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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화 〉12장 - 시청자 참여 방송(4) (66/182)



〈 66화 〉12장 - 시청자 참여 방송(4)

시나리오 '데이터를 삭제합니다'의 마지막 포탑은 특별한 테크트리가 몇 존재한다.
아마 게임에서 대역전을 일으킬 가능성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들이겠지.

'우리야 버프 테크트리를 계속 올릴 생각이었지만....'

다만 포탑의 버프를 빼앗기는 상황이 된 시점에서 그건 의미가 없어졌다.
만약 새로운 버프는 빼앗기지 않는 상황이라고 쳐도, 그걸로 역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 싸우고 있는 시청자들은 어지간한 상황에는 잘 대응할만한 마스터 랭크 이상인 사람들이잖아?

'하지만, 이건 먹힐지도 몰라.'

다른 테크트리랑 다르게,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서 개발에 필요한 재료량이 많았다.
심지어 단   발동하면서 초기화되는 녀석이라 가성비도 매우 좋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기존에 필요했던 재료들이 버프쪽으로 치중되어있으니까, 다른 잉여재료가 많이 쌓여있었다.
애초부터 거르면서 파밍 하기에는 우리가 그런 분별력이 전혀 없었고.

'요구량이 많지만, 우연히 딱 맞아들어갔지.'

[자폭 시퀀스를 준비합니다. 10초 후 포탑이 폭발합니다. 상황에 대응하십시오.]

자폭,  실제로 포탑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는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않는 대규모 1회용 공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포탑의 자폭에 적 전체와 휘말려서, 다 함께 사망한다는 게 계획의 골자였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같이 사망하면 방어에 성공하니까.
아까 큐브온에서 본 자폭 테크트리를 활용하는 영상을 바탕으로, 즉석으로 짜낸 계획이었다.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내 외침에 방금 포카님을 마무리한 시청자들이 나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음, 5명 전원이 여기로 달려오는 모습은 조금 무섭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니ㅋㅋㅋㅋ
- 실화냐?
- 시야가 웅장해진다
- 폭발엔딩ㅋㅋ
 시원하게 터지는 것 봐

['하얀별'님이 사망했습니다.]

"어우, 예상하고 있었는데도 깜짝 놀랐네."

부활까지 남은 시간이 표시되는 것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사망리스트를 확인하니까 상대 팀 전원이 사망으로 나타났다.
이러면 성공이네.

- 폭사(물리)
- 와 이걸 이렇게 역전하네
- 캐리 오졌다
- 이걸 이기네
- 아니 너무하잖아요
- 자폭트리를 탄다고?
- ㅈㅈ

['미안하다이거보여주려고'님이 3,3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어그로끌었다.하얀별과시참인원싸움수준ㄹㅇ실화냐?진짜꼼수 최강자들의싸움이다.그상남자같던하얀별이맞냐?진짜가슴이쪼잔해진다.

"야! 가독성! 가독성!"

심지어 띄어쓰기가 안되어있는 탓에, 후원 내용을 읽어주는 TTS도 굉장히 이상하게 읽고 있었다.
아니 그리고 왜 내가 쪼잔해지는 거야.
방금만큼 시원한 플레이가 또 어디 있었다고?

- ㄹㅇㅋㅋ
- 꼼수킹
- 뽀뽀쪽~
꼼수엔 꼼수로 대응하는 게 맞지
- 인성킹들
- 이걸 이렇게 이기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ㄴㅇㄱ

그 와중에 후원 금액을 3300원으로 해놔서, 후원 알림음이 뽀뽀하는 소리로 되어있었다.
저거 추가한 건 아직 방송에서   했는데, 언제  확인한 거야.

[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곧 경기의 잔여 시간이 모두 소모되더니, 승리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 뒤로는 포카님이 초반에 혼자서 적들을 학살하는 장면이 하이라이트로나오기 시작했다.

> "뭐야, 이겼네?  마시러 갔다 왔더니."
> "아, 버텨달라던 이유가 이거였어요?"
"네, 꽤 효과적이었죠?"

솔직히 다른 것보다, 포카님이 상대를 묶어준 것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
나였으면 바로 녹느라 시간 끌기도 못했을 텐데.
하여튼 상대도 우리의 허점을 찔러서 공격해온 만큼, 우리도 성공적으로 받아친 것이 되었다.

