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6화 〉16장 - 심플월드(3) (86/182)



〈 86화 〉16장 - 심플월드(3)

"다들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 켜졌다!
- 오늘부터 심플월드??
- 안녕하세요
별하
- ㅎㅇㅎㅇ
- 기다리고 있었어요.
- 하얀별! 하얀별!
지금 어디까지 하심?

"다들 아시다시피 만렙까지 49층에서 사냥하잖아요? 방금 49층을 졸업했습니다. 50층은 파티 조건이라 아직 못 가봤고요."

-주사위는 어캐됨?
맞다 그건 파셨어요?
- 주사위가 머임?
ㄹㅇ 그거 빨리 파시지
오늘 장비 맞추시나
- 안녕하세요

"방금 2.5억에 경매장에 올렸어요. 필요한 사람이 사가겠죠?"

- 바로 사서 3억에 팔아야지
혐사ON
- 미친놈ㅋㅋㅋㅋ
- 근데 솔직히 2.5억이면 개싸지
- ㄹㅇㅋㅋ
저걸 2.5억에 파시네

"하여튼 이제 스수들이랑 이야기 좀 하다가...."

['전직마왕포카'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도망쳐!!

"엥?"

갑자기 날아온 후원 메시지에 멍해졌다.
갑자기  도망치라는 거야.
여기 탑 내부 아닌데? 갑자기 도망쳐야  상황이 생길  있었나?

- 아ㅋㅋㅋㅋ
- 뉴비야 도망쳐
- 고인물이 들박하러온다!!
-튀어!!!
???
- 머임 다들 어디서 온거야ㅋㅋㅋ
- 누가오는데ㅋㅋ

갑자기 유입된 시청자들의 닉네임이 낯이 익다.
대부분 포카님 방의 시청자들이니까, 설마 여기 오고 있다는  포카님인가?

"오, 진짜 있다."

집중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만큼 작은 소리였다.
포카님 목소리인 건 알겠는데, 방금 약간 위쪽에서 들리지않았나?
대체 어느 쪽에서 오는 거야?

"힉!"

그리고 그 순간 쾅 하는 소리가 나면서 하늘에서 뭔가 떨어졌다.
 여파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며 시야를 돌렸다.

"좀 평범하게 등장하셔도 될 텐데."
"아, 하얀별님 안녕하세요."
"포카님 안녕하세요. 그나저나 포카님 종족 시렌족 아닌가요? 왜 날아다니시는 건가요."

시렌족은 심플월드의 종족 중 하나로, 마법과 계약 관련 스킬을 얻는다고 알고 있다.
종족 특성은 물속에서 숨을 쉬는 것.

'방금 그건 세라족처럼 비행한다기보다는 마력으로 뛰어다니는 느낌이긴 했지만.'

"원래 마법의 종족은 날아다니는 법이죠."
"시렌족이랑 세라족 모두 마법의 종족이긴 한데, 뭔가 태클을 걸어야 할  같은 발언이네요."

심플월드에는 다양한 스킬이 있고, 그 스킬의 틀은 종족별로 다르게 주어진다.
그리고 마법 관련 스킬은 세라족이랑 시렌족이 담당하고 있다.
그러니까틀린 말은 아닌데, 누가 봐도 거기서 말하는 날아다니는 마법의 종족은 세라족이잖아....

"아, 암튼. 갓 만렙을 찍은 뉴비가 있다길래 빠르게 달려왔습니다."
"확실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기는 했어요. 이제까지 주사위만 써서 장비 셋팅도 잘 모르고, 이후 플레이도 잘 몰라요. 만렙 컨텐츠라고만 알고 있지."
"이 게임이 좀 불친절하죠. 그나저나 주사위 쓰셨어요? 요즘엔 시세 좀 내렸나?"
"1억루니 정도였나? 현금으로 10만원 언저리 정도던데요? 다시 팔 생각으로 샀었죠."
"많이 내렸네. 하긴 요즘엔 레벨링 템이 종류가  많아졌지. 그래도 전설급 풀셋팅이랑 가격이 비슷한 영웅급 장비는 그거뿐일걸요."

하긴 99렙 이하에서는 실 성능이 동화급 풀세트 정도는 되는 것 같으니까.
포카님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 지금은 가격 올라서 3억쯤 하던데요. 이득 봤어요."
"오, 축하드려요. 그거 팔고 아이템 맞추는 데 보태면 되겠네요."
"아마도요. 근데 아이템 등급이 일반, 역사, 영웅,전설, 동화, 준신화 순서라고 했죠?"
"네. 지금 나온 준신화가 제일 좋아요. 아마 동화 정도로 셋팅하는 게 무난할 거예요."
"...대충 얼만데요?"
"풀셋팅이면 대강 견적 잡으면 100억루니 정도? 준신화가 슬슬 늘어서 동화는 많이 떨어졌네요."

포카님은 굉장히 가성비가 넘친다는 듯 이야기하고 있었다.
100억 루니면 거의 천만원 아니야?

