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6화 〉14장 - 저, 아이돌이 됩니다(3) (76/182)



〈 76화 〉14장 - 저, 아이돌이 됩니다(3)
일단 캐릭터들의 대사가 조금씩 수상한 것은 의심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당장 노래랑 춤을 연습하기에도 부족한 스케쥴이었으니까.

'뭐, 어차피 불러오기를 하면 된다지만....'

아무래도 그런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시간 동안에 단번에 성공하는 것이 몰입이 잘되니까.
나는 지금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도 맞지만, 기본적으로는 재미있는 방송을 위해서 플레이하는 것이다.

['눈송이달송이'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이걸 성공하네

"다들 미션금 감사합니다."

방금 '모두에게 사랑받는 너'라는 곡의 퍼펙트를 달성하면서, 쌓여 있었던 미션금을 꽤나 받아냈다.
이제는 대부분의 곡은 퍼펙트에 가깝게 성공할 정도로 실력이 늘어 있었다.

[업적 '모두에게 사랑받는 실력'을 획득했습니다!]

이러면 미니게임에 관련된 업적은 대부분 달성한 건가?
솔직히 이런 요소를 채우는 것도 게임에서 즐거운 부분  하나였다.

「완벽한데?」
「이제 내일이니까 완벽해야지.」
「느낌 좋다.내일 긴장만 하지 말자.」
「다들 수고하셨어요.」

물론 내 실력이 늘어난 만큼, 시간은 많이 흘러 있었다.
내일이 벌써 단독 콘서트를 진행하는 당일이니까.

- ㄹㅇ재능충이라니까
- 이런 것도 잘할 줄이야
- 진짜 두루두루 못하는게 없네
- 겜잘스ㄷㄷ
- 하얀별! 하얀별!
- 익숙해지는 속도가 빠르다
- 이러면 내일 콘서트는 걱정이 없겠다

"그러게요. 걱정 없겠다."

내일 콘서트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준비를 제대로 했는데 망할 리가 없겠지.
만약 갑자기 난이도가 오르면 화나서 게임을 꺼버릴지도 모른다.

"일기장 어서 오고."

슬슬 익숙해진 일기장 기록 연출을 보면서 몸을 풀었다.
혹시 모르니까저장도 해둬야겠다.

[5월 23일]

「오케이, 다들 준비 끝났어?」
「아마도요?」
「네.」
「대충.」

우리는 게임 오프닝에서 본 것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아마 이 옷이 첫 곡에서 쓰는 의상이겠지.

'와, 의상 수량 봐.'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준비실인 모양이었는데, 한편에 정리된 의상들이 굉장히 많았다.
단독 콘서트 특성상 우리가 바꿀 컨셉이 많으니까 어쩔 수 없겠지.

「조금 전에 했던 리허설처럼만 하자.」
「알았어요. 아, 잔소리 많네.」
「네가 제일 걱정이야.」
「제가 뭘요?」
「잘하는데, 그거랑 사고를 치는 건 별개니까.」
「걱정도 많으셔.」

매니저와 소희가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다가, 대화에서 문제점을 하나 발견했다.

"뭐야. 왜 리허설 스킵당했어!"

- ㅋㅋㅋㅋㅋㅋㅋㅋ
의상들 이쁘다
- 인생은 바로 실전이지
- 암튼 리허설처럼만 하라고
- 그걸 못하네ㅋㅋㅋ

뭐야, 돌려줘요.
나도 리허설 하고 싶어.

「슬슬 나가야 타이밍 맞춘다?」
「가즈아.」
「이쪽이지?」

"미니게임이 그대로긴 한데.... 뭐야, 미친."

시작부터 최고난이도곡이잖아?
심지어 무대를 완벽히 구현해둔 광원이 시야에 엄청난 방해가 되고 있었다.
아니, 이러면 안보이잖아요.

'나보고 어쩌라고.'

외워서 하라는 거야?
물론 감에 익어있는 곡이라서 최대한 따라가고는 있었지만, 괜찮게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너를」
「누구보다도, 내가 더 사랑해」

- 잘하는데?
- 외워버렸네
- 와 이걸 하네?
- ㄷㄷㄷㄷㄷㄷ
간지 미쳤다
이게 아이돌이지
- 스위치의 아이돌ㄷㄷ

「미친 듯이」
「널 사랑할 테니까」

"와, 죽는 줄 알았네."

눈이 부셔서 몇 번이나 실수할 뻔했다.
어떻게든 마무리까지 넘어왔는데 괜찮았나?

"퍼펙트네?"

미니게임 결과창에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가 올라와 있었다.
이러면 열심히 연습한 보람이 있지.

「안녕하세요!」

내가 크게 외치자, 관객석 쪽에서 큰 소리로 답이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까 아까 노래에서 떼창 구현 잘했더라.

"퀄리티 뭐임?"

이렇게 무대 구현을 잘해놨으니까 앞부분 플레이를 리듬 게임에 처박아놨겠지.
좀 루즈한 감은 있었지만, 여기서 단번에 뽕을 채울 속셈이었구나.