"이야, 하얀별님한테 뒤통수 제대로 맞았네."
"그건 이쪽이 할 말인데. 아무리 우리가 스킬을 확인 안 하고 시작했다지만, 엔지니어 계열로 그런 꼼수를...."
"엔지니어가 팀에 들어가 있다는 걸, 당할 때까지 눈치 못 챈  잘못이지."
"끄응...."

포카님은 당했던 부분이 조금 억울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이번에 큐브온 각도 많이 뽑히고 재미있었던 것 같았다.

"하여튼, 시청자분들 수고하셨습니다. 공정성을 위해 다른 분들로 모셔보고, 인원이 부족하면 여러분도 다시 받도록 하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시청자 참여 인원을 교대하려고 했지만, 3명 이후로는 새로운 시청자가 들어오지 않았다.
하긴 마스터급 이상이 흔하지는 않겠지.

"음, 이러면 아까 인원도 선착순으로 다시 들어오는 거로 할게요."

그러자 아까 두각을 보였던 '마왕군 사대보험'과 '시련발아'님이 다시 들어왔다.
그나저나 이번엔 그랜드 마스터도   있네.
괜찮으려나?

"안녕하세요. 장래희망단팥이입니다."
"수증기님 방 시청자시죠?"
"네."

간단하게 새로 들어온 시청자들의 소개를 듣고, 다음 게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무슨 맵이 걸리려나."
"가능하면 신맵도 괜찮을  같은데."

포카님의 말에 랜덤으로 경기를 시작하려던 콘소메님의 손이 멈추었다.
설마 수동으로 맵을 결정할지 고민하시는 건가?

'하긴, 이건 친선전이니까.'

아는 사람들을 모아서 게임을 진행하는 친선전 모드이므로, 맵을 강제로 결정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아, 설정하자고? 흠, 그럼 패러독스 판데믹?"
"들어도 무슨 맵인지 모르겠는데."
"좀비 나오는 거야. 얼마 전에 나온 신맵."
"아, 로메에 좀비 나오는 맵이 하나 있다고 했었지."

시나리오 설명에는  전원이 좀비가 되면 패배한다고 되어있었다.
다만, 사망해도 좀비가 되어 적을 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심지어 좀비는 아군한테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설정이 있네.'

그렇다고 해도, 사망해도 전투에 참여 가능하다는 부분은  재미있어 보였다.
확실히 로메가 맵별로 컨셉이 다양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건 정말이구나.

"스토리모드만 빼면 갓겜인데...."

끔찍했던 스토리모드를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뭐 그것도 기대치만큼 재미지 않았던 것이지, 그냥 평범하게 봐줄 만한 수준은 되었지만.

"좀비맵 재밌을 것 같은데."
"저는 영상으로도 본적도 없는데 괜찮으려나요."
"제가 대충은 설명해 드릴 테니까 괜찮아요."

죽어도 좀비로서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는 특성상, 다른 맵이랑은 전투의 양상이 매우 다를 것 같았다.
뭐, 아직은 정확히 어떤 맵인지 모르겠지만.

[진행되는 시나리오: 패러독스 판데믹]

'그리고 상대에 그마가 추가된 만큼, 저번 경기처럼 포카님이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겠지.'

[미션: 적이 모두 감염될 때까지 생존하라.]

"여긴 파밍할 것이 치료제 말고는 없어. 치료제도 HP 떨어진  말고 좀비한테 당해서 좀비화가 될 때만 작동해서 필수는 아니고."

그렇게 말하던 포카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생각났다는 듯이 한가지 이야기를 더 꺼냈다.

"아, 아니다. 필요할 수도 있겠네. 정상인 상태로 치료제 마시면, 좀비 상태인 플레이어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었지. 제일 중요한  잊어먹고 있었다."
"타격이요?"

플레이어 좀비는 기본적으로 사망해서 HP가 0인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맞아도 죽지 않는 상태가 유지된다.
그래서 그걸 한동안 무력화할 때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엄청 중요해 보이는데 잊어먹으셨다고요?"
"솔직히 그런 아이템이 없어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때려 부수면 돼요. 어차피 그거도 복구하는  시간이 걸리거든요? 난 그게 더 편해."

마왕이 마왕했을 뿐인 발언을 들으면서,나와 다른 멤버들은 침음성을 흘렸다.
발상 자체가 달라서 조금 놀랍다고나 할까....

'뭐 포카님은 실제로 저런 방식을 실천할 실력이 있으니까.'

게임이 시작되자 어두운 밤으로 배경이 바뀌었다.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보자, 딱 봐도 좀비 느낌으로 꾸며둔 잡몹들이 몰려다니고 있었다.

