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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화 〉12장 - 시청자 참여 방송(5) (67/182)



〈 67화 〉12장 - 시청자 참여 방송(5)

"하얀별님! 뭐 해요!"

그러게요. 방금 뭘 한 걸까요.
아니 나는 설마 거기에 좀비가 있을 줄은 몰랐지.

- 얀바별보
- 최단기 퇴물이네
- ㅋㅋㅋㅋㅋㅋㅋ
잡몹에 죽어버리네
- 이걸 죽네ㅋㅋ
- 좀비 귀엽게 보고있누

"아니, 나 진짜 바본가."

그나마 이게 '패러독스 판데믹'이라서 다행이다.
당장 좀비로 변해도 전투로 활약은 가능하니까.

'물론 치료제를 통한 공격을 맞으면,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니까 죽은 거나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래도 그건당했을 때의 이야기다.
지금부터 조심하면서 전투를 하면 괜찮겠지.
내가 본격적으로 전투에 복귀하자, 피아 구분이 없는 것이 생각보다 불편했다.
아군에 실이 닿으면 치료가 먹히지 않는 것도 그렇고, 아군도 공격에 맞으니까 공격의 정확도가 더 높아야 하는 점도 그렇고....

"어, 잠시만."

급하게 전투에 합류하느라 눈치채는 것이 늦었는데, 아까부터 궁극기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이건 아군이 죽어야만 활성화되게 되어있는데?
설마 사용하면 날 되살리는 건가?

'가능성은 있어.'

메커니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래 본인이 죽으면 스킬을 사용하지 못해서 부활 대상을 본인으로 지정할  없다.
반대로 본인이 죽은 상태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면, 본인을 지정할 수 있다는 거지.

"이런 건 일단해보는 게 맞겠지."

지금은 실제로 대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회의 연습을하는 중이다.
이런 메커니즘을 알아두는 편이 실전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

하지만 궁극기를 발동한 순간, 궁극기가 유도되는 방향성이 조금 이상했다.
예상대로라면 내 몸으로 타겟팅이 되어서 내가 부활했어야 하는데?

'다른 플레이어들만 타게팅이 가능하네. 나는 불가능하고.'

조금 상황이 이상하다.
일단 내가 타겟팅 안되는 것은 내 예상이 틀렸다는 뜻이다.
그건 뭐 이해하겠는데,  나를 제외한 다른 아군들 모두가 타게팅이 가능한 대상이지?
기본적으로 내 궁극기는 죽은 아군을 살려내는 궁극기라서, 죽은 아군이 있어야 사용도 가능하고 죽은 아군만 타겟팅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죽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아, 발동했네."

아무 생각 없이 타게팅을 건드리고 있었는데, 우연히 타겟팅 중이던 포카님을 대상으로 궁극기가 시전되었다.
그나저나 이미 살아있는 사람이 부활한다는 건, 그냥 궁극기 게이지만 날려 먹는 것 아닌가?
궁극기가 발동하자, 금색실이 뻗어나가서 포카님에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이게 궁극기가 작동하긴 하네.

['포카버터칩'님이 감염되었습니다.]

"......."

그리고 궁극기로 인해 나온 결과를 바라보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포카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
- 엥?
- 뭐요?
- ㄴㅇㄱ
- 아니 무슨ㅋㅋㅋㅋㅋ
- ㅇ0ㅇ

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솔직히 상황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대체 뭐지? 부활 궁극기를 썼더니 죽었다고?

"이게 뭔.... 하얀별님!"
"어, 음...."

뭐냐고 물으셔도, 전 제가 뭘 한지도 잘 모릅니다.
대체  궁극기를 썼다고 좀비가 되는 건데.
정지되어버린 머리를 강제로 돌려가면서,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분명 나름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동작한 결과물일 텐데....

'설마?'

내가 죽은 시점에서 나는 좀비라는 중립 팀이 된다.
즉, 좀비가 아군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살아있는 플레이어는 모두 적 취급이라서 피아 구분 없이 공격이 가능한 것이고.

하지만 살아있는 플레이어 시점에서 좀비 중 일부는 원래 아군이었다.
즉, 아군이 죽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역으로 좀비팀에게 살아있는 예전 아군 플레이어는?

'반대로 취급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이 오히려 죽었다는 판정?'

그래서 원래 살아있던 포카님은, 좀비인 내 시점에서 살아있는 상태인 좀비로 만드는 것이 부활이었단 소리다.
그럴듯하긴 한대, 어떻게 보면 너무 억지스러운 형태다.
왜 메커니즘이 이런 식으로 되어있지?

"하얀별님, 일단 지나간 건 어쩔 수 없으니까 정신부터 차려요!"