「사랑을 가득 담은 상자 하나!」
「둘!」
「셋!」
「저희는 아모카고입니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쩌렁쩌렁한 울려 퍼짐이 관객석에서 들려오고, 그걸 무대에서 바라보는 기분은 꽤 신선했다.
이게 큐브 게임의 묘미지.

"이건 진짜 갓겜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쓰레기 판정의 리듬게임이라고 했던 나는 잊어줘.
이건 갓겜이 맞아.

「이야, 꽤 큰 곳을 골랐는데 표가 매진이더라고요. 다들 고마워요.」
「첫 단독 콘서트라 여러모로 불안했는데, 막상 여기 서니까 즐겁네요.」
「루나도 즐거워요!」

- ㄹㅇ 퀄리티지리네
- 사실 진짜 있는 아이돌 아니냐고
이번에  좀 썼다더니
- 크....
- ㅁㅊㄷㅁㅊㅇ
- 오늘부터 아모카고 팬한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레알, 이거 여기서 끝내면  되고 진짜 아이돌로 만들어야 한다니까?"

무슨 아이돌 하나를 쌩으로 만들어놓고 스토리게임이라고 주장을 하냐.
특히 노래도 좋은 것이 굉장히 많았다.

"발라드는 좀 쉽지."

이번에는 아주 가끔 자세를 잡는 것을 제외하면, 안무가 없는 수준인 발라드곡이었다.
단점이라면 단독 곡이라서 혼자서 쭉 불러야 한다는 거다.

'그래도 자신 있어.'

좋은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음을 맞추는 것이니까.
이건 그냥 연습만  되어있으면 어렵지 않았다.

'안무가 조금 다르네.'

물론 적응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
하여튼 그렇게  많은 무대가 지나간 이후에야 무대가 막바지로 흘러갔다.

"미친 게임인가? 연습했던 곡들을 다 시키네?"

어느 정도는 스킵을 시켜줄  알았는데....
슬슬 이 미니게임에 진절머리가 날 것 같았다.

「벌써 마지막 곡만 남았다니, 너무 아쉽네요.」
「진짜 시간 빨리 간다.」
「그러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행할 곡을 남기고 다들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아까 미니게임에서 연습한 곡은  했는데?

'설마 우연히 연습에서 나오지 않은 곡이 있었나?'

하지만 나한테 시킬 생각은 아니었는지, 이번에는 그냥 자동으로 진행이 되기 시작했다.

"아, 다행이네. 어라?"

[넘어지지 않는다*]
[넘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곡에서 선택지가 나타났다.
첫 번째 선택지의 *표시를 눌러보니까, 조건을 달성해야만 선택 가능한 선택지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조건이단독 콘서트 미니게임 점수 80점 이상이네."

나의 경우에는 90점을 훌쩍 넘어간 상태였다.
그래서 이걸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는 거구나?

- 이게 진짜네
- ㄹㅇ루트에 차이가 있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걸 예상했다고?
- 하얀별! 하얀별!
- 오우쉣

"봐요.  말 맞지? 세발낙지?"

내가 친 개드립에 흉흉해지는 채팅방 민심을 보면서 게임을 저장했다.
주요 분기점이니까 저장은 필수고, 어렵게 달성한 조건이니까 위쪽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맞겠지.

"깔끔하네."

선택지를 고른 이후에 무대는 별문제 없이 마무리되었고, 무대에서 내려온 아모카고의 멤버들은 녹초가 되어 숙소로 돌아갔다.
뭔가 아이돌의 일상을 체험하는 기분이라 묘하네.

"오케이, 선택지도 문제없이 통과했으니까 이제 스토리 위주로 가려나?"

그렇게 5월 23일을 마무리하고, 일기장에는 오늘 단독 콘서트가 문제없이 끝났다고 적혔다.
아마 아까 선택지에서 넘어지는 것을 골랐다면 여기 적히는 내용도 바뀌었겠지.

[5월 25일]

"어? 24일은 건너뛰네?"

뭐, 이제는 스케쥴에 쫓기는 상황이 아니니까 이렇게 진행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필요한 부분만 진행하겠다는 소리겠지.

「위하여!」
「다들 고생하셨어요.」
「크, 시원하다.」

아모카고의 멤버들은 음식점으로 보이는 곳에 둘러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마 단독 콘서트의 뒤풀이겠지.

「1일 차도 깔끔했고, 2일 차도 문제없었고.... 다들 고생했어.」
「그러게, 제가 문제없을 거라고 했죠?」
「응, 이제는 믿을게. 잘했어.」

"아, 2일 차가 있었구나?"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24일에도 단독 콘서트를 진행했구나.
플레이에는 중복되는 내용이라서 거기까지는 스킵을 해준 거고?

「라이브 앨범도 발매하기로 했어. 1일 차 기준으로.」
「어, 진짜요?」
「녹음이 꽤 잘 됐더라고. 무대 평가가좋은 것도 한몫하지.」
「괜히 회식을 비싼 곳으로 잡아준 게 아니었네.」
「회식은 원래부터 여기로 할 생각이었거든?」
「헤헤.」

[부록 '사랑의 선물 상자 라이브 앨범'을 획득했습니다!]