"근데 그건 딜러고요. 힐러면 좀 아낄 수 있어요."
"그래요?"
"힐러는 적폐 장비에 하위 레어도가  있거든요. 그럼 거의 반값으로 될걸?"
"오, 진짜요?"
"네, 그리고 하얀별님 스킬이 치유의 손길이죠?"
"맞아요."
"그게 기동성이랑 내구도가 필요한 방식인데,  계수가 높아서 기동성이랑 내구도에 나눠 투자해도 힐량이 안 부족하거든요. 서브탱 역할이 가능해서 꽤 평가가 높은 스킬이에요."

아, 그런식으로 구성하는 스킬이구나.
확실히 그건 장점이다. 잘하면 혼자서 1.5인분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거니까.

"다만 단점은 다른 힐러들보다 셋팅 비용이 살짝 비싸죠."

- 그래?
- 난 저거로 힐 못하겠더라
- 최상위권 한정 0티어
- ㅋㅋㅋㅋㅋㅋ
- 우리가 쓰면 2티어임ㅋㅋ
교주님은 ㅇㅈ이지
- 앗 아앗

"다른 하나는 사랑하는 마음인데, 다들 꽝이라고 하던데요."
"저는 써본 적이 없는 스킬이네요. 평가는 엄청 나쁘던데."

아무래도 사랑하는 대상에게만 효과가 올라가는  범용성이 너무 낮지.
 모르는 내가 봐도 좋은 효과는 아닌 것 같았다.

"자금은 어느 정도 있으세요? 제가 리스트 짜드릴게요."
"듣고 보니 꽤 빡셀 것 같긴 한데, 40억 루니정도가 한계일  같아요."

이것도 최대한 끌어모은 것이었다.
만약 부족하면 통신비로 캐시를 결제해서 보충해야겠지.

"일단 구하기 쉬운 것부터 생각하면 염원이 담긴 반지랑.... 엥? 이미 있으시다고?"
"네, 있어요."

[염원이 담긴 반지 (영웅)
사용 제한: 악세사리
자신이 치료 능력을 통해 치료한다면,그 치료 대상에게 주는 회복 50% 추가.]

"근데 이게 그렇게 좋아요? 50퍼면 엄청 높아 보이지는 않는데."
"일단 50퍼면  높은 편이긴 해요. 근데 이게 수치만 작아 보이지 준신화급이랑 실 성능은 비벼요."
"왜요?"
"이게 몇 없는 예외 곱연산이에요. 다른 장비는 스텟을 올리던가, 아니면 회복량을 올리거든요? 크게 봐야 3개 정도가 곱연산으로 들어가나?"

심플월드는 스펙을 계산할 때 합연산과 곱연산을 활용하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서로 합연산의 30%와 50%의 장비를 끼면 80%가 증가하고, 곱연산이라면 1.3과 1.5를 곱하는 식이라 95%가 증가한다.

"동화로 깔 맞춤하면 나머지 회복량 증가가 최소 1000퍼를 넘길 텐데, 이때 50퍼로 곱연산이 되면 실질적으로 500퍼 넘게증가하잖아요."
"그래서 장비 설명이 특이했구나."

 덕분에 등급이 대세보다 훨씬 낮은데도 필수라는 소리였다.
준신화급이랑 비슷한 성능이라고 했으니, 준신화급은 되어야 대체가 된다는 소리고.

설명 깔끔
- 시원하다
- ㄹㅇ개사기반지
너프 왜 안해주냐고
- 너프는 안하고 물량만 존나 풀었자너ㅋㅋ
- 아ㅋㅋ
- 암튼 가격 낮췄으니 해결한거임ㅋㅋ

"그러고 보니 이 게임 스킬도  수 있지 않나요? 스킬은 안 사요?"
"스킬 뽑기가 있긴 하죠. 그게 마법 대체 서포팅 느낌인데, 이제 마법을 누구나 쓸 수 있게 되었잖아요."
"앗...."

['아웅다옹'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위대한 수령동지의 마법대혁명으로 인한 여파는 이 게임도 피해갈  없엇읍네다

- ㅋㅋㅋㅋㅋㅋ
- 아니 TTS뭐냐고
- ㅁㅊㅋㅋㅋ
- 자연스러움 오지네
- 저건 또 언제 나온거야
- 저걸샀네ㅋㅋ

저런 TTS는 예전 세상에서나 유행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도 다를 건 없구나.

"그리고 다른 장비로는...."

그 뒤로 포카님이 추천해준 장비들을 시세를 확인해가며 하나씩 구매해 나갔다.

"이런 것도 있구나."

[세계수의 열매 -풍- (동화)
사용 제한: 소모품, 거래 불가
최초로 세계수의 열매를 복용할 시 영구적으로 민첩 +10]

"소모품은 등급 대비 싸죠? 다만 캐시 전용템에 먹으면 끝이고, 중첩되는 건  먹어야 해요.  먹으면 게임을 어떻게 해."

