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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화 〉19장 - 당신은 사망했습니다(5) (104/182)



〈 104화 〉19장 - 당신은 사망했습니다(5)

어렵지 않게 4번째 게이트의 공략을 마치고, 가장 중요한 봉인의 시간이 되자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일단 지음씨와 헬만씨는 확정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다른 한 명만 고르면 되겠네요."

공략 자체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지만, 이제 더는 실패할 기회가 없으므로 이번 결정에 따라 세계가 멸망할 수도 있으니까 조심스럽게 골라야 했다.
우리야 우리가 진짜 성검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NPC들에게는 그게 아니었다.
그 NPC들에게 우리가 진짜 성검을 가지고 있다고 설득하는 것이 이번 목표였다.

"솔직히 누구나 자신이 가짜가 아니라고 주장하겠죠. 일단 헬만씨와 지음씨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전 역시 현이가 진짜 성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말한 지음씨가 우리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건 솔직히 기존 NPC들과의 관계가 없는 우리 쪽이 불리한 상태였다.
시작부터 지음씨는 강현씨를믿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군요. 저는 오히려 이분들의 것이 진짜라고 생각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헬만씨가 우리의 편을 들어줬다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되면 지음씨도 무작정 강현씨를 밀기는 어려워진다.

- 쇼부봐야지ㅋㅋ
-ㄹㅇ아리아는 사실상 아웃이네
계속 헬만 추천해서 저렇게 생각한 건가?
- 과연
- 이거 못가면 조지는건데
- ㄷㄱㄷㄱㄷㄱ
- 제발

"그리고 솔직히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어째서 여러분은 제 검이 진짜라고 확신하는 것처럼 말씀해 오셨죠? 저 자신도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는데, 여러분은 마치 당연하다는  저를 추천하시더군요."
"그건...."

헬만씨의 질문에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한숨을 쉰 리엘이 대신 설명했다.

"검성님의 유언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과 헬만씨의 검이 진짜라는 걸 확인했다는 유언이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걸 어떻게 믿죠? 여러분이 거짓말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잖아요. 증거가 없어요."
"그렇죠. 하지만 강현씨도 저희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포카의 지적에 지음씨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 자신이 생각해도 강현씨의 상황이 우리랑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현이는 이제까지 긴 시간 헌터로 활동하면서...."
"그건 아리아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강현씨 본인이 모를 뿐이지 그것이 가짜 성검일지도 모르는 것 아닙니까?"

편지가 스킵때 사라지는 사양만 아니었어도 증거로 제출해서 쉽게 결판을 냈을 텐데, 그렇게 간단하게는진행할  없게 해둔 느낌이었다.

"맞아요. 이 성검을 교단 쪽에서 받은 것인데, 증명할 만한 방법이 없더군요."
"아리아씨도 그렇다고 하네요."
"......."
"이래서는 끝이 나질 않겠군요. 기회가 한 번만 더 있었어도 기회를 써서 증명하면 되었을 텐데."

그냥 운으로 이 상황을 넘겨야 하는 건가?
애초에 확률로 하자는 의견조차 제대로 반영이 될지 잘 모르겠다.

"강현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분명 천화는 믿지만, 그게 여러분을 믿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속고만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사칭은 정말 흔한 것이었으니까요."
"강현씨는 저희가 사칭을 했다고 생각하시는군요."
"네. 그래서 차라리 아리아님을 믿으면 믿었지, 여러분을 믿지는 않을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헬만씨가 고민하더니 다시 우리 쪽에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은 아리아님의 성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죠?"
"가짜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저희는 저희 성검이 진짜라고 알고 있으니까요."

리엘이 즉답했다.
헬만씨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새 의견을 냈다.

"일단 저와 지음씨의 결정대로 진행한다고 보겠습니다. 혹시 둘이서 대화할  있는 시간을 잠시 주시겠습니까?"

모두가 동의하자 잠깐 지음씨와 헬만씨가 장소를 이탈했다.
잠시  그 방향에서 지음씨가 언성을 높이는 소리가 살짝 들렸지만, 금방 잦아들었다.

"저희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음씨?"
"......."
"후, 저희는 강현씨와 아리아씨의 성검이 가짜라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정말요?"