"어?"

설마 이거 내가 게임 플레이하는 걸 녹음한 건 아니겠지?
점수만 보고 부른 노래들이라 엄청 엉망이라서 두려워졌다.

- 오 저런것도 있네
- 설마 아까얀별님이 부른거 녹음되어있나?
- 그건 아닐듯
- ㄹㅇㅋㅋ
솔직히 목소리 안바뀌는 게임이라 기대 안함
- 거기까진 너무 갔다
- 그럴수도?
- 근데 어차피 클립으로 다 남아있음

아니지, 이렇게 게임 플레이 상황에 따라 해금되는 걸 고려하면 그냥 부록 파일일 가능성이 높겠네.
녹음 같은 걸로 하면 다회차 플레이를 할 때 꼬여버리니까.

「얀별이가 '아침에는 입술'을 부를 때가장난 없었는데.」
「맞아, 얀별 언니는 연습 때도 잘했는데, 실전에선 미쳤던데?」
「고마워.」

"뭔가 울렁거리는 느낌인데."

너무 띄워주는 느낌이 강하잖아.
물론 내가 '아침에는 입술'이라는 곡의 점수가 퍼펙트가 나와서 언급되는 거겠지만.

「그 외에도....」

[말을 끊는다.]
[계속 듣는다.]

"으악! 이걸 어떻게 계속 들어!"

주접은 컷이다.

['나바보아니야'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맞지, 겁나 잘했지. 세계최강 아이돌 하얀별....

너는 밴이다.

「아, 부끄러우니까 그만해.」
「흐응, 언니도 부끄러움이라는  있었어요?」
「없겠어?」
「없는  알았죠.」

대체 주인공은 얘들한테 어떤 캐릭터로 되어있는 거야?
내가 느낀 걸로는 장난기랑 활기가 넘쳐 보이는 캐릭터 정도였는데.

"그 와중에 안주 꿀맛이네."

게임이라서 술 쪽은 그냥 주스 맛으로 대체되는 느낌이지만, 안주 맛은 제대로였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이자카야 스타일의 안주가 마음에 들었다.
디저트만 구현 잘하는 것이 아니었네.

「어으, 올라온다.」
「벌써?」
「소희 언니 벌써 취했어요?」

[소희가 벌써 취한다니, 별일이네.]
[너무 무리하지는 마.]

"아래가 더 스윗하기는 한데."

뭔가 이제까지 느껴온 주인공의 스타일은 스윗보다는 장난스러운 스타일이니까 고르기가 애매했다.
아무래도 나는 주인공 성격에 맞는 선택지를 고르는 걸 좋아하니까.

「소희가 벌써 취한다니, 별일이네.」
「어? 아, 아하하.... 그러게.」
「그러게요.평소에는 이거의 두 배도 끄떡없으시면서.」
「뭐야, 오늘  못 마신다고 꼽주는 거야?」
「그럴 리가. 그냥 많이 피곤하구나 싶었던 거지.」

"뭐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데."

게임을 하면서 계속 느껴왔던 묘한 불안감이 또 느껴졌다.
뭔가 대사가 이질적이란 말이야.

'그렇긴 한데, 또 세세하게 보면 그렇게 이상할 건 없어.'

따지고 보면 평범한데, 그냥 느낌이 좀 불안했다.

"나만 느끼나?"

채팅창에는 대체 뭐가 이상하냐는 평이 많았다.
가끔씩 조금 이상하다는 말도 있긴 한데....

'내가 너무 예민한가?'

아무래도 게임 대사의 특성상 작위적인 말이 많아서 그런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음 이야기에 집중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얀별이가 이상한데.」
「나? 갑자기?」

그런데 갑자기 소희가 이상한 소리를 했다.

뭐야, 내가 뭐 이상한 선택지를 골랐었나?
왜 이런 전개가 되는 거지?

「어, 음....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라니. 왜 사람을 궁금하게 해놓고 말을 안 해줘!」

ㄹㅇㅋㅋ
- 그건 선넘지
 뭔데
사실 일부러 악질짓 하는거 아니냐고
- 네~ 알려드렸습니다~
- 엌ㅋㅋㅋㅋㅋ

「그냥, 요즘 얀별이가 너무 잘하길래.」
「그럼 내가 잘하면 안 된다는 거야?」

"미안하다. 내가 너무 잘했나 봐."

내가 장난스럽게 잘난 척을 하는 연기를 했더니, 채팅창 민심이 흉흉해졌다.
다들 귀엽기는.

「딱히 그런 건 아닌데. 뭔가 불안해서.」
「불안하다고?」
「루나는 어떻게 생각해? 요즘 얀별이.」
「예전이랑 똑같은데?」

루나의 말에 소희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렇구나....」
「똑같다잖아.」
「응, 그런  같네.」

"아니, 진짜 뭐냐고!"

이 게임, 왠지 대사 하나하나가 의미심장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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