포카님의 말에 급하게 정신을 차리고 날아오는 공격을 피했다.
아마도 치료제를 마시고 한 공격인 듯, 공격한 상대가 굉장히 아쉬워했다.

"어차피 좀비가 몇이던, 최종적으로 우리 팀에 좀비가 아닌 플레이어를 하나라도 남겨두면 이기는 게임이야!"

포카님의 말이 정답이다.
승리 조건상 미리 좀비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불리해지는 맵이 아니었지.

'아, 궁극기가 빠져서 화력이 내려갔구나....'

다시 전투에 합류하자마자, 우리 팀의 화력에 문제가 생겼다.
내 캐릭터는 궁극기 게이지가 날아가면 화력이 줄어드는 문제점이 있었으니까.

"칫,  근접으로 바꿀게요."

그 와중에 수증기님의 궁극기가 끝나면서 팀의 포지션이 변동했다.
수증기님이 전면으로 나서고, 가장 앞에서 싸우고 있던 루냐님이 조금 뒤로 빠졌다.

- 이게 밀리네
- 스수들 수준ㅋㅋㅋ
 마왕이 있는데 밀린다고?
나머지가 뉴비인걸
- 그 와중에 얀별님 트롤ㅋㅋ
아ㅋㅋㅋㅋ

"아, 뭐요."

사람이 트롤짓을 좀 할 수도 있지.
물론 지금 우리 팀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사실이었다.
내 화력이 줄어들면서체적으로 밸런스가 많이 무너진 상황이니까.
결국 수증기님의 체력이 위험할 정도로 내려가는 걸  포카님이 한숨을 내쉬면서 중얼거렸다.

"우리  전원 뒤로 빠져요."

포카님의 선언에 움찔하는 순간, 조금 전까지 옆에 있었던 포카님의 캐릭터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뭐야, 어디 갔어?

- ㅁㅊ
- 이게 마왕이지
- ????
이게 게임이냐
- 아니??
- 방금 순수하게 마법으로 한거임?
- ㅅㅂㅋㅋㅋㅋㅋ

그리고 눈치챘을 때는 적진 쪽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며 적팀 3명이 감염되었다는 메시지가 무더기로 나타났다.
설마 저기로 이동해서 공격한 건가?

"무슨 화력이...."

무슨 방법을사용했는지 몰라도, 이미 포카님 캐릭터도 전투 불능 상태가 되어서 복구 중인 모양이었다.
아까 치료제가 아니면 저렇게 되기 힘들다고 하지 않았나?

> "어우, 역시 이 맵은 이런 짓거리가 가능해서 재밌네. 복구될 때까지 시간 걸리니까 최대한 버텨봐."
"자, 잠시만요."

상대팀 3명이 좀비가 되었다지만, 좀비가 된다고 전투력 감소가 되지는 않는다.
일단 수증기님이 치료제를 마시고 좀비가  인원을 중점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련발아'님이 일시적으로 무력화되었습니다.]

치료제로 무력화시킬 때에는 전투 불능이랑 다르게 메시지도 나오는구나.
그런 식으로  명의  팀 좀비를 무력화시키기는 했지만, 포카님이 복구되는 사이에 수증기님까지 감염되고 말았다.

'감염되고 나면 치료제를 사용할 수가 없는데.'

이제 치료제를 가지고 싸울  있는 딜러는 루냐님 뿐이다.
콘소메님이 루냐님을 거의 전담으로 마크하는 덕에, 무리 없이 앞에서 싸우는 중이긴 한데....

['수증기'님이 일시적으로 무력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증기님이 치료제로무력화되는 동시에 포카님이 전투에 복귀했다.

"꽤 잘 버텼는데."

포카님이 전투에 복귀하자마자, 우리 쪽이 확 유리해졌다.
일단 저쪽은 지금 두 명이 무력화된 상태고,워낙 우리 팀의 파워가 포카님에게 몰려 있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

"나도 활약을 하긴 해야겠는데."

내 궁극기는 단일 대상 메커니즘이라서, 포카님에게 연한 선이 연결된 상태라서 사용 불가 판정이 되어있다.
하지만 궁극기 게이지 자체는 채울 수 있다.

'그리고 그 궁극기 게이지는 굳이 궁극기가 아니어도 사용할  있어.'

이미 스토리모드를 할 때 써먹어 본 적 있었던 행위다.
궁극기 게이지를 오버라이트로 소모해서 금색실로 전투를 하는 것.
확실히 순간 화력은 내 캐릭터 기준으로는 최고점인 기술이다.

"흡!"

마법이든, 로메에서 사용하는 오버라이트든.... 최초로 발동할 때보다는 다시 시도할 때가 훨씬 간단해진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성공했다는 경험은 그것이 당연히 되는 것이라 여기게 하니까.

