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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4화 〉14장 - 저, 아이돌이 됩니다(1) (74/182)



〈 74화 〉14장 - 저, 아이돌이 됩니다(1)
"다들 안녕하세요."

- 별하
- 오 켜졌다
- 대회이후로 첨이네
- 잘 쉬셨어요?
별손실 오졌다
- 교주님 오셨습니까
- 대회 우승 축하드려요

대회가 끝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휴방을 했었다.

"어제 타로 방송을 못 해서, 오늘 진행을 할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서 그건 어려워졌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큐브 프로그램은 한 달마다 인증 갱신을 해야 하는데, 그걸 잊어먹어서 프로그램이 블락되었더라구요."

갱신은 주말에도 할 수 있지만, 아예 블락된 경우에는 해제하려면 평일이 되어야한다.
그래서급하게 오늘 방송에서 할 게임을 찾아보는 중이었다.

"텅  일기장? 이거 한다는 분이 있네."

- 그거 나옴?
- 오늘 나온다던데
올라왔나?
- 아직 안나왔을 걸요?
- 사전 다운로드 중일걸요
- 아직 7분 남음

"아, 7분 뒤에 출시에요? 다들 대기하는 거구나. 이거 무슨 게임이에요?"

- 스토리 게임일걸요?
- 머 아이돌 어쩌고 하던데
- 공개된 정보가 적어서
- 뭐하는 게임이지?
- 기대되긴 하는데
- PV 퀄리티는 좋던데

흠, 스토리 게임은 확실히 출시 당일에 하는 편이 좋던데.
당일이면 스포하기도 어렵고, 시청자들도 잘 모르다 보니 몰입하기 쉬워진다.

"오케이, 일단 이거 해보죠. 너무 늘어지면 적당히 끊으면 되니까."

큐브게임 특성상 어지간하면 하루 만에 엔딩을 볼 수 있을 터였다.
물론 여러 엔딩을 보려고 하면 너무 길어질 수도 있다.

'그건 라발렌 때처럼 급발진만 하지 않으면 괜찮겠지.'

그나마 이번 게임은 사랑과 관련된 내용의 게임은 아닌 것 같았다.
물론 그건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지만.

"태그에 추리가 있네? 이거도 퍼즐 게임인가?"

소개 이미지만 보면 아이돌 컨셉이 붙은 게임 같은데.
어떤 게임인지 전혀 예상이 가지 않는 태그가 많이 보였다.
와, 심지어 리듬게임 태그까지 붙어있네.

"음, 일단 출시했으니까 켜보죠."

조금 반신반의하는 기분으로 게임을 켰다.
제발 로메 스토리모드보다는 재미있게 구성되어있기를 기도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너를」
「누구보다도, 내가 더 사랑해」

- 오 인트로ㅋㅋㅋ
- 와! 아이돌!
- 진짜 무대를 연출해놨네ㅋㅋㅋ
 미쳤나?
- 아니ㅋㅋㅋ
- ???
- 대체 이게 무슨....

"진짜 아이돌이야?"

「염원하고,  염원할 테니까」

"아, 조용히 해봐."

인트로를 스킵하자, 그제서야 메인메뉴가 등장했다.
그리고 저장이랑 불러오기 기능이 눈에 바로 들어왔다.

"메뉴 구성은 일반적인 스토리 게임이네?"

하긴라발렌의 시스템이 특이한 거지, 어지간하면 이런 식으로 되어있는 것이 국룰이다.
게임 시작을 누르자, 이름 입력을 하는 창이 나타났다.

[플레이어의 이름을 입력해주세요.]

"어, 이거 설정할  있네. 이건 하얀별로 할게요."

기본값은 '신설아'로 되어있었다.
아까 인트로에서 나온 캐릭터 중 하나인가?

[플레이어의 예명을 입력해주세요.]

"예명?"

아이돌의 활동명을 말하는 건가?
이번에는 기본값이 '설아'로 되어있었다.

- 천마ㄱㄱ
어떻게 아이돌 이름이 천마ㅋㅋ
- 평범하게 얀별?
- 스타?
- 천마ㅇㅈㄹㅋㅋㅋ
- 별이?
- ㅋㅋㅋㅋㅋㅋㅋ

"천마는 무슨 천마야. 얀별로 할게요."

이름 입력을 끝내자마자 시야가 어두워지더니, 약간 거칠게 다듬어진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이건 의도적인 연출 같은데.'

1인칭 시점의 흔들림과 급박한 상황이 잘 느껴졌다.
심지어 편집 자체가 중간중간이 비어있어서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었고, 그사이에 끼워 넣은 지직거리는 연출이 굉장히 기괴하게 느껴졌다.

"아까 인트로에 있던 애다."

그리고 화면에는 아까 인트로에서 아이돌 무대에 있던 캐릭터가 등장했다.
서로 멱살을잡거나 밀치는 등의 장면이 흘러가다가, 마지막에는 1인칭 시점이 거울을 보는 것으로 끝이 났다.

"뭐야?"