지음씨의 표정은 많이 불만에 가득 찬 것 같은데.
이거 합의로 진행된 것이 맞는 건가?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현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진짜 성검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헬만씨와 이야기하면서 논리적인 접근으로는 내린 판단은 그랬어요."
"일단저는 강현씨가 아리아씨는 믿는다고 한 부분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차피 강현씨와 아리아씨 둘 중 하나는 가짜 성검인 것이 증명되었는데,  굳이 차라리 아리아씨를 믿는다고 이야기했을까요?"
"그건 제가 가짜인 것을 제가 모르고 있을 때를 가정한 이야기입니다."
"아뇨. 그건 말이  됩니다. 자기 성검이 진짜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는 건 제 거짓말이니까요."
"네?"

- ????
- 와 이걸?
- 블러핑이었냐고
아니ㅋㅋ
- ㄴㅇㄱ
- 5252믿고 있었다고
- 강현 멘탈나갔네ㅋㅋㅋ
- 이왜진

"애초에 성검은 소유자의 각성 시스템에 등록됩니다. 이분들처럼 다른 이에게 성검을 맡은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성검이 가짜라는 생각을 할 리가 없을 텐데요?"
"그건, 저도 맡은 성검이라 그랬습니다. 그러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럼 맡긴 분은 누구죠?"
"...저도 천화가 맡긴 성검입니다. 그래서 저쪽이 가짜라고 생각했고요."
"그럼 강현씨는  상황을 전부 협회에 알린 천화의 성검을 의심했다는 소리군요."
"자신의 성검에 확신하는 기능이 있는지 몰랐을 뿐입니다."
"천화는 그런 변수를 남기면서 유지를 남길 녀석이 아닙니다. 자신의 것이 진짜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을 리가 없어요."
"......."

그것으로 끝이었다.
헬만씨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어떤 분이 가시겠습니까?"

이전에 우리가 참여할 때는 성검을 보관하고 있던 리엘이 참가했기에, 나는 당연히 리엘이 가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리엘이 성검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이번에는 별이 언니가 가자."
"갑자기?"
"싫어?"
"음, 딱히 내가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
"안 갈 이유도 없잖아. 그럼 다음에는 별이 언니가 가."
"...그러지 뭐."

뭐지 큐브온 인트로라도 따게 해주려는 건가.
확실히 게이트 닫는 모습이면 인트로로 꽤 괜찮기는 한데.
그것이 맞았는지  이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성검을 권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에는 루냐님이 성검을 쥐고 앞으로 나섰다.

"두 번째 봉인 성공이지만, 이 이펙트는 꽤 이쁘네."

[98층 미션 완료
게이트 하나 봉인(1/1)]

결과를 확인한 지음씨가 검을 뽑아들더니 그대로 강현씨를 겨눴다.

"왜, 왜 거짓말했어! 이 사람들이 가짜고 현이 네가 진짜 천화의 성검을 가지고 있다며!"
"...매번, 매번 천화는 주인공이더라. 그래서 천화가 실종된 게 기회라고 생각했어. 천화의 자리를 내가 노릴 수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했거든."
"인류의 마지막이 달린 문제를 겨우 그딴 이유로 결정했다고?"
"처음에는 몰랐을 뿐이야. 이미 시작한 이후에는 멈출 수 없을 정도로 거짓말이 늘어났을 뿐이고."
"아리아씨도 말씀해 보시죠.  가짜 성검이라는 걸 숨겼죠?"
"저는 정말로 이게 가짜인지 몰랐습니다. 애초에 저는 이미 제 성검이 교단에서 물려받은 것이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

상황이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일단 지음씨는 강현씨의 거짓말에 배신감을 느껴서인지 눈물을 흘리며 화내고 있었다.

"꺼져. 다신 보기 싫어."

검을 내려놓은 지음씨가 강현씨에게서 눈을 돌렸다.
강현씨는 입술을 깨물더니 홀로 이곳을 떠나기 시작했다.

[99층 미션
게이트 하나 봉인(0/1)]

"일단 저는 봉인에 참여는 하지 않더라도 공략에는 참여하겠습니다. 저까지 빠지면 공략 난이도에 영향이 생길가능성이 크니까요."
"...알겠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짜 성검을 버린 아리아는 그렇게 변명하고는 계속 공략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헬만씨도 봉인에 문제만 생기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인원이 부족한 것도 맞아.'

그나마 강현씨는 없다고  구멍이 나는 직군은 아니었지만, 아리아는 나와 함께 회복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빠지면 난이도에영향이 컸다.
괜히 아리아를 공략에서 배제했다가 공략 자체에 실패하면 주객전도라고 판단한 것이겠지.