- ㅗㅜㅑ
- 이거  안 보여주나 했지
- ㄹㅇㅋㅋ
- 에크스칼리버~
- 이거도 간지긴 한데 하필 방금 마왕님을 봐서
- ㄴㄷㅆ
- 크윽 상대가 마왕만 아니었다면

"아, 조용히 해요."

 직후에 나를 놀리는 채팅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속으로 작게 웃었다.
실을 사용해 근접한 후에, 금색 실을 다 때려 박아서 내려친다.
좀비로 변한 적들이 지키고 있는 비감염자들을 감염시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어도 좀비들을 무력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이득이다.

"오케이."

공격을성공시킨 직후에 제대로 확인할 겨를도 없이 장소를 이탈해서 도망쳤다.
지금은 궁극기 게이지도 없고, 내가 도움이  게 없으니까.

- 캬
- 제대로 들어갔는데
트롤하다가 이제 캐리하네
이게 천마다
- 천마 ON
- 교주님 모드ㅋㅋ
- 어떻게 저게 뉴비냐고 아ㅋㅋ

다수의 좀비는 순간적으로 무력화된 상태고, 추가로 한 명을 감염시킬 수 있었다.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생각에 살짝 긴장이 풀렸다.

"아까 저 감염시킬 궁극기로 이거 썼으면 벌써 이겼겠다."
"부활 궁극기가 아군을감염시키는 궁극기로 발동할 줄은 몰랐죠."

아직 그거 마음에 두고 계셨구나.
나라고 메커니즘에 그런 방식일 줄 알았어?
솔직히 이건 메커니즘을 바꿔야 할  같은데.

'여기가 얼마 전에 새로 나온 맵이라고 했지. 그래서 이런 문제가 있나?'

그리고  순간 원거리 공격 하나가 루냐님을 향해 날아갔다.
내가 뒤늦게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루냐'님이 감염되었습니다.]

"후, 이걸 놓쳤네."
"이럼 콘소메님만 남네요."
"아니, 왜 나만...."

방금까지 루냐님을 서포트하던 콘소메님은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하필 자신이라며 불평을 했다.

"괜찮아요. 제가 서포트 할게요."
"하얀별님이 막아주면 믿음직하긴 한데."

나보다는 포카님이 낫겠지만, 포카님은 위치 제한 없이 공격에 나서는 것이 유리할테니까.
포카님을 제외한다면 내가 기동력이 가장 높으니까 내가 맡는 것이 맞다.

"어우 진짜 쏟아지는  봐."

아까 내 공격으로잠시 무력화된 적들이 있는데도, 공격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포카님은 남은 한 명을 마무리하기 위해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공격을 쏟아내고 있었다.

- 개쩌네 진짜
- ㄹㅇ전설들의 싸움이네
- ㅗㅜㅑ
- 좀비 아포칼립스는 어디갔음
- 이 맛에 로메 방송 보지
- 로메는 이래야지
- ㄹㅇ내가 하면 절대 못보는 광경인데ㅋㅋ

"윽...."

슬슬 궁극기 게이지가 가득 차려나 싶었더니, 눈치채지 못한 공격에 얻어맞았다.
물론 그렇다고 당장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얀별님 괜찮아요?"
"이 정도면 괜찮아요."

궁극기 게이지만 전부 차면, 이후엔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포카님의 공격에 유일한 적팀의 생존자가 튕겨 나갔다.

> "아, 아까워."

포카님은 그걸로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었다.

'의외로 꾸역꾸역 잘 버티네.'

심지어 우리 쪽이 치료제로 무력화를 못 시키고 있다 보니, 대부분 포카님이 물리적으로 무력화한 것이라 금방 돌아왔다.

"읏...."

아까 맞았던 공격 때문에 순간적으로 중심이 흐트러졌다.
그걸 놓치지 않았는지 상대의 추가적인 공격으로  실이 끊어져 버렸다.

"아, 씨."

 순간 이쪽을 노린 상대 생존자의 공격이 이쪽으로 날아왔다.
아마 포카님의 공격에 당할것을 각오하고 콘소메님을 노린 것 같았다.
콘소메님을 지키려고 내가 앞에 나서긴 했지만, 아무래도 공격이 나를 넘어서 콘소메님한테까지닿을 것 같은데....

['하얀별'님이 일시적으로 무력화되었습니다.]
['콘소메'님이 감염되었습니다.]

"왜 꼭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냐."

이번 게임에서 졌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게임이 종료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ㅋㅋㅋㅋ결국지네
- ?
- ????
- 이게 뭐야
ㅁㅊㅋㅋㅋㅋ
- ㅇ????

"뭐야, 왜 안 끝나?"

나도, 내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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