거울에 비치는 것도 방금 1인칭 시점과 투닥거리던 캐릭터와 같은 인물이었다.
자기 자신이랑 싸운 건가? 정신병?

"아, 프롤로그 개찝찝해. 라발렌 PTSD온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게 뭐람
- ㄹㅇ대체 뭐지?
- 아이돌이라며
- 또 속냐ㅋㅋㅋㅋ
- 주인공이 뭔가 있는데?
- 점심나가서먹겠네ㅋㅋㅋ
오우쉣

하긴 주인공과 주변 캐릭터가 아이돌인 거랑 게임의 장르는 상관이 없지.
그나저나 왜 내가 하는 게임마다 스토리가 뒤통수를 치는 느낌일까.

[인물이나 물건을 건드리면 상호작용이 시작됩니다.]

"여기가 숙소고, 상호작용 방법은 라발렌이랑 똑같네요?"

라발렌과 다른 점은 벌써 저장하기와 불러오기 기능을 사용할  있다는 점이었다.
그때는 인게임에서 시간여행을 활성화해야만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었지.

'하여튼 조사나 해보자.'

지금 주인공의 상황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상태니까.
소속된 그룹의 이름도 모르니까 말  했지.

"일단 책상부터 살펴볼게요."

책상에 널브러져 있는 사진에는 오프닝에서 나왔던 3명의 캐릭터가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이돌 그룹의 이름도 같이 적혀있는 것 같았다.

"그룹명이 아모카고? 그리고 캐릭터들은...."

얀별, 소희, 루나.
그리고 내가 플레이하는 캐릭터는 방금 프롤로그에서 나온 캐릭터였다.

- 이쁘다 이뻐
- 루나 개귀엽다
루냐가 여기서 왜나와?
- 소희누나 나죽어ㅓㅓㅓ
루냐가 아니라 루나라고ㅋㅋㅋㅋ
셋다 비쥬얼 미쳤네
- 와ㅅㅂㅋㅋㅋㅋ
- 언냐들 나죽어

"이건 예명이겠지?"

소희는 주인공의 디폴트네임처럼 본명도 같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루나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닐 것 같았다.
이렇게 세 명이 아모카고라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구나.

"다른 정보는 없나?"

새로운 정보를 찾던 중에 서랍 속에 있는 일기장을 발견했다.
일기장에는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오, 여기도 정보가 있겠네."

그런데 일기장은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고 깨끗한 상태였다.
뭔가 정보가 있을 줄 알고 기대했는데....

"게임 이름값 오지네."

- ㄹㅇㅋㅋ
- 진짜로 텅 비어있네
- 아ㅋㅋㅋ
- 텅  일기장ㅋㅋㅋㅋ
- 이왜진
- 아니ㅋㅋㅋㅋㅋ

혹시 놓친 물건이 있을까 봐 방을 뒤져보는데, 이번에는 침대에 있는 휴대폰을 발견할  있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강화유리가 살짝 깨져있다는 점인가?

"휴대폰도 정보 수집 국룰이지."

휴대폰의 기능은 라발렌에서의 휴대폰 기능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뭐, 당연히 여기에는 지문 생성앱이 없지만.'

스케쥴이 표시되는 캘린더와 기본적인 휴대폰 기능들이 전부였다.

[새 매니저]

"아, 매니저도 있네."

루나와 소희, 그리고 매니저까지 총 셋이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어 있었다.
혹시 가족은 없는 건가?

'뭐, 있더라도 거기까지 구현하진 않았겠지.'

하여튼 정리하자면 주인공까지 4인이 등장하는 게임이라는 것이었다.

"스케쥴은.... 어라?  콘서트 일정 잡혀 있는데?"

게임이 출시일 기준으로 날짜를 잡았는지, 오늘은 5월 17일로 되어있었다.
그런데 단독 콘서트로 보이는 '사랑의 선물 상자'가 6일 뒤인 23일이니까....

'뭔가 중요한 이벤트인가?'

저 콘서트까지 뭔가를 준비해야 하는 조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이런 게임에서는 저런 이벤트에 루트 분기점이 숨어있는 편이니까.

"오케이, 대충 알겠고."

혹시나 해서 대화 목록 같은 것을 확인해 보는데,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닌지 별 내용이없었다.
그나마 건진 것이라면 주인공이 리더라는 것과 다른 둘에게 반말을 한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소희도 주인공한테 반말을 하네요?"

하지만 루나는 주인공한테 존댓말을 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정보는 충분히 파악한  같은데....

"이제 방 밖으로 나가야지."

방을 전부 살피고 나서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바로 반대쪽에 있는 방문이 열려 있었다.

"오, 루나다."

헐렁한 토끼귀잠옷을 입고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컷씬이 시작되면서 루나가 말을 걸어왔다.

