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8화 〉20장 - 게임 안에 사람들이 있잖아(3) (108/182)



〈 108화 〉20장 - 게임 안에 사람들이 있잖아(3)

- ?????
-  개소리야
- 아니 심플월드를 왜
미친놈들인가?
- ㅈㄹㄴㄹㅈㄹㄴㄹㅈㄹㄴㄹ
- <삭제된 채팅입니다.>
- 장난치냐?장난치냐?장난치냐?장난치냐?장난치냐?장난치냐?장난치냐?
- 오늘 만우절 아닌데?
- <삭제된 채팅입니다.>

"아니 시발,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잘 있던 심플월드는  섭종해.
필요했던 조건 다 달성했으니까 버리겠다는 거야?
진짜 이해를 못 하겠네?

「그건 좀 충격적인 이야기네요. 뭔가 이유가 있나요?」
「회사 내부 사정이 있습니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곧 공지사항을 올릴 예정입니다.」

"아니, 무슨.... 어?"

머리가 제대로 굴러가질 않았다.
단순히 이후 업데이트가 없을 뿐이라고 생각했지, 서버를 닫아버리는  예상외의 일이었다.

「이번에 발표하는 기능은 모든 유저가 체험할  있는 기능이 아니라서 조금 아쉽습니다. 최상급 플래그쉽 모델인 큐브 넥서스 한정으로 업데이트되는 기능입니다.」
「원래는 하드웨어 부분은 다 들어간 채로 출시를 했는데, 안정성을 비롯한 검증에 시간이 걸려서 이제야 기능 활성화가 가능하게  점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기능인 장기 접속 모드입니다.」

"지금 이게 큐브라이브가 문제가 아니잖아. 좀 꺼져봐."

아까 발표한 것과 다른 새로운 기능인 장기 접속 모드와 관련된 설명이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내용은 전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거지?'

이제 심플월드의 NPC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다 지워져서 죽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엔딩이야?

에반데
- 공지떴다
- ㅈㄹㄴㅈㄹㄴㅈㄹㄴㅈㄹㄴㅈㄹㄴㅈㄹㄴ
- 아니 우리 애들 그럼 어캄?
시발 차라리 과금유도를 해
- 섭종은 에바야
- 제발요 지랄하지마세요
공지 제정신인가?

"공지, 공지 떴어?"

큐브라이브 방송을 꺼버리고 심플월드의 공지사항을 켰다.
지금은 큐브라이브보다 이게 더 중요했다.

"환불 안내? 아니 시발 이딴거 말고. 왜 섭종하는지를 적어놔야  것 아니야."

올라왔다는 공지는 제대로  내용이 좆도 없었다.
물론 텍스트로된 사과들이 있기는 했다.

"심플월드를 아껴주시는 유저 여러분들께 사과 말씀드립니다. 아니, 시발 말뿐인 사과를 하지 말고!"

- ㄹㅇ 말이 안되는데?
갑자가 멀쩡히 있던 게임을  섭종하는데
- 근데 게임이 돈이 안되긴함
- 돈이 안되면 과금 유도를 하던가 ㅅㅂ섭종을 왜해
무슨 리트라이용 연습 서버냐? 그냥 열고 닫게?
- ㅋㅋ설마 탑 다깼다고 섭종하나?
- 이게 진짜 말이 되는 소리냐고ㅋㅋㅋㅋㅋ
- 존나 뜬금없이 일주일 뒤에 섭종?
- 아리아 어쩔거냐고

"그러네? 날짜가 일주일 뒤네?"

심지어 한  뒤쯤 섭종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일주일 전에 섭종한다고 통보를 해버린 거잖아?
이걸 아무런 해명도 없이 던져버린다고?

'잠시만, 일주일?'

날짜를 확인하니까 리트라이의 테스트 서버 시작일과 같았다.
아마도 두 날짜를 맞춰놓은 거겠지.

"하, 난 이따위면 절대 협조 못 해."

?
- 먼 협조
원래 소통 좆도 안하던 게임사긴 했는데 선넘네
- ??
- 얀별님은 또 먼소리에요?
- 머임? 머 들으신거 있음?
- ?????

"심플월드는 아니고 리트라이에 관해서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습니다."

아직 시청자들은 내가 리트라이의 테스터로 선발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애초에  말고는 리트라이 테스터를 할 수도 없을거고.

'테스터는 명목일 뿐이고, 실제로는 내가 세 개의 미션을 클리어하면서 따낸 거니까.'

그렇다면 내가 거절한다면 테스트는 제대로 진행될 수가 없다.
지금은 그렇게 협박을 해서라도 이야기를 좀 들어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일단 심플월드 서비스 종료 일자는 저도알고 있는 날짜입니다.  날 리트라이 테스트 서버가 열리거든요?"

