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5화 〉14장 - 저, 아이돌이 됩니다(2) (75/182)



〈 75화 〉14장 - 저, 아이돌이 됩니다(2)

- ㅗㅜㅑ
- 누나나죽어
- 소희누나 너무 이쁘다
- 검은색....
- ㄹㅇ변태들밖에 없네
- 스수들한테 멀 바라셨읍니까
- ㅋㅋㅋ교주님도 당황했네
- 너무 게임이 노골적이다

물론 게임에 서비스씬을 넣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그래도 시작부터 이렇게 나오는 건 좀....
물론 최대 수위로 따지면 라발렌이 한 수 위긴 하다.

「방에 들어올 거면 노크를 하고 들어와.」
「미안해. 잊어먹었네.」

"아, 이게 노크를 해야 하네. 그걸 어떻게 예상하냐고."

이런  미리 선택지로 물어봐 줘야지.
별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가 봉변을 당했다.

'한동안 클립으로 떠돌겠네.'

놀라서 욕을 하는 장면이 퍼져나갈 것을 생각하니까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내가 머리를 긁적이는 사이, 옷을 잠옷으로 갈아입은 소희가 말을 걸어왔다.

「무슨 일이야?」
「그냥. 밥은 먹었나 싶어서.」
「당연히 먹었지. 도시락 물려 뒤질 것 같아.」
「어쩌겠어. 주말에는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 고칼로리도 엄금인데.」
「너.... 에휴, 하여튼 항상 말하지만 들어올 때는 노크를 먼저 해.」

[어, 근데 뭘 하길래 노크를 해야 하는데?]
[알았어, 조심할게.]

"야, 앞의 질문은 너무 쓰레기 같잖아."

- ㄹㅇㅋㅋ
- 너무하네ㅋㅋㅋㅋㅋ
- 인성봐
- 대놓고 맥이네
저건 좀
- 근데 솔직히 끌리긴 함
- ㄹㅇ포상 바로 날라올듯

근데 뭔가 저런 선택지는 눌러보고 싶단 말이지.
사람 놀리는 건 너무 재밌어....

"포상, 포상...."

「어, 근데 뭘 하길래 노크를 해야 하는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얀별/인성
개악질이네
- 재밌긴해ㅋㅋㅋㅋ
- 포상ㅇㅈㄹㅋㅋㅋ
- 미치겠네
- 이걸 진짜하네ㅋㅋㅋㅋ

일단 저지르고 봐야지.
저장도 했으니까 이상하게 전개되어도 큰 문제는 없었다.

「뭘 꼭 해야만 노크하냐? 기본적인 매너잖아.」
「노크는 할 건데, 그냥 궁금해서. 혹시 혼자서....」

"아니 미친."

- ???
레기드네
- 무친련ㅋㅋㅋㅋ
- 여기 주인공도 만만치 않네
- 오우쉣
- 정신 혼미해지네
- ㅗㅜㅑ
- 악질력MAX

「뭘  해야만 노크하냐? 기본적인 매너라는 거잖아」
「칫, 재미없긴.」
「하아, 피곤하니까 슬슬 가줘.」
「힝, 내가 그렇게 싫어?」
「뒤진다 진짜.」

"진짜 겁나 얄밉네."

 게임도 선택지에 따라 주인공의 성격이 달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보이는 것만 보면 놀리는 걸 좋아하는 성격 같았다.
그 덕분에 까칠해 보이던 소희의 성격이 오히려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직까진 나쁘지 않네."

소희와의 대화를 마친 뒤에는 하루를 마감하겠냐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확인을 누르자, 아까 봤던 일기장에 오늘 하루 내용이 간단히 정리되더니 시야가 암전되었다.

"연출 괜찮은데?"

아까까지 비어있던 일기장의 첫 페이지가 줄거리로 채워지는 연출은 꽤 느낌이 있었다.

[5월 18일]

"마카롱의 날이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저 먹을거
- 솔직히 큐브 먹방 못참지
- ㄹㅇ살도 안찌는데
- 근데 큐브는 매운 맛이 약해서 좀 그래
- 그건 어쩔  없지
- 통증 제한이 있으니까ㅇㅇ

루나가 사 온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마카롱 박스에서 마카롱 하나를 집어 들었다.
크림이 많이 들어간 뚱카롱이 아니라, 얇지만 퀄리티가 높은 오리지널 마카롱이었다.

"아, 겁나 맛있어. 이 게임도 맛 구현은  치네."

디자인은 이뻐도 맛 구현에서 실패하는 게임들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충분히 합격점인 퀄리티였다.

"일단 마카롱으로 플러스 점수 들어갔고요."

「행복하다.」
「달달하니 좋네.」
「다 먹고 나면 연습해야 한다?」
「네.」

매니저로 보이는 여성분이 연습을 언급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지적이 거슬렸는지 소희가  까칠하게 반응했다.