「아, 언니. 잠은 잘 잤어요?」
「어, 응.  문을 열어 놨어.」
「닫아 놓으니까 뭔가 답답해서요.」

- 목소리 좋다
- 와 성우들 연기 좋네
- 익숙한데 누구지
- 이 게임은 주인공 음성도 성우네
- 귀엽다
라발렌이랑 나맞손이 특이한거지...
ㄹㅇ 원래 주인공도 성우가 맞지

하긴 그것도 꽤 최신기술인 모양인데, 모든 게임이 그 기술을 적용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애초에 그렇게 중요한 기술도 아니니까.

「그렇구나. 밥은 먹었어? 나는 아직이야.」
「아까 소희 언니랑 먹었죠.」
「끄응, 몸이 쑤시네.」
「어제 어디 가셨던 거예요? 몸에 상처가 났던데.」
「그냥 넘어진 거야. 그래도 병원에 가봐야 할지 고민인데....」
「흐응, 몸조심하세요. 콘서트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그러게, 너도 몸조심해.」

"넘어졌다고? 아까 프롤로그랑 관련이 있나?"

워낙 프롤로그에서 구르고 넘어지고 난리였으니까.
어디 다친 부분이 있다는 말에 거기부터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끄응, 오랜만에 마카롱 먹고 싶어요.」
「곧 콘서트인데 마카롱?」
「어라, 언니는 싫어요?」
「싫진 않은데. 조심스러운 거지. 살찌잖아.」
「그럼 내일은 어때요?」

[내일이면 괜찮겠네.]
[내일? 그게 무슨 상관이야?]

"오, 전혀 모르겠는데."

분위기를 생각하면 전자가 맞는데, 왜 내일은 먹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은 안전한 선택지로 가야겠지.

「내일이면 괜찮겠네.」
「그럼 소희 언니한테 말해서 한 박스 사자고 해야지. 아싸.」
「대신 연습 후가 아니라 먹고 연습하는 거다? 소모해야지.」
「그 정도는 저도 알아요.」

"아, 연습을 할 거라서 칼로리 소모가 되는구나."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근데 설마 여기서 말하는 연습이 아까태그에 적혀있던 리듬 게임이랑 관련이 있나?

"설마 직접 춤추고 노래해야 하는 게임은 아니겠지?"

- 킹리적 갓심ㅋㅋㅋ
- 그럴만 하다
- 이 회사 전작도 또라이 짓을 자주해서....
- 얘들은 그럴만 하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춤추는 교주님....
- ㄹㅇ있으면 갓겜이지

진지하게 게임에서 도망쳐야 하는 것 아닐까 고민이 들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마력이 있는 전투형 게임이 나은데.

「아, 거기 인형  주워주실래요?」
「그래. 여기.」
「흐응.... 킁킁.」

루나는 인형을 받자마자 인형에 얼굴을 묻고 킁킁거렸다.
무슨 냄새라도 나나?

「왜 그래? 세탁하게?」
「아무것도아니에요.」
「그래, 잘 자. 문은 닫고 나가면 되지?」
「네. 안녕히 주무세요.」

루나가 있는 방의 문을 닫고 거실 쪽으로 나왔다.
여기는 아무도 없네?

"그나저나 루나도 뭔가 마이페이스 캐릭터네."

뭐, 벌써 캐릭터를 파악하기에는 이른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 와중에 집을 대부분 돌아다녀 봤지만 특별해 보이는 것은 없었다.

"그나마 TV인가? 이거 켜지려나?"

혹시나 해서 리모콘을 눌러도 TV가 동작하지도 않았고, 상호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 밥을 먹을까?"

루나는 소희랑 밥을 먹었다고 했으니까, 나도 밥을 먹어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방 쪽을 살펴봤다.

"아, 제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국룰이지
오우쉣
- 으악ㅋㅋㅋ
- 큐브에서 저걸 먹네
- 소스도 다 저칼로리ㅋㅋㅋ

냉장고에는 다이어트를 위한 저칼로리 도시락이 가득  있었다.
닭가슴살과 채소로만 이루어진 도시락의 상태에 먹을 자신이 생겨나지 않았다.

"아, 진짜 밖에서 체중 관리하는 거면 먹겠지. 근데 내가 게임에서까지 이걸 먹어야겠어?"

['시련발아'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ㅋㅋ민트초코는 잘만 먹더만

"그건 미션 때문에 먹은 거잖아. 돈은 어쩔  없지."

돈은 ㅇㅈ이지
- ㅋㅋㅋㅋㅋㅋㅋ
야건코지
- 돈을 주면 먹어야지ㅇㅇ
- 그럼 저거도 미션 걸면 먹음?
- 근데 미션 걸긴 좀 약한데
- 솔직히 나쁘지 않아서

"맞아. 좀 애매하지. 임펙트가 없잖아."

굳이 먹을 생각이 들지 않는 정도지, 막상 먹어보면 나쁘지 않은 음식이니까.

"하여튼 거실은  살핀 것 같네요."

이제 남은 것은 소희의 방이었다.
루나랑은 이미 대화를 나눴으니까, 이제 소희랑 대화를 나누면   같았다.

"아, 시발."

「아, 깜짝이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방문을 열었는데, 방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거의 속옷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던 소희의 모습이었다.
게임 구성 진짜 제정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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