- 리트라이를 벌써 열어?
- ??? 그걸 어캐아심
 테스트구나
- ㄷㄷㄷㄷㄷㄷ
- 그럼 리트라이 때문에 섭종하는 건가?
아니ㅅㅂ

"저도 그렇게 예측은 하고 있어요. 솔직히 심플월드가  안 되는 게임도 맞고, 리트라이 서버 열면 심플월드도 유지하기 힘들겠지."

그래, 그거 가지고 우리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심플월드는 다른 게임들과는 아주 다른 특성이 있다는 것에 있었다.

"근데시발 그럼 제대로 된 해명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심플월드 안에는 사람이 있잖아."

게임 아이템? 물론 돈은 손해보겠지만 모든 게임은  그렇게 끝나는 법이다.
그건 좀 빡치지만 어떻게 하겠어.
하지만 심플월드 내부에 있는 NPC는 어떻게 할건데?

"이게 뭐 진짜 평범한 인공지능 게임이에요? 심플월드 NPC가 솔직히 그냥 NPC냐고요. 사실상 사람이나 마찬가진데, 이걸 그냥 이런식으로 끝낸다고?"

이대로는 절대로 납득할  없는 사안이었다.
녹스가 제대로 생각이 있었다면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유와 이후 NPC와 관련된 대응에 대해서 제대로 공지를 해야 했다.

- 그래서 협조는 무슨 이야기임?
- ㄹㅇ광고 받으셨었나?
- 아 광고가 있네
- 찐텐으로 화나셨네
솔직히 화날만 하지ㅋㅋㅋ
- ㄹㅇ누구보다 열심히 NPC구했는데
- 섭종은 에바야

"아, 협조. 그거는 제가 리트라이 테스터를 하기로 되어 있어요. 오늘 천천히 공지해드릴 생각이었는데 상황이 이따구가 되어버렸네."

진지하게 리트라이로 넘어가서 열심히 하려 했던 마음이 무너져 버리는 기분이었다.
아니 애초에 리트라이도 세상을 구해야 하는 거라며?
근데 정작 심플월드를 구해놓으니까 이렇게 섭종해버리면 내가 뭘 믿고 구해?

'생각할수록 열받네.'

이게 아리아가 말했던 아버지라는 작자가 내린 판단인가?
최소한 기존 NPC들을 리트라이에서  수 있게 해줘야지.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식들을 버리는 건 좀 아니잖아.

"지금 다들 난리 났죠?"

아무래도 큰 사안인 만큼 심플월드 채널이나 게시판 같은 사이트들이 난리가 났을 터였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니까 의견이 둘로 나뉘고 있었다.

[아니 ㅅㅂ돈이 아까운게 아니라고]
[ㄹㅇ템이 문제가 아닌데ㅋㅋㅋ]
[그럼 돈이 안되는데 서버를 유지해야됨?]
[게임이 섭종하는  기업 자유지 니들이 먼데ㅋㅋ]
[채널 지랄났다]
[완장 뭐하냐고]
[아정신나갈거같아정신나갈거같아]

"심플월드 채널 화력 돌았네."

확실히  애매한 사안이기는 했다.
솔직히 게임의 서비스 종료는 게임사 자유인 건 맞으니까.

"맞아. 솔직히  아이템 증발하는 거? 어쩔 수 없지. 애초에 그 아이템 캐시로 판 것도 아니잖아."

심지어 캐릭터에 귀속된 캐시 소모 아이템은 전부 환불해준다는 공지가 있었다.
그러니까 법적으로 문제 되거나 돈과 관련된 도의는 모두 지킨 셈이었다.

"게임 섭종? 좋다 이거야. 그럼 NPC들만큼은 어떻게 해줘야지."

물론 실제로 그런 작업이 이미 진행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말해주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알아?
이건 소통 하나 없이 자기들이 결론 내려놓고 우리보고 따라오라는 거잖아.

- ㄹㅇ이건 에바지
- 정든 NPC들 개많은데
- 와 근데 게임사 입장에선 난처하긴 하겠다
ㅋㅋ난처하면 섭종을 하지 말던가
- 뭐 시간을 좀 준것도 아니고 일주일ㅋㅋ
- 돌았냐고
- 불매운동 해야겠네

"불매운동? 아니 게임이 없으니까 강제로 불매운동이지. 돈 준다고 해도 안 받잖아."

그래서 굉장히 난처한 상황이다.
일반적인 게임이면 매출과 직결이 되는 상황이니까 유저들의 의견을 들을 텐데, 심플월드는 아예 반대의 상황이니까.

"근데 불매는 아니어도 리트라이 테스터를 안 할 수는 있긴 해."