「저희가  알아서 해요. 새로 오셔서 모르려나?」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면 깨지는 건 나니까 그렇지.」
「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소희 너도 너무 그렇게 말하지 마.」
「칫. 전 매니저 오빠가 좋았는데.」

"이렇게 보면 소희도 인성이 좀...."

아니면 기존 매니저와 매우 친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럼 새 매니저의 행동 대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을  있겠지.

"아, 진짜 맛있었다."

마카롱을 해치운 뒤에는 콘서트를 위한 연습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이건 미니게임식으로 되어있네.

"아닌가? 따지고 보면 미니게임이긴 한데...."

그 미니게임이 음을 따라 부르는 노래방 게임과 거울에 비치는 안무를 따라 하는 댄스 게임이라는  문제였다.

"아, 튜토리얼은 쉬운데."

문제는 실전이었다.
그나마 노래는 완벽하진 못하더라도 그럭저럭 정확도를 올릴 수 있었지만, 댄스는 안무를 죄다 틀리고 있었다.

"아니, 튜토리얼이랑 난이도 차이가 너무 심하잖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휘적휘적
- 겁나 귀엽네ㅋㅋㅋㅋ
- ㄹㅇ못하네
노래는  잘하더니
- 점수 떡락하는거봐
- 이럼 콘서트 ㅈ된거 아님?
- 아니ㅋㅋ

진짜 이걸 초심자가 그대로 따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만든 건가?
아니면 여기서 시간을 꼬라박아서 연습해야 하는 사양?

"아, 마법이라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마법을 쓰면 자세 보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신체의 움직임도 더 자유로워질  있으니까.
물론 이 게임은 마력이 주어지지 않으니까 그건 불가능하지만.

「너, 뭐하냐?」
「미안. 상태가 별로인가 봐.」
「상처가 나서 그래?  심하네.」
「하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너무 무리는 하지 마라.」

"뭐지, 뭔가 못한다고 뭐라 하는 것 같긴 한데. 소희가 너무 스윗하게 말해."

- ㄹㅇ츤츤
- 이게 그 츤데레인가
- 저정도 반응이면 나은 편인듯?
- ? 뭐야 더있어?
- 다른 노래도 있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씹."

 이런 부분이 리얼리티가 높은 거지?
당연히 단독 콘서트라면 꽤 많은 곡이 준비된 것이 정상이긴 하다.
그래도 그걸 유저한테  시켜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어, 이건 그래도 좀 할만하다."

내가 익숙해진 탓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판정 자체가 널널한 느낌이었다.
아까 그 곡이 어려운 거였네.

'순서를 좀 바꾸면 좋겠는데.'

나는 계속 진행했으니 괜찮았지만, 방금  난이도에 화들짝 놀라서 접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으니까.
원래 난이도는 순서대로 올리는 게 국룰인데....

'아니면 랜덤일 수도 있겠다.'

애초에 노래 자체가 랜덤 등장으로 되어있다면, 이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만약 그런 거라면 내가 운이 더럽게 없는 건가?

"큐브 게임이라 다행이지, 밖에서 이랬으면 엄청 힘들었겠네."

당연히 게임에서도 피로를 구현해 놓긴 했지만, 그래도 그게 현실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 강하지는 않으니까.

"어, 어?"

그렇게 열심히 미니게임을 하는데, 고난이도 안무 동작을 따라 하다가 발이 꼬여서 넘어졌다.
되게 꼴사나울 정도로 바닥에 뒹굴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앗 아앗
- 개모태
-  한다 싶더니 이걸
- ㄲㅂ
- 제대로 넘어졌네
- 괜찮아요?

그런데 내가 넘어지자마자 미니게임이 종료되고 컷씬으로 넘어갔다.
이런 조건의 이벤트도 있었구나?

「아야....」
「괜찮아? 오늘 진짜 이상하네.」
「그러게, 조금 쉬어야 하나?」
「하아, 정신 좀 차려.」

소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노래 연습을 하는 루나 쪽을 눈짓으로 가리켰다.
무슨 의미지? 루나만큼 잘해보라는 건가?

[조심할게.]
[오늘은 좀 쉴게. 미안.]

"여기서 선택지가?"

아마 전자를 누르면 연습을 더 진행하는 거고, 후자를 누르면 여기까지만 하고 내일로 넘어가는 것 같았다.

"일단 저장이 되었으니까 아무거나 골라도 큰 문제는 없거든요?"

정 이상하면 불러오기로 돌아가면 되니까.
그리고 굳이 지금 연습을 더 하지 않아도 콘서트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

「오늘은 좀 쉴게. 미안.」
「그래, 우리는 조금 하고 들어갈게.」

예상했던 대로, 쉰다는 선택지를 고르자 일기장 연출이 나타나면서 날짜가 변동되기 시작했다.

