 날려오는 공격은 어렵지 않게 제거할 수 있었다.
상대도 내 공격도 대부분 회피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흠, 확실히 버프 차이가 크네요. 솔직히 그대로 포카형 페이스에 말려들었으면 우리가 졌겠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한 대도 맞지 않으셨잖아요."
"다른 4명이면 맞았겠죠. 아무튼, 이번 경기는 스수들이 이길 겁니다. 스수들도 게임 방송을 허투루 보는 건 아니거든요!"

그가 그런 말을한 직후, 갑자기 시스템 메시지가 주르륵 뜨더니 몸이 무거워졌다.
디버프?
아니, 게임에서 시작했을 때와 거의 비슷한 감각이다.
설마 포탑의 버프가 해제된 건가?

"다들 조심해!"

그리고 내가 상황을 인지한 순간, 적팀은  같이 공격을 개시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긴 했지만, 갑자기 뒤바뀐 화력 때문에 우리팀의 체력이 걸레짝이되고 있었다.

'아까보다 강해. 설마 포탑이 오히려 상대팀에 버프를....'

하지만 그것 말고는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
- 뭐야 버프 어디감
- 뭔데 이거
- 버프 다 사라졌네
- 버프 포탑은 못 부수잖아
- 부술수는 있는데 버프는 안사라짐
- 어캐했누

아까 빠른 진행을 위해 상대 캐릭터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그러니 누군가가 포탑의 버프를 빼앗는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거라면 계속해서 보이지 않았던 것도 설명할  있어.  사이에 포탑의 버프를 빼앗을 준비를 했겠지.'

이런 대형 역전을 쉽게 일으킬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마도 우리 작전을 간파하고 생각한 방법이겠지.

'애초에 포카님이 상위권에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이라고 했으니까.'

"큭!"

나는 공격의 여파에 밀려서 바닥을 굴렀다.
어떻게든 실로 데미지를 경감하긴 했지만, 이미 중상이었다.

'궁극기 게이지는  찼지만.'

궁극기 게이지를 공격력으로 사용해도, 이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콘소메'님이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포카님과 나를 뺀 다른 인원이 모두 사망했다.
그래서 포카님이 4명을 혼자서 상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건?'

바닥에 짚은 손에 잡힌 건, 아까 파밍하려고 눈에 들어왔던 재료였다.
그리고 현재 활성화하지 못한 중앙 포탑에 쌓인 재료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포탑의 정보가 눈에 들어왔다.

'역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물론 내가 이제까지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정답이라는 가정하의 이야기지만.
나는 거기까지 생각한 이후에, 포카님에게 연락을 했다.

"포카님, 잠시만 5명을 다 맡아주실 있나요. 잠깐이면 됩니다. 생각난 게 있어요."
> "그럴게요. 3초  테니까, 1을 부르는 타이밍에 도망치세요."

나는 포카님이 상대  전원을 상대하는 사이에, 중앙 포탑으로 실을 뻗어 날아갔다.
도착하자마자 시스템을 동작해서 아까 레시피에서 본 포탑을 건설했다.

'여기에 필요한 궁극기 게이지는 100%.'

내가 있던 궁극기 게이지를 포탑에 모두 때려 박고, 포탑이 활성화되는 순간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포카버터칩'님이 사망했습니다.]

"버프가 있는 5명한테 이렇게 오래 버티다니. 진짜 사람이 아니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포카님의 생사가 아니었다.
내가있는 이 중앙 포탑에 붙어있는 자료에 상대팀이 도달하는 순간, 우리팀이 패배하니까.

"끼야악!"

내가 소리치면서 포탑의 밖으로 뛰쳐나오자, 5개의 캐릭터가 내 앞을 막아섰다.
와, 이렇게 보니까 정말 상대할 엄두도 안 나네.

'그렇다고, 여기서 그냥 죽으면 재미없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심호흡을 하고 힘껏 외쳤다.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내가 그렇게 외친 순간, 내 뒤에 있던 포탑에서 강렬한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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