흑우식마인드오졌다
ㄹㅇㅋㅋ
- 어떻게 영약을 안먹고 겜을 하지?
- 아 필수지ㅋㅋ
- 사실상 사망했을때마다 소모품 깨지는거 개아픔
- 죽으면 경험치 말고 돈도 작살 나는거야
- 미친 게임 진짜

그나마 이런 소모품은 통신비 결제로 땡겨쓸 수 있어서 기존 자금에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중첩이 가능한 수량은 모두 섭취하는 것이 좋아서 비용 자체는 높은 편이었기에, 다음 달 생활비가 빡세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진짜 비싸다."
"서브탱커용 셋팅을 겸하려니까 가격이  쌔네요. 그냥 힐링 특화면 더 저렴했을 텐데."

소모품은 캐시로 구매했음에도, 벌써 처음 준비했던 40억 루니 가량을  써버린 상태다.
이러면 돈이 모자랄  같은데?

"이제 무기만 사면 되는 거죠?"
"무기는 사실 필요 없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거 빌려드릴 거에요. 뉴들박 하러 와서 가이드만 할 수는 없지."

포카님이 그렇게 말하면서 무심하게 던져준 아이템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강천의 날개 (준신화)
사용 제한: 무기, 세라족
능력을 하나 선택한다. 해당 능력에 따른 마력 소모량 50% 감소. 선택하지 않은 능력에 따른 마력 소모량 50% 증가.
선택한 능력이 기도계열이라면 종족 특성의 비행속도 증가.
선택한 능력이 마법계열이라면 종족 특성을 비활성화. 효과가 증가한 마법의 효과를 추가로 증가시킨다.
능력을 선택하거나 변경하면, 24시간 동안 다른 능력으로 변경할 수 없다.]

"미친 이게 뭐예요? 준신화? 마력 소모 반토막?"

- ?????
- 미친 저걸 준다고?
- 와 ㅅㅂㅋㅋㅋㅋ
- 저거 왜 포카가 가지고 있음?
- 원래 포카꺼임
- ㅋㅋ원래부터 빌려준거였음
- 아ㄹㅇ?
좆사기네ㅁㅊ

"접거나 안 쓰시면 돌려주시고, 그전까지는 쓰세요. 원래는 설화가 쓰던 건데 이제 세라족이 아니라서요. 하얀별님이 스킬도 한쪽만 사용하는 식이라  맞는  같고."

마력의 소모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반대로 마력이 역 배율로 올라간다는 소리와 같다.
이미 다른 장비들로 마력이 500%가량 올라가 있는데, 소모량이 반으로 줄어버리면 곱연이라 사실상 500%가 넘는 효율이 된다.

"대신 평범한 마법에는 마력 소모량이 오히려 늘어나니까, 그건 좀 단점이죠. 반대로 말하면 오버라이트에는 적용이 된다는 소리거든?"
"아니, 이 게임 회복은 쿨타임 같은 거 없잖아요. 그냥 마력 자체가 힐량인데 이러면 그냥 힐량만 봐도 곱연으로 100% 증가아니야? 거기다 비행속도 증가?"
"딱 셋팅에 맞는 장비죠?"
"아까 슬쩍 동화급 장비 봤는데, 이거랑 비교하면 쓰레기 수준인데요...."
"준신화 장비가 좀 별날 정도로 강하거든요. 준신화 이전에는 억지로 공략한다고 주사위 끼고 99렙에 레이드 한 적도 있는데."

- 아 그거
- ㅋㅋㅋㅋㅋㅋㅋ
- ㄹㅇ레전드였지
- 만렙도 아닌데 공략파티의 메인인 사람이 있다?
무쳐버린 발상이었는데
- 이젠 인플레 때문에 못써먹지
- 그때는 동화급이 종결이던 때고ㅋㅋ
- 큐브온에서 봄ㅋㅋ

"주사위 보고 비슷한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걸 실제로 하셨었군요."
"저야 마력만 있으면 화력이 나왔었으니까요. 하여튼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된 무기죠. 다른 건 몰라도 무기 정도는 제대로 된 걸 들어야지."
"종결급 무기면 무지하게 비쌀텐데...."
"그건 그래요. 원래 설화가 엄청나게 애용했는데, 설화의 세라족 캐릭터는 이미 죽어버렸는걸."

- X
- 아ㅋㅋ
- 그립습니다 힐셔틀
- 그 힐셔틀은 죽어서  힐셔틀을 구하는거였네
- 아ㅋㅋㅋ힐노예는 구해야지
- 와 나도 노예시켜줘
- ㄹㅇ 저거 주면 노예 바로함
- 준신화면 최소 50억 루니 아님?

"너무 부담스러워요...."
"아예 주는 것도 아니고 쓰시다가 안 쓰면 돌려주는 건데 어때요. 당장 저는 쓸 곳도 없는데."

아니, 팔면 되잖아.
내가  모르긴 해도 이거 팔면 거의 100억 루니는 할  같은데.
빌려주는 거긴 해도, 조건으로 따지면 거의 무상으로 지급해주는 수준이었다.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그냥 써요. 그 정도 여유는 있으니까. 뭐야 전화 왔네."

내가 멍하니 있는 사이, 포카님은 짧은 통화를 마치고 말했다.

"하얀별님. 설화도 온다는데 괜찮죠?"

아니, 그건 모르겠고 이 장비가 부담스럽다고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