[5월 19일]

"여기 매일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거야?"

이번에는 마카롱이 아니라 다양한 색으로 꾸며진 쿠키였다.
사실 이렇게 먹을 것으로 플레이어를 현혹하면 갓겜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

"정답이다. 개발자."

나는 야금야금 쿠키를 집어 먹으면서 개발자들의 놀라운 선택을 칭찬하고 있었다.
이번엔 그렇게 달지 않으면서 적당하게 맛있었다.
특히 식감이 바삭해서 좋았다.

[역시 루나 쿠키, 여전한 실력이네.]
[이거 어디서 샀어? 맛있네.]

"뭐야, 이거 루나가 만든 거였어?"

 마음속에서 루나에 대한 평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냥 귀여운 캐릭터라고는 생각했는데, 이런 요소도 있었구나.

 루나라고 할때마다 루냐 생각나네
- 맛있겠다
- 루냐루나루냐루냐루나루나루냐
- 수제였구나
- 모양이 좀 중구난방이긴 하더라
- 오....
- 오늘 체험모드 호강하네

「역시 루나 쿠키, 여전한 실력이네.」
「맛있어요? 다행이다.」
「어, 겁나 맛있어.」
「...그러게, 맛있네.」

"미니게임만 빼면, 완전 힐링 게임이네."

귀여운 캐릭터들과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문제는 그 힐링이 끝나면 빡센 연습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지.

"그래도 해봤다고  나아졌네요."

아까 했던 곡들을 다시 진행하는데, 아무래도 패턴이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 훨씬 정확도가 올라갔다.
특히 난이도가 할만했던 것들은 이번에는 거의 다 맞출 정도였다.

'그리고 약간이지만 보정이 있어.'

처음에는 게임이 익숙하지 않아서 의미가 없었는데, 이제는 보정에 몸을 맡겨서 성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었다.

「오, 괜찮은데?」
「슬슬 몸이  풀리나 봐.」
「어제랑 거의 다른 사람인데?」
「그래? 아마어제 상태가 많이 안 좋았나 보지.」
「슬슬 맞춰볼까요?」
「하긴, 그래도 괜찮겠네.」

"어, 잠깐만. 아니지?"

설마 이런 식으로 새로운 미니게임이 오픈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쫄았다.
나는 아직 새로운 게임을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까.

어림도 없죠?
- ㅋㅅㅋ
- 와! 새게임!
- 근데 더 미니게임이 있을 수가 있나?
- ㄹㅇ 노래랑 춤이면 끝이지
빼먹은게 있음?

놀랍게도 그런 것이 있었다.

"아, 제발요."

방금 진행했던 노래와 댄스 미니게임을 노래에 맞춰서 동시에 진행하는 미니게임이었다.
그럼 그냥 아까  게임이 튜토리얼이었던 거잖아?

"정신 나갈  같아. 점심 나갈 것 같아. 간식 나갈  같아."

물론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몸은 솔직하게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솔직히 가장 어려운 것은 댄스여서 그렇게 심하게 난이도가 올라가진....

'미친, 어려운데?'

올라갔다.
아무래도 노래의 음을 맞추려면, 내가 정상적으로 음을 맞추는지 보기 위해서 악보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과 동시에 다음에 출 안무도 확인해야 하니까 머릿속이 꼬이기 시작했다.

"와, 진짜 개작살났네."

나는 박살이 나버린 점수표를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게임 난이도 실화냐?
- 저걸 동시에 시켜버리네
- 유저를 아이돌을 만들려고 하네
ㄹㅇ진짜훈련시켜버리네
- 이거 맞아?
- 게임 진짜ㅋㅋㅋㅋ
쓸대없이 리얼하네

그런데 이것도 스토리 전개에는 문제가 없는 성적인지, 스토리 자체는 계속해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잘하다가 뭐하냐?」
「같이 하려니까 어렵네. 자꾸 동선이 충돌해.」
「익숙해져야지. 단독 콘서트까지 얼마 남지 않았잖아.」
「그건 그렇지.」

"으악, 날짜는 꽤 남긴 했는데. 결국 내가 실제로 연습해야 하는 거잖아."

아무리 봐도 스토리에 콘서트 성적이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무슨 스토리 게임이 스토리를 보려면 피지컬을 필요로 하냐고.

"다시 해볼게요."

이번에는 조금 쉬운 곡으로 시도를 해봤지만, 여전히 새로운 미니게임의 성적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제대로  해라.」
「미안.」
「노력하고 있는  알아. 그래도 그런다고 해결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건, 너도 알지?」
「당연하지.」
「그래, 조심하자.」

별생각 없이 스토리를 보던 중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말이 조금씩 이상한데?"

기분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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