"여긴 실내에서 시작하네요."
"이  스토리상, 좀비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살아남은 집단 둘이 시비가 붙는 거거든요."
"아, 그래서 이미 여기는 저희 집단이 지내는 곳이군요."
"정답."

밖에서 나가 좀비를 죽여 궁극기 게이지를 모을 수 있고, 지형지물에서 치료제를 파밍 할 수 있다고 한다.
잡몹이 많아서 그런지, 잡몹을 잡을 때마다 궁극기 게이지가 빠르게 차는 느낌이었다.
조금 전 진행했던 맵에서는 오히려 포탑에 궁극기 게이지를 소모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넉넉하니까 궁극기에 대한 사용 체감이 확실히 달랐다.

"여기는 맵 형태는 고정인데 거점이 조금 많아서, 어떤 거점에 적이 있는지는 몰라. 일단 좀비랑 치료제 선점해야 하니까 가자."

하여튼 궁극기 게이지가 빨리 차는 만큼, 궁극기의 사용을 잘 판단해야 했다.
게이지가 빨리 복구된다고 해도, 갑자기 벌어진 한타에서 양쪽 팀의 궁극기 차이는 결과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은 꽤 좋은 느낌으로 가고 있는데.'

아직 적들과 부딪히지 않아서 마음 편하게 파밍을 할  있었다.
우리 팀의 대부분이 궁극기 게이지도 최대치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치료제 파밍도 안정적이었다.

"아직까진 느낌이 좋네요. 상대가 어떤 상태인지를 모르니까 조금 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파밍이 부족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냥 우리 경험이 부족해서 밀리면 밀리겠지만....

- 학살 오지네
- 좀비들이 불쌍한 게임은 여기가 처음이야
- ㄹㅇㅋㅋ
이게 좀비 아포칼립스냐?
- 좀비는 잡몹 킹정이지ㅋㅋㅋ
- 최신맵이라 재밌긴 한데 나중가면 좀
- ㅇㅇ금방 질릴거 같음

"그런가? 난 모든 맵이 신기하고 재밌는데."

 뉴비때는 다 그런 법이긴 하다.
나도 이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면 생각이 바뀌겠지.

"쉿."

약속했던 모션이 나오자마자, 다들 조용히 입을 다물고 들리는 소리에 정신을 집중했다.
방금까지 잡던 좀비랑은 다른 소리가 들렸다.
근처에 적팀이 있는 모양이었다.

"보이면, 그냥 전부 다 갈겨."
"라져."

그리고 서로를 인식하는 순간 원거리 공격을 쏟아냈다.
나도 전방으로 날아가서 적들에게 실을 감아 회복을 막기 시작했다.

'끙, 너무 폐허라서 잡을만한 것이 별로 없네.'

아까 파밍하던 장소는 실을 사용해서 이동하기에는 꽤 좋은 곳이었는데, 하필 지금 싸우는 장소는 허허벌판에 좀비가 흩어져있는 곳이었다.

"어, 잠시만. 생각보다 더 빡센데?"

적들은 포카님과 궁극기를 켠 수증기님이 쏟아붓고 있는 마법들을 막아냈고, 오히려 치명적인 반격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위험하다 싶어서 뒤로 빠지려고 뒤쪽 건물에 실을 묶어 당겼는데,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더니 건물이 부서지면서 그대로 바닥을 뒹굴었다.

"악!"

우리팀이 원거리에서 공격을 막아주려고 했지만, 이미 나를 타겟으로 쏟아지는 다량의 공격을 막는 건 늦어버린 일이었다.

"아, 진짜 위험했네."

어떻게든 실을 사용해 자리를 벗어나자, 남은 HP가 바닥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은 것이 기적이었다.

"일단 간단하게 회복한 다음에 후방에서 서포트를 해야겠는데."

실의 사거리 때문에 너무 근접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뭐, 방금 싸우던 곳이 제대로 기동성이 나오지 않는 장소라서 피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고.

"응?"

그렇게 생각하면서 오버라이트를 해서 HP를 회복시키려고 했다.
콰득!
그런데 그 순간, 괴기스러운 소리와 함께 별로 좋지 않은 감각이 느껴졌다.

- ?
????
- ㅋㅋㅋㅋㅋㅋㅋㅋ
좀하
- 까꿍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감각이 느껴진 곳에서는, 굉장히 연약하게 생긴 좀비가 내 팔을 앙증맞게 깨물고 있었다.

['하얀별'님이 감염되었습니다.]

아니, 저기요. 좀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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