"저희도 이해했습니다."
"...저도요"

분위기 자체는 가라앉았지만, 그렇다고 다음 공략을 미룰 수는 없었기에 다들 천천히 다음 공략을 위해 준비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좀 으스스하네요."

마지막 게이트의 내부는 당장이라도 뭔가 튀어나올것처럼 으스스한 느낌이었다.
다른 게이트는 항상 들어오면 몬스터가 가득 차 있었기에 이상하게 느껴졌다.

"뭐지? 몬스터는 안 나오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날아온 무언가를 느끼고 급하게 막아냈다.
이거 뭐지? 씨앗?

"설화님 스킬이랑 같은 건데?"

같은 계열의 스킬을 쓰는 몬스터가 있나?
아니면 혹시....

"대체 어디서 공격이 날아오는 거야?"

이번에는 마법이었다.
날아온 마법을 포카가 막아내고는 표정을 찌푸렸다.

"몬스터의 마법이라기엔 퀄이 너무 좋은데? 간단하지만 보안이 걸려있어."
"이거 바로 보스몹인 느낌도 드는데."
"잡몹이 없는 게이트도 있어요?"
"S급은 저희가 경험한 게 전부니까 모르겠지만, A급에선 종종 있었어요."

그럼 지금 바로 보스전에 돌입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일단 방금 날아왔던 공격은 기억해 둬야겠다.

"최대한 주의하면서 이동할게요."

최대한 주위를 경계하면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때 루냐님에게 부딪히는 마력의 흐름에 급하게 힐을 시작했다.

"뭐야?"

보스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인간형 몬스터였다.
물론 실제로 인간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면 안 되겠지만, 우리에게 적대적인 것은 분명했다.

"방금 그거 내 기술이었는데."

지음씨가 그 공격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이번에도 이런 느낌을 받은  보면 역시 예상대로인가?

"이거 우리 전투 패턴을 베끼는 것 같은데요."
"그런  같죠?"

그럼 지금 루냐님이 막고 있는 저 몬스터 하나가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소리다.
아까 날아온 공격을 고려하면 우리 인원수만큼 몬스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예상을 말하려는 순간 실제로 나타난 다른 몬스터들이 공격을 퍼부었다.

"와 씨."

급하게 막아내고 상황을 살폈다.
예상대로 우리의 공략 인원수 그대로인 것 같았다.

'심지어 저번 공략 기준이네.'

지금 우리의 인원수보다 하나 많은 몬스터가 눈에 들어오자 머리가 아파졌다.
아무리 우리 패턴을 복사했어도 우리가 오리지널인 이상 할만한 전투였겠지만, 인원수까지 밀리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이거 그냥 하나씩 쓰러트려야  것 같아요!"
"말은 쉽지!"

상대의 대응이 마치 다른 공략 멤버들처럼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우리팀과 싸우는 느낌이라 기분이 묘하네.
그 후로도 서로 대치 상태만 유지되고 제대로  피해를 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래선 시간만 끄는 상황인데....

'저게 과거의 우리 패턴을 분석해서 복사한 게 맞다면, 새로운  복사 못 하는 거려나?'

물론 사용하지 않은 아이템까지 복사하는 것이라면 아예 답이 없었겠지만, 이제까지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장비를 복사한다기보다는 최종 화력만 복사하는 느낌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네. 써야겠다."

시아가  성흔을 이용해서라도 지금 상황을 극복해야 했다.
아마 마지막 층도 연달아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니까 그때까지 능력이 버텨줄지도 모른다는 노림수도 있었다.

['시아의 성흔(활성화)'가 소모됩니다.]
[강천의 마녀 (신화)
사용제한: 무기, 세라족
능력을 하나 선택한다. 해당 능력에 따른 마력 소모량 90% 감소. 선택하지 않은능력 사용 불가.
선택한 능력이 기도계열이라면 종족 특성의 비행속도 매우 증가.
선택한 능력이 마법계열이라면 종족 특성을 비활성화. 효과가 증가한 마법의 효과를 추가로 매우 증가.
능력을 변경하면, 24시간 동안 다른 능력으로 변경할 수 없다.]

"오케이 딱 대라."

나는 스킬로 변경된 무기의 정신 나간 효과를 읽으면서 멤버들에게 마력의 실을 하나씩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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