오?
- 근데 그럼 다른 사람 구하면 되는거 아님?
- ㄷㄷㄷㄷ
- ㄹㅇ이 상황에도 하겠다는 사람은 나올텐데
- 그건 힘들걸ㅋㅋ
- 다 찾아가서 개지랄할텐데
- 방송 터진다
아니 꼭 테스터가 스트리머여야 하냐고

"그래야죠. 스트리머여야죠. 말이 테스트지 얘들 게임은  완성되어있을걸요? 그냥 광고 느낌이겠지."

애초에 이미 리트라이는 주현씨가 진행을 한 적 있는 게임이다.
완성은 되어 있지만 테스터라는 이름으로 접속 인원을 제한시킬 뿐이지.
그 이유까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 하긴 심플월드도 테스트 없이 출시했지
- 약간 광고용 오픈베타 느낌인가
- 신개념 테스터 불매ㄷㄷ
공짜를 거부한다니
- 아니ㅋㅋ
-  근데 진짜 머리가 새하얗게 변함
- 그러고보니까 아르카는 어캄?

"아르카? 아, 아르카님도 있었네."

심플월드의 NPC지만 스위치에서 스트리머로 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이다.
서비스 종료하면 아르카님의 방송도 강제로 접히겠네.

"일단 저는 이거 제대로 해명  되면 리트라이 못합니다. 선언할게요."

이 입장 영상은 주현씨에게 부탁해서 최대한 빠르게 큐브온에도 업로드할 생각이다.

'후우....'

물론 나는 이제까지 무슨 일이 있으면 그것에 흘러가듯 따라가기에 바빴던 사람이다.
하지만 큐브 게임을 하고, 방송을 하면서 이제까지 느껴왔던 것들이 있었기에 가볍게 넘어갈 수 없었다.

'그런 걸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

아연씨가 말했던 말이 있었다.
내 방송이 희망을 주는 방송이라는, 내가 매번 부정해왔던 말.

'아직도 그게 맞는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저 포기할 생각은 없다.
그런 방송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 애청자가 해준말이니까.

"제가 총대 잡겠습니다."

그저 누군가가 만들어둔 흐름에 끌려다니는 것에는 지쳤다.
그래서 어떻게든 아리아를 구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거고.

'아니, 딱히 끌려다니는 성격이 바뀐 건 아니지만.'

마음속 한구석에는 어쩔 수 없으니 상황에 따르자는 생각도 분명히 들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봐야 변할 일이 없다며 포기하고 싶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애초에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바꿀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어.'

방송에서 보여주는 것만큼은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런 상황을 못 본 척 넘어갈 수는 없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편안히 쉴 수는 없다.

- 총대?
ㄷ???
- 불매운동이요?
- 설마 시위?
- ㄷㄷㄷㄷ
- 얀별님 진짜 화나셨네

"시위도 하겠죠. 최대한 합법적인 절차 안에서 진행을 할 겁니다."

시위로 조금이라도 녹스가 움직일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면 시위도 해야지.
물론 리트라이를 접속하지않는 운동도 할 거고.

'정말 리트라이를 구해야 세상이 지켜진다면, 굉장히 이기적인 협박이지만.'

 협박을 해서라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나에게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달라면서 성흔을 맡겼던 시아가 있고.
아직도 시간을 반복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탈출할 방법을 찾고 있는 메구미가 있고.
모든 걸 포기하고 있었지만 내가 희망을 쥐여주며 살려낸 아리아가 있다.

"솔직히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와 녹스만 아는 사항이긴 하겠지만, 내가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정말로 유리하기만 하냐고 본다면 그것은 아니었다.

'나는 나를 믿을 자신이 없으니까.'

지금은 이렇게 강하게 나올 수 있지만, 실제로 리트라이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걸 본다면 계속해서 이 의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솔직히 그럴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나는 그런 상황이 되어도 무시할  있는 사람인 척 막아서야 했다.
그래야만 녹스가 제대로 된 반응을 해줄 테니까.

"하지만 저를 도와주시고 참여해 주시는 분들이 늘어난다면...."

그리고 사실은 리트라이가 내가 없어도 정식 출시한 후에 유저들을 통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혹은 나 말고 다른 테스터를 뽑는 게 가능할 수도 있다.
애초부터 나만 테스터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냥 나의 예상일뿐이니까.
하지만 최대한 이 일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다면?

'테스터는 대부분이 거부할 거고, 확실히 줄어든 유저 유입량 때문에 확실할 정도로 리트라이를 구하는 난이도에 데미지를 입겠지.'

정말 녹스가 리트라이의 세상을 구하고자 생각하는 거라면, 그렇게 될 거라고 예측하는 순간 다른 방법을 찾을 터였다.
우리와 함께 합의점을 찾아가는 방법을 말이다.

"그렇다면 이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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